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의 한국 방문

2004년 7월 30일 난생 처음 한국땅을 밟았던 세르게이는 25일간의 한국 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 8월 23일 오후 비행기편으로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돌아 갔습니다.

세르게이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일은 우리 가정으로서도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고 그저 이상적일 거라 생각했던 일을 현실로 옮겨야 하는 모험이었습니다.

통상 '장기 선교' 라고 하면 2년 이상의 사역을 일컫는 말이고 6개월에서 2년까지를 '단기 선교'라고 부릅니다. 요사이 2주에서 1개월 정도 선교지를 돌아보는 활동에도 '단기 선교'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보다 정확한 용어로는 '단기선교여행'이라 불러야 맞는 말이지요. 이러한 단기선교여행을 통해 1)장,단기 헌신자가 발굴되고 2)선교지 교회가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는데 도움을 주게 되며 3)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데 큰 유익이 있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일부 교회에서 보여 주고 있는 '이벤트성' 선교여행에 대해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적잖게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교지 구경'이나 '생색 내기'에 그친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죠.

이런 면에서... 기왕 물질을 사용할거라면 선교지에서 양육되고 있는 현지인 리더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교회의 모습과 신앙 생활을 보여 주며 훈련시키는 것이 선교지 교회에 훨씬 큰 유익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이번의 '세르게이 초청 프로젝트' 였습니다. (물론 단기선교여행 무용론을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잘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사진 설명: 경복궁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연이은 기둥 사이에 서 있는 그의 모습에서 멀리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 이곳으로 건너 왔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이번에 세르게이 초청을 두고 가장 고민했던 것은 '세르게이의 한국내 일정' 이었습니다.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보여 주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가정의 상황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 가정에는 1살, 3살, 5살 이렇게 세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이 집에 외국인이 한 명 더 들어와 산다는 것은 선화의 더 많은 헌신이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저 역시 지난 9년간의 의사 생활 중 가장 힘든 병원 생활을 하고 있는 올해이기에...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세르게이에게 필요한 일정을 진행시킬수 있을지가 큰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 일을 진행하셨습니다. 날짜가 변경되는 바람에 또 다시 초청장을 보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카자흐스탄과 한국의 지리적 거리로 인해 서로가 초조하게 연락을 기다려야하는 상황 속에서도...어려움은 잘 극복되었고 세르게이의 한국행은 급물살을 타고 무사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정을 마친 채 건강하게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먼저 지난 24일 간의 세르게이의 일정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한국에서 어떤 일들을 보고 경험했는지 나누려고 합니다. 세르게이의 일정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날짜

행사

날짜

행사

7/30(금)

한국에 도착!

8/12(목)

서울 방문(양화진, 온누리교회, 경복궁, 롯데월드...)

7/31(토)

OT, 해운대 방문, 벡스코에서의 돌잔치 방문(새벽별)

8/13(금)

8/1(주일)

양산교회 2청년회 수련회 참석(무주 일대, 2박 3일)

8/14(토)

양산교회 1청년회와 축구, 저녁식사

8/2(월)

8/15(주일)

양산교회 2부, 3부, 1청년회 헌신예배 참석

8/3(화)

8/16(월)

경주 방문(안압지,첨성대,대릉원,불국사,석굴암,박물관..)

8/4(수)

양산교회 수요 예배

8/17(화)

8/5(목)

동서대학교 방문(CCC의 이정철님 안내)

8/18(수)

양산교회 수요예배

8/6(금)

부산지역 CCC 모임 참석(CCC 간사 류지훈님 안내)

양산교회 심야기도회 (다윗과 요나단 콘서트)

8/19(목)

부산대학교 캠퍼스 방문

8/7(토)

장보기, 간증 준비

8/20(금)

양산교회 새벽 기도회, 구역 예배 참석, 심야 기도회 참석

8/8(주일)

양산교회 2부, 3부, 오후 예배 참석, 신앙 간증

8/21(토)

양산교회 기관별 축구대회, 1청년회 회식 참석

8/9(월)

03년 부산의대 카자흐스탄 의료선교팀과의 교제

8/22(주일)

양산교회 새벽기도회, 2부 ,3부, 오후 예배 참석, 작별인사

8/10(화)

YM 화요찬양모임 참석(부산의대 양주석 학생 안내)

8/23(월)

카자흐스탄으로!

8/11(수)

서울 방문(2박 3일)

 

1. 이번 방문 스케줄의 특징

1) 교회 중심

처음 선교지의 청년 리더를 한국에 초청할 걸 생각하니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한 교회나 선교단체 집회, 수련회를 다 보여 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러시아어 예배가 드려지는 부산의 모 교회도 가 봐야 할 것 같았고 CIS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 지역의 몇몇 선교회에도 참석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우후죽순처럼 여기 저기 모임을 참석하다보면 촛점이 흐려지고 한국 교회의 참 모습을 보기 힘들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린 특정한 교회를 정하고 그 곳에서 우리들과 똑같이 신앙생활을 한 달간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세웠습니다. 일단은 그렇게 지역 교회 중심으로 움직이고 여유 시간이 나는대로 한국의 사회,문화,역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죠.

세르게이를 위해 우리가 지정한 교회는 우리가 출석하고 있는 양산교회였습니다.(당연한 일이죠) 모두 네 번의 주일을 그 곳에서 보냈는데 주일이면 11시에 드리는 2부 예배, 오후 1시 반에 드리는 3부 예배(중고대 연합예배 및 중고등부 분반 공부), 오후 4시 반에 드리는 오후 예배를 참석했습니다. 교인들은 세르게이를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고 담임 목사님께서도 자주 강단에서 세르게이를 언급하시며 카자흐스탄에서 온 이 청년을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사진 설명: 양산교회 고 1 학생들과 함께 한 세르게이. 저와 박은미 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3부 예배는 젊은이들의 모임 답게 활발한 찬양이 특징적인데 아스타나에선 상상하기도 어려운 훌륭한 음향 시설, 악기, 그리고 잘 훈련된 찬양 인도자 속에서 드려지는 영감있고 힘있는 찬양에 세르게이도 흠뻑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오후 예배 전에도 이 같은 찬양 시간이 30분 가까이 계속되는데 이렇게 한 달간 지내다 보니 세르게이도 어느 덧 한국에서 활발하게 불려지는 빠른 찬양들에 친숙해졌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없는데도 혼자서 CCMLOVE.com 같은 CCM사이트에 접속해서 찬양을 듣고 가사를 따로 메모할 정도가 되더군요.

세르게이는 양산교회 2청년회의 2박 3일간의 여름 수련회에 동행하는 것으로 방문 첫 주를 시작했습니다. 무주, 울산 등지에서 이뤄진 이 시간을 통해 교회 젊은이들과도 무척 가까와지고 인솔하신 장로님과는 만날때마다 포옹하는 관계가 되어 버렸지요. 이 멤버들과 정도 많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한국에서의 맨 마지막 주일에는 늘 참석하는 중고대 예배 대신에 2청년회 모임을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교회의 다른 공식 모임에도 꾸준히 참석했습니다. 서울을 방문했을 때를 빼고는 수요예배(pm 7:30)와 금요 심야 기도회(pm 9:30)에도 참석했습니다. 금요 심야 기도회의 경우 한 번은 성안 선교회가 주최하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 행사가 열려 다윗과 요나단의 라이브 콘서트에도 참석할 수 있었고 또 한 번은 개학을 앞둔 중고등부 학생들의 개학 기도회 였습니다. 두 번 다 본당이 꽉 찰 정도의 교인들이 모였었는데 기도 제목이 계속 제시되면서 기도와 찬양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기도회 형식이었기에 세르게이가 한국 교회의 기도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또 한국식의 기도회가 어떤 것인지를 체험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세르게이의 방문 마지막 주(제 휴가 기간이기도 했죠.)에는 새벽 기도회(am 4:50)에도 두 번 참석했습니다. 주일과는 달리 1층 예배실 마루바닥에서 이뤄지는 기도회에 참석한 세르게이는 불을 끄고 소리 내어 기도하는 전통적인 한국 새벽 기도회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새벽기도회를 다녀와서는 오전 11시까지 자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구역예배(금요일 pm 3:00)에 참석한 세르게이의 반응도 재미있었습니다.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예배를 드리고 예배 후에는 이렇게 서로 음식을 나누고 얘기도 한다는 말이나...구역장이 있고 강사가 따로 있어서 공과를 준비한다는 말이나...이 때 드려진 헌금은 구제를 위해 사용한다는 내용은 모두 세르게이에겐 솔깃한 내용이었습니다.

세르게이가 꾸준하게 교회의 모든 모임에 참석하자 담임 목사님을 비롯한 교회 내 중직자들의 관심도 커져만 갔습니다. 저마다 세르게이의 손을 잡고 격려해 주셨고 모임이 마칠 때마다 찾아 오셔서 세르게이의 손을 꽉 잡아 주셨던 나이 많으신 권사님들도 계셨습니다. 세르게이도 그분들의 마음을 느꼈을 겁니다.

(사진 설명: 경주를 방문했을 때 불국사 안에서....)

세르게이가 경험한 한국 교회 생활은 예배생활 뿐만이 아닙니다. 주말마다 저를 따라 운동장(양산 석계의 한 초등학교, 내원사 입구의 한 중학교)에 나가 청년회 멤버들과 공을 차야 했는데 양산교회 내 1청년회(제가 소속된 부서), 5남전도회, 4남전도회, 3남전도회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친선 축구대회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는 제 휴가 중인 지난 8월 21일 토요일(pm 3:00)에 열렸었기에 저도 세르게이와 함께 경기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축구 경기를 위해 모인 4개 기관과 가족은 합쳐서 60명 가량 되었는데...이를 본 세르게이는 "이게 모두 한 교회 사람들이냐?" 고 묻더군요. 축구 대회 당일은 물론이고 연습을 위해 모였던 토요일 저녁마다 1청년회 회원들은 양산의 산세가 눈 앞에 펼쳐지는 청년회 회장님이 운영하시는 사업장 앞 마당에서 돼지숯불구이를 해 먹었습니다. 세르게이가 한국에 와서 한 말중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뭐냐하면 "한국은 주식이 쌀이라고 하던데..진짜 고기를 많이 먹네요..2청년회 수련회 따라 가서도 너무 고기를 많이 먹어 잇몸이 아플 정도였어요" 였습니다. 축구 연습을 마치고 난 다음 태풍이 오는 폭풍우 속에서도 유유히 숯불을 지펴 고기를 구워 먹는 한국 사람들을 보며 정말 고기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근사한 산중 파티를 마친 뒤에는 모두가 둘러 앉아 밤 늦게까지 1청년회와 교회 현안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나누었는데 이 모습을 지켜 본 세르게이는 목사도 아닌 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교회를 생각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에 큰 자극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세르게이는 이렇게 새로 보고 느끼고 알게 된 사실들을 자신의 조그마한 메모 수첩에 적곤 했지요.

이렇게 세르게이는 예배 뿐 아니라 한 교회를 섬기며 신앙 생활하는 교인에게서 일어날 수 있는 일반적인 여러 상황들을 경험하고 돌아 갔습니다. 아마도 무엇보다 한국 교회가 선교에 대해 많은 강조점을 두고 있고 모든 사안마다 이에 대한 언급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강한 도전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2) 여러 사람들의 도움

 이번 세르게이 프로젝트는 초청인인 저희 가족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 휴가였던 맨 마지막 주를 뺀 나머지 3주는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만 가능했던 스케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선뜻 자신의 일처럼 시간과 물질을 내 주셨지요.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한국 뿐 아니라 카자흐스탄에서 도와 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아스타나 현지의 김명희 선교사님, 김대동 선생님(협력의사) 가족이 저희가 해야 할 초청에 필요한 송금 작업과 항공권, 기차 좌석권 발행 업무, 교통편등을 담당해 주셨고 한국으로 가는 국제공항이 있는 알마티 현지의 안병재 선생님 가족이 공항 pick-up, 초청장 및 비자 인터뷰 관련 업무를 도와 주셨습니다. 만일 이 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세르게이의 한국행은 더 어렵고 힘들었을 게 뻔한 일입니다.

한국에서도 도움의 손길은 이어졌습니다. 세르게이의 입출국과 관련해 김포공항, 인천공항을 오가며 부산과 연결해 주는 수고는 물론이고 2박 3일간의 서울 방문과 관련된 많은 일들을 챙겨 주신 분은, 지난 2년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얼마 전 귀국한 구정아 선생님이셨습니다. 구 선생님은 100여년 전, 이 땅을 찾아 왔던 초기 선교사들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양화진과 온누리 교회, 경복궁 등을 세르게이에게 안내해 주셨는데 부산에 있는 우리가 담당하기 힘든 스케줄을 직접 감당해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세르게이가 입국하던 날 서울-->부산 KTX  운임을 내 주시기도 하셨던 구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부산에서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CCC 대학생 자비량 선교사로 카자흐스탄을 다녀 온 이정철 님이 동서대학교 일대를 안내해 주셨고 같은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을 다녀 오신 부산 지역 CCC 아가페 간사  류지훈 님이 CCC 부산 센터에서의 모임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2003년 카자흐스탄 의료 선교활동을 다녀 왔던 부산의대 기독학생회 비젼 트립팀이 세르게이와 교제를 나눴고 부산의대 양주석 형제의 도움으로 그 집에서 하룻밤 머문 뒤 YM 찬양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세르게이를 위해 물질로 섬겨 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부산대병원의 이현국/김기욱 선생님 내외는 선교지 교회를 돕는 마음으로 아스타나 장로교회의 현지인 리더인 세르게이의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 주셨고 아스타나 장로교회의 건축을 위해 양산교회의 이희숙, 조인혜 집사님 가정에서 건축헌금을 해 주셨습니다. 양산교회에서도 담임 목사님을 통해 세르게이와 선교지 교회에게 금일봉을 전달해주셨고 처가집에서도 귀국 차비를 보태 주셨습니다.

사실 저희는 그저 조용히 한국 교회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보고 돌아가서 유익하게 사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세르게이를 초청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 주시고 챙겨 주셔서 좋기도 하고 미안한 맘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 하나님 나라에 유익하게 사용되는 일이니 하나님께서 받으시겠지요.

 

3) 영향력

우리가 세르게이를 초청할 때 가졌던 생각은 이번 방문이 비단 세르게이 뿐 아니라 우리 가족이나 교회에도 유익하게 작용할 거라는 면이었습니다. 세르게이가 이곳에 와 있음으로 인해 해외 선교 뿐 아니라 신앙 생활의 여러 면에서 도전을 받을 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세르게이는 신앙의 기본을 착실히 익히고 있었습니다. 식사 기도도 우리보다 오래 하고 모든 간식을 먹기 전에는 항상 기도를 했습니다. 교회 건축을 위해 정오 기도는 물론 한 끼 금식도 빠뜨리지 않고 이어 갔고 매일 말씀 읽고 묵상하는 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세르게이의 방문으로 인해 늘 세 아이로 인해 지쳐 있던 선화의 삶에도 또 다른 활력이 찾아 왔습니다.

세르게이는 거실에 있는 피아노를 보고는 무척 배우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 만에 배울 수 있는 피아노가 아님에도 매일 아침마다 선화는 한 시간씩 세르게이에게 바이엘을 가르치고 찬양 멜로디를 따라 치도록 지도해 주었습니다.

세르게이가 무척 즐거워하며 그 시간을 기다린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열심히 가르치던 선화 선화 역시 즐거웠던 게 분명합니다.

저 역시 4개월간의 부산대학병원 생활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 이번 방문으로 인해 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방문 마지막 주에는 휴가 기간이기도 해서 세르게이에게 보여 준다는 명목으로 새벽기도회나 심야 기도회에 자주 참석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통해 다가 올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세르게이를 만남으로써 카자흐스탄과 아스타나에 대한 마음이 변하지 않게 되었고 지금 하고 있는 병원 생활이나 앞으로의 계획에 있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손길이라 생각됩니다.

신자의 삶에 있어서 교회(지역 교회)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세르게이가 방문한 이번 여름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찜통 더위였지만 양산교회 젊은이들 역시 해외 선교로 인해 뜨거운 열정이 타 올랐던 시기였습니다. 중고등부 지도 교역자님의 말씀대로 카자흐스탄에서 사역하시는 김명희 선교사님과 그 곳의 현지인 세르게이의 방문으로 인해 당초 여름 수련회를 '선교 수련회'로 명하고 준비하고 있던 양산교회에도 강한 도전이 밀어 닥친 셈입니다. 예배 시간에 장난치고 꾸벅꾸벅 졸던 아이들이지만 바로 눈 앞에 5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주님을 영접하고 이곳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방문했다는 외국인의 모습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교회로서도 세르게이의 방문으로 인해 또 다른 열심과 비젼을 갖게 된 게 분명합니다.

세르게이가 가고 난 뒤 갑자기 사라진 세르게이 삼촌이 생각나는지....시은이는 허공에다 대고 "댜댜(삼촌)"를 연신 불러 봅니다.

세르게이가 나고 난 다음 ...우린 이번 일을 주도적으로 진행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년 여름 단기 의료 선교팀과 함께 카자흐스탄을 방문할 계획을 벌써부터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계획을 넘어 인도하신 하나님의 일에 우린 그저 놀랄 뿐입니다 .

 

■ 세르게이의 '2004 한국 생활'에 대해 our story에 소개한 글

* 도움을 주신 분들의 얼굴과 세르게이의 활동 모습을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1. 한국에 온 세르게이  2004.8.2

2. 세르게이의 한국 생활  200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