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을 즐기자

알마티의 겨울은 눈썰매의 계절입니다. 올해도 눈 세상이 펼쳐지자말자 아이들이 있는 몇몇 가정과 함께 눈썰매를 타러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침불락이나 메데우 같은 이름난 장소가 아니라 그저 이름없는 산비탈이라도 족합니다. 눈만 있으면 충분하니까요.

산비탈에 오르면 70-80cm 적설량으로 인해 형성된 눈썰매장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사실 매년 겨울마다 찾아오는 곳이기에 알마티에 있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곳이죠. 산 밑으로 펼쳐진 마을이 보이시죠? 그리고 마을 위로 파란 하늘과 경계지어진 검은 대기를 함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마을을 덮고 있는 이 검은 대기는 바로 알마티의 자동차 매연과 난방용 갈탄 연기가 만들어내는 대기 오염입니다. 알마티 도시에서 살면 바로 저 검은 스모그 층 안에서 살고 있는 셈인데.. 이렇게 산에 올라오면 그 위 푸른 하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이면 다들 산으로 올라오지요.

알마티에 있는 한국 아이들은 알마티 한글학교난 텐샨학교로 인해 대부분 다 친구들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 아빠들은 차를 한쪽에 세워 놓고 한나절 내내 눈부시게 빛나는 설원을 감상합니다. 뭐 가끔씩 아이들 눈썰매를 타보기도 하구요.

아무리 춥고 눈과 얼음만 가득한 겨울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눈 덮인 산비탈을 찾아다니며 겨울을 즐기는 방법이 있지요.

눈썰매를 타고 있는 비탈길 옆으로 현지인들이 말을 끌고 나왔습니다. 말을 타고 몇 미터 내려갔다 돌아오는데 500텡게 받고 있더군요. 시은이가 제일 먼저 올라탔습니다. 이런 종류의 활동은 절대 사양하지 않거든요.

키가 작은 성은이를 위해서는 말을 끌고 나온 소년이 함께 올라탔습니다.

형민이는 좀 더 큰 다른 아저씨 말이 맘에 드나 봅니다.

눈썰매 말고도 이렇게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도 있어 신이 날 수밖에 없지요.

올 겨울 많은 눈과 함께 지낸 깔까만 우리 집에서... (태풍이는 고개를 돌리고 있네요.)

아이들은 주일 날마다 현지 아이들과 함께 모임도 하고

많은 분들의 축복도 받습니다.

올 겨울에는 2001-2003년 아스타나 장로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했던 자미라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아스타나의 모 건설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자미라를 볼 수 있어 얼마나 반가웠는지.. 자미라는 2006년 7월, 우리 가정 초청으로 한 달동안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여기를 보시면 됩니다.

올 겨울 아이들에 즐거움을 줬던 주역 중 하나는 단연 태풍이입니다. 태풍이는 2012년 7월에 출생한 독일 세퍼드 75% 잡종입니다. 이제 막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부쩍 자라 아이들과 겨울을 신나게 나고 있습니다.

땅집이 원래 그리 따뜻하지 않기에 집 안에서도 목도리를 둘러야 하지만... 깔까만 집에서의 아이들의 겨울은 재미있기만 합니다.   20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