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펀웨이캐롤 소리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는 기분은 뭔가 이상하기만 합니다. 이곳 뉴질랜드에 처음 올 때는 한국이 여름이었고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곳이 여름입니다. 이곳의 겨울은 항상 꽃이 피고 얼음도 얼지 않아서 그 동안 계속 여름만 지속되는 것만 같았는데.. 갑자기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것입니다.

생애 처음 맞는 남반구에서의 크리스마스... 상점마다 싼타 장식이 세워져 있고 간간히 캐롤을 들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찬 바람이 씽씽불던 한 겨울의 크리스마스가 '나의 크리스마스' 입니다.  "창 밖을 보라", "화이트 크리스마스", "흰 눈 사이로".. 우리가 알고 있는 캐롤 중 많은 곡들도 하얀 눈과 얼음이 있어야 어울리는 법이죠.  

며칠 전부터 ICI 식당에 자그마한 포스터가 하나 붙었습니다. "Carols by Candlelight".  테 아와무투 옆에는 케임브릿지라는 작은 마을(인구 2만 정도) 이 있는데 그 곳에도 Bible School 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Capernwray. Torch 선교회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는 잘 모릅니다.

그 카펀웨이 학교에서 매년 성탄절 시즌이 되면 주민들을 초청해서 캐롤을 부르는 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타국에서 쓸쓸하게 크리스마스를 맞아야 하는 우리로선 더 없이 좋은 기회였죠.  

포스터 속 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왕 내킨 김에 12월 10일 금요일 저녁. 카퍼웨이로 출발했습니다. 차로 가면 10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거든요.

케임브리지 도로 한쪽에 진입로가 있고 입구에는 이렇게 "Capernwray New Zealand" 라고 적혀 있습니다. Carols by Candlelight 가 저녁 8시부터 시작된다고 적혀 있네요.

지금이 저녁 8시가 가까운데... 아직 햇볕이 쩅쨍합니다. 학교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ICI 진입로보다 더 운치가 있네요.

학교 건물에서 이곳 학생들의 주간 시간표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있는 ICI 와는 다른 커리큘럼이지만 꽤 좋아 보였습니다.

학교 건물 앞 마당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매년 하는 행사다 보니 항상 오는 매니아들이 있나 봅니다. 우리도 자리까지 준비해서 왔습니다.

무대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편하게 자리를 깔고... 합창단의 캐롤을 감상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카펀웨이 학교 학생들 모습입니다. 한국인 학생도 딱 한 분 있습니다. 우리 ICI 에도 가끔 오시는 분인데 캄보디아 선교사로 활동하다 현재 이곳에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는 여자 분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이 학교는 대부분 18세 전후의 젊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젊음이 아름답죠.

캐롤을 부르기 전에 교장 선생님인 듯한 분의 환영 인사가 있었습니다. 다음은 이 날 순서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캐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대부분 찬송가에 있는 캐롤들이었고 중간 중간에 나이지리아 성가와 트리오가 이어졌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목소리인지라 소리가 아주 명료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지휘자는 캐나다에서 온 젊은이입니다. 바이블 채플에 출석하기도 하는데... 웃는 인상이 너무 마음에 남는 사람이죠. 브래드 피트를 좀 닮았다고 해야 할까^^

이곳 사람들의 정서는 공식적이고 딱딱한 건 싫어합니다. 주일날 단상에서 설교를 하더라도 청바지 차림에 뒷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얘기하는게 일반적인 분위기죠. 이 날 함께한 사람들 모두 한껏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캐롤을 부르는 중간에 아이들을 앞으로 초청해서 함께 캐롤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I wish you a merry christmas"

중간에 인형과 할머니가 등장해서 우리에게 진정한 선물을 주신 성탄절에 대한 메시지를 들러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이들 모두가 앞으로 달려갔구요.

성가대도 시종 일관 즐거운 분위기로 관객들과 마음을 함께 했습니다.

학교 건물 위에는 별이 보이고

하늘 위에는 반달을 지나 그믐으로 향하는 달이 걸려 있습니다.

함께 일어서서 캐롤을 부르는 경우도 많았는데 날이 어두워지자 저마다 준비해 간 초(candle)에 불을 밝히고 함께 찬양했습니다. 캐롤 가사는 안내지에 자세히 나와 있었거든요.

밤이 깊어질수록 쌀쌀해 지는 밤이었지만 오히려 성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추워야 하니까요^^

캐롤이 모두 마친 후에는 설교자가 나와 간단하게 예수님에 대해 소개하고 복음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순서 후에는 간단한 차와 쿠키가 준비되어 있었는데...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카펀웨이 학교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지요. 평소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학교라 오늘이 좋은 기회입니다. 이곳에 와 있는 유일한 한국인 학생과 함께 얘기를 나누는 선화의 모습입니다. 건물 안은 운치 있고 아름다웠습니다. 소박한 ICI 와는 많이 대조되는 예쁜 건물입니다.  

건물 한 쪽에 놓인 성탄 트리 앞에서 찰칵!

학교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구상 어디를 가더라도 12월은 온 세상 사람을 위한 최고의 선물,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메시지가 울러 퍼지는 계절입니다.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지요. 한국은 어떤가요?  바쁘고 정신없는 성탄절이 아닌, 성탄의 의미를 밝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시길 멀리서 기대합니다. 멀리 뉴질랜드에서 인사드려요. 메리 크리스마스!!    201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