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뉴질랜드 학교(WAIPA Christian School) 처음 가던 날

2010.7.19 월요일 아침, 아이들과 우리 부부의 훈련이 처음 시작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학교를 다녀야 할 아이들의 부담은 우리보다 훨씬 컸을 겁니다. 아이들이 다닐 학교는 이 지역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인데, 예전에는 Bethel Christain School 이라 불렀다가 지금은 WAIPA Christian School 로 불리고 있습니다.  

학교 개학 전에 선생님을 미리 만나 교복도 받고 준비도 했어야 하는데, ICI 담당자 사정으로 오늘 아침 바로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곳 ICI에는 WAIPA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다른 가정이 있어서 그 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가는 역사적인 첫 날, 약간은 긴장감 속에 있는 아이들 모습입니다. 뉴질랜드의 비 오는 겨울 아침은 차갑게 느껴집니다. 뉴질랜드는 10주를 한 학기로 한, 4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학기 마다 2주 간의 방학이 있고 12월에 있는 여름 방학은 4주 쯤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이 3학기 개학 날입니다.

WAIPA 학교는 ICI에서 차를 타고 약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테 아와무투(TE AWAMUTU) 외곽 이죠.  학교 근처에 도달하면 이렇게 나란히 서 있는 간판 두 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이 학교 이름이고 오른쪽이 이 학교를 세운 교회 이름입니다. 교회와 학교가 나란히 붙어 있어서 안내판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와이파(WAIAP) 는 지역 이름인 것 같습니다. 학교는 아담한 1층 짜리 건물로 이뤄져 있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주변에 운동장이 많은 게 눈에 띄었습니다. 축구장 3개 정도...

일단 사무실로 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우리가 올 줄 알고 아이들 새 교복을 준비해 놓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몸에 맞는 교복을 찾느라 한 30분 정도 보낸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한국에서 아이들 입학 원서를 쓸 때 영어 이름 적는 란에 형민이를 피터(Peter), 시은이를 세라(Sara), 성은이를 메리(Mary) 라고 적었습니다. 물론 한국 이름도 당연히 적었지요(먼저...)^^. 그런데... 선생님들은 모두 영어 이름으로 아이들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약 1주일 뒤 형민이가 피터 라고 불리는 것보다는 형민이라고 불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선생님께 쪽지를 적어 보내 드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셋 다 뉴질랜드에 입국할 때 1년짜리 학생 비자로 입국했습니다. 위 사진은 막내 성은이의 학생 비자입니다. 비자 작업을 할 때,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선화가 직접 서울 뉴질랜드 대사관에 연락해서 필요한 서류를 챙겼습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비자 작업이 안되고 홍콩 등지에서 했다고 하는데.. 이젠 한국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비자 수속을 밟을 수 있습니다. 물론... 비자 기간 동안의 학비 완납 영수증, 숙소비 완납 영수증, 재정 관련 증명, 건강 검진 증명서(영남권은 부산 침례병원 발부 증명서만 가능!), 왕복 항공권 등 많은 서류를 제시해야만 하고 약 3-4주 가 소요되야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하는 것보다 수월하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한국에서 비자 작업을 했습니다. 우리가 이사하기 불과 2-3일 전, 가까스로 이 비자를 받고 무척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학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ICI에서 공부하는 학생의 자녀들은 모두 이 와이파 학교에 다닌다는 것 정도 뿐이었지요.

다행히 선화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와이파 학교에 대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와이파 학교 홈페이지: www.waipachristian.school.nz )

저는 구글 어쓰(Goople Earth) 를 통해 와이파 학교 주변이 풀밭이라는 정보(^^)를 제공했지요. 정말 놀라운 세상이지요?

우리는 카자흐스탄으로 가기 전,  이곳 뉴질랜드에서...  아이들이 한국과 다른 환경에서 어울리고 공부하는 법을 배우길 기대합니다. 카자흐스탄은 기본적으로 러시아를 공용어로 하는 나라이고 요즘은 카작어도 쉽게 들을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앞으로 공부하게 될,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텐산 스쿨은 영어를 사용하는 곳이기에, 카자흐스탄에서 바로 알아 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수업을 받기 보다는 이곳 뉴질랜드에서 이 같은 환경에 적응하는 완충기를 가지는 것이 무척 필요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훈련 만큼 아이들의 타문화권 적응도 중요함을 많은 교회와 단체가 이해해 주셨고 저희 가정이 이렇게 테 아와무투 ICI 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와이파 학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만져 주시리라 기도합니다.  

아이들이 교복을 입고 함께 모였습니다. 오늘은 3 학기가 시작되는 날이기에 아마도...조회를 하는 것 같습니다.(한국식 생각이지만...)

이 학교의 학생 수는 약 3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주니어 반에서 시은이가 제일 키가 크다고 합니다. 눈에 띄죠?

뉴질랜드 학제는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5학년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우기 쉽죠? 6.25)  뉴질랜드 아이들은 만 5세가 되면 1학년에 입학하기에 (우리 나라는 만 6세에 입학하는데...)  이곳 초등학교 1학년은 유치원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형민이는 5학년, 시은이는 3학년으로 편입되었고 성은이만 1학년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성은이도 2학년이 되어야 하는데(한국에서 1학년이었으니까..)  이곳 선생님께 그렇게 얘기했더니 아직 영어를 모르는 상황이니까 1학년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영어 모르는 거야... 우리 아이들 셋 다 마찬가진데^^ ㅋㅋ

와이파 학교의 경우 초등학교 1-3학년까지 Junior 반, 4-6 학년을 Senior 반으로 나눠 모두 2개 반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야 말로 학년 파괴죠. 어떻게 보면 이제 막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우리 아이들에겐 이런 환경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반으로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실제 학습 지도는 개인별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따로 reading을 하거나 별도의 과제를 받고 있고 다른 학생들과 다른 숙제를 받아 옵니다. 아이들의 실제 학습에 대해서도 다음 번에 한 번 적어볼께요.

이 날 어떻게 수업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첫 등교일은 무사히 지나갔고 방과 후 신발을 사러 나갔습니다. 교복을 입는 이 학교는 신발도 검정색이어야 한다나요. 가방도 검정색이어야 한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검정색 가방은 없었습니다. 다들 어디서 검정색 가방을 구하지? ^^

(ICI 가 집입니다. ICI 내 가족 숙소에서 사니까요) 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속의 무지개를 봤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주 약속을 보여 주십니다.

2010.7.20... 개학 다음 날, 드디어 교복을 갖춰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선화가  our story에 글을 올렸던데... 선화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아침 6시에 일어납니다. 아이들은 8시 정각에 ICI 에 도착하는 통학 버스를 타기 위해 도로에 나가 있어야 하구요.

ICI 입구에서 도로까지 나가는 길은 이렇게 멋진 오솔길입니다. 개학 둘쨋 날도 그렇게 맑은 날씨가 아니었습니다.

ICI  에서 WAIPA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도로가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립니다. 형민이는 학교에 축구공을 가져갑니다. 제일 자신있는 분야고... 특히 말이 필요 없는 분야니까요^^

성은이를 보면 약간 대견합니다. 이제 1학년에 들어가 어리광을 부릴 시기인데... 어엿하게 통학 버스를 가디라고 있습니다. 제가 새로 맡은 일은, 매일 아침 아이들을 버스 타는 데까지 데려다 주는 일입니다.

겨울인데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라 도로변은 아직 어둑어둑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매우 맑은 날도 있습니다.

이런 날은 아침에 내린 서리가 증발하는 바람에 지표면에 약간의 안개가 드리우게 되지요.

햇살 비치는 오솔길을 걸어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시은이와 성은이는 손을 잡고 한국 노래를 부르며 걸어갑니다. (결국 검정색 가방을 못 찾고 한국에서 쓰던 가방 그대로 매고 갑니다. )

오솔길 좌우로 커다란 나무가 늘어서 있기에 아침 햇살에 좌우 초장으로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아이들 출근길을 보는 건 저 뿐만이 압니다. 오솔길 옆에서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풀 뜯고 있는 양들도 아이들의 출근길을 김을 내뿜으며 지켜 봅니다. "재들은 이 아침에 어딜 저리 가니?"

아빠가 양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으려는데... 햇살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네요.  

아직 한 겨울인데.. 제법 많은 양들이 새로 태어났습니다.  

아침 시간에 이 곳에 오는 통학 버스는 2 대입니다. 그 중 뒤에 오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지금 보이는 버스는 우리 버스가 아니랍니다.

드디어 우리가 탈 버스가 왔네요. 뛰어 가는 아이들...

아이들은 이 버스를 타고 가다 중간에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our story의 성은이 글을 읽어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버스 손잡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성은이의 모습^^

아이들이 집에 올 때는 제가 데리고 옵니다. 가끔은 교실 근처에서 아이들과 섞여 노는 형민이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삼남매 모두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셋 다 재미있어 합니다. 이곳 뉴질랜드는 공부 안 하기로 유명한 나라니까요. 지성보다 전인 교육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나라죠.  그래도 아이들이 마주 대하는 현실은 아주 어렵습니다.  성은이가 말합니다.

"오늘 무슨 게임을 했는데... 도대체 무슨 게임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아휴....오늘은 하루가 참 길게 느껴졌어요."  

어쨋든... WAIPA 학교에서의 삶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앞으로 우리 주님이 어떻게 인도하실지는 우리 부부도, 아이들도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곳에서 훈련 받으러 온 엄마, 아빠를 따라 온 아이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엄마, 아빠의 얘기보다 더 흥미진진 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사실입니다.                         201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