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 제 2 입원병원을 통해 본 카자흐스탄 보건의료

아스타나에 와 있는 동안 아스타나 제 2 종합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가을 계명대 동산의료원 성형외과 수술팀이 이곳을 방문하여 10여건의 성형 수술을 시행한 바가 있기에 대구시 및 동산병원 관계자와 함께 자연스럽게 병원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알마티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입구에서 새로 건설된 제 2 종합병원을 볼 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병원이나 학교에 숫자를 붙여 표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열이나 순위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고 단지 분류의 편의를 위해 숫자를 붙여 놓았을 뿐입니다.

구 소비에트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지금까지 기본적으로 모든 국민에 무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공짜'가 늘 그렇듯이 긴 대기시간과 열악한 의료장비, 기술 및 인적 자원의 부족으로, 의료 기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고 양질의 전문의 진료도 받기 어려웠습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전체 의료기관의 80% 정도가 이런 국공립 의료기관들이고 나머지 20%가 사립 의료기관입니다. 사립 의료기관 중 일부 기관들은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 대폭적인 투자와 진료 편의성을 내세워 조금씩 중산층의 호응도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일부 부유층은 아예 스위스, 이스라엘, 독일, 터키 등으로 해외 진료를 위해 떠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재까지 이스라엘을 최고의 의료서비스 제공 국가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병원 수는 입원 병원이 1,054개, 외래/임상치료 병원이 3,720개, 응급센터가 274개입니다. 병상 수는 12만 개, 의사/간호사 수는 각각 5만 5천 명/12만 6천명 수준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도시로의 의료기관 집중 현상이 심각해서 1차 진료의 경우 지방 의료인의 수가 도시의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아스타나 2 입원 병원 입구

분리 독립 직후 카자흐스탄은 보건,의료 쪽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습니다. 독립 후 거의 10여년 동안은 구 소련 체제 그대로 병원들은 유지하기 급급했고 의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병원 종사자들은 일반 급여 수준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근근히 버텨 왔습니다. 그러다 점점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가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졌고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물론 2013년 현재까지도 카자흐스탄의 의료 수준은 낙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CT, MRI 같은 장비 수준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의 지식, 경험, 임상 수준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직 우리 나라보다 몇 십년 뒤쳐지는 임상 수준을 가지고 있고 수 많은 카작 국민이 진료를 위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 정부 차원에서 보건 개선을 위해 시행된 국책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그램명

기   간

목   표

USAID in Kazakhstan

1992년부터

카자흐스탄의 건강증진

Family Medicine Training

1996년부터

가정의사, 소아과의사, 인턴들에게 병원치료교육을 실시

Arterial Hypertension Awareness Campaign

2004

고혈압 예방과 치료방법에 대하여 21개의 교육 워크숍 개최

Arterial Hypertensio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training

2005

임상적으로 지속적 품질 개선 및 AH교육훈련 제공

A hundred medical facilities

2008

3년 내에 100개 이상의 보건의료시설을 신축

Program of reforming and development of public health

2009

2010년까지 공공 보건지출을 GDP의  4%수준으로 확대하고 보건산업시장 활성화

the Health Sector Technology Transfer

2009

의료시스템의 구조조정

Ministry of Health's Strategic Plan

2009~2011

의료시스템의 보다 효과적인 관리

Healthcare Development Program

2011~2015

국민건강 증진 및 경쟁력 있는 의료시스템 구축

여기서 특히 1996년부터 카자흐스탄에서 시행된 국가 프로그램인 "Family Medicine Training" 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 많은 북미 의사들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현지 의사들이 서구식 의료와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으니까요. 지금도 제가 알마티에서 만나고 있는 카자흐스탄 현지 의사 한 사람은 바로 그 당시 "Family Medicine Training" 프로그램에서 영어/러시아 통역을 맡았던 현지인 의대생이었고 이윽고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가정의학과  수련을 마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USAID에서 지원했던 Family Medicine Training 사업은 카자흐스탄 뿐 아니라 중앙 아시아의 다른 나라,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에서도 실시가 되었는데 오늘까지도 꽤 많은 북미 출신의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이를 계기로 중앙 아시아 사역자로 섬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쨋든 "Familiy Medicine Training" 은 카자흐스탄 국가 프로젝트였지만 카자흐스탄 의료ㅅㄱ 의 문을 활짝 열어 준 계기가 된 셈입니다.  

2 종합병원 입구에서 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들을 확인 할 수 있는 현황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어떤 진료과가 개설되어 있을까?' 궁금한 맘으로 표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병원장: 장투르가놉 막삿 아스케로비치, 2명의 부원장, 1명의 수간호사

안과 미세수술과, 일반외과, 재활의학과, 소화기내시경과, 부인과, 화농(곪은 상처 담당, 고인노이 히루르기야)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심장내과, 심장외과, 중재적 심장시술과, 류마티스과, 일반내과(쩨라뻬쁘트), 신경과, 흉부내과, 의료 통계 및 마케팅과, 진단검사의학과, 수혈과

감염성 병변을 전담하는 '고인노이 히루르기야' 빼고는 대부분 한국에서도 개설되어 있는 진료 과목입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의 의료 지식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기반으로 습득, 교류되어지기에,  현재처럼  영어를 기반으로 해서 전 세계가 의료 저널과 교과서, 전문 웹사이트를 교류하는 시대에는 이들만이 동떨어진 섬처럼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2종합 병원 현관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외견상 깔끔하게 보이는 현대식 공간이 눈에 띕니다.

카자흐스탄 나자라브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병원 현대화 및 국가보건의료발전 프로그램을 통해 강력한 보건의료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 아마 이 '아스타나 2 병원' 의 경우에도 국가 재정이 많이 투입된 듯 해 보입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된 보건의료제도개혁 정부 프로그램 예산은 2조 5천 6백억원 정도였습니다. 이 사업에는 ① 단계적인 보건분야정부예산 증가(2010년까지 GDP의 4%달성), ② 단일보건제도정보시스템개발, ③ 병원·클리닉·연구소 설립 및 최신장비 도입, 의학발전, ④ 경쟁력있는 의약품 및 의료장비의 국내생산 증가, ⑤ 민간기업의 보건분야 투자가치/매력도 향상, ⑤ 의료인력교육 및 재교육 이 포함되어 있었죠. 이 기간동안 국공립 병원마다 각종 장비를 도입하고 타국가로부터 무상 제공받기도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2004년 비교 2010년 출생률 25% 상승, 일반 사망률 11% 감소, 출산 사망률 1.5배 감소, 유아 사망률 15% 감소, 암 사망률 18% 감소, 외상 사망률 26% 감소의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의료 서비스 향상 정도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기에 카작 대통령은 2007년 <신세계 신 카자흐스탄> 대국민 연두교서에서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3년내 100개 병원건설’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하라고 지시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원래 이름은 ‘100대 학교, 100개 병원 건설 프로그램' 으로 원래 총 103 개의 병원을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2012년 6월 기준 단 60 개 의료기관 만이 완공되었습니다. 22개의 병원, 5개의 결핵 센터, 8개의 혈액센터, 2 개의 주산기 센터, 23개의 외래진료소가 이 기간 동안 건설되었으며 모두 153,5 billion tenge(1,030백만달러) 의 비용이 소요되었습니다. 오는 2014년까지 23개의 의료 기관이 더 건설될 예정이며 2017년에 이 프로그램은 완료된다 합니다.    

제 전공이 소화기내과 쪽이다 보니 병원의 소화기내과는 어떻나 궁금했습니다. 이 곳에는 '소화기내과' 대신 '소화기내시경과' 가 개설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소화기계 질환 진료는 '일반내과(쩨라뻬쁘트)' 쪽에서 주로 담당하고 내시경 쪽만 맡고 있나 봅니다. 병원 입구에 있는 병원 홍보판에는 ERCP를 하고 있는 소화기내시경의 활동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위 사진)

다른 한 쪽 벽에는 병원 병상 현황이 나와 있었습니다. 총 378병상(수술실 9개, 재활치료실 별도) 인데 일반내과 25병상, 흉부내과 40병상, 신경과 25병상, 심장내과 25병상, 중재적 심장수술과 40병상, 수술실에 9개 수술방, ICU(마취 및 소생,집중치료실) 18병상, 외과 50병상, 흉부외과 15병상, 심장외과 25병상, 이비인후과 20병상, 안과미세수술과 30병상, 부인과 40병상, 비뇨기과 25병상, 재활치료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심장 혈관 성형술 모습입니다.  (아스타나 2 병원에서는 '중재적 심장 시술과' 가 따로 있었습니다. )

카자흐스탄도 암, 순환기 질환 사망률이 높은 나라입니다. 질환도 전반적으로 우리 나라와 비슷한 질환 분포를 보이고 있지요.    

구   분

OECD

한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순환계질환 (인구 만 명당)

11

14

83

53

암 (인구 만 명당)

16

15

20

12

영아사망률 (인구 만 명당)

4.9

4.1

8.5

18.3

평균 남성수명(세)

75.8

75.4

60

61

 

카자흐스탄은 현재 정부 예산 3조 6천억원을 들여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건강한 카자흐스탄> 이라는 국가의료보건발전 프로그램 (살라맛 카자흐스탄, Salamatty Kazakhstan)을 시행 중입니다. ① 국민건강을 위한 부처간 협력강화, ② 위생 및 전염병 분야개선, ③ 예방·검진·진단·치료·재활 프로그램 강화, ④ 국가 단일 보건의료제도의 관리 및 재정 개선, ⑤ 의학·약학 교육제도 개선 및 혁신기술개발·도입, ⑤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제고 및 의약품 질 향상이 목표입니다.

아래는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보건의료 개선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정리한 것입니다.

프로그램 명

주요 내용

2005∼2010 보건의료제도 개혁 정부프로그램

(예산 : 2조 5,600억원)

① 단계적인 보건분야정부예산 증가(2010년까지 GDP의 4%달성), ② 단일보건제도정보시스템개발, ③ 병원·클리닉·연구소 설립 및 최신장비 도입, 의학발전, ④ 경쟁력있는 의약품 및 의료장비의 국내생산 증가, ⑤ 민간기업의 보건분야 투자가치/매력도 향상, ⑤ 의료인력교육 및 재교육

2007∼2010 

‘100대 학교 100개 병원건설 프로그램’

(예산 : 3,765억원)

카작 대통령은 2007년 <신세계 신 카자흐스탄> 대국민 연두교서에서 민관협력을 기반으로 ‘3년내 100개 병원건설’ 프로그램 개발 지시  ① 46개 병원, ② 36개 외래진료 종합병원, ③ 9개 혈액센터, ④ 4개 결핵센터, ⑤ 3개 산부인과 건설

2011∼2015

 <건강한 카자흐스탄> 국가보건의료발전 프로그램

(예산 : 3조 6,000억원)

① 국민건강을 위한 부처간 협력강화, ② 위생 및 전염병 분야개선, ③ 예방·검진·진단·치료·재활 프로그램 강화, ④ 국가 단일 보건의료제도의 관리 및 재정 개선, ⑤ 의학·약학 교육제도 개선 및 혁신기술개발·도입, ⑤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 제고 및 의약품 질 향상

아스타나 2 병원의 막사트 병원장과 만나서 지금까지 대구 동산의료원과의 교류 내용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병원 이곳 저곳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소화기내시경실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내시경실 입구입니다.

깔끔한 복도에다 검사실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이분이 이 병원의 내시경 책임자입니다. 내시경 의사는 이 분이고 이 분에게서 훈련 받고 있는 젊은 의사 2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시경 장비는 올림푸스 160 장비였습니다.

내시경 세척기 모습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세척기를 갖추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있는 내시경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소화기내시경 의사라고 소개하고 이것 저것을 물어보고 의견도 들었습니다. ERCP 에 사용되는 C-arm 은 우리나라 대학병원 수준의 장비였습니다.

아스타나 2병원 내시경 실에서.

내시경실을 둘러본 뒤에는 CT, MRI 기계와 심장초음파 기계를 훑어 보았습니다.

훌륭한 MRI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고 영상 진단과는 심초음파실의 수준은 좋아 보였습니다. 총체적인 의료 수준을 강화하려는 카자흐스탄 정부와 의료 관계자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대구시 관계자, 대구동산의료원 관계자와 함께 아스타나 2병원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셨지만 저는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아스타나 2병원을 방문한 것은 최근 카자흐스탄 의료계 상층부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201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