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편지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오는 아이들 모습이 궁금한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타지키스탄, 베트남... 앞으로도 정리할 내용이 많지만 애들 얘기를 잠깐 하고 넘어갑니다.  

 

 우리가 출석하는 충진교회 바로 위에는 이동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이 곳은 형민이가 매 주일마다 야구를 하는 곳인데 운동장 옆 꽃밭에서 철쭉이 피고 지는 곳이죠. 이곳에서 가끔씩 사진을 찍는데 2년 전 이곳에서의 모습을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 .

 지난 어버이 날에는 우리 아이들이 많이 자랐음을 실감케 하는 카드 편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건... 시은이가 우리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아빠, 엄마께- 엄마 늘 아침, 점심, 저녁으로 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매일 저와 오빠를 학교에 보내 주셔서 감사해요.(갓  1학년인 시은이의 등교를 엄마가 도와줬거든요..) 아빠는 늘 주일 날 엄마가 교회(에 가고 나면) 맛있는 음식과 재미있게 놀아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회사에서 돈을 벌어서 재미있는 장난감을 사 주셔서 감사해요. - 시은 올림."

시은이는 구체적으로 감사의 내용을 적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도 이렇게 구체적으로 기도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선화가 유치부 교사를 맡고 있어서 2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일찍 교회에 먼저 가고 나면 제가 아이들을 데리고 늦게 교회 가는 경우가 있는데 시은이는 이 때가 즐거웠나 봅니다. 그리고 아빠가 회사에 다닌다는 얘기도 새롭네요. 하긴 병원도 회사의 일종이긴 하지만..

 6살 시은이는 유치원에서 카드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깜짝이야...  카드 표지에는 성은이의 모습을 오려 넣었네요.  요즘 유치원 대단하죠?

 "엄마, 아빠 사랑해요 - 엄마 아빠 매일 같이 공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낳아서 하나님처럼 크고 튼튼하게 자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편지를 드립니다. - 예쁜 성은 올림."

선화랑 늘 하는 얘긴데.. 성은이는 본인이 예쁘다는 걸 알고 있지요. 거울보는 시간도 많고.. ㅋㅋ

또 하나의 깜짝 선물은 바로.. 재롱 500 C. 표지에는 "엄마사랑해요. 건강하세요" 가 적혀 있네요.

 이 재롱 500 C 의 용도가 적혀 있습니다. " 용도 - 1. 힘든 직장 생활로 매사 의욕이 없거나 직장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2. 하는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이 많이 상할 때. 효능 및 효과 - 피로 회복 및 삶의 의욕 충전, 좌절 방지 및 자신감 충전. 자녀의 뽀뽀와 함께 드시면 더욱 효과가 좋습니다."

학교에서 만든 형민이의 카드.

 "아빠. 저 형민이에요. 아빠가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이렇게 잘 공부하고 있어요. 이렇게 키워주신 것도 감사하고 카자흐스탄에서도 절 챙겨 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론 더 공부해 유명해져서 꿈을 이루어 아빠를 즐겁게 해줄께요. 엄마. 저 형민이에요. 절 이렇게 낳아 주셔서 감사해요. 엄마는 정말 없으면 안돼요. 엄마가 함께 생활하면서 내가 불안한 일도 다 괜찮아 졌어요. 엄마, 열심히 공부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께요. 사랑해요. 2009.5.8 형민 올림"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라는 세뇌 교육(?)을 받고 있나 봅니다.

 형민이가 만든 또 다른 카드 겉 모습.

 아이들은 카드를 두 개씩 만들었습니다. 이건 시은이의 두번째 카드 편지..

 "엄마, 아빠께 - 엄마, 아빠 어버이 날 축하해요. 그리고 절 낳아 주셔서 감사해요. 매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매 주일이면 아빠가 해 주신 음식 정말 맛있었어요. 매일 신나게 기타를 치며 즐겁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요. 시은 올림"

시은이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좀 많은 것 같네요. 언젠가 볶음밥 한 번 해 준 것에 감격했나 봅니다.

 이건 막내 성은이가 자유롭게(?) 쓴 편지에요. "엄마, 엄마 생일이 2월 6일이니까 많이 기다려야 해요. 다음 엄마 생일에는 내가 일곱살이잖아요. 내가 일곱살 되면 엄마를 더 기쁘게 해 드릴께요. 지금은 어리지만 크면 건강하게 자랄께요. 사랑해요. - 이천 팔년에 꼭 하고 싶은 말. "

비록 철자법은 많이 틀렸지만.. 오히려 이런 글들이 마음을 더 움직이죠^^

 디지털 시대에도 아이들의 편지는 친구들끼리도 이어지나 봅니다. 성은이 친구가 보낸 쪽지 편지랍니다. "성은아, 어제 춤추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

 이건 성은이의 기도 노트입니다. 우리 가정에는 가정 예배시간마다 기록하는 기도 노트가 있는데... 성은이가 이걸 보고 자신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가을, 서울 용산 국립 박물관에 갔을 때 시은이는 현수막에서 이상한 글자를 봤습니다. "이산화탄소?"

현수막을 보던 시은이가 갑자기 킥킥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빠야~ 이것 봐.. 이선화탄소"

'이산화탄소'를 '이선화탄소'라고 부르며.. 엄마 이름(이선화) 과 비슷하다고 웃어대는 시은이..  아이들의 세상은 이렇게 엉뚱하지만.. 그렇기에 더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자라고 있습니다.    2009.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