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 동산병원을 처음 보았을 때

 카자흐스탄은 우리나라의 27배에 해당하는 세계 9위의 면적이지만 인구는 1600만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1인당 GDP는 8,300 달러 정도, 고려인도 10만명이나 살고 있어 한국과는 정서적으로 무척 가까운 곳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알마티는 1997년 아스타나로 수도가 옮겨지기 전까지 카자흐스탄 공화국의 수도였습니다.

알마티 위치를 보면 수도를 옮긴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아스타나는 카자흐스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반해 알마티는 남쪽 국경선에 접하고 있어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천도가 필요했을 듯 합니다. 수도가 아스타나로 옮겨지고 난 뒤에도 알마티는 여전히 인구 140만 가량의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를 유지하면서 "경제 수도' 혹은 '남부 수도' 라고 불리며 그 위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한국 교민도 약 2천여명 살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의 지형적 특성상 알마티(140만), 아스타나(60만) 외에는 특별한 대도시가 발달하지 않고 있어 교민 역시 알마티에 많이 몰려 있는 편입니다.

알마티에 들어온지 2주 남짓... 이제 방향 감각도 생기고 우리 위치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실 알마티는 그리 넓은 도시는 아닙니다. 인구도 많아봤자 150 만 정도...포항의 3배 정도입니다.  알마티는 6개의 구(區)로 나뉘어 있는데 알마찐스키 구(Алмалинский)  19,0 km², 아우에좁스키 구(Ауэзовский) 77,2 km², 보스탄딘스키 구(Бостандыкский) 27,3 km², 제틔수이스끼 구(Жетысуйский) 51,0 km², 메데우스키 구(Медеуский) 83,8 km², 뚜륵십스끼 구(Турксибский) 66,5 km²를 다 합쳐서 약 324.8 km² 의 면적입니다. 딱 서울의 1/2 에 해당하는 면적이죠. (서울 면적 605  km², 부산 면적 765.94 km², 양산 면적 484.43 km², 포항 면적 1,127 km²)

구글 어쓰로 대략 알마티를 스캔했을 때, 지금 보이는 노란선이 알마티의 주요 도로입니다. 보이는 위성 사진 바깥쪽은 산이나 초원으로 둘러싸여 있기에 지금 보시는 부분이 알마티 전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사진을 통해 우리집, 알마티 동산병원, 아이들 학교의 위치를 대략 파악하실 수 있는데.. 알마티 동산병원은 알마티 시 북동쪽 끝, 현 우리집은 알마티 시 남서쪽 끝, 아이들 학교는 아예 알마티 시(市) 서쪽 경계 밖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마티는 교통 지옥으로 유명합니다. 러쉬 아워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하루 종일 알마티 도심은 늘 막힙니다. 현재 우리 집에서 알마티 동산병원까지 차를 타고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린 답니다. 인구 수보다 자동차 대수가 많은지는 이미 오래... 좁은 도로율로 인해 10년 전부터 지하철을 건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완공은 아직도 멀었고... 오래된 차량과 배기 가스에 대한 규제가 약해 도심의 공기는 늘 매연으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알마티 동산병원에 처음 갔었던 날을 스케치할까 합니다. 알마티에 도착하고 5일 뒤, 알마티 동산병원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 곳 때문에 제가 이곳에 왔으니까요.

알마티 동산병원은 라임베카 57번지.  알마티 도시 중심에서는 북동쪽으로 빗겨난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리집에서는 사이나--> 라임베카로 이어지는 도시 와곽을 따라 알마티 동쪽 끝까지 가야 합니다. 라임베카 길은 이렇게 늘 막힙니다. (택시 안에서 찍은 사진)

 

 택시 기사에게 '라임베카-장기지나' 라고 얘기했기에 바로 이 교차로에 내렸습니다. 병원이 이 근처에 있음을 알고 있지만 정확한 위치가 잘 기억나지 않아 그냥 라임베카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그 때! 왼쪽 길 건너편 하얀 2층 건물에 "동산" 이라고 적혀 있는 글씨를 발견했습니다. '아..여기가 동산병원이구나' 작년 3월에 왔을 때는 보수 공사를 하기 전인지라 지금은 훨씬 깨끗하고 아담한 모습이었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병원 주변에 울타리가 있었는데 울타리가 없어졌습니다.

 건물 앞에서 보도 블록으로 땅을 고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병원 앞에 옆으로 누워 있는 가로수가 인상적이죠?^^

 우측에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작년 3월 똑같은 위치에서 병원을 봤을 때 모습인데 확실히 다르죠? 선린병원 선생님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었는데... 그 당시는 이렇게 울타리가 쳐져 있었습니다.

 

 작년에 보지 못했던 표지물이 하나 보였습니다.  태극기와 카작 국기가 나란히 보이고 '알마티 동산병원' 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생겼습니다. 이곳이 바로 제가 일할 장소입니다.

 벽에는 러시아어와 카작어로 의료 기관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현관 입구입니다.

 작년(2010년) 3월, 현관 모습은 아주 딴판이었죠. 그럼... 이제 병원 안을 구경할까요? 위는 작년, 수리 전 모습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복도가 나오고 왼쪽편에 접수처가 보입니다. 접수처 앞에 보이는 오렌지색 의자는...이곳 카자흐스탄 분위기에서는 파격적인 변화죠.

이렇게 열린 문으로 들어와 접수할 수 있는데...

 접수 공간은 아주 넓어 보입니다.

 작년 3월의 접수 공간은 지금과 사뭇 다릅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벽에 작은 창구 하나 내었을 뿐입니다. 대기 의자도 교회에서 사용하는 긴 의자를 갖다 놓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렌지색 의자죠.

 접수실 맞은 편에는 이런 공간도 있는데 앞으로 임상병리실로 사용될 공간입니다. 오는 29일 임상병리 장비를 셋업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기술자가 도착합니다. 그리고 9월 말경 혈액 및 생화학 검사 장비가 이곳에 설치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1층에는 2개의 작은 방과 넓은 식당, 화장실이 있습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가 볼까요.

 2층에 올라서면 앞 쪽에 두 개의 방 입구가 좌우로 보입니다. 왼쪽은 현재 김 나제즈다 이오세포브나(원장) 가 사용하는 진료실이고 오른쪽은 비어 있는 제 진료실입니다.

앞으로 보이는 2개의 방 외에도 왼쪽으로는 위 사진과 같은 복도가 보이는데 이곳은 왼쪽의 주사실, 끝쪽의 방 2개가 치과 진료실입니다. 치과는 알마티 동산병원에서 외부에 임대로 준 공간입니다.

 우측으로도 복도가 보이고 2개의 방 입구가 보입니다. 이 2개의 방은 실제로 하나로 트여 있는데 아주 넓은 공간입니다.

 대략 이 정도의 공간이죠. 2층에는 현재 이 정도 규모의 빈 공간이 두 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김 나자 원장 진료실 맡은 편 빈 방이고 나머지 하나는 우측 복도를 따라 나 있는 방입니다. 둘 중 하나를 제 진료실로 사용하고 나머지 하나는 내시경실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현재 동산병원에 근무하는 인원은 모두 7명입니다. 의사 1명, 간호사 1명, 회계사 1명, 경비원 3명, 청소담당 1명이지요. 의사는 현지인 의사 김 나자 원장으로 알마티 동산병원 초기부터 함께 해 온 분입니다. 앞으로 이분들과 새로운 병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데.. 차차 조금씩 진행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앞으로 제가 처리해야 할 당면 과제는 9월 말, 한국에서 운송되어 오는 임상병리장비를 이곳에 설치하고 10월 중에 오는 신형 초음파 장비를 가동시키고 10월 말, 대구시와 대구 동산의료원 단기팀 방문에 맞춰 있을, 알마티 동산병원 재개원식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물론 이것 말고도 이곳에서의 합법적인 진료를 위해 의료 면허, 허가 등에 관한 서류 작업을 병행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진료 시작 후보다는 지금 할 일이 더 많습니다. 새로 개원하는 병원에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 시켜야 하고 기존 직원들과 좋은 팀웍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앞으로 알마티 동산병원 얘기를 많이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알마티 동산병원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만 소개하지만 앞으로는 이곳에서의 크고 작은 고민을 하나 둘씩 나누게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다 그대로 드러내기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따르겠지만 최대한 이곳의 어려움도 나눠 볼까 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큰 과제는 현 직원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입니다. 기도하며 성급하지 않게 지혜롭게 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우여 곡절 끝에 알마티에 도착하고 알마티 동산병원에 올 수 있었습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하지만... 처음 병원에 갔을 때는 직원들과 초면에 많은 얘기를 나누긴 어려웠습니다. 너무도 다른 환경과 생각 속에 살아가다 만난 사람들이기 때문이고... 섣불리 어떤 말을 하다가는 자칫 상대방에게 실수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조금씩 조금씩 이곳 흐름에 맞춰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 분이 어떻게 인도해 나가실지가... 벌써부터 설레고 기대됩니다.  201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