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의 파송예배

지난 2006년 3월 23일 목요일 아침, 몽골로 떠나는 한영훈 선교사의 파송예배가 한동대학교 선린병원 1층에서 드려졌습니다. 온누리교회, 두란노해외선교회가 주 파송, 포항 남부교회와 한동대 선린병원이 협력 파송하는 한영훈 선생님은 앞으로 몽골 연세친선병원에서의 의료사역, 경배와 찬양을 통한 예배 사역, 가정 사역과 교회 개척 사역을 지원하게 됩니다.

한영훈 선생님과 저는 2001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 한영훈 선생님은 몽골로 파견될 국제협력의사였죠. 우린 파견 전 8주간의 군사 훈련과 국내 훈련을 같이 하며 서로 익숙해져 갔습니다. 귀국 후에도 선교지에서 얻게 된 경험와 간증이 있기에 그는 늘 선교지 얘기를 했고 빨리 다시 돌아가고파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2년이 지나 그의 선교지, 몽골로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

포항에 있는 동안 한영훈 선생님 가족은 선린병원 사택에서 살았습니다. 먼지가 많은 낡은 아파트, 재작년 집중 호우에 비가 새기도 했다던 그 아파트, 이제 훵하니 남겨진 이 빈 집에 새로 들어 올 가정은... 바로 우리 가정입니다.

귀국해서도 늘 몽골 얘기를 하고 동기들에게 믿음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던 그가 떠나던 그 아침... 남겨진 내게도 예사로운 파송예배가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 드려지는 아침 예배...이 날은 한영훈 선교사의 파송 예배로 드려졌습니다.

예배는 항상 10분간의 찬송으로 시작합니다. OHP 로 악보를 비추는 옛날 방식이지만 늘 백명이 넘는 직원들이 모여 함께 드리는 이 예배는 선린병원의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한영훈 선교사 가족은 안내를 받아 단상 한 쪽 편에 자리 잡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왜 이 곳에 와 있는지 알 턱이 없는 아이들은 이 자리가 불편하기만 합니다.  

선린병원 아침 예배에는 의료진과 직원 뿐 아니라 환자들도 많이 참석합니다. 예배 시작 10분 전부터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들이 찾아 오고...찬양팀은 30분 전부터 예배를 준비합니다.  지금은 설교 시간입니다.

 설교가 마친 뒤 파송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김동준 기획실장님이 한영훈 선교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01-2004년까지 국제협력의사였다는 부분에서 웬지 모를 감사와 부담감이 느껴졌습니다.

2001년 봄, 대전 자운대 군인교회 앞에서 목사님과 협력의사들이 함께 찍은 사진입니니다.  이 기간 우린 자주 함께 모여 기도회도 가지고 삶도 나누는 등...마치 수련회 같은 나날을 보냈습니다.

 

 한영훈 선교사의 인사말 시간입니다. "이제 여러분을 몽골로 초대합니다. 몽골로 오십시요. 단기팀이 온다면 정성스럽게 몽골 음식을 대접하겠습니다." 이미 몽골 사람이 되어 버린 듯한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그를 몰아간  몽골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단상에 올라오신 이건오 원장님은 한영훈 선생님에게 "꼭 지금 떠나야 하느냐? 선린병원에 조금만 더 있어 달라" 고 얘기했더니 "협력의사 시절 개척된 교회의 어려움을 듣고 가만 있을 수 없다" 고 말하더라며 선린병원보다 몽골을 더 사랑하는 그의 맘을 꺾을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울러 원장님은 이제 사실상 2기 사역을 시작하는 한영훈 선교사 가정에게 몇 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2기 사역에 들어가면 1기 때의 기억은 잊고 새로 출발한다고 여기십시요. 예전엔 이렇게 하면 잘 됐는데...전에는 이런 일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하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 1기 사역 때 터득했던 자신만의 노하우, 자신만의 요령을 던져 버리고 하나님만을 완전히 신뢰하고 나가야 합니다. "  선교 일선에서 오랫동안 기도하며 일하시는 원장님의 조언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이어 선린병원 직원들의 특송이 이어진 뒤 병원 직원들이 떠나게 되는 한영훈 선교사 가정에 손을 얹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손을 대고 기도하는 사람들은 몇몇 사람들이지만 내 마음도 이 귀한 가정을 마음껏 축복하고 있습니다.

선린병원에 온 지 이제 2주...몽골로 떠나는 이 귀한 가정의 모습을 보며 내가 왜 선린병원에 있는가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깨닫는 것은 내가 선린병원에 오게 된 이유가 '이 병원에 오면 더 많이 해외선교나 의료선교활동을 할 수 있고 의료선교에 대한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게 되고 훗날 의료선교사로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는 데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선교활동으로 뛰어 다니는게 목표라면 굳이 포항으로 오지 않더라도 부산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주변 여건이 좋지 않은 부산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은혜가 될런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게 포항으로 가라고 하셨을 때 선화와 전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얻은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포항에 가 봅시다. 가 보면 하나님께서 왜 우릴 이 곳으로 가라고 하시는지 알 게 될 거예요"  

그런 제가 이곳에 와서 처음 깨닫게 된 것은 나로 하나님의 온전한 예배자로, 삶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어려움과 시험을 통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게 하는 훈련을 받게 하기 위해 이곳으로 보내셨다 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더 많이 신뢰하고 하나님께 100% 완전히 항복하는 일, 희생을 수반하는 삶을 나누는  교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정작 거창한 선교 보고나 방송이나 메스컴에 유명해지는 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찬사를 보내는 경향을 가집니다. 만일 누군가가 선교사로 나갔다고 하면 최고 점수를 부여하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결과, 업적, 단기선교여행, 선교기지병원이라는 자기 의(義)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하나님이 원하시는 마음에서 점점 멀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는 수 많은 업적 중 대부분은 아마도 시간이 흐른 뒤 모래 위에 세운 집으로 판명날지도 모릅니다. 특별히 카자흐스탄을 품고 있고 이것으로 인해 여러 사람들 앞에도 자주 나서게 되는 제 상황으로선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에서 밝힌 다섯 가지 목적이 균형을 이루는 이루는 일이 내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입니다.

제게 이것들을 가르칠 분들을 이미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불과 2주만에 이전엔 전혀 알지도 못했던 여러 선생님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일들이 생겼고 이를 통해 하나님이 세우신 특별한 교회이자 병원인 선린병원을 통해 내가 이곳에 와서 해야 할 일은 열심히 일하고 선교 활동에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지난 시간동안 상대적으로 약해질대로 약해진 내 영이 회복되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통치를 사모하는 많은 사람들이 병원 공동체가 되어 함께 일하고 있기에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하나님의 강한 역사를 느끼게 됩니다.

선화는 가끔 제게 이렇게 얘기하곤 했습니다. "하나님이 우릴 장기선교사로 보내시기 직전에는 분명 지금보다 더 확실하게 그 분의 뜻을 보여주실 거예요(핵폭탄같은 걸 터뜨리실 거예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지금 이 모습으론 안돼요. 너무 부끄러워요. 더 훈련받고 준비되어야 해요"  하나님의 작업은 몇 년이 걸릴진 모르지만 이미 시작되신 것 같습니다.

최근... 4월부터 선린병원 아침 예배 월요일 찬양 인도를 맡으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왜 이제 막 이곳에 온 내게 이런 일을 맡도록 하셨을까...' 이 고민의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회복되어야 할 내 영혼...하나님은 먼저 내가 온전한 예배자로 서길 원하셨습니다. 아침마다 선린병원에서 드리는 예배에서 온전한 예배자로 다시 한 번 훈련받고 준비되라는 음성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귀국한 뒤론 공적 모임 찬양인도를 맡은 적이 없습니다. 좋은강안병원 원우회 찬양을 맡았던 정도죠. 하지만 지난 2년간 출석했던 양산교회에서 고등부 교사를 하며 학생들과 함께 찬양으로 회복되고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기뻐했던 행복한 기억도 있습니다.

우리 삶에는 결코 우연이 없기에...이번 일도 하나님이 부으시는 은혜가 감추어져 있음을 직감합니다. 오는 4월 3일 월요일 아침이 첫 찬양 인도 시간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병원 안내 방송이 흘러나옵니다. "오후 5시 30분, 병원과 선교를 위한 기도회가 1층 또감사비전홀에서 있으니 직원 여러분의 참여를 바랍니다"  

저녁마다 병원 곳곳에서 각종 다양한 성경공부 모임과 기도모임이 열립니다. 모든 임상과장들이 성경공부 모임 하나씩을 맡도록 되어 있는 병원이고 대부분 타지에서 병원을 찾아 온 사람들이기에 지역 교회보다 더 많은 교제를 나누는 소그룹 공동체가 있는 곳, 가짓수도 다 알지 못하는 기도 모임, QT 모임, 성경 공부 모임으로 풍성한 곳이 바로 이곳 선린병원입니다. 이제야 내게 이런 병원을 허락하신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아무쪼록 교만하지 말고 자기 의에 빠지지도 말고 끝까지 가난하고 애통하는 맘으로 주님의 품성을 닮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아울러 오는 4월 12일, 한국을 떠나 몽골로 가게 될 사랑하는 동기, 한영훈 선생님의 앞길에, 내 사랑하는 주님의 , 그 분의 전능의 손길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06.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