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예배 - 결혼한 지 157일째

 이제 며칠 후면 결혼 후 반 년이 되는 2000년의 새 봄...... 결혼한 1999년 10월 16일부터 시작된 가정 예배는 지금까지 세 번 빠뜨린 일이 있긴 하지만 계속 드려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하나님께 드린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성경 본문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 자칫 부담이 없는 시간으로 느껴져 예배라는 본래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있지만 이 가정 예배 시간은 우리 결혼 생활의 기초가 되는 반석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의 가정 예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예배 장소로는 대부분 책들이 꽂여 있는 작은 방을 사용합니다. 작은 방에는 두 사람이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긴 책상과 바퀴가 달린 빨간 의자와 파란 의자가  있습니다. 이 책상은 결혼할 때 선화가 준비해 온 책상인데 지금도 선화가 아끼는 가구 중 하나입니다. 어쩌다 의자를 움직이다가 책상 모서리에 흠이라도 가면......"아....내 책상...." 하면서 안타까와 합니다.  그 책상에는 전기 스탠드가 놓여 있습니다. 결혼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신창동의 조명 상가에 가서 사온 거지요...이렇게 스탠드에 불을 밝힌 뒤 제가 선화의 오른 쪽 의자에 앉아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                                                               

예배 순서는 간단합니다. 먼저 찬송을 부릅니다. 대부분 찬송가입니다. 때때로 기타를 가지고 와 가스펠 송을 부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찬송가에서 곡을 택합니다.  역시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이 부른 찬송가는 어떤 위력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누가 곡을 주로 택하느냐고요? 주로 제가 고릅니다. 선화도 고를 때가 있지만...아마 선화는 제게 주도권을 일부러 넘겨 주나 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부른 찬송가는 단연 199장 주 십자가를 지심으로( 주 십자가를 지심으로 죄인을 구속하셨으니 그 피를 보고 믿는 자는 주의 진노를 면하겠네 내가 그 피를 유월절 그 양의 피를 볼 때에 내가 너를 넘어 가리라 ) 와 200장 주의 피로 이룬 샘물 (주의 피로 이룬 샘물 참 깊고 넓도다 구원하는 크신 능력 다 찬송할지라 찬송하세 주의 보혈 그 샘에 지금 나아가 죄에 깊이 빠진 이 몸 그 피로 씻어 맑히네) 입니다. 이 두 곡을 바로 얘기할 수 있는 걸 보면 이 두 곡을 참 많이 불렀나 봅니다. 두 곡은 모두 공통적으로 보혈을 찬송하고 있습니다.

찬송가는 보통 1곡만 부릅니다. 그리고 말씀을 보게 되는데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는 참고로 사용하는 부 교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김영철 선생님이 쓰신 성경 정독집입니다. 성경 정독집은 구약을 상,중,하 의 3권으로 편찬해 놓았습니다. 연애 시절 선화와 전 성경 정독집 구약을 함께 시작해서 함께 끝낸 뒤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우린 계속 이어서 성경 정독집 구약을 가정 예배의 보조 교재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주 교재는 물론 성경이지요. 성경 정독집을 이용해 하루에 성경 본문을 1 장 읽고 성경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부교재를 참고로 하여 공부하는 형태입니다. 정독집은 7일에 한 번 중간 중간 마다 시편을 싣고 있는 데다가 그 관점이 참 좋아 전혀 지겹지 않은 교재였습니다. 성경 정독집은 성경에서 자기 자신과 직결된 윤리적 또는 도덕적 교훈을 찾아 내는 일보다는 하나님의 계시(하나님께서 자신을 드러내심) 로서 성경을 이해하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우린 정독집을 공부하면서 우리의 관점이 많이 고쳐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본문 성경을 5절씩 번갈아 가면서 읽습니다. 제가 먼저 1절에서 5절까지를 읽기 시작합니다. 한 장을 다 읽고 나면 그 장에서의 본문 내용 파악을 한 뒤 성경이 우리에게 비추는 계시의 빛을 따라가고자 정독집을 읽습니다.

                     아래는 정독집을 통해 읽었던 성경 본문입니다.(2000.2.22 현재)

       연애 시절

 성경정독집(구약 상)

  예레미야,에스겔,다니엘,호세아

  요엘,아모스,오바댜,요나,미가

  나훔,하박국,스바냐,학개,스가랴

  말라기,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

  민수기,전도서

 두 사람이 각자 정독집을 통해 말씀을 일고 난 뒤 한 달에 한 번 만나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로 하는 방식을 채택했었음.

 실제로는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으며(열심히 정독집을 통해  성경을 읽지는 못함) 4-5번 정도   1달에 한 번 가지는 정독집   모임을 가졌음

         결혼 후

 성경정독집(구약 중)

   신명기

1999.10.16 -1999.11.24

   여호수아

1999.11.25-1999.12.21

   사사기

1999.12.22-2000.1.20

   룻기

2000.1.23-2000.1.27

   사무엘상

2000.1.28-2000.3.9

 

 

앞으로 정독집을 사용한 성경 공부를 포함한 가정 예배 시간을 계속 가질 계획입니다. 정독집 구약 이 다 마쳐지면 로 넘어가야겠고 성경 정독집 신약 도 계속 되어야겠지요....이렇게 말씀을 묵상하고 나면 기도를 드립니다. 말씀을 통해 서로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기도제목을 내어 놓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합니다. 함께 통성으로 기도하고 난 후 한 사람이 기도를 하고 난 뒤 주기도문으로 예배는 마치게 됩니다.

때로는 너무 지치고 피곤해서 예배를 드리기 힘들 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언제가.....머리가 너무 아프고 온 몸이 쑤시면서 몸살 증세로 고생하던 밤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려야 하는데.....하지만 " 말씀을 제대로 안 읽기 때문에 몸도 이렇게 아픈가 보다" 라고 말하고는 이내 성경, 찬송가를 챙기고 예배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임신 후 선화는 쏟아지는 잠을 못 이길 때가 가끔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 따뜻한 방에 누워 자고 있는 선화를 보면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깨우기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다가 밤 1시가 넘어서면 선화를 깨워 예배 드리기도 합니다. 선화 역시 많은 집안일이 힘에 겨울 때가 있나 봅니다. 결혼 하고 난 뒤 굵어진 팔뚝을 보며 아줌마가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귀담아 들어 둔 말이 있습니다. '서로를 바라 보며 사랑한다면 이내 싫증이 나지만 두 사람이 함께 하나님을 바라본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마르지 않는다.'  우린 가정 예배를 통해 하나님과 우리 가정의 관계를 다시 상기하고 또 상기하곤 합니다. 우리의 삶을 어디에 던져야 하는지 늘 묻고 있습니다.

어제는 사무엘하 11장을 함께 보았습니다. 다윗의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통해 짓게 되는 큰 죄악이 나타나는 본문입니다. 함께 5절씩 읽어 가면서 하나님을 철저하게 경외했고 기도와 믿음의 본을 보여준 지도자이며 여호와의 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올 때에도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보여 주었던 다윗의 범죄 현장을 목도했습니다. 정독집은 여기서도 다윗이나 밧세바에게 내용의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 편임을 되새기게 합니다.  27절 하 "다윗의 소위가 여호와의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요즘은 병원으로 출근하는 시간이 아침 7시입니다. 일과가 시작되기 전 7시 본관 3층에서 있는 부산지역 내과 전문의 시험 공부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퇴근은 저녁 8시가 되어야 합니다.  결혼 초에 비해 선화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갑니다. 이럴수록 한 밤에 두 사람이 함께 스탠드를 켜고 찬송가를 부르고 말씀을 읽는 시간은 우리에게 더 큰 힘으로 다가옵니다. 하나님 만이 우리의 쓸쓸함과 부족함을 메워 주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