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소동

지난 2006년 8월 14일부터 우리 홈페이지는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끔 그런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게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러길 1주일.... 다른 포털 사이트를 통해 네티앙이 최근 웹호스팅비를 납부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다 끝내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운영진들이 잠적했고 회사는 정상화되지 않을 거라는 이 뉴스를 보고나서야 사태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 1일 경에도 며칠 간 접속이 되지 않아 사용자들의 반발이 빗발쳤고 백업을 위해 며칠간 서비스를 재개했다는데 전 전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최근 까밀라, 자미라 자매들로 인해 바쁘게 지내느라 제대로 홈 접속을 못한 탓도 있었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는 1999년 6월 4일, 당시 대표적 pc 통신 사이트 중 하나인 넷츠고에 홈페이지의 소스 파일들을 올리고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지내던 2002년 가을...넷츠고가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바람에 현재의 네티앙으로 홈페이지 소스 파일들을 옮기느라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전용선 없이 전화선으로만 어렵게 인터넷 접속을 하기에 모든 경로를 새로운 소스로 바꾼다는 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구축한 네티앙 소스들이 4년만에 또 다시 무용지물이 되 버린 것입니다.

서비스 중단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저로선 네티앙 서버에 있는 자료들과 게시판 내용물들을 제대로 백업해 놓지 못했습니다. 물론 개인 컴퓨터에도 소스 파일들이 있긴 하지만 작업을 여러 컴퓨터에서 하기에 네티앙 서버의 것이 가장 정확한 소스인데....이걸 제대로 백업하지 못해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다가 다행히 지난 8월 25일 잠깐 홈페이지가 정상화되었을 때 급히 백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날도 방명록에 '백승훈'님이 남긴 글을 보고 급히 백업을 한 것이었습니다.

 

2006-08-25 12:24:56
이름 백승훈  besohj69@kornet.net  http://skyhouse.pe.kr  
오랫만에 홈페이지가 열렸네요?...^^ 25~30일까지 백업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는 기사를 보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열어보니 역시 네티앙이 열리네요!...물론 조치는 하셨겠죠?... 열리지 않는 시간동안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평안하세요?...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그 때까지 전 아무 조치를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때 급하게 네티앙의 소스 파일들을 제대로 백업할 수 있었습니다. 100% 복구의 실마리를 찾은 겁니다. 25-30일까지 백업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 26일부터는 현재까지 네티앙 접속이 전혀 불가능했던 걸 보면 그 때 자료를 받지 않았더라면 신속한 복구가 어려울 뻔 했습니다.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죠. 이전 넷츠고 서비스 중단 때는 150여개의 방명록 기록들을 날려 버린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집 거실에서 내다 본 풍경 - 영일만 )

처음 네티앙 서비스가 중단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 홈을 찾는 무명의 많은 접속자들이 무척 답답해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복구를 하고 싶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너무 홈페이지에 매달리고 싶지 않은 맘도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틈타 며칠 동안 조용한 세상에 있고 싶은 맘도 있었지요. 그래서 선화에게 "8월 말까지는 그냥 이대로 있으련다." 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안되어 네티앙을 이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가장 찾기 쉬운 포탈 사이트인 네이버에 새 둥지를 틀기로 했습니다. 우리 홈페이지 소스의 용량은 약 200Mb 정도입니다. 어떤 곳으로 옮기더라도 어느 정도의 유지비는 소요되지요. 네이버에 등록을 하고 네티앙의 소스들을 그 곳으로 옮겼습니다.

넷츠고에서 네티앙으로 옮길 때 알게 된 노하우가 있습니다. 홈페이지 안에서 링크된 파일이나 사진의 경로를 표시할 때 "home.naver.com/astana2001/koica/default.htm" 과 같이 전체 경로를 표시하지 말고 "../koica/default.htm" 과 같이 상위 폴더를 지칭하는 표시를 사용하면 나중에 소스파일을 다른 서버로 옮기더라도 일일이 바꿔 줄 필요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번 네티앙으로 이사할 때 40% 정도를 이런 식으로 표시해 두었지요.  이번 네이버 이사 시에는 모든 경로 지정을 이런 '상위 폴더' 개념으로 표시했습니다. 혹시 네이버마저 홈페이지 서비스를 중단하더라도 간단히 다른 서버로 옮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식장 위의 사진들, 2006년 여름 성경학교 주제가 '왕의 자녀답게 살아요'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네이버로 홈을 옮긴 뒤 네이버에도 2007년부터는 홈페이지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공지가 띄워졌습니다. 사실 인터넷 초창기에는 홈페이지 서비스가 유망한 컨텐츠였고 수익 모델이었지만 지금은 개인홈페이지가 싸이 홈 등으로 대체되었고 기업형 홈페이지들은 웹호스팅 전문 업체들에게 맡겨지고 있어 포털 사이트에서 '마이홈 서비스'를 지속할 필요성들이 사라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수익성도 줄어들고 홈페이지 서비스로 인해 오히려 스팸메일 발송, 악성코드 배포 등의 문제들만 생겨나고 있어 포털 사이트들은 속속 홈페이지 사업을 접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전문 웹호스팅 업체에 우리 홈을 옮길까 생각해 보았지만 일단 이번에 등록한 네이버 마이 홈 서비스를 끝까지 사용한 뒤 파란 등에서 좀 더 규모를 키우고 웹호스팅 업체로 갈까 싶습니다.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 죄(?)로... 네이버로 소스 파일들을 옮기느라 예비군 2박 3일 훈련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여해야 했습니다. 예비군 동원 훈련에 노트북 들고 들어가는 사람은 저 밖에 없겠죠? 오는 10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방문을 앞두고 홈페이지에 있는 카자흐스탄 정보를 단기의료팀원들에게 빨리 소개해야 하기에 복구를 서둘렀습니다.  

많은 분들이 홈이 열리지 않아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아마 카자흐스탄의 까밀라, 자미라도 우리 홈이 열리지 않아 무척 답답해 할 것 같습니다. 최근 2년간 저희 홈 방명록에 글을 남긴 분들의 메일 주소로 새로운 홈 주소를 소개했지만 말 없이 방문했던 수많은 방문자들에게는 답답한 시간이 더 길어지겠지요. 검색 엔진들의 자료를 수정하는데도 며칠이 소요될테니까요.

홈페이지가 닫혀 있던 시간 동안 홈페이지에 대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이 홈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우리 가정의 삶의 발자취를 남긴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홈페이지가 짐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삶이 자연스럽게 투영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홈 주소는 "junim.pe.kr" 혹은 "www.junim.pe.kr"로  바뀌었습니다. 우리 홈 이름이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이기에 'junim'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대상은 우리 주님이시기에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을 함축한 '주님'으로 결정했습니다. pe.kr은 아시다시피 한국 내 개인(person) 도메인 임을 표시합니다. 한국 내 기업(company) 도메인이라면 co.kr 이 되겠지요.

아무쪼록 남아 있는 내 삶이 '주님'께 더욱 집중하는 시간들로 채워지길 소원합니다. 선교의 목적은 열방이 하나님을 높이고 경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주님을 높이고 경배하는 일이 '목표'라면 선교는 이 일을 위한 '수단' 일 뿐입니다. 선교지에서 살면 더욱 이 사실을 실감할 수 있지요. 그러기에 역으로 주님을 예배하고 높이려는 뜨거운 마음 없이는 선교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 일은 '자기 의'에서 출발하는 잘못되고 힘든 여정일 뿐이죠. 이 홈을 통해 남을 의식하기 보다는 우리 가정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높이고 경배하는 일들만이 나타나길 소원합니다.

새로운 홈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006.9.7

(거실에서 내다 본 풍경 - 8월의 어느 날, 영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