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크질오르다 정탐여행 1. "크질오르다" 가 있는 곳

'크질'은 붉다는 뜻이고 '오르다'는 왕국이란 의미로 끄질오르다는 '붉은 왕국' 이란 말입니다. 중앙 아시아의 아랄 해로 흘러 들어가는 시르다리야강 하류에 위치한 도시로 카자흐스탄의 14개 주 중 하나인 크질오르다 주의 메인 도시입니다. 인구는 19만 정도이고 인근 유전에서 석유가 나고 있어 석유 산업과 함께 목축업, 농업 등이 주요 산업입니다.

이번에 우리 팀은 8박 9일 일정이었습니다.

7월 4일 알마티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지낸 뒤 7월 5일 오후, 항공편을 이용해 크질오르다로 이동합니다. 이후 7월 6일부터 3일간 크질오르다에서 활동한 뒤 7월 9일 투르키스탄, 침켄트를 거쳐 7월 10일 알마티에 돌아온 뒤 다음 날 밤 비행기를 귀국하는 일정입니다. (위 지도에 이동 경로 표시)

중앙아시아는 극도의 대륙성 기후로 세 개의 주요 자연 지역으로 나뉩니다. 바로 초원, 사막, 산이죠.

초원 지대는 대략 아랄해, 시르다리야 강, 천산 산맥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초원 지대의 북부에는 초지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초원 지대는 강이 거의 없고 식물이 희박하여 함수호(소금기가 많아 물맛이 짠 호수. 강우량이 적은 건조한 지방에 많이 있으며, 흔히 물이 흘러 나가는 데가 없다. 카스피 해, 사해 등이 있다.) 들만 간간이 보이는 반사막 또는 사막-초원 지대입니다.  

초원 지대 남쪽은 중앙 아시아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막 지대로 카라쿰, 키질쿰, 타클라마칸 사막 등이 대표적이죠. 서부 중앙 아시아의 주요한 두 강은 아무다리야 와 시르다리야 강으로 각각 파미르 고원과 천산 산맥에서 발원하여 북서쪽으로 흘러 아랄해로 들어갑니다.(산에 쌓인 눈이 녹아 생긴 강이죠) 다른 강들은 모두 도중에 사막에서 말라 버립니다.

중앙 아시아 사막 지대 흙은 비옥한 황토지만 극심한 건조 기후라 강 유역의 오아시스에서만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4000년 전부터 중앙 아시아 오아시스에선 농경 생활과 도시 생활(정착 생활)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초원 지대는 유목민들의 목축이 중심이었고 방랑 생활을 했었죠.

하지만 이 두 집단은 결코 격리되지 않았으며 서로에게 의존적이었는데, 오아시스의 도시 중심지는 세련된 문명을 발전시켜 초원에 전했고 정치, 군사적으로는 초원의 유목민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방문했던 크질오르다 주변 지형입니다.

시르다리야 강과 아무다리야 강이 보이지요? 옛부터 이 두 강의 중상류 사이 지역을 이슬람 시기엔 '마와란나흐르' 라고 불렸는데 이는 아랍어로 '옥수스강(아무다리야강) 건너편' 이란 뜻입니다. 서양에서는 같은 뜻의 '트랜스 옥시아나' 라고 불렀죠. 아무다리야 강은 전통적으로 이란과 중앙 아시아의 경계입니다.

중앙 아시아 공부를 하다 보면 이 두 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중앙 아시아의 강 유역 오아시스에서만 정착 생활이 일어났다고 했는데 중앙 아시아의 정착민들의 대다수는 다섯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고 이 두 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이 역사적인 강, 시르다리야 강 하류에 위치한 크질오르다에 꼭 가 보고 싶었습니다.

-제라프샨 강과 카시가다리야 강 계곡(이슬람 이전 시기와 이슬람 초기에 소그드라고 불렸던 지역)

-호라즘(아무다리야 강 하류)

-페르가나(시르다리야 강 중류의 비옥한 지대)(우즈벡스탄의 도시)

-차치(또는 샤시)와 일라크(시르다리야 강의 지류인 치르치크 강(우즈벡스탄 동부를 흐르는 강) 유역)

-아무다리야강 남부의 발흐(아프가니스탄 북부의 오래된 도시) 주변

크질오르다 인근 지역을 확대해 보면 시르다리야 강 하류는 초원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강 주변에는 나무와 풀이 있기에 옛부터 이곳에서 정착 생활이 이뤄졌지요.  

우리 팀이 크질오르다로 이동한 비행기는 기체가 큰 보잉기가 아니라 프로펠러를 가진, 겨우 100-200 여명이 앉을 만한 작은 비행기였습니다.

이 비행기를 타고 알마티에서 크질오르다까지 2시간 35분 동안 날아갔죠. 크질오르다 근처에 왔을 때 비행기 안에서 반사막과 초지 사이로 흐르는 시르다리야강을 볼 수 있었습니다.

먼지 낀 비행기 창 밖으로 내려다 본 시르다리야 강

여러 지류로 갈라지는 강 하류를 볼 수 있습니다. 물이 있는 강유역에서는 목축과 농업이 활발합니다. 크질오르다도 그런 곳이었죠.

그러고 보면 크질오르다 지역의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일 것입니다.

정탐 첫 날, 우린 강 서남쪽을 돌아 흘러가는 시르다리야 강에 뛰어 들어 물놀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운데가 형민) 더위와 정탐이라는 목적 의식에 모두가 힘들었을 무렵, 전체 팀원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주었죠. 하지만 정작 현지인들에게 강에서 수영했다고 얘기했더니 모두들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오친 그랴지나 (아주 더려워요) " 강 주변이 동물들의 배설로 오염되고 중상류 지역에서 오염물이 많이 유입된다나요.

어쨋든 이런 강을 끼고 있는 크질오르다는 인구의 97%가 카자흐인으로, 카자흐스탄에서도 가장 카자흐 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4-1929년까지 카자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최초의 수도이기도 했죠. 한 때는 고려인도 많이 거주했지만 이젠 8천여명 정도만이 살고 있고 총 인구는 19만명입니다.

우리 팀은 이곳에서 3일을 머물며 크질오르다의 일반적 개요/ 경제 분야/ 생활 조건/ 사회 구조/ 청소년, 여성/ 종교 분야/ 기독교 상황/ 선교를 위한 접근 방법 들을 세부항목까지 조사해야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크질오르다'를 검색해 봤자 이런 내용은 전혀 없기에 우리 팀이 이번에 작성하는 '카자흐스탄 남부의 크질오르다 지역의 카자흐족의 종족 프로파일' 은 미전도종족 선교의 기초적 자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족 프로파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이 땅을 밟고 이곳 사람들을 만나는 이유는 우리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이 땅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기 위함이지요. 이번 선교여행을 통해 그 땅의 카자흐인들을 사랑하는 맘,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맘을 얻고 돌아오기 위해서입니다. 보지 않은 곳을 생생하게 품고 기도할 순 없습니다. 왕 같은 제사장, 거룩한 나라로 삼으신, 우리의 정체성을 기억하며 크질오르다로 떠났습니다.  

도시 입구에 세워진 '크질오르다' 간판(러시아어로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며 거의 도시 전체를 돌아 보았습니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우리가 이틀 정도 돌아보면 대략 알 수 있을 정도의 도시 크기였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번 정탐여행을 크질오르다로 정하는 과정에서 제가 했던 역할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던 상황에서 하나님은 여러 사람들을 통해 크질오르다가 우리의 방문지가 되도록 만드셨습니다. 그랬기에 이곳에서 본 것, 들은 것, 만난 사람들은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크질오르다 지도

크질오르다 지도 구하는 일도 어려웠습니다. 첫 날부터 지도를 구하려 무진 애를 썼지요. 현지인 도우미를 통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겨우 택시회사에서 사용한다는 흑백 지도 하나가 고작이었습니다. 큰 서점이나 기차역, 심지어 시청에도 지도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날, 한 호텔에서 위와 같은 지도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했죠.

알지 못하는 지역에서의 정탐에 있어선 지도가 무척 중요합니다. 내가 있는 곳과 이 도시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질오르다 기차역

앞으로 크질오르다 지역의 카자흐인들의 삶을 소개할까 합니다. 크질오르다 지역에서 이런 체계적인 정탐이 이뤄진 것은 아마 우리 팀이 최초일 것입니다. 앞으로 이 자료를 바탕으로 더 자세한 내용들이 추가되어, 기도 가운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전략들이 개발되길 기대합니다. 21세기 선교 최대의 전략적 무기는 바로 기도니까요.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크질오르다의 대표적인 빈민가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순수하고 밝은 미소를 사람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카메라 앞에서 웃음 띈 얼굴로 우릴 바라봤던 그들은, 오히려 우리 팀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시장 앞에서 만난 크질오르다 사람들

언제나 낯선 이방인을 환영해 준 그들..

이 모두가 크질오르다에서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그 곳에서 만났던 이들의 얼굴을 다시 보면서 첫 번째 얘기를 마칠까 합니다.

우리의 시작은 크질오르다의 사람들을 창조하셨고,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2008.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