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까작스딴 이야기(2)   2001.8.5 - 10.16

말라꼬 아저씨

이곳 까작 사람들은 다른 서양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빵과 고기를 주식으로 합니다. 그래서 고기값은 아주 싼데.... 소고기 1kg에 최상품이 5000원 돼지고기 1kg은 6000원 닭고기는 한마리 4000원 정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한국에서는 비싸서 잘 못먹던 소고기를 장조림까지 해 놓고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고기를 아무리 많이 먹었더라도 된장찌개와 밥을 먹어야하듯이 우리도 고기외에 나물이나 생선이 무척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감자나 호박은 이곳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류인데 그외에 부추나 중국산 마른 고사리, 그리고 고려인 아줌마들이 파는 콩나물은 이곳 큰 시장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먹던 여러가지 야채들은 살 수 없어서 때로 반찬이 아주 궁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 매일 아침 찾아오는 아저씨가 있는데 우리는 그분을 '말라꼬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서 트럭에 각종 야채와 과일을 싣고 확성기를 통해"감자 왔어요. 감자---"하듯이 이 아저씨는 육성으로 "말라꼬, 듸냐, 아르부스---"하고 소리치는데 그건 "우유, 듸냐(아주 큰 참외같은 과일), 수박" 하는 말입니다.

형민이 아빠가 출근하고 나면 전 형민이를 업고 아저씨에게 갑니다. 밴형 승용차 조수석, 뒷좌석, 차지붕에까지 각종 물건들을 가득합니다. 전 주고 감자와 당근을 사고 때론 우유도 사는데 그 우유는 소젖을 바로 가져오는 것이라서 약한불에서 30분 이상 끓여서 먹어야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침장으로 쓴 돈은 보통 1000원을 넘지 않습니다. 우유는 1리터에 500원 감자, 당근은 1kg에 300원 정도니까요.

쌀쌀한 아침에 이곳 사람들과 함께 쭉 줄서서 우유를 사는 기분.... 참 좋습니다. 가끔 아주머니들이 형민이를 업은 제 모습을 보고 한마디씩 하지만 전 못알아들으니까 그저 미소만 지어보일 뿐이구요.

저의 아침은 때로 이렇게 시작됩니다.(2001.8.5)

 

날이면 날마다.

7월 27일 짐이 도착한 이후 우리의 생활입니다.

7월 28일 토요일 : 라쿰교회 식구들과 뚜르겐 계곡으로 야유회

8월 1일 수요일 : 코이카 구 단원초청 식사

8월 2일 목요일 : 선종욱 선생님댁에서 저녁식사

8월 3일 금요일 : 한카병원 식구들 초대 저녁식사

8월 4일 토요일 : 남자배구 보고나서 김상욱 선생님댁에서 식사

8월 6일 월요일 : 장재필 선생님댁에서 저녁식사

8월 7일 화요일 : 사모님들과 터키식당에서 점심, 오후에는 한카병원 야유회 메데우 계곡

8월 8일 수요일 : 데이빗 김 목사님 가정을 비롯한 가까운 사람들 초대 식사

다음은 예정된 모임들입니다.

8월 9일 : 이승호 선교사님 가정과 식사-아리랑 한식당

8월 10-11일 : 단원 평가대회 참석, 깝차카이 호수

8월 12일 : 이삿짐 출발

8월 13일 : 아스타나로 출발

요즘은 너무 바쁩니다. 여러 모임에 참석하면서 우리도 그동안 미루었던 식사초대를 여러팀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정에서 대접만 받다가 이렇게 우리집에 모시게 되니 너무 기뻤습니다. 못하는 음식이지만 맛있게 먹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제가 만든 음식을 싸서 보내는 기쁨도 정말 크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이곳에서 2달 반동안 지내면서 너무나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여러가지를 챙겨주시고 또 격려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외롭지 않습니다. (2001.8.9)

 오늘 짐이 아스타나로 갑니다.  

  조회 : 35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8/12 오전 11:25:03

 오늘 8월 12일..이삿짐이 아스타나로 올라가는 날입니다. 오후 1시...교회에 다녀온 뒤..트럭이 출발하기로 했고..우린 어젯밤 늦게까지 부산에서 가져온 박스를 다시 봉하고...알마티에서 얻은 세간을 다시 꾸려야 했습니다.

인생은 나그네이지만...3개월도 안 되어 다시 이삿짐을 꾸리려고 하니...이젠 이사가기 싫다는 생각이 드네요...어서 빨리 아스타나로 가서..정착해서..선화와 형민이와 안정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이 컴퓨터도 잠시 철거(?)해야 합니다. 트럭은오후 1시경에 출발해서 13일 오후에 아스타나 저희 집 앞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알마티에서 정착하는데 시간이 걸린 점을 감안해서 아스타나에선 바로 정상적인 생활이 될 수 있도록..아스타나의 집을 이미 확정하고 계약이 끝난 상태입니다. 짐도 철도로 부치지 않고..바로 집으로 오도록 해서..아마 내일 13일 저녁에는 다시 컴퓨터도 정상 가동되고..우리의 새 집도 정상 궤도에 오를 것 같습니다.

마음의 글에 알마티 생활을 정리하는 글을 올리려고 시도하다가..시간에 쫒겨 그냥 올라갑니다. 조금 있다가 올릴께요...지금 우리 가정은 새롭게 다시 약간의 설레임에 쌓여 있습니다. 새로운 도시...알마티에서 북쪽으로 1100Km 떨어진 아스타나로 가니까요....기도 부탁드립니다.  

 

 여기는 까작스딴의 수도..아스타나입니다.  

  조회 : 36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8/15 오전 2:22:14

 지금 시간이 15일 0시 27분입니다.

저희는 무사히 13일 오후 2시 30분. 아스타나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마중 나오신 목사님 댁에서 저희 이삿짐 트럭을 기다리다가...그 날 밤 자정이 넘어서 아스타나에 들어온 트럭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새 아파트도 보았습니다. 사말의 집보다 훨씬 크지만...웬지 정이 든 사말이 좋아집니다. 이제 이 집도 곧 정이 들면...좋아지겠지만....트럭이 자정이 넘어 도착하는 바람에..저희 집이 6층인데 엘리베이터가 밤에 작동하지 않는 관계로 하룻밤을 지난 뒤...14일 아침에 트럭 한 차분의 저희 짐을 아파트에 옮기고 트럭 기사분들과 인사를 드리고...헤어졌습니다. 도와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하루 종일...짐을 정리했습니다. 알마티에서 풀지 못한 짐까지..모조리 풀어 정리했습니다. 허리도 아프고..팔도 아팠습니다. 게다가...이 아파트가 크긴 크지만...조그만 바퀴벌레 들이 역시나 많아서..바퀴벌레 잡느라 하루 종일 바빴습니다. 으...바퀴벌레...

그리고 여기는 220볼트를 쓰는데...220볼트 콘센트가 일반적인 것과 달리 더 가는 플러그만 꼽히는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가전기구들을 콘센트에 꼽지 못하고 있습니다. 빨리 어댑터를 구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더운 물이 안 나옵니다. 원래는 나왔다는데..어제는 안 나왔고..오늘은 아파트 수리한다고..찬물도 안 나왔습니다....짐을 푸는데..물이 없어서...그리고 약간 붎편한 것...가스렌지가 작동을 안 합니다. 한 마디로 조리기구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날이 밝으면 알아봐야 겠습니다. 후진국이니까..생각해도 답답한...또다른 곳에서의 시작이 지금 시작되었습니다.

이 인터넷 접속도 알마티와 다른 전화번호를 통해 접속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덜컹거니는 차 속에서 컴퓨터는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알마티와 아스타나는 1100Km이고 그 중 500Km가 비포장입니다.....그래도 저녁에는 형민이와 선화와...아스타나의 지리를 알아 볼 거라고..아스타나의 람스토르와...식당도 가 보았습니다. 선화는 ...아는 사람도 없고...바퀴벌레가 너무 많이 나와...쓸쓸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제가 있으니까...걱정은 하지 마시고...기도 많이 해 주세요...

참 형민이는 잘 있는데...모기에 7방 물렸습니다. 우린...이렇게 아스타나에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흐흑...보고 싶습니다...한국과 알마티의 사람들을...  

 

 여기는 섭씨 48도....믿거나 말거나  

  조회 : 44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8/16 오후 9:12:12

 아스타나 생활 3일째입니다. 무척 더운 날입니다. 오늘은 이곳 정탐여행을 온 예수전도단 자매 두 사람과 김명희 목사님 사모님과 함께 이곳 중앙 바자르(재래시장)에 갔습니다. 알마티에 있는 질로니 바자르와 규모는 비슷한 것 같은데 노천이라 덥고 쇼핑하기가 함든 단점이 있더군요. 그렇지만 그런데로 물건들이 있는 편이라서 오늘도 여느때처럼 감자, 당근, 마늘 등을 샀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람스또르를 향해 가는 길에 온도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보게 되었는데 앗! 거기에 48도라고 적혀있는 것입니다. 그 온도 아래 우리가 살아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아서 아마 우리가 잘못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열기인 것은 사실입니다. 알마티에서 40도까지 봤지만 머리가 아프다거나 한 적은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좀 다니다보면 머리가 지끈 거리고 노출된 팔이 마치 익는 것같은 느낌이 듭니다. 형민이도 땀을 아주 많이 흘리고 햇볕은 알마티보다 훨씬 따갑습니다.

후..... 그래도 건조하기때문에 한국에서처럼 땀을 그렇게 많이 흘리지는 않습니다.

지금 오후 7시 아직 볕은 따갑습니다. 우리집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기때문에 지금 햇볕이 온 집안으로 들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속에서 형민이가 잘 자라주는 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희도 물론 건강하구요.....

 

 아스타나 날씨 얘기를 안 할 수 없네요...  

  조회 : 37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8/20 오전 2:04:39

 불과 며칠 전...영상 48도의 무더운 날씨를 보인 이곳 아스타나는 3일 전부터..비와 천둥을 동반한 모래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IVF출신 형제가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차역에 마중 나가려고 도로를 달리면서 본 온도계의 온도는 14도...세찬 바람을 감안할 때..정말 겨울 날씨였습니다. 비바람도..자동차 앞 유리쪽으로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내립니다. 이곳에 사시는 김목사님의 말로는..아슨타나의 날씨는 하루에도 수차례..햇빛이 내리다가..비가 오다가...어두워지다..햇살이 내리쬐는 식이라고 합니다..

일교차는 30도 가까이 됩니다..선화는 아무리 더워도 자동차를 탈 때..형민이의 두터운 긴 옷을 챙깁니다.이제 이 곳에서 적응하려면..이런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지금 8월의 아스타나는 크리스마스가 생각나는 한 겨울 날씨를 방불케 합니다..  

 

 기따이 쁠로하! 까레이 하라쇼!  

  조회 : 28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8/25 오후 5:46:06

 까작스딴은 동쪽으로 몽골과 중국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각종 유럽물건들뿐 아니라 많은 것들이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우선 우리가 먹는 쌀이 중국 쌀이구요. 형민이 샌달도 중국제품입니다. 한국에서는 싸고 질이 낮은 제품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이곳에서는 많이 이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이 나라 사람들 또한 "중국제품은 질이 아주 안좋다. 그러나 값이 싸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프랑스 제품들이 물론이고 터키산이라고 하면 다들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중국산이라고 하면 우선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아스타나에 오고 나서 집에 수리 할 것들이 많았는데 수도를 봐주러 오신 분이 교체할 밸브를 사 놓으라면서 기따이(중국)만은 사지말라고 하더군요. (이곳에는 물건은 주인이 사고- 시장에 가서 인부를 사서 그 물건을 올리고 -또 기사를 불러서 설치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부엌을 수리하던 분은 이거 기따이제품이라서 금방 낡았노라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우리는 '유즈나이 까레이'(남한)에서 왔다니까 "까레이 하라쇼! 기따이 쁠로하!"라고 하더군요. 그발은 한국은 좋고 중국은 형편없다는 말입니다.

중국이 불쌍합니다. 모두들 중국은 쁠로하라고 하니까요. 중국도 얼른 "기따이 하라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알마티에서 온 손님들-한국해외봉사단원  

  조회 : 2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8/29 오전 2:24:37

지난 8월 24일부터 28일까지..알마티에서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해외봉사단원인 노윤미,이신애,신미향 선생님이 아스타나를 방문하셨습니다. 4박 5일의 기간 중 3일밤을 저희 집에서 묵으셨습니다. 덕분에 저희 집 작은 방은 모처럼 오신 여선생님들의 숙소로 바뀌었지요...아스타나에서 너무...외롭게(?) 지낸 까닭에 방문하신 분들이 고맙고 나무 반가왔습니다.

신미향 선생님은 앞으로 1년간 아스타나에서 한국어를 가르치실 예정이십니다. 어쨋든 저희 가정과 세 분의 여선생님들은 즐거운 4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인터넷 접속을 할 시간도 없었지요..작은 방에 컴퓨터가 있거든요...세 분 모두 결혼하지 않은 여선생님들입니다..한국해외봉사단원으로 가족없이 먼 타지에서 생활하며..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시는 ..소리없는 애국자(?)들이시지요...

어서 많은 분들이 아스타나를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9월에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아스타나를 방문하는데..아마 알마티 많은 카톨릭 신자들이 아스타나를 방문할 것 같고..제가 아는 분들도 많이 오실 것 같습니다. 어서 낯익은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서운 어느 날 밤에....  

  조회 : 16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05 오전 3:08:08

 까작스딴에는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알마티 같은 곳에는 한국인들도 아주 많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소비에트 연방 안에 포함되는 곳이었고...코이카 현지 소장님 말에 의하면 아직 100달러에 청부살인도 일어나는 곳이 여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이곳에 있는 외국인들은 신변에 대한 염려를 어느 정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자들만 있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알마티에서도 여자 선교사님들만 있는 집에...낯선 사람들이 몰려와...문을 두드리고...사람이 있어도 막무가내로 들어와 집안의 가재도구를 들고 가 버린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런 '외국인 길들이기' 는 백주대낮에 벌어지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몇 년 전...지방에 파견된 코이카 단원 중에서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태가 벌어져 다시 알마티로 내려온 경우도 있지요...

아스타나는 수도라서 알마티보다 더 치안이 튼튼하다고 들었는데...

오늘 자정이 넘은 시간에...벨이 울렸습니다. 자정에 누가 찾아왔나? 하며..대문에 있는 조그만 구멍으로 밖을 보는데..알지 못하는 낯선 남자 두 사람이 "까레이..."라고 말하며 서 있었습니다. 언뜻 보니...웃는 것 같기도 하고..심각한 것 같기도 하고..이상하더군요..

그래서..말도 잘 안 통하는 우리로선 문을 열지 않고...방에 와서..계속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때는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는 중이었습니다.계속 벨이 울리고...이럴 때...알마티에서 살때부터 다른 분들로부터 들은 얘기는 절대 문을 열어 주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찬송 중에 계속 벨이 울려서 벨이 울리는 선을 잘라 버렸습니다. 잠시 벨 소리가 안 들리더니..문 두드리른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시하고 계속 성경 말씀을 읽었습니다....그리고 몇 번 쿵쿵 하더니..잠잠해졌습니다.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화보다 제가 더 무서움을 타는 것 같습니다. 예배를 다 드린 후..다시 문으로 가 구멍으로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말도 안 통하는 타국에..우리 가정만 떨어져 있다는게..이럴 땐 더욱 싫어집니다...약간 으시시한 마음에..홈페이지에 들어와 봅니다..많은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을 읽으면..마음이 다시 든든해집니다.

"왜 이 밤중에 문을 그렇게 두드렸을까?"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내일 날이 밝으면 알 수 있을지 모르지요...  

 

한 달에 쌀 20Kg..........2001년 9월 5일

결혼 후..형민이가 태어나기 전...대학병원 근무시절에 우리 가정이 먹어치우는 쌀의 양은 한 달에 10Kg이 채 안되었습니다.

까작스딴은 쌀 값도 쌉니다. 고기값도 싸고..채소도 싸고..한국은 쌀 1kg당 2200원 쯤 하지만...까작스딴은 쌀 1kg당 600원 정도입니다.(물론 중국쌀이고..여기서 좋은 것은 우즈벡스딴의 타슈켄트 쌀이 좋다고 합니다..알마티에서는 그 쌀을 50kg 구해서 먹었지요) 하여간 여기있는 중앙 바자르에서 며칠 전에 25Kg 짜리 쌀 한 포대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오늘 선화가 그러더군요...

"오빠..하루 세끼를 다 집에서 먹으니까..쌀자루의 쌀이 팍팍 주는 것 같아요...이제 형민이도 제법 밥을 먹고..냐냐도 머고...오빠도...하루 3끼다 집에 와서 같이 먹으니....이제 우리도 쌀이 많이 들어가네요..."

새로 쌀 한 포대를 산 지 며칠 안 되었는데..쌀 자루가 줄었습니다. 쌀 자루가 빨리 바닥나서..다시 차를 타고 쌀을 사러 바자르에 갈지언정...형민이도 밥을 잘 먹고..우리 가족 모두가 하루 세끼 모두 밥상에 앉는 요즘이 좋습니다. 한국에 가면..또 병원 생활에 시달리고..하루 한끼도 제대로 집에서 못 먹을 걸 생각하면..감사하게 생각하고 지내야지요...2001년 9월...우리 가정은 한 달에 쌀 20Kg이 소요됩니다. 여러분의 집은 어떤가요?

 

서두르지 마세요... 2001.9.10

1병원 출근 2주째입니다.

진료실의 정상화를 위해 여러가지로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국제협력단 까작스딴 현지 사무소에 연락을 해서 제가 한국에 신청할 수 있는 소규모 프로젝트 품목을 상의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프로젝트란..저처럼 국제협력의사로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근무자가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요청할 경우 정해진 한도 내에서 지원할 수 있게 만든 제도입니다.

전 1년에 4천 달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진료 활동을 지원하는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그래서..이 소규모 프로젝트가 빨리 진척되도록 지금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일이 쉽게 진행이 안 됩니다. 이것만 붙잡고 하면 될 것 같은데..그게 안 그렇습니다. 시간이 없고..연락이 잘 안되고..저도 바쁘고...그러다 보니..일이 자꾸 늦어지게 되었습니다. 어제 주일 예배를 마치고 김목사님(이곳 아스타나 장로교회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저의 이런 고충을 얘기드렸습니다.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이선생님...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경우...한국에서처럼..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기 어려운 법입니다. 이렇게 해외에 나와 살 때에는 생각을 여유있게 가져야 합니다. 급하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미리 깨닫고...여유를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실패가 없습니다. 생각해 보세요...빨리 한다고 일이 빨리 됩니까?"

저녁때..목사님 말씀이 생각나면서...여유를 가지고 일을 차근차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한국으로부터의 물품 공급이 가장 시급하지만...여기에 매달려 초심을 잃게 되면..더 큰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까요...지금 제게는...느긋한 마음이 필요할 때입니다.

 

 테러의 공포:한국..미국...까작스딴..  

  조회 : 14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12 오전 1:15:23

 이곳 시간 2001년 9월 11일 밤 10시 10분(한국시간 12시 10분) 여느때와 다름없이 인터넷 접속을 했는데..처남이 MSN메신저를 통해 지금 미국에서 전쟁과 같은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까작스딴의 TV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아니나다를까...한국의 동아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미국무역센터빌딩과 펜타곤 건물이 여객기를 통한 테러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었음을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들은..인터넷 전화(MSN음성채팅)를 통해 처가집으로부터..한국의 MBC에서 중계되고 있는 내용을 들으며...동영상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까작스딴에서 그 소식을 좀 더 생생하게 볼 수 없음을 안타까와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까작스딴 TV를 튼 지 얼마후...이곳 시간으로 밤 11시 10분부터..특별 뉴스가 시작되었고..아마 한국도 그렇겠지만...CNN의 화면을 그대로 비추면서 미국 사태를 보도했습니다.  선화와 전...함께 TV를 통해 화면을 지켜 보면서..무역센터를 두번째로 들이받은 보잉 767여객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와 했습니다. 또 아직 한 대의 여객기가 공중납치된 상태라는 소식을 듣고...너무 무섭고...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저질렀을까요...사람은 정말 모질게 악해질수 있나 봅니다.  이번 사태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명복을 빕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마샤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마샤는 이번주부터 우리짐에서 일하게 된 냐냐입니다. 냐냐가 뭐냐구요? 우리말로하면 유모입니다. 냐냐는 청소, 설거지, 다림질등 집안일을 도와주고 아이도 봐주지요.

이곳에 사는 우리같은 외국인에게 냐냐는 아주 중요한 존재입니다. 한국보다 넚은 집이라 도움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이곳 사정을 잘 모르고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냐냐는 통역, 정보제공자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인건비도 싸서 냐냐가 한달 일하는 댓가로 100달러를 줍니다. 일자리가 너무나 부족하고 보수도 적어 대학 교수들까지 오후에는 공장에서 일을 할 정도로 이곳  사정이 나쁩니다. 우리 마샤는 대학에서 어린이 교육학을 공부하고 학교 선생님도 한 자매인데 그녀 또한 보수가 너무 작아 냐냐일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안됐지요. 하지만 이들은 일자리를 가진 것을 아주 좋아하고 당당하게 일합니다.

마샤는 예쁘고 차분한 25살의 러시아인입니다. 말도 천천히 또박또박하기 때문에 아주 좋습니다. 그렇데  이 마샤가 여호와의 증인입니다..... 오늘 마샤가 성경공부하는 것을 봤는데 파수대같은 잡지와 함께 보고 있더군요. 성훈이 오빠와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이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이신것을 믿지 않더군요. 그저 천사정도로.... 하나님보다 낮은 존재로 믿고 있습니다.

마샤의 부모님은 러시아 정교인이었는데 그래서 마샤도 어릴 때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많은 고민이 생기고 그때마다 성경을 보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여호와의 증인을 만났고 거기서 해답을 찾았다고 하는데.....

왜 하필 복음이 드문 이곳에서 마샤가 여호와의 증인을 만났을까요? 왜 좀더 빨리 이곳에 복음이 널리 퍼지지 못해 마샤가 여호와의 증인을 만나게 했을까요? 마샤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마샤는 한국의 여호와 증인들 처럼 몇몇 성경구절들을 들어 이야기 했는데 성훈이 오빠와 잠시 논쟁(?)을 벌였지요. 그러나 아직 우리가 러시아어가 서툴러서 다음에 이야기 하자고 하고 멈추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논쟁하는 것이 아니고 기도하며 예수믿는 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 하필 마샤가 우리집에서 일하게 되었을까요? 함께 기도해 주세요. 마샤가 예수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믿을 수 있도록.... (2001.9.14)

 

귀한 선물

선물에는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는 법입니다. 지난 주 한국의 새벽별 지체들이 저희들의 필요한 물건들을 보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항목도 다양해서 이리저리 준비하는데만도 많은 힘이 들텐데.... 17kg이나 되는 큰 박스가 오고 있답니다. 그저 감사할따름입니다.

이곳 아스타나에는 한인들을 총 23명 있습니다. 한인들이 작다보니 우리가 먹을 음식들도 썩 많지가 않은데 대표적인게 배추입니다. 알마티에서는 좀 비싸긴 해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김씨 성을 가진 고려인 한분만이 배추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는 전화를 해서 미리 갖다달라고 하고 사러갑니다. 1kg에 3000원, 세포기만 사도 10000원이 넘어갑니다. 이나마도 그동안에는 없었고 최근에 배추의 존재를 알게된 거지요.

지난주 성훈이 오빠가 근무하는 병원에 이곳에서 선교하시는 박목사님과 아이들이 감기로 찾아왔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뵙지못해 얼굴을 모르고 성함만 들어서 알고 있는데.... 다음날 오빠가 박목사님 사모님이 주시더라면서 무언가 들고 왔습니다. 열어보니 김치와 삶은 배추 시래기였습니다. 한국에서는 감사의 뜻으로 김치를 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곳에서는 김치나 배추 선물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라면이나 마른 생선류도 마찬가지구요. 감사하다는 전화를 드리고 그날 저녁 맛있게 먹었습니다.

알마티에 있을 때.... 손님을 초청했을 때 오뎅 요리가 나오면 다들 귀한 걸 내놓았다고 한마디씩 하면서 먹습니다. 이곳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게 오뎅이니까요. 그외에도 오징어가 후식으로 나오면 일급 후식이 나온다고 즐거워하지요.

저는 한국에서 김치를 한번도 담아보지 않고 왔습니다. 시댁과 친정에서 늘 공수받았지요. 그러다가 이 카자흐사탄에 와서 김치 담는 훈련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스타나에 와서는 함께온 KOICA 단원 몫까지 담는데 내가 담은 김치를 나눠먹는 기분도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번 수요일에는 한국 온 IVF형제를 초청해 김치찌개를 해 먹었습니다. 그 비싸고 귀한 김치로 찌개를...... 그런 요리를 하는 내마음에는 정성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선물, 여기서는 김치, 배추, 라면..... 이런 것들이 최고입니다. (2001.9.16)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조회 : 41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17 오전 7:27:36

 작년 10월..위암으로 수술받으셨던 할아버지께서 방금 막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한국의 집으로부터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는 평생 다른 사람을 위해 사신..제가 본받고 싶은 훌륭한 분이셨습니다. 늘 애매하게 고난을 받으면서도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고 또..그렇게 사셨던 분입니다. 오늘 한국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지금 문제가 많습니다. 일단 제 비자가 단수 비자라서...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 5일전 대사관에 복수 비자로 신청해 두었지만...아직 비자가 안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가 오늘..월요일 밤에 알마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어떻게 해서라도 오늘 비행기를 타야만 합니다. 한국의 국제협력단과 현지사무소에도 알려야 하고 갑작스런 입국에 따른 준비를 이제 해야 겠습니다.

지금 여기 시간으로 새벽 5시 36분입니다. 전화를 받자 말자..세수를 하고...준비를 위해 컴퓨터를 열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것은 너무 큰 사건입니다.  

 

 한국에서 보낸 일주일...  

  조회 : 47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23 오후 5:27:14

 지난 월요일..할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저녁 10시 45분 서울발 비행기를 알마티에서 타고 화요일 아침 6시 10분에 영종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화요일..할아버지의 영정 앞을 지키고 있었고 수요일 가족묘가 있는 대구 화원으로 가서 장례식에 참석하였습니다. 할아버지 얘기는 좀 있다 자세하게 적을께요..

목요일은..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고 모인 가족들과 함꼐 하는 시간을 가졌고...금요일에는 서울에 올라가서 용산과 국제협력단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한국에 들어간다고 하니..부탁받은 일도 많았고..한국에 들어온 김에 그 동안 손보려고 생각했던 물건들의 AS도 받았습니다.

토요일은 부산 국제시장으로 가서 다시 까작스딴에 들어가는 걸 대비한 물건 확보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한국은 살기 좋은 나라라는 걸 절감했지요..저녁에는 새벽별 모임이 있어서...문재현 선생님 집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일...서부산교회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그 동안 궁금한 많은 분들과 반가움과 함께 또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나누었습니다. 제게 주어진 휴가는 일주일입니다. 이제 오늘 화요일 저녁 비행기편으로 다시 까작스딴으로 갑니다. 알마티에 도착하면...또 아스타나로 올라가야 겠지요...

예상치도 못한 일에 쫒겨 보낸 일주일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이 내 마음을 어둡게 하지만...잠시동안 돌아온 한국에서의 생활이 마치...오랫동안 그대로 있었던 것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기간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인생이 참으로 짧기에 더욱 소중히 보내야 함을 되새기게 한 기간이었습니다.  

 

 우린 알마티에 있습니다.  

  조회 : 35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28 오전 11:23:21

 9월 25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26일 새벽(알마티시간)2시가 넘어 도착했습니다. 배웅나오신 한카병원 선종욱 선생님 댁에서 하룻밤 자고...26일 오후 비행기로 올라가려 했으나...알마티에 있는 코이카 식구들이 이대로 그냥 아스타나로 가면 안되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면서..아스타나 행은 좌절(?)되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알마티에 온 우리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어하는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너무 고마와..여러 가지 일정이 밀려 있고 아스타나에서도 저희 가정을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 알마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 10월 1일에 아스타나로 올라갈 것 같습니다. 잠은 알마티에 있는 장재필,김동환선생님가정에서 자고 있습니다. 사실 바로 아스타나에 가야 하는데..그게 여의치 않았습니다. 아스타나에 올라가면..여러가지 소식을 다시 전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관심가져 주시고 애써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 그대로 가지고 아스타나로 올라가겠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맞는 추석...  

  조회 : 36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9/30 오후 7:04:12

 오늘은 주일입니다. 아스타나 가기전에 출석했던 라큼교회를 방문해서 선교사님 가정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이번 주부터 교회를 시작하시는 데이빗김목사님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제는 뚜르겐 계곡에서 오랜만에 한카병원식구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는 10월 1일..정부파견의로 오신 민병훈 선생님이 지난 6년간의 근무를 끝내고 한국으로 들어가시기 때문에 모두들 함께 모이는 마지막 모임이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가정도 함께 할 수 있었구요...

알마티에서 맞는 추석...대부분의 한인들은 이곳에서 추석 기분을 내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과일(밤,배...), 송편등을 즐길 여유도 없는 선교사님들은 더욱 그렇지요...

그러나..오늘..코이카와 한국교육원이 공동주최하는 저녁 모임이 있습니다. 송편도 먹고..윷놀이도 할 거라고 하네요..알마티에서 한국 명절을 지키려고 하는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여기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는 10월 5일이 형민이 돌이지만...오늘 미리 준비한 형민이 한복을 입혀서..이곳에 있는 많은 분들에게 축하도 받고 재롱도 부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나가야 겠네요..알마티에 있는 동안 계속되는 모임에 몸은 피곤하지만...기분은 좋습니다.  

 

못 말리는 형민이..

지금.... 저희 부부는 몹시 지쳐있습니다. 금방 형민이가 잠이 들었기때문이지요. 갈수록 노는 시간이 길어지고 과격(?)해지는 형민이때문에 하루가 마칠 때는 완전히 녹초가 됩니다.

형민이가 자는 시간은 보통 12시 (곧 썸머타임이 해제되면 1시에 잘텐데 큰일입니다.) 그리고 일어나는 시간은 8시 반쯤인데 일어나서 4시간쯤 놉니다. 이때는 주로 변을 보고 아침을 먹고 이곳 저곳 서랍을 뒤지면서 다소 양호하게 놀지요. 그리고 2시간쯤 자고 일어나면 아빠가 퇴근해 계십니다. 오후에는 아빠와 엄마와 장보러도 가고 람스토르도 가고 가끔 아빠가 팩스보내러 전화국에 가는 것도 따라갑니다. 그리고 5시쯤 다시 1시간쯤 자고.....

형민이는 보통 저녁부터 활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부엌에 있는 모든 냄비와 주전자를 꺼내고 각종 양념통, 주저, 그릇을 하나하나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지요. 그리고 우리집은 일자형이어서 복도가 긴데. 부엌과 저쪽 끝에 있는 거실까지 엄마나 아빠 손을 잡고 거짓말 안하고 한 100번쯤 왔다갔다 합니다.

오늘은 주일... 영상 0도의 추운 날씨였습니다. 교회에서 잠시 잠을 잔 형민이는 오후 내내 자지 않고 놀았습니다. 저녁을 준비하는동안 형민이는 엄마 옆에서 각종 그릇들을 가지고 놉니다. 그러다가 오늘은 보드카병(고기요리용) 과 고춧가루 통을 쏟았지요. 엄마에게 한번 혼나고..... 이내 울음을 그치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놀잇감을 찾아 두리번거리더군요. 그러더니 식탁 의자 다리를 잡고 마치 헬쓰를 하듯이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를 반복하면서 놀았습니다. 우리는 이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한참 웃었습니다. 상당히 무거울텐데 열심히 밀었다 당기는 모습이, 그리고 형민이의 동작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의자가 너무 우스웠습니다. 형민이도 신이 나느지 소리를 지르면서 헬쓰를 했습니다.

두번째 낮잠을 자야하는데도 자지 않고 달리기, 공놀이, 통에서 책꺼내기, 서랍 열기 등등..... 끊임없이 놀던 형민이가..... 11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좀 일찍 자겠지 싶어 목욕도 일찍 시켰는데.... 다시 땀에 젖은채로 잠이 들었습니다. 오래간만에 키보드를 치면서 찬양하려고 했던 계획은 또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습니다.

형민이로인해 많은 것들이 계획대로, 또 하고 싶은대로 잘 안됩니다. 특히 요즘들어 아빠와도 놀고 싶어하는 형민이 때문에 (아빠에게 가서 손을 잡고 뭐라뭐라 하면서 저쪽으로 가자고 합니다. 이때는 엄마가 대신 손을 잡고 끌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빠손을 잡고 가야한다고 하니까요.)아빠도 꼼짝없이 형민이의 요구에 응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엄마, 아빠 두사람 다 지치고..... 우리가 완전히 지칠 때쯤 되면 형민이가 잡니다.

그러나 이런 못말리는 형민이이지만 건강하게 노는게 너무나 감사합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계속 집에만 있어서 지루할텐데도 끊임없이 새로운 놀이를 스스로 계발해서 즐거워하는 형민이가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발달 단계에따라 자라는 모습도 신기하구요...

형민이는 이곳 카자흐스탄에서 만 3살이 될 때까지 있게됩니다. 어른들이 안계시는 곳에서 형민이를 기르는 부담감이 때론 크게 느껴집니다. 행여나 버릇없는 아이로 키울까봐요.... 형민이로 인해 우리가 더욱 조심하게되고 도전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희도 조용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12시가 다되어 갑니다.

 

첫번째 생일  2001.10.5

오늘은 형민이 태어난 지 딱 일년이 되는 날입니다.

형민이가 태어나던 상황을 중계한 "선화가 어머니가 되었어요.."라는 글이 마음의 글에 있기도 하지만..그 당시 상황은 정말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고비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일년동안 쑥쑥 자라준 형민이를 축하하기 위한 모임을 계획중입니다. 형민이의 생일예배는 내일 드리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이곳 아스타나에 계시는 모든 목사님과 선교사님을 초청하려다 보니..날짜를 토요일로 잡는게 좋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참석하시는 분도 생각외로 많습니다. 이곳과 이 근처에 계시는 목사님 4분 가정과 자비량 선교사님 1분 가정..그리고 코이카 단원 2분..그리고 통역..이렇게 아스타나에 사는 한국인 약 27분이 모두 모이는 생일 모임을 저희 아파트 일층에 있는 "싸샤"라는 식당에서 엽니다. 제가 다니는 현지교회에는 점심식사로 섬길 예정이구요..

지금이 이곳 시간으로 새벽 1시 43분인데..선화는 아직..닭고기를 조각 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쇠고기나 돼지고기 ...썰어서 팔지 않습니다. 그냥 덩어리째 팝니다. 이곳 고깃집에는 한국처럼 팽팽 돌아가는 자동 절단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화는 이 밤.. 큰 칼로 고기를 내리치고 있습니다.

형민이는 자고 있습니다. 방금 깨는 것 같아서 우윳병을 물렸는데..금방 한 병 다 먹고 다시 잠이 들었네요..

이렇게 형민이의 첫번째 생일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마도...지금부터는 형민이가 아주 빨리 자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조금만 있으면..형민이를 데리고 야구놀이도 하고...사직야구장에도 함께 갈 날이 금방 올것 같습니다.  

형민이의 생일을 아빠가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너 때문에 우리가 너무 행복하단다...형민아!"

 

형민이를 찾아라!  

  조회 : 41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10/05 오전 4:21:41

 한국에 갔을 때 형민이는 막 걸음마를 떼고 있었습니다. 그러기를 몇일...... 알마티에서부터 걸음을 떼는 수가 늘더니 이번 월요일부터는 거의 내 손을 잡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약간 불안한 빠른 걸음으로 (우리가 보기에는 마치 어설프게 뛰는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를 잘 다닙니다. 뒤뚱뒤뚱하지만 잘 넘어지지 않습니다. 정말 하룻밤에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지..... 신기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늘 엄마나 아빠손을 끌고 다니더니 요즘은 아무도 의지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엄마가 없는 곳에도 가고 혼자서도 잘 놉니다. 전에는 엄마가 눈에서 사라지면 막 울었는데 이젠 스스로 엄마를 떠나서 어디론가 갑니다.

그러다보니 역할이 바뀌어 이제는 엄마가 형민이를 쫒아다녀야합니다. 길쭉한 집 복도를 따라가면서 "형민아! 어디있노?"하면서 찾습니다. 그러면 어딘가에 앉아서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는 형민이를 발견하지요.

오늘 저녁에는 아빠가 양치질을 하려고 했는데 치약이 안보였습니다. 아빠가 "형민이가 치약을 또 어디에 갖다놨지?" 하고 찾다가 장난감통에서 찾아왔습니다. 형민이때문에 가끔 물건들을 엉뚱한 곳에서 발견하기도 합니다. 서랍속에서 노리개 젖꼭지를.... 책상 밑에서 열쇠를.....

형민이 많이 자랐지요. 오늘은 형민이가 맞이하는 첫번째 생일인데.... 지금까지 건강하게 자라게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전운이 감도는 까작스딴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1/10/09    조회 : 27

형민이 돌잔치 하느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지내다..어제 이곳에 한국어 교사로 와 계신 코이카 단원으로부터..지금 본부로부터 비상대기령이 내려온 상태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침이 내리기만 하면...언제든지 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알마티에 집결할 수 있도록 항시 연락 가능한 상태로 있으라는 지시가 왔다고 합니다.

이때 미국이 공격을 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어제부터 이곳 현지 TV에서도 평소와는 다르게 뉴스 시간의 대부분을 전쟁 뉴스로 도배를 하고 있고..까작스딴도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 입니다.

코이카의 행동지침을 이곳 선교사님들께 얘기드렸더니.."그럼 우리는 어쩌지?","끝까지 사수하는 거지..."하시며..담담한 반응을 보이십니다.

까작스딴도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팩스 한통에 만 오천원  2001.10.10

외국에 나가 있다 보니...E-mail보다 팩스의 쓰임새가 더 많다는 걸 느낍니다. 코이카 현지 사무소가 알마티에 있다 보니...각종 서류나 연락사항을 보내고 받는데 팩스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E-mail을 사용하면 좋을련만...이전 소장님은 인터넷 접속을 거의 안 하시는 것 같고...사무소에도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가 없습니다. 사실..저도 예전에는 매일 전자우편을 체크하는 게 습관이 되지 않아..많은 연락을 놓친 적이 많았는데..어쨋든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팩스는 좀 시대에 떨어지는 도구인데...이곳에선 아주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게 팩스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팩스를 보내려면 이곳 전화국에 가서 줄을 서서 팩스 서비스를 신청해야 합니다. 창구 저편에 있는 아주머니에게..알마티에 팩스를 보낸다고 말하고 서류를 건네 주면 됩니다..그러면...그녀는 구형 파나소닉 팩스를 가지고..어렵게 전화를 걸어서(접속이 잘 안되는 모양이더라구요..) 2장씩 팩스를 보내고 전화를 끊습니다. 항상 2장 단위로 보내더군요..왜 그런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서너장을 그대로 보내던데..여긴 2장 단위로 보내고...영수증을 발부합니다..그러니까...3장을 보내면 팩스를 2번 사용하는 셈이 되지요....

며칠 전...한국에 팩스를 부쳐야 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소규모 프로젝트 건으로 모두 4장짜리였습니다. 그런데...이 4장을 팩스로 보내고 난 다음..담당자가 요구하는 금액은 1500텡게..우리 돈으로 거의 15000원이었습니다.

알마티에 팩스를 보내는 것은 80텡게에서 200텡게까지 받던데........한국에 팩스 보내는 건...천문학적 숫자더군요...할 수 있나요? 그냥 돈을 주고 나왔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팩스를 보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한국에 팩스 한 10번만 보내면...100불이 날아갈 판인데...이곳의 통신 서비스가 너무 비싸고 낙후되어 있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살면서 팩스 한 번 부치는데...만 5천원이 드는 기가 막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1/10/16    조회 : 1

얼마 전..자동차 앞 바퀴를 겨울용 타이어로 바꿨습니다. 말씀드렸던대로...타이어에 못(?)이 박힌 타이어입니다. 주행 중에 타이어에 박힌 철심이 도로를 할퀴고 지나가는 게 들릴 정도의 소리가 나는 무시무시한 타이어지요..

그런데..이 타이어로 바꾸어 난 다음부터..자동차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동차의 엔진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타이어를 바꿨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넘어갈 정도의 소리라면..제가 이런 글을 올리지도 않습니다. 마치 소음장치가 마비되었든지...엔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시속 50Km정도만 되어도 소리가 크게 납니다. 물론 그보다 낮은 속도에서도 이전보다 소리가 더 크게 나구요...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니까..이 자동차가 엔진의 최적온도를 맞추어 주느라고 일부러 rpm(rotation per minute)을 올려준다고 엔진소리가 이렇게 시끄럽게 나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며칠 후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와 오늘...갑자기 날씨가 따뜻해 졌는데도 불구하고...여전히 자동차의 소리가 아주 많이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동차 앞 바퀴의 브레이크 라이닝을 교환하려고 현지 정비소에 간 김에 ..이 사실을 얘기하면서 왜 그렇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물어 보는 과정에 정상적인 언어보다는 의성어가 많이 사용되었다고 짐작하시면 됩니다.  제 얘기를 다 들은 정비사가 하는 말은...타이어가 다른 타이어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것이었습니다.

전 답답하다는 듯이..타이어가 바뀌었는데..왜 엔진 소리가 시끄럽게 나느냐고 따져 물었지요...그러자..그는 오히려 절 보며 답답하다는 듯이...장황한 설명을 늘어 놓았습니다. 제가 파악한 내용으로 이런 것 같습니다..."원래 이 타이어는 고속 주행용으로 만든 타이어가 아니다...봐라..이렇게 타이어 홈이 크고 깊게 파여 있지 않는가? 이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만든 타이어이고..그래서 무게도 많이 나가고 잘 나가지도 않느다..그래서 이 자동차 엔진이 힘에 겨워 큰 소리를 내는 것이다. 만일 겨울이 지나고 다시 일반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면...아마 예전처럼 부드럽게 고속 주행을 할 수 있을 거다..."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그렇게 생각하고 요즘 차를 타고 다닙니다. 이제는 소리가 웅웅 거리며 크게 나도...타이어를 갈아 끼워서 그렇다고 옆 사람에게 얘기하기도 합니다...

한국에는 제가 몰고 다니는 타이어 같은 게 없을 겁니다..한국에는 이런 타이어를 몰고 다닐 이유가 없으니까요...그래도 제가 추정한 생각에 대해 코멘트 해 주실 분은 연락 주세요..제 생각으로는 타이어 때문에 엔진 소리가 크게 나는 것 같은데...혹시 자동차 엔진과 타이어의 상관 관계를 아시는 분 안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