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설계도

- 이 글은 2001년 3월 6일, 대전 군의학교에서 군사훈련 받는 동안 90명의 동료앞에서 정신 교육 시간에 발표한 내용입니다.

 제 삶의 설계도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내가 누구이며 나의 최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60여명 동료들의 이야기를 파노라마 사진보듯이 듣고 있으면서 모두가 저마다 다양한 인생 이야기와 깊이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저 역시 또 하나의 가치관으로 여러분 앞에 말씀 드려야 하겠습니다.

먼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저의 증조 할아버지께서는 고종 황제 시절 우리나라 아홉 번째 의사셨고 할아버지 역시 지금도 개업하고 계시는 의사이고 삼촌도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말 그대로 4대째 의사를 가업으로 이어 온 가정 환경과 증조부때부터 내려오는 기독교 집안의 가풍속에서 자란 까닭에 부산의대에 들어가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지금은 대학 시절 기독 학생회에서 만난 자매와 결혼하여 5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는 결혼 1년 4개월의 초보 남편이기도 합니다.

사상과 인격의 바탕이 형성되는 중고등학생 시적에도 교회안에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자라고 배워왔기에 감사하게도 전 내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던 몇몇 크리스챤의 얘기를 들으시면서 '왜 저렇게 심각한 이야기를 여기서 할까?'라고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 역시 그분들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참된 모습을 보이려면......... 게다가 내 인생의 설계도를 그리라고 했을 때 내게서 예수 그리스도를 제외한다면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놀라실 분도 계시겠지만 전 나의 출생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어졌고 나를 세상에 보낸 바로 그 분은 내가 어머니 뱃속에 있기 전부터 나를 알고 계셨다고 믿습니다. 게다가 전 특별한 사명을 가지고 이 땅에 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은 무계획적으로 이 세상에 던져졌으며 인간의 존엄성이란 단지 다른 동물보다 훨씬 많이 진화되었기 때문이라고 믿는 어떤 사람들과 달리 저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창조된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습니다. 세상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 세상의 처음과 끝이 있다고 믿으며 천국와 지옥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나의 모든 신념은 예수 그리스도가 내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신 우일한 길임을 믿는데서 출발합니다. 그렇다고 제 삶의 길이 내 안에 갗혀 있기만 한 독선적인 삶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제 삶의 설계도의 최고 선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위의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내게 참 생명을 허락한 분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난생 처음 보는 분들 앞에 저의 꿈을 얘기 드린다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말은 약속이듯 나 스스로 다짐하기 위해 실례를 무릅쓰고 이야기 드립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의사라는 직업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역할입니다. 크리스챤 의사로서의 역할 - 이것을 감당하기 위해 좀더 나은 진료를 준비하고 나 자신을 계발하고 예수님을 대하든 환자를 대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인생에서 의사라는 역할은 제가 수행해야할 역할의 일부일 뿐입니다. 저는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을 꿈꾸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100명 남짓한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는 전, 훌륭한 성경공부 인도자로 자라길 원하고 이를 위해 훈련 받아 왔습니다. 사람을 세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가진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을 다음 세대에 전해 주고 거룩한 영향을 끼치는 일에 전력을 다하고 싶습니다.

크리스챤 음악 사역에도 관심이 있고, 교회안에 있는 그늘진 곳을 보살피고 챙겨주는 친근한 장로님의 역할도 수행하고 싶고 수요예배후 청년들과 마음을 터 놓고 탁구를 치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나이 많은 집사님도 되어 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늘 기도하며 가정, 이웃, 국가, 세계를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중고등부 학생의 신앙교육에도 나의 젊은 시절이 투자될 것이 분명하고 제가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또한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언젠가 발간될 내 삶을 정리한 자서전적 책차도 내가 계획하는 일입니다.

이 일에 나의 사랑하는 아내는 가장 큰 동역자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전 언제나 나의 마지막 날을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아무리 기뻐도, 아무리 슬퍼도 언젠가 다가올 그 날을 기억하며 생각을 가다듬습니다.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학병원 내과 수련을 끝낸 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이 곳에 와 있는 지금.......

저는 2개월 후 국제 협력의사로서 과테말라에 파견되는데 요즘 그 곳에서 펼쳐질 2년 6개월간의 제 삶에 대해 생각하고 지냅니다. 그 시간동안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그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마칠 때가 되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어떤 분든 '별난 놈'이라고 혹은 '심지가 굳은 놈'이라고 여기실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여기 계시는 어떤 분 보다도 악하고 부족한 사람입니다. 더 겸손해야 하고, 더 침착해야 하고, 더 기도해야할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열거한 많은 일들은 실제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일들은 하나님 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대전 군의 학교에서의 8주....... 어쩌면 제게 부족한 것을 좀 더 배우게 되는 광야에서의 삶인지도 모릅니다.

                                                                                                      2001. 3. 6. 대전 자운대 군의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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