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진선교학교(Chungjin Mission School)

찬 바람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지만 봄기운은 이제 완연합니다. 개나리도 여기 저기서 눈에 띄고... 몇 주 후 경주에 가면 벚꽃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 봄은 이렇게 우리 앞에 다가왔지만 올 봄에 있을 몇 가지 일들은 이미 몇 주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가정에게 2007년 상반기는 무척 바쁜 스케줄입니다.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지난 2월 23일 금요일부터 시작된 [충진선교학교] 지요.  충진선교학교는 우리가 출석하는 충진교회에서 개설한 선교훈련과정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지상 명령에 순종하고 2020년까지 50가정(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한다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성취할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교회가 자체적으로 선교 훈련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성도가 선교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헌신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이 일은 이미 하나님이 이끌어 가고 계십니다.

1기 충진선교학교는 2007.2.23-4.27 까지 10주간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서 11시까지 진행됩니다. 프로그램은 찬양, 종족소개,강의,조별모임으로 이어지는데 의료선교교육훈련원이나 인터콥의 비전스쿨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1기 충진선교학교의 강의 주제 및 강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자

제목

강사

1주

2월 23일

개강예배, 교회론

이복수 목사/고신대학원 교수

2주

3월 2일

선교의 성경적 관점

박일규 목사/우간다 선교사, 선교본부훈련실장

3주

3월 9일

선교의 역사적 관점

홍장빈 간사/예수전도단 대학사역책임자

4주

3월 16일

선교의 전략적 관점

오승수 간사/예수전도단 관리실장

5주

3월 23일

선교의 문화적 관점

이나현 간사/우간다 선교사

6주

3월 30일

선교의 동역적 관점

편경석 간사/예수전도단 포항지부장

7주

4월 6일

현대 선교의 동향

최바울 인터콥 대표/한반도국제대학원 총장

8주

4월 13일

영적전쟁과 중보기도

탁형석 선교사/MVP선교회 본부장

9주

4월 20일

선교와 재정

이동휘 목사/안디옥교회 원로목사,바울선교회 대표

10주

4월 27일

선교동원

이수진 장로/꿈이 있는 교회,선교정탐훈련원 원장

수료식

4월 29일

수료식

종족별 발표회

당초 25명의 훈련생을 받으려고 했으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있어 54명의 훈련생이 등록했고 4-5명씩 할당되는 조원을 섬길 조장, 행정, 중보기도, 찬양을 맡을 스탭 요원들도 36명이나 참여합니다. 충진선교학교는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한 차례 스탭으로 섬긴 뒤 단기선교를 다녀오면 졸업이 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저와 선화는 함께 찬양팀 스탭으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찬양팀 스탭을 하게 되면 매주 금요일 저녁 일찍 선교학교가 열리는 충진교회 4층으로 가야 합니다. 행정반 스탭들이 다른 것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악기와 음향 장비를 준비해야 하는데 일렉 드럼을 셋팅하고 교회 본당에 있는 무거운 신디사이저와 악세사리를 4층으로 옮기고 혼자서 들기 어려운 베이스 앰프와 보면대, 마이크 스탠드도 챙겨야 합니다. 방송실에서 마이크를 챙기고 잭선이 담긴 가방을 들고 4층에서 마이크 셋팅을 시작하면 어느 새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죠.

여섯 명의 싱어들과 함께 잠시 맞춰 보고 스탭 기도회에 참석한 뒤 7시 반에 시작하는 선교학교 찬양이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돌아가지요. 선교학교의 강의와 조별 모임을 마치고 나면 보통 밤 11시 반 정도 됩니다. 교육생이 가고 난 뒤 스탭 모임 등을 마치고 집에 오면 새벽 1시가 가까워지죠. 저녁 식사는 따로 할 여유가 없고 선교학교에서 제공하는 김밥 한 줄(저는 두 줄 먹습니다)로 때웁니다.

엄마, 아빠가 이렇게 매주 금요일마다 출동하자 우리 삼남매도 덩달아 금요일 밤마다 교회로 출동해서 자정이 넘을 때까지 교회에서 지냅니다. 처음 찬양할 때는 서서 함께 찬양하지만...강의가 시작되면 다른 방으로 가서 블록 놀이를 하는데...운 좋게 마음씨 좋은 삼촌이라도 만나면 영아부실에서 신나게 뛰어 놀 수도 있습니다. 모든 순서가 끝나면 곯아 떨어진 삼남매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우리 부부는 그래도 감사하고 기쁘기만 합니다.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우리 부부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갈망입니다. 행여나 바쁜 일정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까 염려하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매 주마다 우리에게 충분한 은혜를 허락해 주셔서 기쁨으로 이 일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선교학교 첫 날...선화는 형민이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혹시나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 때문에 다른 교육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를 따라 온 꼬마들은 우리 삼남매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형민아...찬양이 시작되면 셋 다 뒤에 서서 함께 찬양해야 한다. 알겠지?"

 

아닌게 아니라 그 날 삼남매는 키보드를 연주하는 엄마 뒤쪽에 멀찍이 떨어져 서 있었습니다. 찬양은 30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찬양이 끝난 뒤 형민이가 슬며시 엄마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엄마...나 끝날 때까지 서 있었어요..." (그 날... 8살 형민이, 6살 시은이, 4살 성은이가 일렬로 서서 찬양하는 모습...너무도 귀여웠습니다. )

 

형민이의 말을 들은 선화는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무엇보다 형민이에게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형민이가 좋은 오빠로 두 동생을 이끌어 주다보니 우리 부부는 금요일 밤에 7시간 가량 교회에서 머물며 찬양과 강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어쨋든 온 교회가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시작한 이 선교학교는 벌써 4주째가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ME(Mission Exposure) 에 해당하는 강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훈련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은 각오도 대단합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교훈련을 받아보고 싶은 맘에 등록했습니다."

"마음은 많이 있지만 선교에 대해 막연히 알고 있던 내 마음이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54명의 교육생 중에는 담임 목사님, 장로님, 강도사님, 권사님 들도 포함되어 있고 청년들과 장년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습니다. 모든 직함들을 내려 놓고 호칭은 형제님, 자매님으로 통일한 채 10주 동안 이 훈련에만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매주 주간생활보고서를 제출하고 필독서도 읽어야 하고 과제물을 제출해야 합니다. 3번 이상 결석을 하는 경우는 수료가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이 훈련을 잘 마칠 수 있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훈련생들 가운데는 벌써 작은 변화들이 일고 있습니다.

선화와 저도 이 훈련에 함께 참여하면서 우리 가정에게 주실 은혜들을 사모합니다. 선화는 인터콥 비전스쿨을, 저는 의료선교교육훈련원을 마쳤지만 이번 훈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의 다음 길을 알려 주시리라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삼남매는 강의 중간에 하나 둘 씩 픽픽 쓰러집니다. 아빠나 엄마 옆에 와서 무릎을 베고 잡니다. 아이가 깊게 잠들면 옷을 덮어 주고 한 쪽으로 밀어 놓는데 지나다니는 훈련생들이나 스탭들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한 마디씩 하지요. "애들은 저렇게 키워야 해...."

우리가 아이들을 너무 힘들게 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예배당에서 이어지는 찬양과 강의 속에서 아이들이 자고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매주 찬양을 통해 하나님을 높이고 경배하지만 이것 역시 매일의 삶이 예배가 되지 못한다면 힘드는 일입니다. 찬양은 얼마나 곡을 잘 선정하고 콘티를 잘 짜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내게 얼마나 있느냐...내가 얼마나 하나님께 내 맘을 두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입니다. 오늘 주일 예배 시간에도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우리의 관심이 세상에 있는 한  온전한 예배는 드려질 수 없습니다."

내 관심이 세상의 물질과 안락함에 가 있다면...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고 그 분을 경배하는 일은 내 삶에서 멀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찬양하는 일은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지요. 충진선교학교를 통해 나와 선화와 우리 가정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정결한 제물이 되길 소원합니다. 그 분이 금을 연단하는 자의 불과 표백하는 자의 잿물로 우리 삶을 다듬어 가시길 소원합니다. 그래서 그 분의 나라에 합당한 성품이 우리 가운데 점점 강하게 나타나길 기대합니다.      2007.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