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세르게이 (2004.8.12)

세르게이가 지난 2004년 7월 30일 밤 8시 56분경 부산역에 도착했습니다.그 동안 세르게이가 한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관심 보여 주시고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세르게이는 7월 30일부터 8월 23일까지...25일간 한국에서 머물게 되고 숙소는 저희 집입니다. 현지인 리더로 장차 선교지 교회를 이끌고 갈 세르게이는 25일 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 교회의 모습을 보고 돌아 갑니다. 사실...한국에서 수많은 단기선교팀이 외국을 찾고 잇지만...어떻게 보면 역으로 선교지의 현지인을 이곳으로 초청해 배우도록 하는 것이 유익할 때가 있는 게 사실이기에 금번에 세르게이를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제 1일 (7월 30일, 금요일)

세르게이는 30일 아침 알마티 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에어 아스타나 비행기를 타고 낮 1시 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스타나에 살고 있는 세르게이는 28일 기차를 타야 했고 29일 알마티에 도착한 뒤 그 곳에 계시는 안병재 선생님(국제협력의사) 집에서 하룻밤을 잔 뒤..아침 비행기를 탔던 것이죠.

인천에서 기다리고 있던 구정아 선생님(특수교육교사,KOICA 단원으로 2년간 아스타나에서 근무) 의 도움으로 김포공항으로 이동하고, 점심식사도 해결한 뒤 KTX편으로 부산까지 내려왔습니다.

세르게이가 도착하기 전... 부산역으로 나가 열차가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판에 불이 들어 오는 것을 본 뒤 설레이는 맘으로 세르게이를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열차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사람들과 함께 역으로 들어 오는 키 큰 세르게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좀 더 어른스러워진 모습이었고 오랜 여행에 약간은 지쳐 보였습니다. 하긴 5000 Km를 날아왔으니까요...우리 만남에 특별한 인사말이 필요없었습니다. 그저 며칠 정도 떨어져 있다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요.

부산역에서 세르게이에게 줄 부산지도를 하나 샀습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백양 터널을 통과해 모라 지하철 역까지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제 차가 세워진 호포 지하철 역까지 갔습니다. 택시 안에서 우린 여러 가지 얘길 나눴습니다. 세르게이와 대화를 나눈 첫 5분간은 바로 떠오르지 않는 러시아어 단어들로 인해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분명 전에는 알고 있던 어구나 표현이었는데 카자흐스탄에서 살 때처럼 머리에 바로 바로 떠 오르지 않는 겁니다. 한국에 온 지 8개월...나름대로 러시아어 공부를 했다곤 하지만...현지인과 대화하는 것보다 더 좋은 외국어 능력 유지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10여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정말 거짓말같이 그동안 잊고 지냈던 던어들이 떠 오르더군요.

세르게이는 웅덩이 하나 없이 깨끗하게 닦인 한국의 아스팔트 포장 도로와 터널이나 고갯길들을 보며 무척 신기해 했습니다. 지평선이 보이는 평원에 세워진 도시에서 살다온 그로선 이렇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로웠습니다. 특히 백양터널을 지날 때 동전을 던져 넣는 것을 보고는 무척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왜 돈을 넣느냐? 언제까지 그렇느냐? 누가 이 터널을 지었느냐? 등...모든게 이상해 보였나 봅니다.

세르게이는 부산으로 내려 오는 동안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 보는 이곳 사람들의 시선이 무척 따가왔다고 얘기합니다. 서울에서 내려 오는 열차는 물론, 서울에서 잠시 탔던 버스 속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 봤다는군요. 세르게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 끝에 있는 사람들까지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 보더라니까요...

지하철 안에선...부산 지도를 펴 놓고 1호선과 2호선의 차이, 경상남도의 준말이 경남 이라는 것 등을 얘기하며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저년 10시 정도였습니다. 선화가 반가와 한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지만 형민이나 시은이도 이 새로운 방문객에 대해 환대를 보냈습니다. 아마 엄마, 아빠가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세르게이는 카자흐스탄에서 몇 가지 선물도 가져 왔습니다. 김대동 선생님네가 보낸 나영이가 입던 옷, 안병재 선생님이 보낸 가스물(선화가 좋아하는 Vita), 라이사 알렉산드로브나(카자흐스탄에 살 때 함께 했던 통역)가 보내 온 쵸코렛...그 외에도 아스타나 사람들이 보내 준 편지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세르게이를 처음 만났을 때...) 세르게이가 한국에 온 첫 날 특이하게 생각한 것들이 몇 게 있습니다.

1. 한국의 욕실 바닥에는 물을 뿌려도 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욕실 바닥에 절대 물이 가선 안됩니다. 심지어 빨래를 할 때에도 욕조 안에 들어가서 해야 하지...그런 작업을 그냥 욕실 바닥에서 했다가는 큰 일 납니다. 왜냐하면 카자흐스탄의 아파트에서는 바닥 방수 시설이 허술해서 욕실 바닥에 물이 고이기만 하면 바로 그 아래층 아파트 천장으로 물이 새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런 걱정이 없죠? 그래서 세르게이는 이 특별한 욕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2. 세르게이가 한국에 와서 놀란 것 중 하나는 후덥지금한 날씨 였고 "모끄리...(물기가 많아요)" 라는 단어를 연발했습니다. 뜨거운 온도지만 건조한 카자흐스탄에 비해 한국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여름 날씨이기 때문인지라 세르게이에겐 이 고온 다습한 기후가 낯설기만 합니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부산역에 내렸을 땐 독특한 바다냄새까지 섞여 이국땅에 왔음을 느꼈겠지요?

첫 날 휴식이 무엇보다 필요했기에 자정 쯤 되자 우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희 집은 방이 3칸입니다. 세르게이를 위해 아기들 방을 내 주었고 카자흐스탄에서 가져 왔던 침대를 놓았습니다. 이 침대는 아기용을 사온 것인데 어른 용으로 변형도 가능한 것입니다. 알마티 질료니 바자르 근처에서 산 것입니다.

첫 날 밤...우린 그렇게 기다렸던 귀한 방문객이 건넌방에서 자고 있다는 감사하고 흐뭇한 맘으로 아름다운 밤을 보냈습니다.

제 2일 (7월 31일 토요일)

세르게이는 오후 1시까지 잤습니다. 얼마나 피곤했을까요? 이 날 저도 병원에 갔다가 오후 2시쯤 집에 돌아 왔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그렇게 빨리 올 수 없지만 세르게이가 왔다는 사실이 다른 모든 것을 뒤로 미루도록 만들었습니다. 세르게이가 온 뒤 우리 가정은 새로운 활력이 넘치고 있습니다. 세 아이를 보느라 늘 바쁘게 지냈던 선화도 세르게이가 온 뒤로 새 힘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오후 들어 우리 아파트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산책...러시아어로 굴럇지 라고 하는데...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겐 굴럇지가 생활이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산책의 수준을 넘어선 그야말로 굴럇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세르게이와 산책을 마친 아이들...) 저녁 5시 경에는 모두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저녁 7시 30 BEXCO 부페에서 돌잔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세르게이도 초대를 받았습니다.

우린 좀 일찍 나서서 세계적(?)인 휴양지인 해운대를 보기로 했습니다. 경부 고속도로와 도시 고속도로를 타고 해운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가는 길 내내 복잡한 부산의 도로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해운대에 모여 있었고 밀려오는 큰 파도를 피해 다니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바다 경찰은 해수욕을 금지한다는 방송을 하고 있더군요.

세르게이도 해변가에서 파도를 쫓느라 구두가 바닷물에 젖기도 했습니다. 세르게이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바다입니다.

물론 카자흐스탄도 카스피해와 접하고 있지만 아스타나에서 카스피해를 보려고 하면 3박 4일 동안 기차를 타고 서쪽 끝에 있는 악타우나 알라타우 같은 도시로 가야만 합니다. 그 곳 사람들에겐 불가능한 일이죠. 아마 처음 보는 바다가 한국의 바다..그것도 해운대라는 사실이 세르게이를 평생 따라 다닐 것 같습니다.

 

 

오후 7시 10분까지 해운대와 인근 포장 마차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BEXCO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돌잔치의 주인공과 가족들 그리고...새벽별(부산의대기독학생회 학사모임) 형제,자매들을 만났습니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대하는 한국 사람들의 모임이 새벽별 지체들이 모인 최상헌 형제님 댁의 큰 아이 돌잔치였다는 점도 무척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 주셨고...세르게이도 오자말자 부페식당에 가 보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세르게이에게 한국의 좋은 물질문명을 보여 주는 일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좋은 건물에서 부페 식사를 하는 것은 생각해 볼 만한 일이었습니다.

(김원택 선생님 부부, 문재현 선생님 부부와 함께)하지만...모두가 축복하는 돌잔치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하나님을 주라 고백하는 다른 분들을 접할 수 있었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물론 너무 늦은 시간이라 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한 술 밥에 배부르겠습니까? 다음 모임에서 나눌 수 있길 기대합니다. BEXCO에서 열린 빛의 축제 앞에서 사진도 찍고 교제를 나누다 자정이 가까와 오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3일째 (8월 1일 주일)

우리가 출석하는 양산교회는 3부 예배를 드리는데 11시에 드리는 2부 예배와 1시 30분의 3부 예배, 4시 30분의 오후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제가 고등부 교사라서 3부 예배에도 참석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젊은이들의 밝고 활기찬 예배 모습과 찬양 모습을 세르게이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교회에서도 카자흐스탄에서 온 이국적인 청년에게 많은 환대를 해 주셨습니다. 오후 예배 시간에는 목사님이 직접 이름을 거명하시며 축복해 주셨고 3부 예배 시간에도 앞으로 나가 여러 사람들의 축복을 받기도 했습니다. 세르게이는 다음 주 교회에서 간증을 할 예정입니다.

또 이 날 저녁부터 화요일까지 (8월 1일-3일) 열리는 양산교회 2청년회 수련회에 참석합니다. 사실..금주부터 천안에서 열리는 선교한국 같은 곳에 보내는 것도 좋은 대안이지만 제가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큰 모임에 참석하는 건 무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르게이는 이날 저녁 7시 30분 교회 마당에서 출발하는 다른 17명의 사람들과 함께 수련회 장소인 무주로 떠났습니다. 비상용으로 선화의 핸드폰을 가지구요...

지금 세르게이는 무주에 있습니다. 이렇게 세르게이의 한국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방문 목적이 그런 만큼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무엇보다 절실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억 나시는대로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세르게이가 이번에 접하게 되는 한국 교회와 교인들의 신앙 생활 그리고 다양한 기독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이 넓고 크게 자랄 수 있도록...그리고 많은 도전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세르게이의 한국 행에 도움 주신 분들)

김대동 선생님: 아스타나-->알마티 왕복 기차표와 알마티-->인천 비행기 왕복 표 구입(현지에서 구입해야 경비가 절감됩니다. 게다가 학생 할인까지 챙겨 주셨습니다.) 안병재 선생님: 비자 인터뷰 위해 내려온 세르게이에게 교통 편 제공, 한국에서 보낸 초청장 수령, 한국으로 떠나기 전 날 숙박 제공 김명희 선교사님: 세르게이가 한국을 다녀올 수 있도록 허락 구정아 선생님: 세르게이가 인천 공항에 도착한 뒤 김포공항까지 이동에 동행, 부산행 KTX를 탈 수 있도록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