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울로 올라갑니다.

지난 6개월...아니 지난 4년간의 결실을 맺기 위해 전 내일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서야 합니다. 사실 지난 4년간의 과정이 시험 한 번 치는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불합리한 점도 있지만....전문의 시험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지난 세월 동안의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맺게 되는 셈입니다.

돌이켜 보면 후회도 남고...다시 겪어 보고 싶은 추억도 있긴 하지만... 한 번 더 그 과정을 겪으라고 한다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수밖에 없는 지난 그야말로 치열한 4년간의 생활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해...의약 분업 사태로 인해 빚어진 사상 초유의 일들 속에서...'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에 대해 고민해야 했던 일들은 잊을 수 없습니다. 난생 처음...거리에서 구호를 외치고...전경과 대치하고...이 나라의 언론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시간들이었지요.

그 난리 중에서도 시간은 지나가고...어느 덧 처음에 약속했던 4년이 차게 되었고 레지던트 생활의 마지막 관문인 전문의 시험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44회 전문의 시험이 2001년 1월 11일에 서울 유한공고와 유한 대학에서 있습니다. 비단 내과 뿐 아니라 모든 전문 과목이 이 날 동시에 시험을 치루게 됩니다. 제가 내과의 영역이 얼마나 광범위한가에 대해 설명을 따로 드리지 않겠습니다. 내과는 신체의 일부만을 다루는 어떤 전문과목과는 확실히 다른 ....사람 전체를 시스템으로 보고 접근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고 따라서 다루는 내용도 광범위합니다. 따라서 시험공부 분량도 엄청나지요....  

전... 제가 쓴 병원이야기의 1년차 시절의 글을 가끔씩 열어 봅니다. 특히 막...내과에 들어와서 좌충우돌하면서 받아들였던 수많은 경험들과 생각들을 읽노라면... 내게 참 값진 경험들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왼쪽 그림은 저와 함께 부산대학병원 의국 생활을 했던 몇몇 선생님들과 함께 작년 11월 양산 배넷골 일대에서 MT를 가진 뒤...촬영한 것입니다.

4년전...처음 병원에 들어왔을 때는 풋풋한 신세대였는데...이제는 다들 결혼을 하고...아저씨 티가 나는 정말 아저씨가 되었지요...

제가 제일 어린 나인데....나이가 30살이 넘어서 새로 책에 줄 치고..형광펜 칠하고...별표 그려 가면서...여러 가지 암기사항들을 머리에 집어 넣으려고 하면...이전 같지 않은 암기력에 조금은 놀라게 되지요....

하지만...모두들 용감한 맘으로 서울로 올라갑니다. 내일 5일 오전 9시 새마을 호 열차를 타고 서울로 가서....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서 19일까지 묵으면서 1,2차 시험을 보게 됩니다. 오늘 오전에는 떠나기에 앞서 교수 님들께 인사를 드리고....박스에  책을 넣고 짐들을 정리해서 출발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도 이제 올라가게 됩니다. 사실 자격 시험이라....떨어진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시험은 누구나 그렇듯이....초조한 것입니다. 전 이번에 서울로 올라가서 대학로에 있는 국제협력단에 협력의사 지원서를 제출할 생각입니다. 8일부터 18일까지가 지원서 접수 기간이거든요....

그 동안 나의 주 나의 하나님 관리자는 이선화 자매가 혼자 맡게 되었습니다. 저도 호텔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면 our story에 가끔씩 글을 올리겠습니다. 내일 아침 6시에 일어나려면...오늘 일찍 자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름 정도...가지게 될 서울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난 뒤...이 곳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