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e-메일] 전통명절보다 화려했던 휴일
이선화
부산일보 2002/03/09일자 008면 서비스시간: 10:39:39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인 중앙 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올해로 독립 11주년을 맞는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와 함께 독립하여 건설된 이 나라는 55%의 카자흐인과 35%의 러시아인 그리고 120여개의 소수 민족들이 다민족 국가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민족적 배경을 가진 나라이기에 특정 민족의 전통 명절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다. 온 나라가 함께 축하하는 공휴일은 손꼽을 정도다.

이 가운데 여성의 날이 포함된다. 1월의 새해,3월의 여성의 날,5월의 노동자의 날,10월의 독립 기념일,12월의 공화국 성립일 등이 이곳의 대표적 공휴일이다.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것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이다.

마르크스,엥겔스,레닌과 절친했다는 유명한 공산주의자 '클라라 체트킨'의 제창에 의해 소비에트 연방은 여성의 날을 온 국민이 축하하는 공휴일로 지정했다고 하며 이 관습은 독립된 카자흐스탄 공화국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는 마치 한국의 큰 명절과 같이 온 도시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공휴일을 하루 앞두고는 여성에게 선물할 꽃,인형,화장품,술을 사려는 남자들로 꽃가게와 상점 앞이 북적대었고 차량이 몰려 길이 막힐 정도였다.

필자도 오늘 거리와 식당에서 처음 보는 낯선 남자들로부터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고 주변 분들에게서 뜻밖의 꽃과 선물을 받게 되어 기뻤다.

하지만 남편 역시 선물을 하러 이곳 저곳으로 다녀야 했고 그러다 보니 가계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다. 때문에 여성의 날이 그저 즐겁게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눈보라가 가시지 않은 3월의 길목에서 맞은 여성의 날은 이곳에서 만난 또 하나의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스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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