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변해가는거야.....

얼마전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더 좋아? 애기가 더 좋아?" 글쎄.... 별로 생각해 본 일이 없어서 답을 주저하고 있으니까 그 사람이 이야기했습니다. "아직은 남편이 좋지?...."

많은 부부들이 사랑이 아닌 정으로, 그리고 아이에 대한 의무감이 울타리가 되어 결혼 생활을 지속해 나간다고 합니다. 어느 젊은 아기엄마가 "살아봐요. 갈수록 남편보다 자식에게 더 정이 많이 간답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걸 들은 적도 있습니다. 요즘 형민이를 보면서 그 이야기를 떠올려 보게 됩니다.

형민이를 시댁이나 친정에 맡기고 돌아오면 집이 그렇게 허전하게 느껴질 수가 없습니다. 전 집에 들어서면서 "형민아---"하고 불러봅니다. 그리고 "형민이 보고싶다. 잘 있겠지요?" 하지요... 이렇게 말하면.... 성훈이 오빠는 "금방 떼놓고 왔는데 뭐가 보고싶니? 이제야말로 조용하고 사람사는 집 같은데..."합니다. 이렇게 형민이 없이 하루를 보내면 형민이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께서 잘 돌보고 계실줄 알지만 걱정도 되고, 마음이 조급해 집니다. 사실 남편인 성훈이 오빠에게는 형민이에게서 느끼는 <보고싶다....>는 마음은 별로 안듭니다. '뭘하고 있을까?' 하고 궁금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떠 올리게 되지만.... 형민이에게서 느끼는 '보고싶은 마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형민이는 다릅니다. 눈앞에 딱 두고 있고 싶거든요.

며칠 전 밤에 성훈이 오빠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선화 : 참 이상하죠. 형민이는 잠시라도 떨어져 있으면 그렇게도 보고싶을 수가 없어요. 같이 있다보면 지치고 힘들 때가 많은데.... 그런데도 이렇게 떨어져 있으면 편한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 지는거 있죠?.....

성훈 : 난 안그런데.... 형민이(으.......)...역시 엄마와 아빠는 다른가봐.엄마 사랑이 훨씬 더 큰 모양이다.

선화 :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자식에 대한 사랑은 커지고 남편에 대한 사랑은 작아진대요....

성훈 : 그럴까? 선화도 그렇니?

선화 : 음.... 글세요....(한 참 생각 후에)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사랑의 크기가 작아지는 게 아니라 사랑의 모양이 달라지는 게 아닐까요?  예를 들면 연애시절에는 달콤한 핑크빛 사랑이라면 결혼 후에는 안정되고 부드러운 노란색 사랑.... 그리고 아이가 있으면 아이의 아버지로서 대하는 존경을 더한 하늘빛 사랑..... 이전처럼 형민이가 없고 두 사람만이 살아갈 때는 그저 남편만 바라보고 그를 사랑하고 그의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여리디 여린 여자였지요.....낯설은 시집에 가더라도 남편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해 하고..... 또 실패한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을 보며 작은 즐거움도 맛보고.... 그렇게 살다가 이제 아기가 있으니까 엄마로써의 역할과 함께 남편을 아이의 아버지로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성훈 : 여리디 여린 여자....그거 괜찮은 표현이네...(웃으면서) 홈페이지에 글로 써라....

선화 :  오빠는 또 홈페이지 이야기야......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했습니다. <사랑은 변해가야한다> 어떤 것이든 세월이 가면 자라고 성숙해져야 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 아빠가 되어서도 연애시절의 사랑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그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더 성숙해져야하지요. 사랑은 변치 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다 보면 세월이 가면서 사랑이 식어 버린다고 생각할 사람들이 많겠지요.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랑이 정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이란....더욱 더 성숙한 사랑을 일컫는 말이라고 .....

이래서 살아가는 맛이 있나봅니다. 연애시절의 짜릿한 사랑을 앞으로 영원이 다시 느낄 수 없을 수도 있지만(오해 없으시기를....)..지금의 사랑이 아름답고....다가올 사랑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 지 기대가 됩니다. 요즘 우리 가정에는 형민이와 함께하는 하늘빛 사랑이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