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랴치니 진료 활동 - 2013 선린병원 단기팀과 함께 1

2013년 10월 10일부터 17일까지 포항선린병원 단기팀이 카자흐스탄 알마티 일대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이곳 분들을 섬기고 돌아갔습니다. 선린병원은 제가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나오기 전까지 근무했던 포항 지역의 종합병원입니다. 2006년 3월부터 2010년 6월까지 4년 3개월동안 몸담고 있었던 직장이자 저를 파송한 병원 중 하나이기에 무척 의미있는 방문이었지요. 이번에 알마티를 찾은 선린병원 단기팀원들 모두 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분들이었고 그분들 역시 제게도 낯선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지도에서 보이는 북쪽의 큰 호수는 일리강을 막은 수력발전소 덕분에 생긴 '깝차가이' 호수입니다. 자랴치니는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요. 이번에 우리가 갈 곳은 자랴치니 지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기껏해야 100호 정도 되는 작은 마을인데 이곳에서 최근 우리 모임이 새로운 사업 '양계장'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마을 한 쪽 끝에 위치한 낡은 건물, 방 2칸에 난방 시설도 없는 이곳이 진료 장소입니다. 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우리는 이곳에서 이웃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고 진료 기관도 없기에 한국에서 의사가 온다는 소식은 이들에게도 큰 기쁨이었지요.   

카자흐 초원이 그렇듯이 이곳도 끝없이 이어지는 벌판의 연속입니다. '누가 이곳에 살고 있을까...' 싶어도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삽니다.  

진료팀이 온다는 소식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지요.

낡은 건물에 그다지 깔끔한 환경은 아니지만  진료팀은 복도에 약품을 내려 놓고 진료실을 꾸며 방문자들을 맞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고 의사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 분들의 상황을 감안해서 복합 비타민제, 기생충약, 파스 및 연고류 등도 조금씩 나눠 드렸습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소아마비 환자처럼 구체적인 약물 치료나 처치가 마땅치 않은 분들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중앙 아시아에서는 재활치료의 개념이 아주 낮은 수준입니다. 물론 '마사지' 라는 단어를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이를 시행하는 의료인도 있지만 서구 의학에서 말하는 작업치료, 물리치료, 언어치료의 개념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기에 '어릴 때부터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했으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 라고 생각되는 소아마비 아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서구사역자 중에서는 재활치료사 자격을 갖춘 분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는데 카자흐스탄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기 어렵기에 보조기 등을 파는 비즈니스를 통해 재활 치료를 소개하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 소년을 위해서도 팀원이 함께 기도하며 그 분께 맡겨드립니다. 사실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속에 놓여 있지요.

몇 달전부터 이 지역에서 새로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이곳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행복해 보이는 이 모자 뒤로 양계장이 보이시죠?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양을 치기도 하고 도시에 나가 일하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찾아오는 한국 사람의 존재는 좀처럼 찾아오기 힘든 특별한 사건이지요. 이건... 한국에서 찾아온 우리 단기팀원들에게도 마찬가지구요.

알마티에서 이곳 자랴치니까지 오는데 1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한 낮에 진행된 진료에 대략 30 여명 남짓이 다녀간 것 같습니다. 하나같이 너무 고마워하고 반가워하고 미안할 정도로 챙겨 주셨습니다. 이들에게 고마운 손님으로 찾아온 셈이지요.

진료를 받은 사람들 중 한 가족이 우리 진료팀을 집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해서 그 집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30년 넘은 아우디 차를 타고 온 마을 아저씨를 따라 모두가 도로 건너편으로 식사하러 갔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제법 잘 사는 집인 듯 합니다. 마당에는 돼지, 닭, 오리 등 가축도 기르고 있고 집도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습니다.

아저씨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고 우리가 새로 시작하는 양계장 사업에 대해서도 여러가지로 물어 왔습니다.

모두가 식탁에 앉아 하나남께 은혜를 구했습니다. "이 가정이 진정한 복을 누리게 해 주세요." 단기 팀원들로서는 카작 현지인 가정을 방문하고 요리도 맛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진 셈입니다.

우리를 초청한 이 아저씨는 슬하에 3남매를 두고 있습니다. 막내는 열심히 우리를 섬겨 주는 마음씨 착한 소녀였습니다.

우리가 방문한 이 가정은 새로 시작된 모임 장소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가 향후 그 지역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향후 기대가 많이 됩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분이 일하시도록 그 분의 말씀에 응답하고 순종하는 일 뿐입니다.

선린병원 단기팀은 자랴치니에서 이틀간 섬겼습니다. 첫 날은 진료 활동이고 둘쨋 날은 양계장을 위한 노동 활동입니다. 지금 우리가 시작한 양계 사업은 향후 모임의 자립과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알마티로 돌아오는 길에서 본 10월 중순 알마티 과일들입니다.

이번 선린병원 팀은 평소에 제가 의료적 측면에서 접근하기 힘들었던 자랴치니 지역으로 첫 발을 내딛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다음 날 있었던 양계장을 위한 겨울 먹이 창고를 짓는 일이나 다음 주 동산병원에서 있을 현지인 사역자 건강검진 등도 이들이 왔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선린병원을 떠나 지구의 또 다른 곳에서 일한 지 3년... 선린병원 팀과 함께 할 수 있어 무척 힘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2013.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