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가을, 서울에서

최근 두 달간 홈페이지에 글을 못 올렸네요. 지난 2달간 무척 바빴습니다. 곧 자세히 설명드리겠지만...   우리 가정은 내년 6월, 장기 선교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도하고 준비했던 일이 실현되는 셈이지요. 우리 주님 대단하시죠? 하반기에 진행중인 전도폭발훈련, 사역훈련, 선린병원 직원선교회 활동에다 선교단체 허입 절차까지 겹쳐 무척 분주한 요즈음입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때보다 평안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에 한 번 소개하기로 하구요...

이번 학기, 형민이와 시은이는 인터콥 어린이 비젼스쿨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카자흐스탄 얘기 하는 거 들으면서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숙제하고 만화책 보고 간식 먹고 친구들과 집에서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형민이는 야생야사입니다.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살고.. 아빠가 롯데 팬이다 보니... 프로야구, WBC, 베이징 올림픽 야구를 거치면서 그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야구가 되어 버렸습니다. 주일에도 교회에서 만난 아이들과 이렇게 야구만 하죠.  

형민이가 교회 위쪽에 위치한 이동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를 신나게 하고 있으면 온 가족은 학교 운동장 옆 주차장에서 형민이를 기다립니다.

"여기.. 보물 창고에요. 오빠가 만든 보물창고.." 성은이가 바라보는 오빠의 비밀 공간.

형민이가 만든 작품. (사실 방학생활에 실린 걸 보고 따라했어요.)

지난 8월 말, 우리 가족은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아이들의 외사촌 루다의 돌을 맞아 외삼촌 집을 방문했던 것이죠. 루다와 함께..

어떤 목적에서 오든...우리는 서울에 올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 볼 만한 곳을 찾습니다. 선교지에 나가면 한국 사회나 문화를 체험하기 어려운지라...기회가 나는대로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게 배려합니다. 그래서 지난 몇 년동안 참 열심히 다녔습니다.^^

이번에는 국립서울과학관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뉴욕자연사 박물관  기후변화 체험전이 열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과과 함께 오는 아버지는 공짜라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기후변화 특별전에는 평소에 보기 힘든 자료들이 아이들이 눈높이에 맞춰 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글세..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 를 봐서인지... 이런 전시회는 좀 시시하더라구요. 아이들은 좀 다르겠지만...

오히려 국립서울관 본관 전시 내용이 훨씬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신기해 하고 제게도 유익(?)했죠.

형민이와 아이들의 눈에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좀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이렇게 아이들에게 과감하게 노출시키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소리의 공명...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았던 곳은 자연사 코너였죠.

"46억 5억 4천 4백만년 전 .... " 으로 시작되는 공허한 설명 문구들을 보면서 성경적 가치관 속에서 창조와 자연사적 발굴 결과들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형민이이게도 이런 저런 설명을 해줬는데...

온 가족이 즐거웠던 거울 앞에서...

우리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찬스.

시은이가 홀쭉이가 되고 성은이가 뚱뚱이가 되는 곳.

이 아름다운 벽은 그림이 아니랍니다.

이렇게 뾰족한 돌맹이들로 이뤄져 있죠.

국립 과학박물관을 보고 난 뒤 우리 가족은 반가운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구정애 선생님과 자미라입니다.

구정애 선생님은 우리 가족이 국제협력의사 시절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함께 지냈던 분입니다. 당시 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으로 와 있던 특수교육 선생님이셨죠. 자미라는 우리가 출석했던 아스타나 장로교회의 현지인 리더였고 지금은 알마티의 감리회사에서 일하고 있어서 이렇게 가끔 서울에 출장을 오는 탓에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정말 신기하죠. 우리 홈페이지에는 자미라 관련 글도 많은데...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에 나갔습니다. 저야 가끔 와 본 곳이지만... 아이들은 처음이에요.

 이 때만해도 더울 때였죠.

 자미라에게 안긴 성은이. 성은이는 많이 걸으면 다리 아프다며 응석을 부립니다. 안아 달라는 거죠...

 2001-2003년까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들이 2009년 초가을 서울 한 복판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합니다. 뒤쪽 맨 왼쪽이 자미라, 그  옆이 구정애 선생님입니다. 돌아보면 파란 만장한 시간들입니다.

 다음 날 주일에는 사랑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삼남매를 데리고 본당에 들어가려고 하니 몇 분들이 제지(?)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을 데리고 예배 드리려면 유아실로 가야 한다는 거죠. 그래도 아이들과 떨어져 예배를 드릴 수 없고, 어렵게 사랑의 교회에까지 왔는데 본당에서 예배 드리고 싶어 양해를 구해서 함께 예배드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예배 마칠 때까지 꼼짝도 않고 예배에 집중하는 걸 보고 주변 분들이 많이 놀라셨죠^^

사랑의 교회 마당에서 선교 관련행사가 한창이었습니다. 아마도 지난 여름 다녀온 단기선교여행을 보고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카자흐스탄 도 있더라구요. 친근한 색상과 풍경을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님 설교를 듣고 나왔습니다. 과연.. 한국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분이란 생각도 들었답니다. 이 큰 규모의 교회를 보면서 우리 시대에 교회에게 맡기신 멈출 수 없는 사명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2009년 가을, 이렇게 우리 가족은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2009.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