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카자흐스탄 단기선교여행   - 최근 알마티 모습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3일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다녀왔습니다. 2003년 이후 여섯 번째로 다녀온  카자흐스탄 단기선교여행이었는데...내년에 우리 가족이 카자흐스탄으로 들어 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척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하겠습니다. 이번 팀은 선린병원 직원들로만 구성되었으며 이미현, 손효정(이상 약제과), 김선영, 김보라(이상 치과), 김진익(물리치료실) 선생님이 함께 했고, W단체의 D 선교사님과 협력해서 알마티 외곽의 S 지역의 복지센터 진료 및 고려인 최초 정착지, 우스토베에서의 진료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는 비행기의 탑승구는 늘 가장 안쪽 편에 위치합니다. 비수기임에도 많은 사람이 카작을 찾고 있었으며 앞으로.. 아시아나 항공과 에어 아스타나 항공사가 코드 쉐어(공동 운항) 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현재 두 항공사는 주 2회 인천 - 알마티 구간을 운항하고 있지요^^

알마티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7시간 반,  비행기 창 밖으로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데..  좀 떨어진 곳에서 반대 방향으로 쏜살같이 날아가는 비행기를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보이시죠?  해진 뒤에는 캄캄한 밤 하늘에 전갈자리가 선명하게 나타났는데... 여러 번 오가면서도 별을 유심히 바라봤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 유난히 밝게 빛나는 삼태성을 보며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는 그 분을 생각했습니다.

알마티에 도착하면 밤 9시가 넘습니다. 최근 알마티에 들어가면서 느끼는 변화인데... 몇 년 전부터 알마티 공항의 심사가 매우 느슨해졌습니다.(우리 나라는 갈수록 엄격해지는데..)  예전에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기 일쑤였는데 한 2-3년전부터 검색대와 세관 통과가 훨씬 쉬워졌고...이번에는 아예 수화물 검사도 하지 않고 무조건 통과! .. 한국에서 오는  비행편에만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액체 의약품, 과일 칼 같은 물건을 뺏긴 곳은 카자흐스탄이 아니라 서울이었습니다.

공항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성일 선생님(한카병원-이번 팀 때문에 수고많이 해 주셨습니다.)과 만난 뒤, 숙소인 한우리 로 이동했습니다.

숙소 한우리는 현, 알마티 교민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한국 가정집 스타일의 숙소인데, KBS 위성 TV도 나오고(9시 뉴스가 실시간으로 나옵니다.) 무엇보다.. 3끼 식사가 우리 입맛에 꼭 맞게 제공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묵고 있던 손님이 약속한 체크 아웃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 팀에게 필요한 방을 제공하질 않아 우릴 매우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QT 본문이 배신당하시는 예수님에 대한 내용이었는데...간밤의 일이 고난 주간을 맞는 단기선교팀에게 딱 맞는 출발이었다며, 우리 맘이 흔들리지 말자며 다짐했습니다.

첫 날에는 숙소에서 현장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고...

OT 후에는 팀원들과 함께 알마티 땅을 밟아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팀원들은 모두 알마티가 처음이니까요.  버스 정류소 앞에 서 있는 전기버스(뜨랄레일 부스)를 보면 완전 새(new) 차 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물을 상회하는 카자흐스탄의 현 상황을 짐작케 합니다. 카자흐스탄은 올해 OSCE(유럽안보협력회의) 의장국이라고 합니다. 국제 사회 위상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알마티 중심부로 내려갔습니다. 숙소는 남쪽에 위치한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공기가 괜찮은데, 도심은 낮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가 아주 안 좋습니다. 처음 카자흐스탄에 왔던 2001년에도 안 좋은 휘발유, 노후 차량으로 인해 도심의 공기가 안 좋다는 얘기를 자주 하곤 했는데... 지난 10년간 알마티의 도심 공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네요.

차량도 엄청나게 늘었고, 부족한 도로망에 차량 정체도 심해지고, 우리나라처럼 철저한 배기가스 관리를 하고 있지 않기에 알마티 공기는 날로 더 악화될 것 같습니다. 아토피 피부염과 축농증이 있는 형민이가 지내기엔 적절하지 않은 환경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곳 알마티에서는 아파트 1층을 주로 상가로 사용합니다. 푸르마노바-즈벡졸리 근처에 카작 식당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가 보았는데... 토요일 점심이라 예약된 연회가 열리고 있어 입장이 어려웠습니다. 옷가게와 소비성 제품 매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알마티...

3월 말인데 온도도 좀 떨어지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LG 거리라고 불릴만한 도심의 즈벡졸리 거리입니다.

2000년 이후 카자흐스탄은 매년 10%의 경제 성장을 해 왔습니다. 위 표를 보시면 2007년 1인당 국민소득이 7천불로 나오지요?

CIA 자료실에서 최근 카자흐스탄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찾아 봤습니다. 맨 밑에 'GDP - per caipita' 가 1인당 국민소득입니다. 카자흐스탄 통계청과 수치가 약간 차이 나지만 .. 2010년 현재,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자그마치 11,800 $ .. 카자흐스탄의 물질적 성장은 놀랍기만 합니다.

카자흐스탄의 이런 고속 성장의 이유는 바로 풍부한 천연자원에 있다는 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잘 알고 계시죠?

첫 날이라... 식사 후 카작 국립 박물관에 팀원들과 함께 갔습니다. 자연사 박물관, 악기 박물관 과 함께 가볼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고...어떻게 보면 별 내용이 없는 곳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카작 역사, 문화, 생활상을 알 수 있기에 추천할 만합니다.

드디어 눈은 비로 바뀌었고. 당초 꼭주베로 올라가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와 보니 눈이 오는 와중에서도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삭샤우 나무로 고기를 굽고 있네요.

3월 말, 4월 초 - 여느 때 같으면 봄에 눈이 왔다고 좋아할 법했지만, 한국에서도 1주 전에 폭설을 경험한 터라 그리 반갑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마침 이 날은 한국 해군 경비정이 침몰한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날이라 우리 팀도 알마티에서 TV 를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날은 주일이라 예배를 드리러 알마티 S지역으로 향했습니다. 그 곳은 몇 주전부터 현지인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고 있다 합니다.

아직 건물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한국에서 온 목수 한 사람이 천장과 벽을 일일이 나무 판자로 이었다는 건물 안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처음 현지인 2가정과 함께 두어달 전부터 시작된 예배 처소는 1달 전 쯤 이곳을 찾아온 집 없는 사람들을 섬긴 후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어 지금은 제법 10여명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있었습니다. 예배 후 이곳 사람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의료적 필요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밖에 나왔을 무렵에는 해가 반짝이고 있었고, 눈도 꽤 많이 녹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알마티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햇살에 뿌옇게 보이는 천산 산맥 줄기(알라타우 산맥)가 우리를 따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마티 도심에서 살기 힘든 타지역, 타국가에서 온 이주자(오랄만) 카작인 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무허가 건물도 많고 대부분이 단층 건물입니다.

그래서 이곳 외곽은 도시화의 물결에서 약간 비껴나 있는데.. 이런 곳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도시화의 중심에는 이런 대형 매장이 들어서 있죠. 아마 최근 2-3년 내 들어선 건물일 겁니다.

이 대형 매장 뒤쪽으로 이곳 건설업체 '바지스'가 건축한 고층 아파트 들이 보입니다.

2층 푸드 코트의 모습인데요. 우리 나라와 별 다를 바 없습니다.

한쪽 편에는 이렇게 암벽타기를 즐기는 학생들도 보입니다. 많은 알마티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자녀 교육과 여가 활동입니다.  이젠 먹고 사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닌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처럼... 그들의 마음이 영적인 것에 집중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메가' 마트가 있는 지역은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공기는 괜찮은 편입니다.

앞에 보이는 다각형 건물은 알마티 비즈니스 센터입니다. 알마티에는 이런 비즈니스 센터가 여러 개 있습니다.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니만큼 많은 서방 기업체들이 이곳에 진출해 있고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통상부 산하 KOICA를 통해 이곳에 많은 인적, 물적 지원을 해 왔는데..1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이 넘는 경제 대국이 되면서 KOICA 파견이 내년부터 중단된다고 합니다. 이젠 도움을 받는 국가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국가로 변한 카자흐스탄입니다.

알마티는 5-6월에 오면 맛있는 체리나 살구를 맛볼 수 있고 7-8월에는 시원한 수박과 듸냐가 있는 곳이지만.. 우리는 3월 말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래서 팀원들에겐 약간 미안한 맘도 있었죠.

내년(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이 바로 이곳 알마티와 아스타나에서 열립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2002년 하계 아시안게임 때부터 최근까지 줄곧 중국,한국,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 강국입니다. 광활한 사막과 초원만 보이는 카자흐스탄에서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릴 수 있는 건.. 바로 알라타우 산맥 때문이죠.

알마티 도심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메데우와 침불락 에도 올라갔습니다. 카자흐스탄 동계 스포츠의 메카니까요.

무척 흐린 날씨에다 해가 질 무렵이라 눈 덮인 슬로프가제대로 보이지 않네요. 이곳은 유럽의 스키어들도 즐겨 찾는 자연설 스키장입니다.

코스는 하나지만 아주 길고 경사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죠. (침불락의 다양한 모습은 이미 우리 홈에서 많이 소개했었죠?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어요)

메데우에서 카자흐 인들의 전통 사냥에 쓰이는 매를 데리고 나온 사람을 만났습니다.  광활한 눈덮인 초원에서 살던 시절, 매 사냥꾼 한 명이 한 부족을 먹여 살리기도 했었답니다.  

카자흐스탄 최고봉은 알마티 남쪽 알라타우 산맥(천산 산맥 줄기)의 한 텡그리입니다. 멀리 뾰족한 봉우리 보이시죠?

이 뾰족한 지붕이 해발 7,100 미터랍니다.

알마티 시내에서 만나는 구식 뜨람바이는 이젠 애물단지로 변했습니다. 빠르게 달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옛 시절만 추억할  뿐입니다.

알마티 도로 위에는 전기버스(뜨랄레일부스), 전철(뜨람바이) 때문에 어지럽게 전선이 지나갑니다. 이런 종류의 차들은 항상 전선을 따라 천천히 달려야 하기에.. 종점까지 가는데 약 2시간 정도 소요되기도 하지요.

28공원 한 쪽 식당에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군을 상대하기 위해 모스크바 인근을 사수하다 죽어간 28명의 군인들과 팜필로프 장군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공원에는 병사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알마티 전통 재래시장인 중앙 시장도 그대로구요.

시장 앞에서 차와 삼사(고기를 넣은 밀가루 튀김 종류)를 팔고 있습니다.

알마티에 머무는 동안, 매일 저녁마다 알마티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만나 그들의 지나온 삶과 현재의 여정을 들을 수 있었고

앞으로 딱 1년 남은 우리 가족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이곳에 들어와야 하는지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 4월, 알마티에서 만났던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순종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알마티와 아스타나에서의 사역은 다음 번 글에 이어집니다.                                  20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