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가 어머니가 되었어요.......

전 지금 큰 흥분과 안도감과 기쁨에 들떠 있습니다. 지난 이틀간 겪은 산고와 출산 과정은 내 생애에서 가장 큰 위기였고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이 될 것입니다. 지난 48시간 동안의 일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많은 지체들이 선화의 출산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고 많은 분들에게 일일이 설명을 드리기도 힘이 들기에 여기에 적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제가 염두에 두고 있는 특별한 독자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오늘 태어난 나의 아들입니다. 그 아이가 장성해서 이 글을 읽어볼 걸 생각해 봅니다.

STAGE 1--- 2000.10.4일 아침부터 오후 3시까지....

지난 2000년 10월 4일 아침...잠결에 선화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눈을 뜬 전.....  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선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오빠....물이 흐르는 것 같아요....." 전 그때 방금 욕실에 다녀 온 선화가 욕실에 물이 새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수도관이 새는 것이 아니라 10월 14일이 예정일인 선화에게서 양수가 새고 있다는 것이었지요.....다급하게 물었습니다. "언제?"  "한 7시 30분 쯤에요.....그 때는 뭔가 했는데....계속 흐르고 있어요...양수 같은데....."

말할 필요 없이 양막이 터지고 양수가 새 나오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임신부는 출산을 앞두고 진통을 시작되게 됩니다. 이 진통이 점점 심해지면서 양막이 터지고 곧 태아가 출생하게 되는데....선화의 경우 아무런 진통이 없었음에도......자다가 일어나 보니 양수가 새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양막이 먼저 터지는 경우의 임상적 의의는 곧 분만을 위한 진통이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과 또 한편으로는 양막이 파열된 후 24시간 이상 태아가 자궁 안에서 내려오지 않는 경우 자궁내 감염의 위험이 크게 증가되고 태아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태아 곤란증(fetal distress)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침 7시 반에 양막이 파열됐다면....10월 5일 아침까지는 분만이 이루어지는 게 안전하다는 의미인 셈이지요....하지만 꼭 24시간 안에 분만해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만일 진통이 시작되고 몇 시간 더 기다린다면...정상 분만이 가능할 수 있다면 24시간 이상 기다릴 수도 있지요...물론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를 써야 하고.....융모 양막염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성이 커지기는 하지만......그래서 대부분 12시간 정도 기다려보다가 진통이 시작되지 않으면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주사해서 자궁수축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분만에 이르게 하는 시도를 행합니다.

어쨋든 지금 바로 병원으로 떠나야 하는 것이 옳은 결정입니다. 이때 제 기분이 어땠을까요?....그냥 가슴이 콩닥콩닥 뛰더군요....이제 곧 우리가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가 나온다는 기대감....바로 기쁨에 가득찬 흥분이 밀려왔습니다. 선화에게 물어 봤습니다. "선화야....무섭재?" 선화는 담담하다고 말합니다. 몇 주전까지는 무섭기도 했지만....지금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참 용감하고 든든한....볼수록 믿음직스러운 나의 아내입니다.

우린 평소에 오늘과 같은 사태가 올 것에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 왔습니다. 선화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산통이 닥칠 경우 자신이 정리해 놓은 흰 가방을 무조건 들고 따라 오라고 제게 교육을 시킨 바 있습니다. 저희 집 벽장에는 출산용품들과 평소에 출산에 필요하다고 생각한 물건들을 넣어 둔 흰 가방이 들어 있지요...그 외에도 선화는 저희 집 게시판(부엌에 붙어 있음)에 몇 가지 내용을 프린터 해서 붙여 두었습니다. 유사시 제가 할 일을 미리 정리해 둔 것이지요...

흰 가방과 함께 다른 몇가지 출산 준비용품을 챙기기 전....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병원으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많은 출산 관련 정보들에서 보면....정상 분만을 위해 병원을 가기 전에는 항상 식사를 충분히 할 것을 권하고 있더군요.....그래서 선화와 전....어제 개천절 오후에 함께 맛있게 먹었던 고깃국에 밥을 말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어쩌면...이제 오늘부터 이 집에서 6주이상 함께 식사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하필 오늘은...군의관 신원 진술서 작성이 있는 날입니다. 일단 선화를 집에서 기다리라고 한 뒤.....학장동 동사무소에 가서 2일 날 부탁해 놓은 군관계에 필요한 호적 등본 등의 서류를 마련해서 병원으로 들어간 것이 9시 반이었습니다. 바로 본관 2층 산부인과 외래로 가서 산전 진찰을 계속해 주시던 김기형 선생님을 찾았습니다....그런데....김기형 선생님이 병원에 안 계셨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전임의 총회에 참석 차 서울로 가셨다는 것이지요...김기형 선생님 핸드폰에 연락을 취하고 양수가 나오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김선생님은 저녁에 내려 가겠다고 말씀하시면서 바로 분만실에 입원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바로 산부인과 외래에서 입원장을 받고 ....내과 4년차 동료들에게도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군의관 신원진술서 작성이 있는 곳으로 가서 양식 작성을 해야만 했습니다. 여기에 보낸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11시까지였습니다. 1시간 걸리더군요...원택이와 현국이에게도 선화가 오늘 입원할 것을 알렸습니다. 물론 선화에게도 곧 집으로 가겠다고 연락을 취했지요....3번씩이나....

진술서 작성을 마치자 말자 차를 몰고 집인 학장동 도개공 아파트로 돌아 왔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면서 주변의 산과 아파트...하늘을 보았습니다. 오늘 따라 청명하게 보이더군요...긴 숨을 들이 쉬고....선화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그동안 힘들었지....이제 아기가 나오는 거야...기다리던 아이가......하하하.....' 제 맘속에는 기쁨과 기대가 여전히 넘치고 있었습니다. 13층에 올라가 집인 1303호문을 열고 들어가니......선화가 뭘 하고 있었을까요? 속옷 차림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습니다. 시와 찬미 6집을 펴 놓고 가스펠 송을 반주하고 있더군요.....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차분하게 피아노에 앉아 있는 선화가 참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선화야...오빠 왔다.....자 이제 떠날 시간이다. "  아침 시간동안 선화는 아기 옷하며 몇 가지 옷가지를 빨래해서 널어 두었고 마실 물도 냉장고에 채워 두었고... 방청소...화장실 청소도 깨끗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이제 6주 정도.... 이 집 안주인인 선화가 이 곳을 잠시 떠나게 되는 거지요....

병원으로 달 리는 차 안에서 우리는 준비한 카메라 안에 필름이 없음을 발견했습니다. 가던 길에 필름을 사서 제가 다닌 초등학교인 부민초등학교 담장에 서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첫 아기 출산하러 가면서...찍은 사진이라고 홈페이지에 올리자고 서로 얘기하면서.....

병원에 도착해서 4층 주차장에 주차한 뒤....선화는 제게 "오빠....기도해 주세요..."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순간에 어찌나 감정이 격해지던지...이제 분만의 고통을 치뤄야 할 선화와 전....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산모와 아기가 다 건강할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물론 평소 가정예배 시간에도 기도하지만... 4층 주차장에서의 짧은 기도는 감격적인 기도였습니다.

분만실이 있는 5층....분만실에 들어서자....간호사들이 우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부산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인 선화이기에 대부분의 경력 간호사들은 선화를 알고 있지요....왜 빨리 안 왔냐고 말하며 기다렸다고 하더군요....아마 산부인과 외래에서 연락해 주었겠지요......분만실에서 분만용 가운으로 갈아 입고 짐을 정리하고 사진도 몇 장 찍고(?) 기본 채혈 검사와 방사선 검사, 심전도 검사를 마친 것이 오후 2시가 넘어서였습니다.  제가 선화를 휠체어에 태워 사진찍고 검사하는 곳에 데리고 다녔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선화는 동료 간호사들이 보는 것을 부끄러워 하더군요....하지만 한편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까 자신이 심각한 환자가 된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STAGE 2-- 4일 오후 3시부터 5일 0시 30분까지

담당의가 정해지고.....김기형 선생님의 말대로 일단은 진통이 시작되는지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12시간 정도는 기다려 보는 거지요...물론 더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아침 7시 반에 양막이 파열되었기 때문에 12시간 지켜 본다면 저녁 7시 반까지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우리는 5일 자정까지 지켜본다는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아무래도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사용하는 것은 저절로 이뤄지는 자궁수축에 비해 위험성이 있는 선택이지요...우린 자궁 수축이 저절로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후 3시경부터 링거액을 팔에 꽂고(18Gage) 분만실에 누워 비수축 검사(NST:nonstress test)를 받고 태아태동검사를 시행 받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산만큼 올라 온 배에 자궁 수축을 감지하기 위한 센서와 태아의 심박동수를 측정하기 위한 센서를 가진 장치를 붙이고 자궁의 수축 즉, 진통이 오는지...그리고 뱃 속의 아기는 건강한지 보는 거지요.....

왜 이것을 확인하느냐 하면....자궁 수축에 의한 진통이 오는 과정에서 태아가 혹 위험에 처하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자궁이 수축된다는 것은 태아의 입장에서 보면 목을 조르는 것입니다.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은 자궁을 통과하게 되므로 자궁 수축이 일어나면 아기는 산소 공급을 잘 못 받게 되고 저산소증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태아 심박동수입니다. 정상 태아 심박수는 분당 120회에서 160회 사이입니다. 만일 자궁 수축 후 태아 심박수가 분당 120회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태아에게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태아가 위험한 태아곤란증(fetal distress)을 의심할 수 있고 분당 100회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태아 곤란증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됩니다.

태아 곤란증의 지표로 태아 심박동수가 100회 이하이거나 160회 이상이거나 late deceleration, variable deceleration, beat to beat  variation의 소실, sinusoidal pattern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내용의 이해를 위해 2가지만 설명드리겠습니다.....late deceleration이라는 것은 자궁 수축이 최고도에 달했을 때 태아 심박수가 하강하기 시작하여 수축이 끝난 후에도 태아 심박동수가 기준치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결국 자궁태반의 혈액 공급이 나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beat to beat variation이 없다는 말은 모니터에 나와 있는 태아 심박동수를 표시하는 수치가 거의 한 수치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말하지요...예를 들면 분당 144회만 계속 표시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태아라면 모티터에 나오는 심박동수는 늘 왔다 갔다 합니다. 일정하게 고정되지 않지요.... 135-143-150 뭐...이런 식으로 계속 숫자가 다르게 찍혀 나옵니다....이것이 태아가 건강하다는 표시입니다.

선화는 이러한 자궁 수축과 태아 심박수 확인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비수축 검사(NST)를 계속 시행받으며 자정까지 분만실에서 누워 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새벽별 지체들이 찾아왔습니다. 새벽별 홈페이지에도 선화 소식이 대서 특필되었구요.....백병원의 엄영현 자매가 신생아실의 친구를 통해 소식을 알려 왔고 마침 이 날 밤 신생아실 당직 의사인 김영미 선생님....임상병리과 학회 준비를 위해 온 박태성 선생님....이현국/김기욱 부부, 5병동의 남주원 간호사등이 찾아 오셨습니다. 원택이가 새벽별에 쓴 글도 분만실에 있는 컴퓨터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양막 파열에도 불구하고 축제 분위기 같은 분만실 분위기를 유지하다....시간이 지나도 자궁수축이 제대로 시작되지 않아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전혀 자궁 수축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워 있는 선화에게 진통은 규칙적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좀더 자주 강력한 자궁 수축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일단 자정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밤 10시경이 친가와 시가 양쪽에 다 연락을 드렸습니다. 또 나중에 있을 심한 자궁 수축으로 인한 진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경막외 마취를 사용하기로 하고 경막외에 카테터(도관)를 설치했습니다. 마취과 전임의 선생님이 시술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경막외 마취를 사용해서 진통을 경감시켜서는 안되고 자궁 경부가 4cm정도 열리고 active stage로 들어서야 사용할 수 있으며 나중에 자궁 경부가 다 열리고 태아를 밀어내기 위해 힘을 쓸 때가 되면 마취약을 끊어야 된다고 합니다.

전 아침부터........선화의 곁을 떠나지 않기로 결심하고 분만실로 들어왔습니다. 사실 대학병원 분만실에서 보호자가 계속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 대학병원 의사이기도 하기에 가능한 일이었고.....처음 아기를 낳게 되는 선화와 고통을 함께 나누고...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선화의 침대 옆에 착 붙어 있었습니다.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3-4분 간격으로 자궁 수축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태아 심박동수도 건강하구요....하지만 그 정도의 자궁 수축으로는 이미 양막 파열이 된 초산모의 분만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투여해서 자궁 수축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STAGE 3---5일 0시에서 11시까지

자정이 지나도 자궁 수축이 강력하지 않고....아니 그보다는 선화의 자궁 경부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강력한 자궁 수축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화가 임신 38주에도 불구하고 유도분만을 시행하기로 한 이유는 양막파열이 이미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옥시토신을 사용하는 유도분만은 용량이 많은 경우 자궁 파열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고....난산으로 치닫는 경우에 옥시토신으로 인해 산모의 자궁이 수축하다 지쳐 무력증을 보일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선화에게는 피할 수 없는 정해진 수순이었습니다.

밤 12시 33분....(이 시간은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옥시토신 정주(정맥주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산부인과 선생님들은 옥시토신의 양을 말할 때 4gatt, 8gatt, 12gatt 라는 용어를 사용해 구분했습니다. 물론 제일 작은 용량은 소위 말하는 4gatt....옥시토신을 섞은 용액이 시간당 16ml 정주되는 용량이었습니다.

옥시토신을 사용한 유도 분만이 시작된 뒤....자궁 수축은 확실히 더 강력해졌습니다. 자궁 수축이 오는 간격도 3분으로 일정해졌습니다. 유도 분만을 시작할 때 내진이 시행되었습니다. 내진을 하는 이유는 아기가 내려 오게 되는 자궁 경관이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보고 아기가 어느 정도 아래로 내려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유도 분만 시작시 자궁 경부는 2개의 손가락이 겨우 들어갈 정도로 열려 있었고 자궁 경부의 직경은 정상 수치 2cm에 비해 50%정도 줄어든 상태(effacement)였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새벽 2시 정도부터는 심한 진통이 시작되었습니다. 3사람이 있었습니다. 선화...나...산부인과 담당의....우리는 밤새도록 2분도 잘 수가 없었습니다. 2시경부터 시작된 선화의 진통은 침대 옆에 제가 앉아 손을 꼭 잡고 함께 견뎌야 할 통증이었습니다. 딱 3분간격으로 진통은 찾아 왔습니다. NST 기계에서 자궁의 수축력이 증가되는 것을 먼저 인지합니다. 그리고 곧 선화의 "또...온다"라는 말이 따라 오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지독한 통증이 선화에게 엄습합니다. 선화는 라마즈 호흡법을 연습해 두었습니다. 자궁 수축이 있을 때는 태아가 목이 졸 리는 상태.....산모가 효과적으로 호흡해서 태아에게 가는 혈액 속에 산소 포화도를 올려야만 태아는 태아곤란증에서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점점 오래 지속되고 강한 통증이 다가올 때....선화는 짧은 간격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작을 반복했습니다. 선화는 다른 산모들처럼 "악.....아......."이런 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선화는 계속 신음소리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오빠 손을 꼭 잡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러기를 2시간.....다시 내진이 시행되었습니다. 2시간동안의 지독한 진통에도 불구하고........자궁경부는 손가락 2개 정도로 조금도 더 열리지 않았습니다.

새벽 4시.....옥시토신의 용량은 증가되었습니다. 8gtt 가 시도되었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3분 간격의 진통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때부터의 진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선화는 도저히 그 통증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척추 마취액을 주입할 수 없습니다. 자궁 경부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4cm 정도 자궁 경부가 열려야 척추 마취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화는 통증이 올 때 제 손을 잡습니다. 전 선화의 손을 잡고 선화의 짧은 피치의 호흡에 맞춰 손에 꼭 힘을 줍니다. 통증이 심해지자 선화는 제 손을 놓고 이마 위로 손을 얹으며 통증을 견디려 해 봅니다. 하지만 소리는 내지 않습니다. 전 선화에게 아프면 다른 사람처럼 크게 소리 지르라고 얘기 했지만....선화는 견딜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통증이 심해지면 제 손을 잡고 끌어 당깁니다. 손을 쫙 펼치기도 합니다. 전 손가락 하나하나를 문지르고 맛사지하고.....발목, 발등, 종아리, 손목, 팔 .....여기저기를 주무르고 속삭입니다.  선화의 머리를 자주 쓰다듬었습니다. 머리를 매만지면 좋아하는 선화이기에..........아파하는 선화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습니다. 볼도 비비고............

"야......우리 선화...잘 참네.........지금처럼 하면 된다........."

"선화야....짧은 호흡...짧은 호흡......"

"선화야.....이제 몇 시간만 있으면...우리 아기를 같이 보겠다....힘내자..."

"자....빨리 아기 낳고.....같이 맛있는 거 먹자.........."

선화가 평소에 먹고 싶어하는 스테이크...짜장면, 수제비 등을 얘기하면서......빨리 아기를 낳고 먹자고 얘기했습니다. 아픈 중에 선화는 내  손을 꼭 잡았습니다. 2시간이 더 지났습니다. 선화는 어제 아침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NPO(금식)이기에 아무 것도 먹을 수 없습니다. 입술은 바짝 타서 껍질이 생기고.....아침 6시가 다가 올 때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데다 한 숨도 자지 못해 초췌한 모습으로 숨을 들이쉴 뿐이었습니다. 아기가 좀 더 많은 산소를 마실 수 하기 위해.............

간 밤에 선화가 워낙 목이 타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현국이가 가져온 오렌지 쥬스를 제가 먹고 조금 먹였습니다. 그런데....그게 분만 중에 소화가 제대로 안 되고 더 불편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아랫배가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침 시간에는 백병원에 있는 영현이가 위로자 방문했습니다. 언니가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자 마음이 아픈 지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더군요...

밖에는 동이 훤하게 터 오고 있습니다. 선화는 진통이 오지 않을 때는 죽은 듯이 눈을 감고 있습니다. 한 숨이라도 자고 싶을 겁니다. 배도 고프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3분이 되면 어김없이 온 몸을 가르는 듯한 진통이 시작되지요.....

아침 7시가 되자 .....옥시토신의 농도를 더 올리기로 했습니다. 7시에 시행한 내진에서......자궁 경부가 3cm 정도 열렸다는 것입니다. 자궁 경부의 직경은 이제 다 소실되었습니다. 이제 태아의 머리가 내려올 수 있게 된 것이지요....자궁 경부가 4cm정도 열리면 분만의 생리를 볼 때 active stage로 접어 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때는 이미 설치해 놓은 경막외 마취를 통해 선화의 통증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옥시토신 농도를 올리기 전에......선화의 분만을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분만을 위해 면도를 하고.....관장도 했습니다. 이제 곧 태아가 나올 것을 대비한 조치입니다. 옥시토신 농도도 12gatt로 올렸습니다. 아..........선화가 너무 아파했습니다.  자궁 수축은 3분 간격이 아니라 연달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강도도 엄청났습니다. 선화는 제 손을 잡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 목을 끌어 안고 볼을 비벼 가며...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전 선화 귀에다가  "조금만 더...조금만 더...."........"선화야.....이제 지나간다...이제 다 되었다....."라고 얘기하며 용기를 불어 넣어 줄 뿐입니다. 그 통증은 모두 선화의 몫이었습니다.  이번 통증은 도저히 견딜 수 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 때 신생아실 당직의사인 선화의 친구인 영미가 들어왔습니다. 아마 영미는 온 몸을 뒤틀어가며 제게 안기며.......통증을 견디는 선화를 보며.....보기에 너무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선화는 그 순간에는 고통 속에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신음을 넘어서 비명이 나타나지만 ...하지만.....선화는 억지로 비명을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바보같이....소리 질러도 되는데...... 선화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습니다. 선화는 제게 말했습니다. 너무 아파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하면서........."오빠.......오빠.......어디 가지 마세요...곁을 떠나지 마세요........" 전 끝까지 선화 옆에 있을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많이 기도했습니다. 선화가 괴로운 모습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을 보며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4층 주차장에서와 같이............

참다 못한 전....산부인과 선생님과 의논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선화의 통증으로 인해 일단 경막외마치를 시행하자고 얘기했지요...산부인과 선생님도 그럴 생각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끝없는 통증..............선화와 제가 맞이한 오늘 새벽은 고통이었습니다. 경막외 마취를 통해 마취약이 주입되었습니다. 주입되고 몇 차례 진통이 지나가고........잠시 후 선화가 얘기합니다. "오빠....통증이..통증이 좀 덜한 것 같아요........." 잠시후 진통의 고통은 경감되어 나타났습니다. 이제 이런 추세로 통증을 조절하며......자궁 경부가 완전히 열리기만 기다리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경막외 마취제가 들어가고 난 뒤...........진통의 간격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자궁 수축은 계속 강하게 진전되어야 하지만....자궁 수축의 간격이 길어졌습니다.   잠시 후........자궁 수축 후 태아 심박동수의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자궁 수축이 있고 난 뒤 130-140 사이에서 나타나던 박동수가 110이하로......100이하로.......60까지 떨어진 것입니다. 순간....제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아기의 심박동이 떨어지고 태아 곤란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바로 late deceleration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옆의 간호사들과 많은 의사들이 "선화야.....숨을 더 자주 깊이 빠르게 쉬어라........네가 숨을 안 쉬면...아기가 숨을 못 쉰다...." 아기는 70회의 심박동수를 가지고 느린 속도로 뛰고 있었습니다. 즉시 옥시토신이 중단되었습니다.

경막 외 마취에 들어간 펜타닐이라는 약 때문에 일시적으로 late deceleration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옆에 계시던 주치의 김기형 선생님이 말씀하셨지만.....모두들 불안했습니다. 그리고 부산대병원 경막외 마취에 쓰는 펜타닐의 용량은 아주 작아서.......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선화에게 산소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산소를 빠르게 들이 마시자.........아기의 심박동수가 다시 130회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이후 자궁 수축이 올 때마다 산소를 마시고 있는 선화가 빠른 호흡을 해서 아기의 산소 공급을 늘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눈물 겨운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선화는 밤새도록 잠을 전혀 못 잤기 때문에 진통이 없는 2분 동안 잠이 들면서 호흡이 얕아지게 됩니다. 그 때 자궁 수축이 옵니다. 그러면 선화는 빨리 호흡해서 아기에게 산소가 충분히 가도록 노력합니다. 선화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빨리 호흡하는 내 모습과 선화의 모습은 말 그대로 투쟁이었습니다.

평온을 되찾은 후....다시 옥시토신을 4gatt만 정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궁 수축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선화가 자궁 수축 때 열심히 호흡함에도 불구하고 아기의 심박동수는 수축기간 동안 110이하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기어코 또 다시 60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기간이 좀 더 길었습니다. 선화가 빨리 호흡하고 산소가 공급되어도 아기의 심박동수는 약 4분 정도 60회 대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아.........얼마나 괴롭던지...........저도 밤을 꼬박 새고 어제 저녁부터 먹지 못하고....선화와 함께 하면서.....눈에도 힘이 없고 팔다리에도 힘이 없었습니다.  일이 이 쯤되자 김기형 선생님은 제게 응급 제왕절개술을 고려해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약 30분 정도 태아 심박동수는 회복시킨 뒤 한 번만 더 옥시토신을 사용한 유도분만을 시도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시 시행한 내진을 통해 자궁 경부가 3cm에서 고정되어 있고 분만이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일 이번에도 다시 태아 심박동수가 쳐지면 미련없이 제왕절개술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태아 곤란증이 있으면 바로 제왕절개술을 시행해야 하니까요...........태아 심박동수가 회복되었지만 태아 심박동수의 beat  to beat variation도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거의 144회에서 고정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아침에 다시 시가와 친가 양쪽에는 연락을 취하고.......일단 분만이 임박하면 병원으로 오라고 얘기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 와중에 장모님이 오셨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분만실 앞에 계시더군요........장모님께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얘기드리면서...한편으로는 이러다가는 응급 제왕 절개술에 들어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다시 선화의 침대로 돌아왔을 때.........큰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다시 옥시토신을 4gatt 정주 했나 봅니다.  자궁 수축이 일어나자 말자 태아 심박동수가 다시 60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결정되었습니다. 지금 선화의 뱃 속에 있는 아기는 지금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현재 나타나는 태아 곤란증의 구체적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아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제왕절개술을 통해 아기와 모체를 모두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굳어졌습니다.

선화나 저나......제왕 절개술보다는 정상 분만을 원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화가 괴로움을 당하고......자궁 경부는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자궁 수축이 있을 때 태아의 생명이 위협을 받는 곤란증이 발생한다면.......제왕 절개술을 당연히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영문을 아직 잘 모르시는 장모님께는 설명을 드리고 가족들에게 연락하고.....급히 마취과에서 수술 허락을 받아 온 김기형 선생님께 감사 드리며 제왕 절개술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STAGE4--5일 11시에서 15시

제왕 절개술을 시행하기로 했을 때 선화는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계속되는 late deceleration 속에서 선화는 끝까지 정상 분만을 원했지만......아기의 생명이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을 한 것이었습니다. 소변줄이 유치되고 수술 부위 면도 부위가 시행되고 저와 산부인과 선생님이 침대를 끌고 바로 수술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제왕절개수술은 경막외 마치를 통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잠들지 않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다 듣고 막 태어난 아기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게다가 선화는 지금 치아 교정 중이어서 기도내 삽관은 어려웠는데.....이미 유치된 경막외 카테타가 이 때는 정말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마취는 마취과 권재영 교수님이 해 주시고 김기형 선생님이 수술 집도를 하셨습니다. 전 선화의 옆에서 선화의 손을 꼭 잡고 있었습니다. 선화에게 다시 경막외 마취가 이루어지고 배꼽 아래 부분에 감각이 없어졌을 때............집도의 칼은 선화의 배를 가르길 시작했습니다. 전 한 손으로는 선화의 손을 꼭 잡고......눈으로는 선화의 피부..피하 조직, 근육, 근막, 복막, 소장, 자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궁이 노출될 즈음 선화는 제게 자궁이 나왔냐고 물어 보더군요....제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자궁 내 아기가 있는 곳으로 접근한 뒤 .........드디어 칼로 절단한 뒤 아기의 발을 잡고 아기를  끌어 냈습니다. 아기가 선화의 뱃 속에서 나와 우는 순간..........선화와 전 눈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이 펑펑.........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너무 좋아서이기도 하고.........그토록 선화에게 고통을 주었던 분만이 이제 마쳤다는 기쁨이기도 하고........선화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흘린 눈물이었습니다. 금방 태어나 우리 아기는 태변을 뒤집어 쓰고 있었습니다. 태아 곤란증에 빠진 아기는 양수에 태변을 싸게 되지요.... 어떤 경우에는 그 태변을 아기가 다시 먹고 폐염을 걸려 인공호흡기 신세를 져야 하는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건강했습니다. 깨끗하게 닦고........(이 날 수고한 신생아실 당직인 석호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선화에게 아기를 보여 줍니다. 선화는 울었습니다. 그리고 제게 말하더군요......."아빠를 닮았어요.........." 아들이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뒤 이제는 열어 젖힌 장기를 다시 닫고 복벽을 닫고 나오는 과정입니다. 선화가 통증을 느꼈습니다. 특히 복막과 장기를 당길 때 토할 것 같다고 말하며 힘들어 하더군요.......그 때 경막 외 마취만으로 힘들 것 같아 펜토탈(페노바비탈)을 주사해서 선화의 의식을 없앴습니다. 마취약이지요....제가 주사했습니다. 선화가 고통받지 않도록 주사하고 선화의 손을 계속 꼭 잡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피부 봉합을 하고 있을 때 눈을 다시 뜬 선화는 수술장을 나가면서 마취과 교수님과 수술자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린 회복실에 갔습니다. 선화의 침대 옆에서 둘은 서로에게 고맙다고 얘기하고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아기도 산모도 모두 건강했습니다. 비록 정상 분만은 아니었지만............하나님은 이번 일을 통해 제왕 절개술을 받는 사람의 입장과 정상 분만을 시도하는 사람의 입장을 다 경험하게 하셨고..........많은 고통을 통해 건강한 산모와 아기를 만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진통을 하지 않고 쉽게 아기를 출산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고귀한 고통을 통해 태어난 아기이기에........더욱 값진 아기였습니다.

STAGE5--5일 15시-20시

이렇게 선화는 건강하게 남자 아기를 분만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친지,가족,친구들에게 축하를 받고 방문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힘든 과정을 격려했고 새 생명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신생아실 간호 학생들과 간호사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기를 4번이나 면회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와서 아기를 만져 보고 기뻐했습니다. 수술 직후 두통과 구토 증상이 있던 선화도 이제 많이 좋아져서 전화 통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화를 재워 두고 전 잠시 학장동 저희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틀 전, 떠날 때와 똑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선화가 정돈해 놓은 집 여기 저기를 보니까........선화가 더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이번에 고통을 함께 겪으면서 정말 선화를 더욱 더 사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기를 낳는다는 것.............고통 속에 있을 때 선화가 그러더군요........."오빠......하나님은 정말 특별한 방법으로 아기가 태어나도록 하셨네요.......선악과 사건이 원망스러워요........"

씽크대 맞은 편 벽에는 선화가 만들어 놓은 표가 있습니다. 이 표는 선화가 분만하고 몸을 풀기 위해 친정에 가 있는 동안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정리해 놓은 것입니다. 이제 이 긴 글을 마치면서 선화가 이 집에 남겨 놓은 표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길고 길었던 첫째 아기의 출산의 기억을 마칠까 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위대한 분이신 우리 하나님......참 감사합니다. 선화와 제게 출산의 수고와 기쁨을 알 게 해 주시고 서로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축복을 주시고......우리에게 주신 이 아기가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집을 나서기 전에는

1. 전등불을 꺼 주세요.

2.목욕탕에 물을 잠궜겠지요.

3.가스밸브 잠그는 것은 오빠의 특기!

4.난방 온도 조절기는 적당하게(외출시에는 15도 정도로 해 주세요)

빨래는 이렇게

1.속옷, 수건, 옅은 색 면 양말 그리고 바지, 남방(와이셔츠 말고)은 같이 빨아도 됩니다.

2. 순서: 빨래를 세탁기에 넣는다 -->세제 통에 세제를 한 스푼 반 정도 넣고 옆에는 섬유 린스를 조금 넣는다 -->전원을 누른다 . 이때 코스는 기본적으로 '표준'에 setting되어져 있다.  -->동작 버튼을 누르고 뚜껑을 닫는다 -->빨래가 다 되면 신호음이 울린다(보통 40-50분 소요) -->털어서 넌다.

옷입기

1.걸려 있는 바지 2개는 좀 두꺼운 것 -->추워지면 입으세요..

2.셔츠나 바지를 빨고 나서 입을 때는 반드시 다려 입을 것!

그리고 알아 둬야 할 것

1.신문 대금이 11월부터 청구됩니다. (얼마인지는 모르겠음)

2. 일반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기(봉투는 욕실 옆 창고 위에 있음)

3.음식물 쓰레기는 자주 자주 버리기

반드시 해야 할 일

1.선화에게 하루 3회 이상 전화하기!!

2.식사는 잘 챙겨 먹기(부민동에 자주 가기)

3.밤샘 작업 삼가기!!(컴퓨터,비디오 등등...->눈 아픔 -->몸살 -->짜증)

 

 1996년 부산의대 졸업식에서....

 선화와 함께 찍은 사진......

 이제 엄마가 된 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