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강안병원을 떠나며

2006년 2월 27일을 마지막으로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의 근무를 마쳤습니다. 2005년 3월 2일부터 딱 1년간 근무한 셈입니다. 돌아 보면 이 병원에서 근무하게 된 것도 하나님의 은혜였고 이제 떠나게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지만 떠나는 맘은 아쉽고 섭섭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강안병원은 1년 전 건물 준공에 맞춰 병원 진료를 시작했고 우리 집도 이 날(05.3.2) 양산에서 부산으로 이사 왔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2년 6개월, 양산에서 1년 3개월, 부산에서 1년을 보낸 뒤...이제 다시 포항으로 가야 하니 우리도 어지간히 바쁘게 움직이는 셈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입지 조건에다 호텔 같은 건물로 1년 만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좋은강안병원을 소개할께요.

11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아래 처럼 간호사실이 정면에 보입니다.

역광 때문에 어둡게 나왔지만 간호사실 창 밖으로 푸른 색의 바다가 보입니다. 간호사실 창 가로 다가서면 광안대교가 환히 보이는 최고의 전망이 있습니다.

 

어느 병원도 이렇게 훌륭한 전망을 갖추고 있지 못할 겁니다. 병실에 있는 환자들은 자주 "호텔에 있는 것 같다" 는 얘기를 합니다. 얼마 전 광안리에서 열린 불꽃 축제 때도 가장 명당 자리가 바로 우리 병원이었죠.

 

11층 간호사들 모습입니다. 일이 힘들다 보니 지난 1년 사이에도 많은 간호사들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도움으로 지난 1년도 무사히 지나온 것 같습니다.

 

11층 병원 복도입니다. 멀리 오른쪽에 간호사 실이 보이고 이 복도 끝에는 환자들의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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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휴식 공간은 양면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수영구,남구, 해운대구 의 전경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습니다. 문병객들이 보고 놀라는 곳이죠.

 

병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내시경실입니다. 그래서 내시경실 간호사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섭섭한 맘으로 서로 보내야 합니다.

 

지난 성탄절에는 원우회 주관으로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을 위한 성탄 축하의 밤을 가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병원 로비를 메웠고 참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올 성탄절은 이곳에 있을 수 없겠죠?

 

 병원 외래의 모습입니다. 여덟 명의 내과 과장님들도 지난 1년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창단 멤버(?)인 제가 빠져 나간다고 섭섭해 하셨지만 제 뜻을 아시기에 보내 주셨습니다. 우연이라곤 없는 우리 삶에서 강안병원에서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강안병원은 제가 빠져 나가지만 소화기 내과에 두 사람, 순환기 내과에 한 사람이 더 영입되어 내과에만 총 10명의 과장님이 일하게 되십니다. (순환기 3, 소화기 4, 호흡기 1, 내분비(노인의학)1, 신장1 ) 지난 1년간 저와 함께 소화기내과에서 한 팀을 이루었던 크리스챤 의사 문재현, 이동현 과장님, 삼촌 같이 보살펴 주셨던 이용규 진료부장님, 정이 많아 못내 섭섭해 하셨던 전익수 과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병실 창 밖으로 본 풍경)

 

최근 한 달 사이에 송별회를 많이 가졌습니다. 그 때마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도 어떤 면으론 가기 싫은 맘도 있습니다. 여기가 근무 환경이나 의료 장비, 급여 등 모든 면에서 더 낫고 부산의대 (소화기)출신들이 함께 근무하기에 마음도 편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떠나라' 는 맘을 주셨기에 가야 합니다. 우리 가정은 카자흐스탄 시절 이후 가졌던 꿈이 있습니다. 그 꿈과 관련하여 이제 순종하는 맘으로 떠나야 합니다."  

우리 병원의 소유주인 구정회 이사장님께 병원을 떠난다는 얘길 드렸을 때입니다. 그 분이 그러시더군요.

"선린병원이라고? 선린병원이라면 내가 두 손 다 든다. 옛날 좋은삼선병원에서도 정형외과 과장 한 사람이 선린병원에 간다기에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으려 했는데 결국 안되더라. 신앙이 더 무서운가봐..."

 

포항의 한동대 선린병원에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이렇게 비장한 맘으로 강안병원을 떠났음을 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곳에서도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선린병원 역시 내 삶의 종착역이라기 보다는 훈련의 한 부분이기에, 내 삶을 빚으시는 하나님을 의탁하며 오늘도 내게 주어진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ps) 방 간호사, 조 간호사, 성애씨, 효화씨!  보고 있죠? 고마웠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