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e-메일] 카자흐의 세시풍속 | ||
이선화 카자흐스탄 주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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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2002/03/26일자 010면 서비스시간: 11:11: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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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시작하는 시점도 다 다르다. 고려인들은 전통대로 음력 1월 1일을 설날로 지키고 있다. 지난 설에는 고려인들이 주최한 음악회가 이곳 콘서트홀에서 열리기도 했다. 한 고려인 성악가가 '가고파'를 부를 때는 이국땅에서 소수 민족을 이루고 사는 고려인들의 외로운 마음을 보는 듯하여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지난 3월 22일은 카자흐인들이 지키는 설날이었다. '나우리즈'는 카자흐어로 3월달이라는 단어인데 새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섭씨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길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만 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봄 햇살은 더욱 의미가 깊으리라. 한국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도 새해를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간다. 역이나 공항에는 반환되는 표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그리고 떠나는 가족을 배웅하며 작별 키스를 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새해 며칠 전부터 기념일에 세워지곤 하는 큰 깃발과 풍선들이 도로변에 설치되고 상점마다 새해 인사 문구들이 내걸렸다. 이곳 아스타나의 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전통 춤과 노래 공연이 이어졌고 한쪽에서는 전통 씨름판이 벌어졌다. 경기 방법이 한국의 씨름과 아주 비슷했다. 옛날 카자흐인들이 양이나 말떼를 이끌고 유목하면서 생활하던 전통가옥 '유르트'를 세우고 그 안에서 각종 전통 음식과 기념품들을 팔기도 해서 먹을거리,볼거리가 많은 하루였다. 유난히 따뜻한 새해 첫날. 독립한 지 10년을 넘기면서 카자흐인들은 어떤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을까? 아스타나 holy3927@netsgo.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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