2005 카자흐스탄 미션 트립을 준비하며
이번 여름....카자흐스탄으로 의료선교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카자흐스탄은 이제 선화와 제겐 잊을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나온 지 1년 6개월...이제 아른한 추억으로만 남을 법도 한데...우리 맘 속의 카자흐스탄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어제 선화가 그러더군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곳이 생각나요. 뭘 보기만 해도 그 곳의 일들이 떠 오르고..."
학생들 뿐 아니라 선화와 제게도 카자흐스탄으로 향하는 미션트립은 기대와 긴장으로 가득차게 만듭니다.
1) History
부산의대기독학생회와 출신 선배들이 함께 하는 의료선교여행인 Kazakhstan Mission Trip 은 지난 2003년 저희 가정이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알마티에 계시던 안병재 선생님 가정과 더불어 카자흐스탄에만 부산의대 출신 협력의사가 둘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 일을 시작하게 만든 실마리였지요.
부산의대기독학생회는 40년 이상 여름마다 농촌의료선교활동을 펼쳐 왔습니다. 그러나 무의촌이 존재하지 않은 한국 현실에서 선교지로 나가자는 제안이 제가 학생 시절부터 늘 있어 왔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힘만으로 그런 일을 추진하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6개월짜리 회장단이 감당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죠. 이런 일을 위해선 선배 그룹의 적극적인 후원과 의지가 있어야만 실현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실제로...2002년에 카자흐스탄으로 의료선교여행을 시작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도 교수님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이 일은 불가능하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2003년 학생 임원단의 적극적인 자세와 선배 그룹(새벽별)의 노력으로 5명의 학생과 4명의 선배가 이 여행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미션트립을 위한 예비모임을 가지면서 선배들의 후원과 의지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임을 공감했고 부산의대기독학생회와 새벽별(기독학생회 졸업생모임)에 이런 마음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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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참가자
미션트립을 개최한다는 원칙은 세워져 있지만 과연 몇 명의 학생이 참여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2003년 미션트립에 참여했던 5명 중 2명은 이미 졸업을 했고(현재 서울에서 인턴 중) 나머지 3명은 현재도 부산의대기독학생회의 핵심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산의대기독학생회의 회원 수가 그리 많지 않기에 카자흐스탄 미션 트립을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더라도 학창시절에 한 번은 참여할 수 있을 거라 보입니다. 그러나 올해에도 재작년과 같이 뜨거운 자원자들이 있을지는 의문이었습니다.
전 이 부분에선 철저히 모른 척 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한 최소한의 광고만 하고 하나님이 어떻게 이 일을 이끌어 가시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의 일로 시작해서 인간의 열심으로 끝내는 '주객이 전도된 모임'을 접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공명심과 성취욕으로 점철된,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는 모임... 이런 하나마나한 모임이 되어서 안되겠지요. 그저 하나님이 보내 주시는 사람들로 뭉쳐 기도하며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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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벽별(기독학생회 졸업생 모임) 홈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2005년도에 예정된 카자흐스탄 의료선교여행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8일 학생 모임에서 첫 광고가 나갔고 4월 12일 모임에서는 지난 비젼트립 동영상 상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광고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론 비젼트립 참가자들이 강요나 의무감에서 참가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광고만 했을 뿐...그저 기다리고만 있었죠. 왜냐하면...이번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이끄시는대로 따라 가고 싶은 맘이 제일 컸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노력이나 열정으로 이끌려 가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여 주시는대로 그저 따라갈 작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비젼트립 참가 지원서를 받기로 약속한 4월 말이 지나...지난 5월 9일 의료선교여행 참가 희망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 날 하나님은 세 명의 확정된 사람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물론 아직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적어도 이 세 사람은 이 일에 강한 의욕과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인국(본 3), 한성용(본 2), 박은주(본 1) 재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렇게 참가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은주가 말했습니다. 성용이는 이미 필리핀으로 선교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 온 베테랑이었습니다. |
이번 선교여행에는 선화와 형민,시은이도 참가합니다. 카자흐스탄을 잊지 못하는 선화도 그렇거니와 카자흐스탄에서 살았던 형민이나 시은이에게도 이번 여행은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세 명의 학생들이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는 서로 잘 됐다고 얘기했습니다. 정탐 목적이 아니라 사역 위주의 선교여행이기에 10명이 넘지 않는 것이 좋은 게 일반적인 사실이고...그 정도 인원이라면 이동시에도 차 한 대면 충분하니까 활동하기해도 여러 모로 편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진료 활동이 주로 검사실 위주로 펼쳐 지기에 각 검사를 맡아 진행할 학생 수가 좀 모자란 건 사실이었습니다. 두어명만 더 있으면 좋겠는데....이게 솔직한 심정이었죠. 그러나 하나님이 하신 일이란 확신이 있었기에 그들은 하나님이 보내 주신 '기드온 용사' 들이었습니다.
8월에 있을 선교여행이지만 실제 항공권 좌석 예약은 5월에 해야 합니다. 5월 말만 되더라도 좌석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죠.
비행기 예약 날짜를 확인하기 이틀 전인 5월 18일 아침... 해외의료선교여행을 맡고 있는 학생으로부터 본과 3학년 학생 두 명이 더 참가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어찌나 반갑든지...
저는 확신합니다. 이번 의료선교여행에서도 하나님이 이 다섯 사람을 보내 주셨다고...2003년 선교여행때와 똑같이 다섯 입니다. 형제 둘, 자매 셋..그것마저 똑같더군요.
다음은 학생들에게 함께 의료선교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했던 안내문입니다. 진료실에서 쓴 글이죠.
2005 카자흐스탄 비젼트립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2003년 8월 1일부터 15일까지 5명의 학생과 4명의 선배들이 중앙 아시아의 대국 카자흐스탄에서 첫 번째 의료 선교 활동을 펼친 지도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우리 주변의 상황을 바라보면 세계 선교는 우리 세대, 한국 교회에 부어주신 특별한 사명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불과 몇 십년의 짧은 해외 선교 역사지만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부산의대기독학생회의 비젼트립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의료 라는 귀한 도구로써 선교지의 잃어버린 영혼들을 섬기며 현지 선교사 및 교회 공동체와 깊은 교제를 통해 그 곳의 사회,문화를 이해하고 평생토록 선교지를 마음 속에 품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혹자는 얘기합니다. " 겨우 약 몇 알 주는 것으로 몇 명을 전도할 수 있겠어요?" "2 주 갔다 오는 걸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어요?"
이것은 엄청난 오해입니다. 부산의대 기독학생회의 비젼트립은 일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닙니다.
비젼트립의 첫 번째 목적은 나 개인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진료 활동을 펼치고 돌아오느냐가 아니라 이 일을 통해 선교 사역에 필요한 도전을 받으며 영혼 구원을 위해 애타시는 주님의 심정과 열심을 배우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를 향한 그 분의 뜻을 발견하고 이제까지 살아온 나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수정하게 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 전하는 일에 자신을 전적으로 드리는 계기로 삼는 것이 목적입니다.
비젼트립의 두번째 목적은 현지 선교사를 돕는 일입니다. 단기선교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누구나 선교사를 돕는 일이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선교사에게 부담만 안겨 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선교지의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선교사보다 자신의 계획에 초점을 맞출 때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부산의대 기독학생회의 비젼트립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국제협력의사로서 2년 반 동안 생활하면서 현지 선교사와 의료 분야에서 계속 동역해왔던 선배가 인솔하게 되므로 현지 사정의 몰이해와 선교사와의 소통 장애으로 인한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현지 의료 기관과 교육 기관의 협조를 구할 수 있고 카자흐스탄 현지 국제협력의사의 지원도 받을 수 있어 더욱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03년에 방문했던 교회와 지역에서 다시 섬기게 되므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의료 라는 수단은 말 그대로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이 도구를 사용해서 닫혀진 그들의 마음 문을 열고 지역 교회의 뿌리를 든든하게 만드는 일에 사용될 것입니다.
많은 기독 의대생들이 학생 시절에 특정 국가를 정해 의료 활동을 펼치며 섬기고 헌신하며 기도하는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의대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이슬람 선교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카자흐스탄을 품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우리 시대에 우리가 기쁘게 수행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비젼트립을 다녀 온 사람들에게 의료 선교사로 나가라고 권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쟁터를 직접 보고 돌아온 사람만이 그 곳의 긴박함을 떠 올리며 기도와 지원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내게 다가올 부르심에 순종하기 위해 학생 시절...내가 헌신할 수 있는 영역들을 직접 확인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료 봉사는 선교지에서 사용되는 또 하나의 방편입니다. 의료 봉사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2 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다시 그 땅으로 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원하지 않습니다. 선교지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할 몇 사람을 구합니다.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리고 함께 떠나지 않으시겠습니까? (2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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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간 그리고...항공 스케줄
1년 반 전...2년 6개월 간의 카자흐스탄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오면서 품었던 두 가지 계획은 '해외의료선교여행'과 '현지인리더 초청' 이었습니다. 2년마다 한 번씩 카자흐스탄으로 의료선교여행을 떠나고...떠나지 않는 해에는 카자흐스탄의 현지인 리더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 달 가량 한국 교회 모습을 직접 보게 하자는게 우리 가정의 구체적인 계획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아스타나 장로교회의 세르게이를 초청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이 일이 선교지 교회나 한국 교회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올 여름...약속한 대로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가려고 합니다. 너무 짧은 일정이고 미약한 우리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기에 용감하게 믿고 따라갑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것들을 사용하셔서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계획을 완성하시는 분이기에, 이번 여름을 통해... 현지 교회와 우리가 출석하는 교회 그리고...우리들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은혜의 시간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미션트립의 날짜도 처음에는 8월 5일부터 15일까지 10박 11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먼저 항공 스케줄의 문제입니다. 매주 목요일은 아시아나 항공이, 매주 금요일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에어 아스타나' 가 두 나라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에어 아시아나는 왕복에 104만원 정도이고 에어 아스타나는 75만원 남짓이기에...9명이 떠나는 이번 여행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어 아스타나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작년 비젼트립의 경우 14박 15일이었습니다. 의료활동 외에도 현지 문화와 교회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죠.
하지만 올해는 좋은강안병원에서 봉직하고 있는 입장인지라 휴가를 오래 내지 못합니다. 1년 통틀어 낼 수 있는 휴가는 고작 1주일 뿐이죠. 그것도 3박 4일씩 두 번 나눠 가는 게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제 막 개원한 병원이다보니 초기에는 직원들의 희생이 불가피한가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2주 동안 병원을 비운다는 건...어렵습니다. 그리스도인이기에 더욱 그렇죠. 그래서 이런 저런 생각 끝에 한 열흘 정도 다녀올 궁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의 휴가를 한 번에 다 쓰고, 앞 뒤의 주일에다 광복절까지 붙여서 사용한다면 8월 5일(금)부터 15일(월)까지 병원을 비울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것도 휴가를 8일 사용해야 가능합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양해를 구해야 하겠지요.
이 뿐 아니라 이 일이 가능하려면 주 1회 운항 중인 에어 아스타나의 항공기가 주 2회로 증편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매주 월요일에만 왕복 운항을 하기에 에어 아스타나 항공기가 금요일에도 취항해야 가능한 일이죠.
전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에어 아스타나 여객기가 주 1회(월) 만 운항하고 있지만 여름 성수기가 되면 주 2회(월,금) 운행할 거라고...왜냐하면 지금까지 한국 노선에 취항하던 카자흐스탄 항공기들이 모두 그랬었기 에어 아스타나는 2003년 12월부터 기존의 '에어 카자흐스탄' 항공사를 대신해서 이 노선에 취항한 것이거든요.
하지만 기대했던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문의해도 올 여름 '에어 아스타나' 항공 노선의 증편 계획은 없다는 내용만 돌아 왔습니다. 4월에 문의해도 그랬고 5월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에어 아스타나의 7월분 좌석은 다 예약되었고 8월도 몇 좌석 남지 않았는데...금요일에 비행기가 뜰 거라는 계획은 없었습니다. 목요일에 뜨는 에어 아시아나를 타고 갔다가 월요일에 돌아 오는 에어 아스타나를 타고 돌아 오는 방법도 있지만 9일의 휴가를 내야 하고 1인당 30만원 이상의 추가 부담(총 270여만원) 이 들어야 합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병원 입장도 고려해야 했고...항공 스케줄에다...예약 마감 시한에도 쫒겨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8월 5일(월) 떠나서 15일(월)에 돌아오는 것으로 아홉 사람(학생 5, 우리 가정 4)의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혹시라도 금요일에 취항하게 되면 제일 먼저 알려 주기로 하구요...
4) 준비 모임
2003년 미션트립 때에는 저희 가정이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중이었기에 한국에서의 준비 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미션트립이 시작되고 나서 급하게 준비해야 했지요. 하지만 올해는 국내에서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가려고 합니다.
팀웍을 다지기 위해 삶을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고 현지 상황의 이해와 준비 사항을 체크할 예정입니다. 출발하기 한 달 전까지는 2주에 한 번씩 모임을 가지고 그 후로는 매 주 모이게 됩니다. 물론 의대생들의 시험 날짜도 배려해야겠죠.
이 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죄인된 제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 일을 추진하면서도 부끄러울 때가 얼마나 많은지...하지만 우리 죄가 주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희게 해 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의지해서 다시 두 주먹을 불끈 쥡니다. "원수가 날 정죄할 때에도 난 의롭게 설 수 있네...난 주 보혈 아래 있네.." 노래 가사처럼 내겐 매일 매일 부흥이 필요합니다.
첫 준비 모임은 2005년 5월 23일 월요일 저녁에 있습니다. 앞으로 Mission trip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약한 죄인들이 겸손한 마음으로 이 일을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2003 Vision trip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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