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민이의 백일

형민이가 백일을 맞았습니다. 정확하게 계산하자면 지난 1월 12일이 백일이었습니다. 하지만 1월 19일까지 제가 서울에 있어야 했기에 형민이의 백일 예배는 좀 연기되어 108일째가 되는 1월 20일 부민동에서 목사님을 비롯한 성도님들과 장인,장모,처남을 비롯한 처갓집 식구들과 할머니,부모님,숙모,사촌동생들이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사실 백일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고 큰 잔치를 여는 날은 아닙니다. 돌 잔치를 더 크게 여는게 상례이지요..하지만 형민이의 첫 돌이 되는 날 즈음에는 저희 가정이 외국에 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백일을 맞아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잔치 아닌 잔치를 열기로 했던 것입니다.

왼쪽 사진은 본가인 부민동에서 형민이를 안고 있는 제 모습입니다. 카메라 날짜가 잘못 계산되어 있는데 이 날이 1월 20일입니다.

전 5살 정도 적부터 결혼할 때까지... 사진에 나오는 바로 이 집에서 살았습니다. 주변에 임시 수도 기념관을 비롯한 녹지 공간이 많고 아침에 일어나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지요..어릴 적 제 사진들을 들춰 보면 바로 이 자리에서 이렇게 담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몇 장 있습니다. 그 날 따라 나중에 형민이가 자랐을 때...아빠 처럼 이 집 담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하나 정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훈이에게 부탁해서 찍었지요...이 부민동 집도 세월이 흐르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형민이에게 훗날 얘깃 거리가 될 수 있는 이 사진이 귀하게 느껴집니다.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와 보니...형민이가 너무 많이 자랐습니다. 엎드려 누워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건 이제 일도 아닙니다.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건...아주 많이 웃는다는 겁니다. 눈만 마주 치면 웃습니다. 처음 집에 돌아가 형민이를 만난 첫 날이 바로 형민이의 백일 예배 당일이었습니다. 형민이는 잠시 제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이 말똥 말똥 절 쳐다 보더군요...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한 법.....몇 시간이 흐른 뒤...안기고..제 목소리를 듣고...그러다...아빠인 걸 알아 차렸나 봅니다.

연신 웃어대는 형민이를 보고 있으면 누구도 웃음을 머금지 않을 사람이 없습니다. 이제는 아예 별 이상한 소리를 질러가며...양 팔을 잠자리 날개짓 하듯이 움직이며...사람의 눈길을 멈추게 합니다.

전보다 침을 더 많이 흘 리는 게 달라졌고...이제는 야쿠르트도 조금씩 마신다는 게 달라진 거고...참! 혀도 한 번씩 내 보입니다...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형민이가 새로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저희 부부에게는 즐거움과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밤에도 2시간마다 깨어서 운다든지...늦게 까지 자지 않고 울어대는 일은 없습니다. 요즘은 한 술 더 떠 모두 다 일어났는데도...형민이 혼자 일어나지 않고 늦잠을 즐기는 때도 있습니다. 이제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뭔지 좀 아나 봅니다.

 

서울에 있을 때...선화가 잠시 올라와..우리 함께 잠실 롯데 백화점에 갔었습니다. 거기서 '공갈 젖꼭지'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게 뭐냐구요? 왜...그 둘리 만화에 보면 희동이가 늘 입에 물고 있는 거 있잖아요...형민이를 키우며 그 젖꼭지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전에는 잠이 좀 들려고 하면...그게 좀 기분이 나쁜 건지....울거나 보채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우리가...얼굴이 벌개져 가며..형민이를 재운다고 고생 많이 했었지요...그런데 요즘은 그 젖꼭지를 입에 물기만 하면...(그리고 그게 입에서 빠지지만 않는다면) ...형민이는 그냥 조용히 잡니다.  이건 저희 부부에게는 정말 복음(?)이 되었습니다.

 형민이의 백일은 예배 드리는 날입니다. 지난 백 일동안 하나님께서 지켜 주심을 감사드리고 형민이가 앞으로 하나님 품 안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입니다. 방문하신 많은 성도님들이 형민이의 앞 길을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예배가 마치고 난 뒤...저녁에...우린 형민이의 외할머니가 가지고 오신 축하 케잌에 초를 꽂고 불을 밝혔습니다.

방문객들에 대접하려고 만든 백일 떡과 귤, 딸기도 상 위에 올려두고 형민이를 숙모님이 새로 사 주신 보행기 위에 앉혔습니다. 아직 보행기에 앉으면 바닥에 발이 닿지도 않지만...형민이는 보행기가 마음에 드는지 이리 저리 고개만 돌리고 케잌에 불을 밝히고 있는 초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민동 식구들과 저희 부부는  함께 축하 노래도 부르고 기도도 드렸습니다. 나중에 형민이가 이 때 찍은 여러 사진들을 본다면....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형민이에게 축복했는지 알 수 있겠지요...

이렇게 백일을 보냈습니다. 사람이 만든 관습인 백일이지만....그것 때문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감사드릴 수 있다면...잘 만든 제도인 것 같습니다.

교회에 큰 귀여움을 받고 있는 형민이가 무럭무럭 자라서...아빠처럼 서부산교회 유치부에도 다니고(저도 서부산교회 유치부때부터 자라서 지금까지 서부산교회에서 섬기고 있지요....) 교회 안에서 성장해서....하나님이 쓰시는 작은 그릇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성탄절에 형민이가 유아 세례를 받았다고 이미 글을 올렸었는데...이제서야 사진을 보여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탄절 오전 예배 시간에 양승기 목사님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관련 글을 여기에)

유아세례를 받고...백일 감사 예배도 드리고....이렇게 아기가 맞는 여러 가지 일들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 드리다 보니...정말 우리 하나님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크신 분인지....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이렇게 세대는 이어지고...하나님의 백성은 태어납니다. 자라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과 규례를 자녀에게 가르치고..그 자녀는 자라서 하나님의 가정을 다시 이루고 새로운 거룩한 백성이 태어나고.....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올 때까지 하나님의 열심이 이 일을 계속 하실 것이니...장차 그 속에서 끊이지 않고 나타날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할 수록....그 기이한 일에 참 맘으로 찬송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