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부를 졸업한 다음 ..........

                                                                              1996년 11월 1일

                                                                                                             이 성 훈

 한 사람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발견하고 맘 속에 영접한 뒤 평생토록 그를 마음의 중심에 두고 그의 뜻대로 살아 간다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 얼마나 많은 기다림과 참음과 아픔을 함께 동반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끼는 삶을 살고 있다.

기억속에 있는 수 많은 그 분과의 만남과 지금도 계속되는 로뎀나무 아래 엘리야의 까마귀같은 인도하심들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아마 지쳐 더 이상 걸어갈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도시의 하수구 라는 응급실.......그 안에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할 수 있는지를 잠을 자지 못하며 경험했고 자신에게 사랑으로 간병하는 사람에게 늘 투박하게 짜증만 내는 어떤 환자들과 다른 이들을 전혀 배려하지 못할 만큼 이미 따뜻한 온기가 사라져 버린 어떤 의료 종사자들.............그 속에서 무디어 가고 있는 내 영혼을 보는 건 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매일매일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삶이고 매일매일 자기를 부인해야 하는 일이기에  예수님의 능력을 입지 않고선 기쁘게 이 길을 걸을 수가 없는데 예수믿는 사람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것은 참으로 복되고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나님의 사랑을 올바로 실천할 수 있으니까......하지만 수련의 초반.....도저히 주일을 지킬수 없는 시간들과 절대 부족한 수면....그리고  과도한 업무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열정들은 퇴색되고 미루어져 잊혀져 가기 쉽고 그 급하게  돌아가는 격랑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 사람의 영성이 얼마나 약화되고 괴롭고 답답하고 불안하게 되는지 알고 있다면 오히려 그리스도인이 차마 하기 힘든 일이라는 말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건 고사하고 그 사람이 드리는 하나님을 향한 영적예배 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위에 있는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 많은 담대한 그리스도인들이 모든 것이 유보되고 미루어지는 동안 후퇴하는 영성과 열정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 이속에서 참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산다는 것은 늘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따르는 제자의 삶일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다윗처럼 어떤 곳에서도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주를 부른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시 43:1)"

우리 교회를 오지 못하게 되는 날이면 저녁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찾아가는 교회가 있다. 지난 1년간 이 곳에서 얼마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지..... 예배전 찬양 인도자의 영향도 있었지만 이  험악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하시려고 하나님이 지나온 많은 시절동안 날 연단시키시고 실패시키고 무릎을 꿇게 하신 것이로구나 하고 깨달아지기 때문이었다.

그것에는 어떤 놀라움도 깃들여 있었는데 이렇게 해서라도 날 온전히 깎으시지 않으면 참 그리스도인으로 이 곳에서 승리하는 삶은 살수 없을 것 같은 안타까움에서 하나님이 하셨던 일들이 너무 크고 내 합리적 생각을 초월하기 때문이었다.  

 벨사살 왕을 달아보신 것처럼 늘 믿음의 분량을 달아 보시며 채찍질하시는 그 분을 느끼며 앞으로 내 삶을 어떻게 인도하시려고 계속 풀무불에서 달구시나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금은 광야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을 바울은 아라비아 광야에서 3년간 사역 전 삶을 살았다. 예수님도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 나가시지 않았던가.....

광야에서 사람은 바뀌어져 가며 자신과 하나님을 다시 느끼게 되고 전에는 이론적으로 알던 것들을 삶으로 형상화 시키는 능력을 배우게 된다. 복음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대학부를 보면서 오늘도 누군가를 아브라함을 택하시듯 부르시고 그로 사방을 둘러봐도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는 낮은 곳을 경험하게 하시고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죄인임을 땅을  치며 고백하게 하시고 축복전에 주시는 가슴 저미는 고난을 통해 이 하나님 없는 세상에서 세상이 감당치 못할 자로 살아가게 다듬고 계실 하나님을 보게 되고 주의 권능의 날에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는 새벽이슬같은 주의 청년들을 꿈꾸게 된다.

일생에 한 번뿐인 인턴 생활........지금까지 삶 중에 가장 힘들었던 한 해를 마쳐가는 즈음에 이렇게 힘든 생활 속에서 더욱 넘치도록 임했던 하나님 사랑에 대한 감격이 평생 이어진다면 하지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내 맘을 뜨겁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