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침불락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에서 서쪽으로 연결되는 까작스딴은 지구상의 큰 주름인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서 이어지는 천산 산맥이 알마티 남쪽으로 지나가며 끼르끼즈스딴과 국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알마티 시내에서 보이는 천산 산맥은 '알라타우 산맥'이라 불리는 천산 산맥의 한 줄기인데,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최고봉 '딸까르봉'(4973m) 역시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딸까르 봉은 급한 경사에다 빙하와 눈으로 덮여 있어 하얀 어금니처럼 보이지요.

까작스딴에서 가장 높은 산도 바로 이 천산 산맥에 있는데 바로 해발 6995 m의 '칸 텡글리 봉'입니다. '영혼의 주인' 이라는 뜻의 이 봉우리는 천산 산맥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고 7천 미터 급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많은 등반객들이 칸 텡글리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알마티를 찾고 있는데 아시아에선 가장 야생적이며 뛰어난 경관을 가진,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산이지요. 최초 등반은 1931년에 있었고 까작스딴에서 출발하면 최고봉 서쪽에 도달하게 되는데 까작스딴, 끼르끼즈스딴, 중국과 국경을 이루는 이 산은 아무리 전문적인 팀이라 하더라도 등정에 최소한 14일이 소요되는 난코스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침불락은 바로 이 천산 산맥의 한 줄기, 알라타우 산맥의 2천m-2천 5백m 높이에 자리잡고 있는 스키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 동안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침불락에 대해선 많은 사진과 글을 올렸었기에 부가 설명은 생략하고 지난 8월...리프트를 타고 여름 침불락을 방문했던 모습을 화보 형식으로 소개할까 합니다. 아마 저희 홈에선 마지막 침불락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홈에는 침불락과 메데우 일대의 경관을 계절 별로 나누어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름 침불락 입구

최근 2-3년 사이에 해발 2천 m의 침불락 입구에는 예쁜 산장과 새 숙박 시설들이 들어 서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스키 시즌이 아니더라도 침불락의 경관을 보기 위한 사람들을 위해 리프트가 운행되고 있지요.

뒤로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마치 그려 넣은 것처럼 예쁜 침엽수들이 질서 정연하게  서 있는데...볼수록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출발!

사진처럼 리프트가 산 위로 사람들을 실어 나릅니다. 아무도 타고 있지 않은 왼쪽은 산 위에서 내려 오는 리프트들이죠.

침불락의 스키 리프트는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여름에는 보통 안전상 2 단계 까지만 가동하는 것 같습니다. 

리프트를 이용하는 요금은 단계 마다 300텡게(2400원)입니다.

 

 

알마티여 안녕!

우리 가족으로선 이번이 마지막 알마티 방문이었습니다. 까작스딴에 처음 왔던 2001년 5월...그 때도 바로 이 리프트를 타면서 까작에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었는데...이제 2년 반이 지나 까작을 떠나기 전, 다시 같은 리프트를 타고 있네요.

이 리프트 시설은 1997-98년 사이에 보수해서 개장한 비교적 최신 시설입니다. 그래도 리프트를 탈 때마다 "튼튼할까?" 하고 늘 염려되지요.

 

1단계를 끝내고

1단계 리프트를 타고 올라 오게 되면 산 밑에선 흐릿하게 보이던 봉우리들이 눈 앞에 들어 옵니다.

산 아래로 내려다 보면 저 만치 알마티 시내가 보이는 것도 같지만 그 사이의 구름에 가려 그저 어슴프레 보일 뿐입니다.

1단계가 끝난 지점에서 조금만 걸어 나오면 2단계 리프트로 갈아 탈 수 있습니다. 이 때쯤 되면 움직이는 리프트에서 주위를 돌아 볼 정도로 여유가 생기죠.

 

2단계가 마치는 지점

2단계가 마치는 지점에 오면 해발 고도가 2500m를 상회합니다. 이곳에선 저만치 보이는 바위로 이동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니까요....

칸 텡글리를 등반할 여행객 중 어떤 이들은 여기까진 리프트를 타고 와서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가기도 합니다. 봉우리들로 올라가는 산등성이와 돌무더기들이 광활하지요?

 

사람인지? 돌인지?

바로 위 사진에서 돌무더기가 가득한 지점으로 옮겨 간 사람들을 포착한 사진입니다.

이 위치에서 5월에 찍은 사진을 보시면 바로 이곳이 눈으로 뒤덮인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여기 를 누르세요)

사진 속의 세 사람은 눈 앞에 보이는 녹지 않은 눈덩이들을 만져 보러 올라 갔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음을 확인하고 돌아 오는 중입니다.

 

저 구름 아래 알마티가...

이 지점에는 나무가 전혀 없고 풀들만 무성합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 온 시은이는 뜨겁게 내리쬐는 뙤약볕 탓에 엄마가 만들어 주는 그늘마저 없으며 참기 힘들 것 같습니다.

2001년 사진을 보면 형민이는 이 근처에 올라 와 이유식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바로 여기에 있지요.) 시은이는 이 곳에서 물만 잔뜩 마셨습니다. 너무 건조하고 뜨거운 풀밭이었거든요.

어때요? 직접 안 오셔도 와 보신 것처럼 눈에 선하지요? 봄에 방문했을 때는 리프트 위에서 내려다 보면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들로 인해 마치 양탄자가 깔린 것처럼 보였었는데... 한 여름에는 더위에 지친 풀들만 메우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사이 사이에 이름 모를 들꽃들이 여전히 진한 색채를 뽐내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더군요.    200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