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판필로바 28인 공원 (8년 뒤 삼남매와 함께)

알마티 동산병원의 진단검사실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한국 JM 메디컬의 이종국 사장님이 알마티를 방문하신 기간동안 우리는 사장님과 함께 28인 공원을 방문했습니다. 알마티의 몇 개 안되는 볼거리 중 하나지요. 판필로바 28인 공원에 대해서는 벌써 9년 전에 홈페이지에 써 놓은 글이 있습니다. 자세하게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 판필로바 28인 공원   사연이 가득한 아름다운 공원  2003.1.23
  • 9년이 지나 삼남매가 훌쩍 자란 지금... 아이들과 함께 28인 공원을 향합니다. 주차시킬 만한 곳은 아무래도 인근 질료니 바자르 근처가 가장 적당하겠지요? 이날 오후는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간혹 뿌리는 늦가을 날씨였습니다.

    차 안에서 늦은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비가 안 오는 틈새를 타 공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형민이게도 사진기를 하나 주었더니... 28명의 용사들의 비문만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시은이는 보시다시피 목청이 보이도록 입을 벌리고 있구요.

    늦가을 공원 바닥에 떨어진 노란 단풍은 성은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나 봅니다. colorful 성은!

    이 아이들과 여기 판필로바 28인 공원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까마득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카자흐스탄으로 단기선교여행을 왔던 2008년에도 이곳을 들를 여유는 없었죠.

    28인 공원 한쪽 부조를 보며 모스크바를 끝까지 사수하라는 28인 부대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병사들의 함성이 들리는 것 같지요?

    구 소련권 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이렇게 1,2차 세계대전 전몰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꺼지지 않는 불꽃'을 쉽게 볼 수 있지요.

    맡에 가스 장치가 되어 있어 1년 12달 24시간 내내 불꽃이 올라온답니다.

    10월 말인데도 예쁜 꽃이 공원에 피었네요.

    28인 공원의 또 하나의 자랑인 젠코브 성당입니다. 오늘도 안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교회당 입구에 놓인 성수. 성수라고 적혀 있지만 주변 환경은 그리 성스럽지는 못해 보이네요.

    그러나 성화 앞에 놓인 촛불들은 깊은 경건심을 갖게 만듭니다.

    천장까지 이어지는 성화들과 채색된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광선은 이곳이 비잔틴 예술이 이어지고 있는 정교회당임을 밝히 보여줍니다.

    러시아 정교회 사원인지라 교회 벽면 전체가 아름다운 이콘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교회당 입구에서 이콘이나 성상 앞에 놓을 초나 작은 이콘들을 팔기도 합니다.

    젠코브 성당에서 가장 인기있는 2개의 이콘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사도 바울 성화입니다. 지금도 한 아가씨가  그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기도하고 있네요.

    또 하나는 십자가 앞의 마리아 상인데.. 언제 오더라도 이 앞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요.  

    못박혀 죽으신 하나님 어린 양

    성은이는 교회당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그림들이 신기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건 무슨 그림이지?

    그래도 1000년된 기독교, 러시아 교회의 역사성을 볼 수 있는 곳인지라 이곳에 들어올 때마다 장엄함과 진지함을 느끼게 됩니다.

    젠코브 성당은 정말 판필로바 28인 공원의 자랑입니다.

    젠코브 성당을 나선 우리는 공원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늦은 오후로 달리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광장 한 곳에서 비둘기 모이를 좀 샀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우리 아이들에게 한 봉지 더 선물로 사 주시기도 하셨는데 세상 어딜 가더라도 친절한 분들은 항상 있는 것 같습니다.

    부산 용두산공원,  포항선린병원 앞마당.. 한국 어디를 가더라도 비둘기들로 득실득실(^^)한데... 이곳 알마티까지 와서 굳이 비둘기 모이를 주고자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래서 아이들의 마음은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모든 것이 싫증나 버린 어른들의 것과는 확실히 다르죠.

    모이를 주는 아이들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그들이...

    광장 주변에는 이렇게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과 젊은이들로 가득차 있답니다.

    젠코브 성당이 보이는 28인 공원은 한때 철의 장막이었던 이곳에서도 아름다운 청춘의 얘기가 흘러가고 있음을 보게 합니다.   

    우리는 이 광장에서 배드민턴을 치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8천원 주고 산 배드민턴 채가 우리와 함께 알마티까지 날아왔지요.

    10년 전에는 6개월된 형민이를 데리고 이곳에 와서 살면서 이곳의 모든 것들을 낯선 눈으로 봐야 했었지만... 이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평범한 삶의 현장인 이곳에서 이렇게 살아갑니다. 201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