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와의 대화

며칠 전 홈페이지 초기 화면을 새롭게 단장하고 내부 수리를 마쳤습니다.  이런 일들은 상당한 시간이 드는 일입니다. 화면 왼쪽 메뉴에 들어갈 직사각형의 버튼 이미지를 다시 만들어야 하고.... 글자 그림도 만들고 메인 화면을 새롭게 구상해야 합니다.  제 컴퓨터는 1996년 구입한 것으로 하드 메모리가 1.2 GB밖에 되지 않는데다 RAM도 겨우 36MB를 유지하고 있는 구식 Pentium입니다. 이 곳에는 홈페이지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프로그램인 Window 98, 스캐너, 나모 웹에디터. 한글 815만 설치되어 있고....가지고 있는 작곡 프로그램인 Cakewalk pro audio나  photoshop은 필요한 경우에만 설치해서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삭제해야만 하는 서글픈 살림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처음에 아무 것도 모르고 홈을 만들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작업 속도도 빠르고 처음만큼 힘들지는 않지만 여전히 시간은 빨리 흐르더군요......제가 홈을  만드는데 어떤 자바 스크립트를 어디에서 가져와서 어떻게 만들었다는 식의 얘기를 이 곳에서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홈페이지를 가꾸는 사람으로서 홈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얘기 드릴까 합니다. 밤새도록 애정을 들이는 이 곳에 대해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제 글이 앞으로 개인 홈페이지를 가질 분들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1. 나와 선화를 위한 홈페이지

많은 사람들이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인 홈페이지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방명록에 새로운 글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습관적으로 방명록을 클릭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홈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 염두에 두고 있는 일차적인 방문자는 선화와 바로 저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저희 홈을 찾아 주길 바라고 방문객이 많은 홈이 훌륭한 홈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이 곳은 주일 예배나 가정 예배 그리고 찬양 시간이나 각종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시간들과 마찬가지로 선화와 저의 삶에 거룩한 긴장감을 불어 넣어 주고.... 규모있게 우리 가정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만들며 우리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작은 골방으로 다가옵니다.  

전 하루에 한 번 이 곳에 접속합니다.  매일 접속할 때의 내 맘의 상태와 기분은 다르지만 사이버 공간에 자리 잡고 있는 우리 집은 늘 같은 모양으로 "영광의 주님 찬양하세....." 멜로디를 들려 주며 나타납니다.  홈페이지의 제목도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입니다. IVF 송인규 목사님의 글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어 책 제목을 홈페이지의 제목으로 삼았고 이 제목을 접할 때마다 현재의 불안정한 상태와는 상관없이 지금도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불순종과 반역의 삶에도 불구하고 내게 부어 주셨던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합니다.

전 이 홈을 우리 가정 사역의 총본부로 만들 생각입니다. 지금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 곳을 중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가정의 신앙 고백이 세워지고 하나님 나라 사역을 위한 각종 전략과 전술들을 풀어 놓고 평가하는 공간으로 이 곳을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인 내용들을 얘기해 볼까요?

2. 내 인생의 수 많은 고백들을 이 곳에....

우린 지금도 역사적인 순간들을 지나가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 지금 내과 전공의 4년차인데....이제 이 시절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온 나라를 흔들고 있는 의약분업 사태 속의 고뇌하는 의사도 지금 전개되는 특별한 상황입니다.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지는 생각들과 느낌은 시간이 지나게 되면 다시 기억하기 힘드는 곳으로 사라지고 말겠지요.....전 이런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제 홈의 병원 이야기를 보시면 인턴 시절 제가 적었던 기록들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매일 매일 만났던 사람들과 가진 기억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열심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96년에 그런 기록들을 남길 때.....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앞으로 내가 겪은 여러 경험들을 토대로 자전적 소설을 써야지......A.J.크로닌의 '성채'.'천국의 열쇠' 처럼.......'  그러다가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소설은 문학적 상상력이 더 준비되는 작업인데......수필 형식의 글도 괜찮고..........'  어쨋든 이제 길게 남아 봤자 50 년도 안 될 나의 인생의 경험과 감동들을 그냥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전 이 홈에 내 마음의 도서관을 열어 두었습니다. 언제든지 4년전 인턴 시절....5월달에 가졌던 나의 생각들이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그 곳에 가 보기만 하면 되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물론 이 곳은 타인에게도 개방되어 있습니다. 출입에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극히 개인적이고 고백적인 제 글들을 보여 드리는 것이 더 부담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홈의 기독교 서적에 있는 [사람을 세우는 사람] 에 나오는 내용처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가치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향력을 오래 지속시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경건한 영향을 끼치고 후대에  전하는 바로 그 일이기에 1971년 이 땅에 태어나 한 시대를 살아가다 이 땅에서 사라질 나의 얘기를 두려운 맘으로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것입니다.

때로는 선화 말대로 '트루먼쇼'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트루먼쇼가 뭔지 아세요? 영화 제목인데.....한 사람의 일생을 그사람 모르게 TV를 통해 방영한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TV속에 나오는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이 온 세상에 중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한 동네(물론 세트장이겠지만)에서 태어나고 학교를 다니고 살아가게 되다가 어느 날 그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선화는 우리 삶의 많은 이야기를 홈을 통해 유출시키는 부분에 있어서 가끔씩 트루먼 쇼와 같다는 얘기를 합니다. 물론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이 다 공개되는 것이 아니기에 이내 웃어 넘기고 말지만 말입니다.

부족한 저희 홈에 방문자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은 분들 가운데서....단순한 호기심으로 저희 홈을 엿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마치 트루먼쇼 처럼......그러기에 전 저희 부부의 삶이 좀 더 힘있고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부분은 저희 홈페이지가 가정에 끼치는 아주 긍정적인 영향력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삶의 소망을 주는 것인지 알리기 위해 좀 더 우리의 삶을 경건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의식할 때도 있다는 겁니다.

3. 강의록을 준비하듯이....

개인 홈페이지라고 해도 특별한 내용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용을 계속 갱신하는 과정을 통해 얻는 기쁨을 가질 수 있고 방문자들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들어오게 되니까요.....저희 홈의 경우는 크리스챤 부부의 가정 생활, 기독 의료인의 병원 생활, 기독교 서적이라는 3대 contents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기독교 서적에 거는 저의 기대는 앞으로 더욱 커져 갈 것입니다. 전 대학 시절, 서부산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을 사모하고 말씀의 의도에 맞추어 문맥을 파악하려는 젊은 크리스챤 그룹에 끼어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저희들은 많은 소책자와 기본 교리서들을 공부할 수 있었고 이것은 우리의 삶을 많이 바꿔 놓았습니다.  

그 그룹 출신 중 상당수가 지금은 신학대학원에 진학했고 또....강도사가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정춘, 김범현,손정원,박순철,허재영,이영훈.....모두들 말씀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그 곳에 헌신하겠다고 기도한 젊은이들입니다. 전 책을 읽고 나서....그 책의 내용을 잊어 버리는 것이 너무 아까왔습니다. 망각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어렵게 시간을 들여 알게 된 내용들을 또다시.....머뭇거리면서 더듬어야 하는 것이 싫었습니다.....읽은 책을 가장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방법.....그것은 바로 그 책의 내용을 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독서 토론회 형식을 통해 강의하고 발표한 책들의 내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제가 가진 사상의 토대를 다져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책을 읽을 때 언젠가 이 책을 강의할 것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가지게 되었고 ...마찬가지로 강의록을 만드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 홈의 기독교 서적에는 각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을 정리해 둔 것입니다. 물론 가벼운 책도 있지만 개혁주의적 입장의 성경관을 정착시키도록 도와 주는 책들도 제법 소개해 두었습니다. 제가 이 홈을 유지하는 한 제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제가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생각나면 굳이 책을 뒤져 다시 읽지 않더라도 그 핵심 내용이 이 홈 안에 들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하나님 나라 인데.....이제 하나님 나라에 대해 제가 강의하게 된다면 얼마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제가 가진 지식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곳을 통해서 가능한 것이죠.

전 앞으로 이 일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생각입니다. 군복무 3년 동안.....물론 국제협력의사로 가게 된다면....그 기간동안 계속 말씀을 보고 관련 서적을 강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무엇을 위해서라구요?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제가 섬기는 지역 교회인 서부산교회를 위해서이지요.....지금은 팀 사역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대입니다. 목사님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시고 파트별로 비젼을 가지고 있는 사역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야 할 때입니다. 저의 경우 제가 있어야 할  곳의 1순위는 훌륭한 성경공부 인도자입니다. 이것은 앞에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교회 내에서 말씀이 바로 전해져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는 저의 과거의 경험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지역 교회에서 목사님은 역할은 가장 중요하고 대단히 영향력이 큰 것입니다. 하지만 전 작은 소그룹을 양육하고 함께 자라는 일에 제가 가진 남은 시간들을 퍼 부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한 기초 준비로 한국 교회에서 등한시 한다고 할 수도 있는 교리를 공부하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로 이해하려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 홈페이지의 기독교 서적은 그 작업의 성과물들을 정리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 일에는 길을 인도해 줄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아울러 고려신학대학원에 재학중인 동생 이영훈 전도사와의 대화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향후 평신도 신학원 공부를 군복무 기간동안 이수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신학을 공부하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으로선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더 살펴야 하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의사로서의 저의 삶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이 보다 더 많이 서부산교회 교사 이성훈으로서의 삶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생각해도 그렇게 생각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것을 두고 기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4. 방명록

홈페이지를 관리하면서 때마다 일마다 저희 홈을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저희 가정에 애정을 주시는 분들이니까요. 12700건의 조회수가 기록되어 있는 방문객들.....이 분들은 제 미래 사역의 증인들이십니다. 제가 한 이야기를 다 읽고 계시고 제 글을 통해 제 생각을 알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단지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바꾸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 이야기를 너무 일방적으로 한 것 같아 죄송한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서로가 가진 비젼을 나누고 기도하는 일들이 계속되어야 한다면 저희 홈도 이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지요.....때로는 크리스챤 부부의 신혼 생활이 재미있게 묻어 나오면서....이 시대에 전신갑주를 갖추어 입어야만 하는 십자가의 군병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현실이 저희 홈에서 계속 전해지길 저도 기대합니다. 계속 기도해 주세요.

선화가 이제 38주가 됩니다. 지난 주 토요일부터 매주 산부인과에 가서 비수축검사(NST:nonstress test)를 받고 있습니다.  방법은 산모를 눕힌 뒤  초음파 transducer를 복부에 부착하고 태아의 심박동수를 기록하면서 매번 태동이 느껴질 때마다 산모로 하여금 button을 누르게 합니다. 아울러 산모의 자궁 수축력을 잴 수 있는 기구(tocographic transducer)를 부착한 뒤 기초 자궁 수축력을 함께 감시하게 됩니다.  만일 아기의 건강이 정상이라면 20분 검사동안 2번 이상 태동이 최소한 15초 이상 지속되는 분당 15회 이상의 태아심박수 상승을 동반하게 됩니다. 40분 이상 관찰해도 태동이 동반되는 태아 심박수의 상승이 없는 경우는 아기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아울러 자궁 수축에 동반되는 태아 심박수의 상승의 패턴을 보아 태아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게 됩니다.  선화는 지난 주에 시행한 비수축검사에서 태아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기의 심박동 소리가 얼마나 우렁차던지 옆에 있던 다른 선생님들이 아기의 심박동 소리가 다른 애들보다 훨씬 크다면서 튼튼하겠다고 얘기하시더군요......

이제 우리 가정에 새로운 구성원을 맞이할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기 옷도 사서 빨아 두고 있고 아기 기저귀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선화가 이제 병원에 갈 시간이 가까워 옴에 따라 집안의 큰 빨래도 하고 옷도 정리해 두고 손이 가야 하는 일들을 미리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홈이 새로운 일들을 맞게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 홈페이지가 증거가 되어 선화와 함께 가는 저희 홈의 비젼을 조금 소개했습니다. 이 외에 다른 계획들은 차차 공개하기로 하고 .....홈을 가질까 망설이시는 분이 있다면....그리고 시간까지 넉넉하신 분이 있다면.....집을 쌓아 보라고 권하고 싶네요.....모래 위에 집을 짓지 말고 튼튼한 반석 위에 집을 지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