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 1: 에게해가 보이는 오렌지나라   5 일째: 셀주크(에베소 유적지가 있는 도시) 에서의 첫 날 

 비 오는 이스탄불을 빠져 나온 버스는 중간에 한 번 휴게소에서 정차한 것 외에는 10 시간 내내 계속 달렸습니다. 실내등도 꺼진 캄캄한 버스 안에는 모두가 깊이 잠들어 있었지만 버스는 남쪽으로 남쪽으로 계속 달렸고... 동이 터 올 무렵에는 또 다른 세상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햇살이 퍼지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창 밖 풍경은 나즈막한 언덕과 산, 그 아래에 넓게 펼쳐진 평야 그리고 다닥 다닥 붙어있는 집들로 이루어진 이국적인 소도시의 모습들이었습니다. 한국이나 까작스딴에서 지금껏 봐 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 독특한 풍경은 지금까지 책을 통해 상상해 왔던, 내가 기대하는 지중해 연안의 모습과도 너무도 닮아 있어, 마치 어느 그림책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낮은 구릉지대에 발달한 이 비옥한 평지에서는 지금도... 지난 3천년 동안 세계사 속에서 떨쳐 왔던 어떤 특별한 향취가 차창 안 쪽으로 풍겨 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옆에 앉은 선화는 이스탄불 같은 대도시에만 있다 보니 시골 같은 이곳 분위기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구요.

왼쪽 사진이 동이 터 올 무렵 창 밖을 촬영한 비디오 화면이고 오른쪽은 우리의 목적지인 셀주크에 들어가기 전에 들른 이즈미르(터어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성경의 서머나) 시외 버스 터미널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차창 밖에 펼쳐진 미지의 세계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 보며 우리 가족은 4월 8일 아침을 맞게 되었습니다.

산등성 사이로 햇볕이 환하게 내리쬐는 들판 사이를 달릴 때 우리는 버스에서 주는 뜨거운 차와 비스켓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시외 버스인데도 마치 항공기 기내 서비스처럼 이런 음식들을 제공받고 나니 한결 마음도 여유로와 지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국토의 넓이가 큰 데다 버스 교통이 발달되어 있다 보니 이런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있나 봅니다.

또 버스 안에서 특이한 것을 관찰했는데...차 안의 승무원이 스킨 로숀 같이 생긴 작은 병에 든 용액을 각 사람의 손에 부어 주며 돌아 다니는 모습입니다. 향수 같기도 하고..기름 같기도 한 저마다 얼굴과 손바닥에 바르는 걸 보니...아마도 이 나라 사람들의 전통 습관인 듯 보였습니다. 이슬람 교도들의 전통은 대부분 그들의 종교적 관습과 무관하지 않은데 정결함을 염두에 둔 습관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향기도 독특한 것 같았는데...승무원이 내게 다가 오자 그냥 "No, Thank you..." 하고 넘어 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한 번 발라볼 걸...하는 맘도 듭니다. 나중에 보니 이 버스 뿐 아니라 식당 같은 다른 공공 장소에서도 이런 용액(?)을 권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형민이는 아빠, 엄마의 무릎을 이부자리 삼아 푹 자고 일어났지만 우리 부부는 10시간 내내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계속 앉아있던 터라 뒷목도 당기고 온 몸에 피곤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푸르른 들판과 군데군데 서 있는 오래된 돌 기둥들을 보면서 성경에서 읽기만 하던 에베소에 왔다는 감격에 힘을 내어 창 밖 경치를 비디오와 사진기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셀주크(에베소의 현 지명)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한국의 어느 시골 터미널처럼 작았습니다. 이곳에서 묵을 호텔이나 이곳 투어 여행을 이스탄불의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고 왔지만 어떻게 호텔로 찾아 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호텔 이름은 '센카 ' 라는 단어 밖에는 알고 있는 게 없었거든요.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말자 우리 이름을 적힌 종이를 들고 기다리던 사람을 만나 호텔까지 안내를 받을 수 있었거든요. 호텔은 주택가 속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가는 길에 학교, 가정집, 문방구, 구멍가게들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 왼쪽이 바로 호텔 앞 거리의 모습이구요...오른쪽은 호텔 로비에서의 모습입니다.

밤 새도록 제대로 자지 못한 탓에 도시 모습을 눈에 담을 기력이 없었습니다. 어서 빨리 호텔로 들어가 잠을 푹 잤으면 하는 맘 뿐이었으니까요. 호텔에 들어선 시간은 아침 8시경, 주인 아저씨의 환영을 받고 우리는 먼저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에베소에서의 아침도 이스탄불에서와 마찬가지로 삶은 계란, 햄 몇 조각, 올리브 두 알, 토마토, 오이를 빵에 곁들여 먹는 식이었습니다. 왼쪽의 화면처럼 말랑말랑한 터어키 빵으로 식사를 한 뒤 객실로 올라가 여장을 풀었습니다. 호텔 방에서의 형민이의 모습도 보이네요.

예약된 방은 정리가 안 되었다고 해서 다른 방에서 잠시 쉬다 예약된 방으로 올라 온 우리는 샤워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버스에 올랐었거든요....그런데 이게 웬 걸....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카운터에 이야기를 했더니 10 분만 더 기다려 달라는 얘기만 하더군요. 하지만 10분을 기다린 뒤에도 여전히 찬 물만 나오고 있었습니다. 다시 카운터에 연락했고.... 20분만 더..., 5분만 더..., 또 5분만.... 이라는 대답만 들으며 답답하게 기다렸습니다. 결국 2시간이 넘게 기다려도 해결은 안 되었고.... 피곤에 지쳐 있었음에도 당장 샤워를 할 수 없다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 주변을 둘러 보고 점심 식사를 하고 들어 오기로 했습니다.

에베소는 아무도 살지 않는 유적지로서만 존재합니다. BC 8세기 이후 지진과 말라리아, 이슬람 교도들의 침입으로 인해 폐허로 변해 버린 에베소에는 더 이상 사람들이 들어가 살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옛 도시 에베소에서 좀 떨어진 곳에 '셀주크' 라는 현대식 마을이 들어서게 되었고 우리는 지금 바로 그 마을로 들어 와 있는 것입니다. 에베소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셀주크로 와야 하기 때문이지요.

셀주크(에베소)의 기후는 이스탄불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중해성 기후....기억 나세요? 겨울에는 온난한 우기를 맞고 여름에는 고온의 맑은 날씨가 계속되는 건기가 특징적인 기후....여름에는 건조한 고온에 잘 견디는 오렌지, 레몬, 포도, 무화과 등의 수목 농업이, 겨울철에는 밀, 보리를 중심으로 하는 곡물 농업이 성한 곳이 바로 이곳 지중해변의 특징이지요.

우리가 갔던 4월의 기후는 낮기온이 30도 까지 오르는 더운 날씨였고 밤에는 쌀쌀해지는 일교차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로 골라 다니며 셀주크 라는 소도시를 구경했습니다. 동네... 한국의 어느 동네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지붕마다 태양열 난방을 위한 집열판들이 세워져 있다는 것인데...여름에 비가 안 오고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점을 생각한다면 태양열 난방은 이 지역 최고의 선택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아래 사진 왼쪽에 보시면 건물에 태양열 난방을 위한 집열판이 세워진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쨋든 늘 비가 오거나 흐린 이스탄불의 날씨만 대하고 있다 이렇게 맑은 하늘의 지중해변에 오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형민이와 함꼐 20분쯤 천천히 길을 따라 가니 조그만 시장이 나왔습니다. 식당, 빵집, 금방 등이 모여있는 작은 곳이었는데 조그만 이슬람 사원(위 오른쪽 사진이 시장의 모습입니다.) 도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그걸 보니 기분이 이상해 지더군요. 우리는 사도들이 활동했던 에베소 유적을 보기 위해 이곳까지 왔는데 이곳에는 마을마다 모스크가 서 있으니까요....터어키 여행 내내 그런 기분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조그만 분수를 끼고 있는 식당에 앉아 차와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에베소의 그 엄청난 유적을 생각한다면 셀주크 시장과 중심부는 너무 작고 허름한 동네 같았습니다. 드문드문 우리와 같은 여행객들이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촌스럽다는 느낌을 떨치기 힘든 곳이었지요.

식사 후...다시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호텔로 들어와 그제서야 들어오는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 뒤... 모두 곯아 떨어졌지요.

늦은 오후에도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에베소 유적지를 돌아보는 투어는 내일로 예약되어 있는지라...에베소와 셀주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경험을 얻기 위해 큰 도로를 따라 점심 때 가 본 시장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 보았습니다. 그 곳에서는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와 현식 건물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셀주크의 중심 도로인 것 같더군요.

'인포메이션 센터' 가 눈에 들어왔고 우리는 반가운 마음에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사실 너무 더웠기 때문에 센터의 에어컨 바람이 더 반갑기도 했구요.

유적지를 소개한 좋은 지도를 구한 뒤 바로 앞에 쭉 늘어서 있는 기념품 가게들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여행객들이 많이 붐비고 있었는데 주로 팔고 있는 것들은 아르테미스 여신상, 에베소 원형 극장 모형, 카펫(터키의 주요한 관광 상품이지요), 기념 티셔츠 등이었습니다.

기념품 가게를 돌아보고 우리는 벤취에 않아 가방에 들어있던 오렌지를 까 먹었습니다. 여기서도 형민이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나가던 터키 청년 두 명은 조그마한 동양 아이가 신기했던 지 기념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지요...

셀주크 거리를 활보하면서 놀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오렌지 나무 때문이었습니다.

사실...한국에서나 까작스딴에서나... 오렌지는 그저 먼 나라에서 수입해 오는 과일이라는 사실 외에는 특별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이곳에 와 보니 정말 온 천지에 오렌지 나무가 널려 있었습니다.

오렌지가 나무에 열린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탐스런 오렌지가 주렁 주렁 달린 푸른 나무들이 도로를 따라 가로수처럼 촘촘히 심겨져 있는 것을 보니...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우리는 여행 중에 간식을 자주 먹었습니다. 형민이가 한국의 빼빼로 과자 같은 것을 자꾸 사 달라는 바람에 스낵류도 가까이 했지만 저녁에 숙소로 들어올 때는 어김없이 오렌지, 오이, 토마토 등을 잔뜩 사서 들어 오곤 했습니다.

건조한 이곳 기후에서는 오렌지와 오이가 우리 입맛에 맞기도 해서지만...무엇보다 그 신선함이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떤 오렌지나 오이에 비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오렌지의 가격도 아주 싸서 1Kg에 우리 돈으로 500원 정도였기에 소아시아 7대 교회가 있는 지중해 연안을 여행하는 내내 이런 과일들을 늘 가방에 가득 넣고 다녔습니다. 어떨 때는 오렌지를 너무 많이 사는 바람에 그 날 다 먹지 못하고 이틀 정도 가방에 방치되기도 했는데...그럴 때마다 놀라운 현상을 목격하곤 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바로 ....오렌지가 썩어 버리더군요.

오렌지 썩는 거 보신 적 있으세요? 물론 지금까지 오렌지를 사 먹을 때 마다 '그 먼 곳에서 배를 타고 운송해 오려면 특별한 처리를 하거나 방부제를 사용했을 거야...' 라고 생각해 오긴 했었지만... 이렇게 오렌지가 이틀 만에 썩는 것을 보고 나니 우리가 그 동안 먹었던 오렌지는 자연 그대로의 오렌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로수로 심겨질 정도로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지중해변의 오렌지는 산 지 이틀만 지나더라도 이내 썩어 버리는 자연 그대로의 싱싱한 오렌지였습니다. (물론 우리에게 팔리기 전, 얼마나 오랫동안 그 가게에 진열되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입고 있던 겉옷을 다 벗어 버리고 지중해의 태양빛을 받으며 오렌지 나무를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웃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습니다.

다시 우린...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지요. 너무 뜨거운 날씨 탓에 오랫동안 밖에 있는게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형민이가 계속 까까(터키에 와서 쓰기 시작한 단어)를 찾는 바람에 작은 구멍 가게에서 들러 비스켓 몇 개를 샀는데... 이 때 기분 나쁜 일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우리가 산 과자는 모두 합해 대략 650만 리라(우리 돈 650원 정도) 정도의 가격이었습니다. 백만 리라 짜리를 주면 좋겠지만 수중에 잔 돈이 없어 2천만 리라 짜리 지폐를 건네 주었습니다.(터어키 화폐 단위 정말 크지요?) 그런데...우리 돈을 받아 든 가게 주인은 잔돈으로 백만 리라(천원 정도) 짜리 한 장과 동전 몇 개만 거슬러 내 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받았다가 자세히 보니 잔액이 턱없이 부족한 것입니다. 계산이 틀렸다고 이야기했더니...아니...자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몇 차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우리는 큰 소리를 내게 되었지요. 그 사람이 결국 미안하다면서 돈을 내 주며 해결을 보긴 했지만...외국인인 우리를 속이려 했다는 사실에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사실 터어키 화폐 단위는 하도 고액이다 보니 외국인에게는 이런 속임수를 쓸 가능성이 다분히 있습니다. 그 가게 주인이 착각했다고 생각하려 해도 터어키 지폐에는 2백만 리라(2천원 정도) 짜리 지폐가 아예 없기 때문에 우리가 건네 준 2천만 리라 짜리 지폐를 2백만 리라 짜리라고 오인했다고 볼 수도 없는 어이없는 사건이죠. 어쨋든 터어키에 가실 때는 화폐 단위를 열심히 확인하셔야 한다는 거...꼭 명심하세요.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서 학교에서 이제 막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우리가 신기한 듯 "Hello.." 하면서 인사를 건넸고 우리도 까만 교복을 입은 터어키 아이들이 하도 예뻐서 활짝 웃기에 바빴습니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리는 가만히 못 있거든요...)

며칠 동안 기름에 볶은 밥이나 케밥 만을 주로 먹었던 우리는 매콤하고 얼큰한 한국 음식 생각이 간절해 졌습니다. 이스탄불에서는 한국 식당이 네 군데나 있어서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마다 비싸지만 먹을 수 있긴 했는데.....이곳에서 한국 식당을 찾을 순 없는 일이었지요. 형민이를 생각해서라도 저녁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아무리 메뉴를 생각해도 별로 먹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힘을 내서 호텔을 나섰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면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쌀쌀한 기온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점심을 먹었던 작은 시장으로 다시 들어 서서 뭘 먹을 지 결정을 못한 채 서성이다가 마치 한국의 중국집을 떠올리게 하는 허름한 피자 가게로 들어 갔습니다. 피자 가게라고 하지만 한국의 '피자 헛' 처럼 세련된 매장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중국집 같은 분위기에 식탁이 여기 저기 놓여 있는 곳이었습니다. 메뉴 판을 보고 야채 피자, 쇠고기 피자.... 등을 시켜 봤는데...아니 글세...이게 대성공이었습니다. 가격도 우리돈으로 1800원, 2000원 정도밖에 안 하는 아주 저렴한 피자였음에도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먹었던 피자 중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였습니다. 특히 야채 피자는 그리 크지 않은 타원형에 야채만 올려진 피자였는데 얼마나 맛있던지....지쳐있던 우리는 다시 힘이 나면서 이 촌스러운 동네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서 오렌지와 딸기를 샀고...수퍼마켓에 들러서는 생수와 형민이에게 줄 햄 한 줄을 샀습니다.

에베소에서의 첫날.... 오렌지 나무 가로수에 아이들 마냥 즐거워 했던 하루였습니다.

선화가 셀주크 거리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상 앞에 서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옛날 에베소에 살던 사람들이 숭배하던 신인데 성경에서도 '아데미 여신' 으로 이름이 나옵니다. 사도 바울과 초기 기독교 신자들은 아데미 여신을 섬기던 에베소에서 많은 핍박을 받았었지요.

에베소는 여성의 도시였고 아데미 신은 유방이 24개 달린 풍요의 여신이었다고 합니다. 머리에는 바벨론을 상징하는 성이 있고 몸에는 사자, 호랑이, 사슴 등의 다양한 짐승들이 부조로 새겨져 있지요. 우리는 내일 세계 7개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을 방문하기도 할 예정입니다. 물론...사도들로 인해 온 에베소가 떠들썩하게 되었던 소위 '은장색 소동'의 역사적 현장인  에베소 원형 극장도 직접 방문하게 됩니다.

셀주크에 도착한 첫 날...다음 날부터 펼쳐질 에베소의 유적지 탐방에 대한 부푼 기대로 잠을 설치며 첫 날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에베소 유적지 얘기...기대해 주세요.   20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