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ICI (Intercultural Institute) 까지 - 출국 후 40시간

 뉴질랜드에 도착한 뒤 4일 만에.. 항공편으로 부쳤던(2010.7.6 발송) 컴퓨터 모니터가 도착했습니다. 숙소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안되기 때문에 노트북 컴퓨터가 도착해야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할 수 있지만.. (그래도 기쁜 맘으로 출국 과정을 정리해 봅니다.  (학교 건물에서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답니다.)

 

D-2 (2010.7.6 화) 지난 4년간 살았던 정들었던 포항 집(산호그린 2차 아파트)에서 이사를 나왔습니다. 창녕군 남지에 있는 부모님 댁으로 모든 짐을 옮겼지요. 뉴질랜드에서 사용할 짐들은 이미 우체국 택배로 40 박스 정도 부쳤고, 카자흐스탄에 가져갈 짐과 한국에 두고 떠날 짐들은 일단 이곳으로 올겼습니다. 비가 예보되었는데도 날씨가 좋아 이사하기 수월했습니다.  

D-1 (2010.7,7 수) 양산에 있는 아이들 외갓집으로 옮겨와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휴대폰도 해지하고 마지막 연락과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출국 당일에는 구포역에서 KTX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D-day (2010.7.8 목) 아침 10:33 구포발 서울행 KTX를 탄 아이들은 책을 보며 즐겁게 출발했습니다. 서울역 캐릭터 앞에서는 사진도 찍고... 여느 때와 같은 여행입니다.

 

서울역에서 인천 공항행 리무진을 탔습니다. 수화물은 3일 전 미리 택배로 인천공항에 부쳤기에 이동하기가 한결 수월했습니다.  

 

공항에서 배웅 나온 아이들 외삼촌 가정을 만났습니다. 저녁도 함께 먹고 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죠.  

 

이제 출발하는 첫 걸음입니다. 여태껏 5 명의 가족이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으로 선교여행을 다니기도 했지만 이번 출국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요.

밤 10시 30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 OZ 601 편을 타고 시드니로 간 뒤 에어 뉴질랜드 편으로 갈아 타고 오클랜드 까지 가는 일정입니다. 인천 공항에 이착륙이 많은 관계로 조금 지연된 밤 11시에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시드니 까지는 8,339 Km, 5180 Mile, 9시간 34분을 비행합니다.

밤 11시에 비행기를 타고 10시간을 날아야 하는 여정인데...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시아나 항공기의 좌석 앞 모니터가 너무 구식이라 화면을 보기는 어려웠고 기내식과 목 베개를 위안 삼아 밤새도록 그렇게 날아갔던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은 다섯명 나란히 앉았는데 제 옆에는 중국인 학생이 앉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26분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드니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른 시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연결 통로로 나오는데 아시아나 직원인듯한 사람이 "뉴질랜드 가시는 분 계세요?" 라고 외치시는 소리를 듣고 그 곳으로 갔더니  "지금 51번 게이트로 가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친절한 안내에 감사하며 51번 게이트로 가면서 우린 얘기했죠. "시드니에서 오클랜드로 가는 탑승권을 발권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이렇게 가도 되나? ", " 가 보면 뭐가 있겠죠..."

51번 탑승구 앞입니다. 우리 빼고는 동양인은 한 명도 없더군요. 그렇게 앉아 있다가 공항 직원에게 우리 얘기를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transfer desk 로 가서 탑승권을 발권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탑승 시간이 출발 시간이 10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결국 우리는 약간 뛰어야 했고^^  안내 데스크 직원의 급한 전화 몇 번을 거쳐 겨우 겨우 9:50분에 시드니에서 출발하는 오클랜드 행 에어 뉴질랜드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9:40분에 출발하는 NZ 102 편은 우리 가족 덕분인지 9시 50분에서야 이륙했습니다. 아시아나 비행기보다 훨씬 모니터가 좋아 아이들이 꼼짝않고 화면을 보며 좌석에 달라 붙어 있네요. 어린이 프로나 게임 들을 선택할 수 있거든요.

시드니에서 오클랜드 까지는 2163 Km 이고 2시간 40분 걸립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가족은 모두 12시간 30분 정도 날아가는 셈입니다.

오클랜드 시간은 시드니보다 2시간 빠릅니다. 우측 화면이 기내 화면에 나온 시각인데.. 중앙 위가 시드니 시간, 중앙 아래가 오클랜드 시간입니다.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3시간 빠른 셈입니다.

오후 3시 5분 오클랜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에서 이륙한지 15시간 만에 오클랜드에 도착한 셈입니다. 물론 최종 목적지인' 테 아와무투' 까지 가려면 차로 다시 이동해야 됩니다 .

오클랜드 공항에 착륙한 뒤 입국 심사를 위해 나오는 길에서 처음으로 한국 글자를 봤습니다. "침을 뱉지 마십시오 - 화장실을 이용해 주십시오"   중국어, 일본어와 함께 씌여 있었지만 웬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입국 심사를 마치고 수화물을 찾으려고 나와 기다리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우리 짐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짐을 찾을 수 없었고.. 알아 보았더니 인천에서 출발한 OZ 601 (아시아나 항공)편이 시드니 공항에서 NZ 102(에어 뉴질랜드 항공) 편으로 수화물을 옮겨 싣어야 했는데... OZ 601이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인천 공항이 붐비는 바람에 늦게 출발했죠^^) NZ 102 에 싣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항에서 1시간 동안 이의 제기 절차를 밟은 뒤 할 수 없이 맨 손으로 공항을 빠져 나와야 했습니다.  약간 막막한 기분으로...

공항에는 인터서브 뉴질랜드 지부의 이용기 이사님이 우리 가족을 마중 나와 주셨고 공항에 준비된 승합차를 타고 '테 아와무투' 로 달렸습니다. 짐을 못 찾은 건..약간 속상하지만 이것 역시 훈련의 일부라 생각하면서 말이죠.

오클랜드 국제공항입니다. 바깥 온도는 13도 정도였습니다. 우리 나라 가을 날씨라고 할까...

7월의 뉴질랜드는 한국의 1월에 해당하는 겨울철입니다.  

뉴질랜드는 모든 차가 좌측 주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좌회전을 할 때는 우측 차량에 반드시 양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초록 신호등이 켜질 때마다 차 한 대씩 지나가라는 안내판도 이색적이었죠.

오클랜드 공항을 빠져 나온 시각은 대략 오후 5시 반 정도였고... 차 안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테아와무투 까지는 약 2시간 남짓이지만 다른 탑승객들이 있어 약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6시가 넘어가자 밖은 캄캄해 졌고 쏟아질 듯한 별들과 불빛 하나 없는 들판을 가로 질러 갔습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오클랜드 공항을 떠난 지 3시간..  드디어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반갑게 맞아 주셨고.. 지쳐 있는 우리에게 저녁을 대접해 주셨습니다.  

바깥 공기는 맑고 시원했습니다. "아스타나 공기와 똑같네요" 우리 가족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처음 갔을 때가 10월 중순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추운 수도라고 하는 아스타나의 가을 공기도 이렇게 맑고 시원했지요.  누군가 저 곳이 우리 집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드디어 우리 집에 들어왔습니다.  방 2개에 거실과 부엌이 붙어 있는 구조로.. 웬만한 가재 도구는 갖춰져 있습니다. 왼쪽은 거실에서 부엌 쪽으로,  오른쪽은 부엌에서 거실 쪽으로 촬영한 모습입니다.

왼쪽이 안 방(큰 침대 하나), 오른쪽이 아이들 방(작은 침대 2개)입니다.  거실에 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큰 소파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밤 9시 45분입니다. 전 날(7월 8일) 밤 10시에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탔던 걸 생각하면 24시간 만에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 셈입니다. 이곳에 와 보니 우리가 미리 부쳤던 짐들이 몇 개 도착해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3일 포항 우체국에서 배편으로 보냈던 6개의 박스입니다. 겨울 옷, 마른 먹거리, 예배용 성경책, 아이들 책(학습 만화 why 시리즈, 마법 천자문) 이  들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또 하나의 비보를 들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바로 쓰려고 항공편으로 보냈던 노트북 컴퓨터가 세관에 억류되었고 세금을 내라는 고지서가 날아 왔다는 것입니다. 우체국에서 보낼 때 가격을 600달러 라고 적었는데.. 그게 좀 많았던 모양입니다. 5년 동안이나 사용하던 노트북인데도 관세를 물어야 한다니..억울 해서 이의를 제기하려고 했지만...일단 한 번 적었던 금액인지라 그냥 세금을 물고 찾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선 기록한 대로 정직하게 세금을 물리나 봅니다. 다음 번에는 한 200불 정도만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여간 그 덕분에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어 4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도착한 모니터(2010.7.6 발송)를 조립한 데스크 탑 컴퓨터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컴퓨터 본체는 뉴질랜드에 들어올 때 제가 직접 들고 들어왔거든요.

아이들은 미리 도착해 있는 책들을 반기며 뉴질랜드의 첫날 밤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추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라디에이터 난방만 가지고 기나긴 겨울을 여러 번 넘겼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때 경험이 무척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음가짐에 있어서^^)

침대마다 전기 장판이 깔려 있지만.. 추위를 잘 느끼는 선화는 시은이 모자를 덮어쓰고 잡니다. 공기는 얼음장이거든요.  뉴질랜드는 따뜻한 곳이지만 겨울은 난방이 되질 않아 무척 춥습니다. 오기 전부터 춥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는데... 그럭저럭 견딜만 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첫 날 밤... 우리 가족은 함께 기도했습니다. 잃어 버린 수화물과 짐이 무사히 도착하도록 .. 이곳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들이 이뤄지도록 ...

다음 날 아침 11시 반 경... 공항에서 찾지 못했던 수화물들이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급하게 보낸 모양입니다.

집 앞 입니다. 겨울철인데...파랗게 깔린 풀밭이 겨울을 느끼지 못하게 만듭니다.

우리 집입니다. 전날 도착했을 때는 캄캄했던지라 아무 것도 몰랐었는데... 그림 속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집 앞에는 작은 그네와 미끄럼틀이 있습니다. 이곳 ICI  에는 가족 숙소로 사용되는 집이 몇 채 있는데 유독 우리 집 앞에만 이 놀이 기구가 있습니다. 삼남매가 좋아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지요.

집은 좀 허름해 보이지만... 카자흐스탄보다는 낫습니다. 늘 우리 눈높이는 카자흐스탄이지요. 시간이 갈 수록 뉴질랜드는 잘 사는 나라라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곳 ICI 에 이미 삼남매의 친구들이 와 있다는 것이죠. 형민이(4학년)와 성은이(1학년)와 동갑인 남자 아이들이 1년 전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 주가 뉴질랜드 학교 방학이라 다섯 명의 아이들은 절친을 만난 듯 매일 매일 풀밭에서 놀고 있습니다. 다음 주가 개학이라네요.

집을 조금 나서 볼까요. 보이는 건물의 좌측 1/2만 우리 가정이 사용하고 있고...우측 1/2은 이곳에서 사역하시는 OM 선교사님 가정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을 지나 좀 더 걸어 나오면 ICI 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 표지판에서 도로로 나가는 길은 이렇게 멋집니다. 겨울이라 나뭇가지만 앙상하지만...

그리고 ICI 앞을 달리는 케임브릿지 도로 변에는 Intercultural Institute를 알리는 도로 표지판이 붙어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훈련받을 장소구요. 출발 후 40시간... 이렇게 숨가쁘게 시간들이 지나 갔습니다.  201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