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ICI 생활 

드디어 6월이 되었습니다. 이번 달로 뉴질랜드에서의 훈련은 종료되고 7월 초 우리는 한국에 들어갔다가 바로 카자흐스탄으로 갑니다. 한국에서 머물 시간은 한 달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카자흐스탄 현지 비자 진척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면도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비자 작업을 시작했으나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한국과 카자흐스탄 사이에서 메일을 주고 받으며 진행해야 했기에 쉽게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진행 과정의 사안들이 어느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대구동산의료원 직원 선교복지회의 임원회나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할 것들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 만큼 꼼꼼하고 자분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다 하겠습니다.

6월 ICI는 겨울입니다. 한국의 12월에 해당하는 게절이지만 비가 많이 오고 좀처럼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한국의 늦가을 분위기가 나는 것이 이곳 겨울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1년 전 겨울이 한창일 때 이곳에 처음 왔던 우리는 40 일동안 매일 비가 오는 시절도 지나야 했습니다.

ICI 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 Evangelism 과정과 함께 Mission Perspective (PSP)코스를 밟고 있습니다.  미션 퍼스펙티브(PSP) 코스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훈련받고 있는 유명한 코스지요?  선교한국이 주관하는 이 선교 훈련은 지금도 전국의 많은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가 살던 포항에서도 기쁨의 교회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이 강의가 진행되었더랬습니다. 선린병원 직원 중에서도 PSP 수강하러 가는 사람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히지만 정작 저는 이 PSP 과정을 제대로 밟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 대신 14주짜리 미션 퍼스펙티브 코스를 5주로 줄여 놓은 예수 전도단의 Mission Exposure(ME) 코스를 충진선교학교를 통해 수료한 적이 있을 뿐이죠. 1기부터 5기까지 충진선교학교 스탭으로 섬기며 ME 과정을 5번이나 반복했지만 여전히 PSP 코스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맘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서 한국이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PSP 과정과 마주치게 된 셈입니다.  

PSP 과정은 전세계 유명한 선교학자와 석학들이 제공하는 명료하고 설득력있으면서도, 가슴 뜨거워지는 글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 PSP 과정을 통해 선교하시는 하나님을 만났고 선교지에 발들 디디게 되었지요.

영어로 이 과정을 공부해야 하기에 번역본이 아니라 원본을 만날 수 있는 생동감도 큰 장점입니다. 현재 ICI 에서는 총 13과 분량을 매일 수업하는 집중 과정을 통해 3주 만에 수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1주에 1과씩 진행해서 총 13-14주만에 이 과정을 마치고 있는 걸로 압니다. 6개월씩 합숙하는 DTS 훈련과 달리 PSP 는 1주일에 한 번만 시간을 내기만 하면 되고... 3-4달이면 수료할 수 있기에 많은 젊은이들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죠. 혹 우리 홈 방문자 중에서 PSP 훈련을 받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정말 강추입니다. 삶의 목적과 하나님의 큰 그림을 만나실 수 있을 거에요.

지난 5월 10일부터 이곳에는 2011년 신규 OM 선교사 9 명이 합류해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젊은 선교사들이 ICI 에 들어오자 이곳 분위기도 한층 밝고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첫 주 기도회 시간에 어떻게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는지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그 때 참 많이 놀랬습니다. 불과 5년 전에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부터 모태 신앙까지 다양한 배경 속에서 특별한 부르심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 중 1/3 정도가 바로 이 PSP 과정을 거치면서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PSP 과정을 통해 선교하시는 하나님의 그 영광스러운 일에 나도 쓰임받을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 것이죠. 얼마나 큰 축복인지... PSP 의 효력은 지금도 한국땅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젊은 세대들이 이 과정을 통해 일어나겠지요? .

수요 채플을 마치고 구내 식당 앞에서 OM 선교사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입니다.

A국으로 가실 B 선교사님 가정과 함께..

ICI 안에서는 철저하게 영어만을 사용해야 하기에 한국 출신 훈련생들은 가끔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1주일에 딱 한 번 한국어가 허용되는 시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금요일 저녁 기도회입니다. 함께 한국어로 찬양하고 기도하는 그야말로... 한국형 기도회지요.

기도회를 마치면 가끔씩 집으로 한국 사람들을 초청해서 수다를 떠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와서 음식 적응하느라 고생하는 젊은 선교사들을 위해 우리는 토요일 저녁 식사 한끼를 대접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좋아했던 건... 말할 나위도 없겠죠? 사람이 많은 탓에 모두 집으로 초청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고 .. ICI 내 학교 식당을 이용해서 함께 식사하기로 했습니다. 훈련생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된장국과 잡채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해밀턴 한인 상점에 가면 재료를 구할수 있거든요^^ 게다가 아내의 주 특기가 잡채 만들기이다보니...

이곳은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 모든 취사 활동이 이뤄집니다. 난방도 주로 전기를 사용하던지 나무 장작을 때던지 둘 중 하나입니다. (물론 오클랜드 같은 큰 도시에는 가스 벽난로나 다른 형태의 난방을 사용하는 집도 있습니다. 한국형 패널 온돌까지...)

모두을 너무 맛있어 행복해 하며, 조용히(^^) 한국 음식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친구들은 그야말로 빵, 샌드위치, 치즈 이런 것들로 연명하고 있었으니까요. 뭐 이것도 훈련이지만..

우리도 오늘 저녁은 학교 식당에서 먹습니다. 보통 점심만 학교에서 먹고 아이들 때문에 아침, 저녁은 집에서 따로 해 먹고 있어요. 아이들 도시락도 싸야 하고... 물론 제가 싸는 건 아니지만^^

학교 식당 옆에는 탁구장이 있고 당구대도 있습니다. 그 옆에는 비디오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인터넷이 접속되는 컴퓨터가 2대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인터넷 접속이나 전화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 건물까지 나와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 접속을 해야 합니다. 사실 이 홈페이지도 이렇게 열악환 환경 속에서 유지되고 있는 셈이죠. 카작의 웹 환경은 이보다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인터넷 선이 안 들어오는 시골이어서 위성을 통해 겨우 연결되는 느린 무선 인터넷 접속에 의존하고 있지만 알마티는 그래도 카자흐스탄의 도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집에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도 가 봐야 알겠죠? 우리가 카작에 살던 2001-2003 에서 집에서 전화 모뎀을 사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했었거든요. 한국에는 ASDL 이 달리고 있을 때였지요.  

탁구장이 있는 이곳에는 몇개의 운동 기구들도 비치되어 있어서 요즘처럼 저녁 5시만 되면 캄캄해지는 겨울에도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달만 지나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생각에 아이들 맘도 조금 들뜨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 오는 것을 두려워 했던 형민이는 이제 한국보다 뉴질랜드가 좋은 점이 많다며 이곳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둘째 시은이만은 너무 한국에 가고 싶어 합니다. 시은이의 맘 속에는 한국에서의 아주 작은 추억까지도 너무 소중하게 기억되고 있나 봅니다. 또 그만큼 이곳 생활이 힘들었던 점도 있었던 것 같구요. 셋째 성은이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것 같고.

지난 5월 30일 한국으로 짐을 보냈습니다. 작년 이곳으로 올떄는 우체국을 통해 꽤 많은 짐을 부쳤더랬습니다. 뉴질랜드 우체국은 항공 화물 아니면 취급을 안하기에 한국인 운송회사를 수소문했고 '레인보우 운송' 을 통해 4.5 CBM 정도의 짐을 다시 한국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돌아가야 할 짐도 이에 못지 않게 많은 것 같습니다. 옷가지나 책들은 어차피 카자흐스탄까지 계속 가져가야 할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날 짐 싸러 저녁 늦게 운송센터에서 오신 분이 자신도 호주에서 DTS 훈련을 받고 선교사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거 소개해 주셔서 하나님이 우리의 이사 과정을 인도하고 계신다는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예상보다 운송  비용이 적게 나오기도 했구요. 한국까지 짐이 가는데 1개월 반 정도 소요된다 합니다. 7월 말쯤 한국에서 짐을 받아 다시 카자흐스탄으로 부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가서 비자 받고 짐 부친 뒤 바로 카자흐스탄으로 들어가는게 우리 계획입니다.  

1년간 정들었던 이곳 교회와도 이별을 해야 하고, 아이들 다니는 와이파 학교와도 이별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도전과 출발이 있는 이별은 기쁘고 즐거운 이별입니다.  앞으로 남은 한 달동안 건강하게 이곳 훈련을 마무리하고 현재 진행중인 비자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그 분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속히 참여하게 되길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201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