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의료선교여행을 마치고

- 이 글은 2005 카자흐스탄 의료선교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05.8.9) 적은 것입니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이뤄진 7박 8일간의 의료선교여행은 어젯밤 10시 경 부산 대연동의 보금자리로 돌아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는... '이 곳이 카자흐스탄인지', '오늘이 몇 일인지' 지남력을 회복하는데만도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온 몸은 마치 전쟁터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다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불과 3시간의 시차지만 온 몸은 여전히 중앙 아시아의 평원에서 그을린 모습 그대로였고 오늘도 학생들과 함께 무거운 박스들을 들고 진료 현장으로 달려갈 것만 같았으니까요.

어제는 카자흐스탄에 있었지만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 출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행복했습니다. 1년 9개월 전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는, 변해 버린 환경과 여러 사건들로 인해 무척 힘둘었었는데 오늘 이렇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출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 일터를 통해 나의 비젼을 이뤄나가도록 하시니까요.  

다른 학생들은 오늘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을 있을까? 아직도 아른거리는 아스타나의 거리를 떠 올리며 병원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베라교회 진료를 마치고..교회 앞에서 현수막(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을 들고)

이번 여행은 일주일간의 여정이었기에 한 치의 여유도 없는 강행군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원 모두는 하나님이 보여 주신 놀라운 일들과 고백들로 인해 어느 때보다 은혜롭고 불타 오르는 감격의 시간들로 채워져 갔습니다.  

미션 트립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 가기 전날 밤...서로의 감회를 나눴던 얘기의 초점 중 하나는 놀랍게도 "내년에도 다시 오자.." 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미션트립의 목적이 개인이 변화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목적은 200% 이상 달성된 것 같아요..."

"지금보다 2배나 많은 회비를 내야 하더라도(선배 찬조금이 부족해질테니) 가능하다면 내년에 꼭 다시 오고 싶어요"  

하나님이 하신 일은 놀랍기만 합니다.    

(아스타나 장로교회 건축 현장에서 선교사님과 함께...)

이번 여행 동안 우리는 3군데 지역 교회에서 진료를 했으며 반나절 동안 70명이나 되는 환자들을 보기도 했습니다. 네 군데의 현지인 가정을 직접 방문, 진료했고  다섯 군데의 선교사 가정과 격려와 도전의 시간을 나눴으며  두 번의 예배 참여,  현지 병원(알마티 한카병원, 아스타나 제 1 시립병원) 방문, 건축 중인 교회 현장 방문, 1:1 양육 중인 아스타나 UBF 현지인 리더와의 만남. 아스타나 신도시와 알마티 침불락 방문 등...일주일에 다 하기 힘든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 냈습니다.  

(수이어스펜설릭 교회 진료 중.. 검사 파트 모습)

모든 시간 시간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기름 부으심이 있었습니다. 미션 트립 기간 내내 자정 가까이 되서야 숙소로 돌아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마다 QT를 통해 '오늘 아침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묵상하고 나누며 하루를 이겨나가는 새 힘을 공급받았습니다.  

(베라교회 할머니들이 정성껏 준비한 점심 식사)

저 역시 이번 활동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어 기뻤습니다.

한국에는 내가 아니더라도 훌륭한 의사 선생님들과 병원들이 꽉 들어차 있지만 카자흐스탄은 여전히 내가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2년 동안 보관하고 있던 KOICA 표시가 선명한 약봉지를 내밀며 내가 오길 기다렸다는 할머니의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울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꼭 껴 안아 주는 고려인 할머니의 품은 절대로 배신할 수 없는 이국땅, 내 민족의 품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아직도 외국인 의사의 말을 자국 의사보다 더 귄위있게 받아 들인다는 사실은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베라교회 진료 모습)

예수 믿은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의 나라( 카자흐스탄)'가 이슬람 국가들의 복음화를 위한 '제사장 나라'로 쓰여지는 것이 자신의 비젼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UBF 현지인 학생들을 보며 우리는 한 없이 부끄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불볕 햇살 속에서 까맣게 그을린 얼굴임에도 개의치 않고 교회 건축 현장을 하루 종일 지키는 현지인 자매들의 모습을 보며 복음이 얼마나 그들의 삶 속에 소중한 것인가를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 아이들과 함께...형민이와 시은)

여행 기간 내내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알마티 공항에서 만났던 공항 관계자들의 차가운 눈초리와 무례한 말투와 손놀림이었습니다. '서비스 정신 0 에 도전하는 나라'...3년 전 카자흐스탄에 살면서 적었던 글의 제목처럼, 알마티 공항은 여전히 자신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권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착취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죄악으로 가득찬 곳이었습니다. 카자흐 인을 섬기려 들어 온 우리 팀으로선 선교여행 시작과 끝에 만나야 했던 알마티 공항의 짐 검색, 세관, 입출국 사무소 관련 절차들은 힘겨운 방해 세력이었습니다. 그들을 사랑할 수 없도록 만드는 끊임없는 시도들이니까요..

 

(아스타나 UBF에서 공동체 생활 중인 현지인 리더들과 함께...신앙간증 시간)

아침마다 주시는 말씀으로 치료 받고, 날마다 만나는 선교사님들과 현지인 성도들의 모습을 통해 도전 받지 않았다면 우리의 진료와 모든 활동은 위축되고 실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스타나에 막 도착했을 때 아스타나의 모든 선교사님들이 마중 나오셨지요...사진 찍고 난 뒤 나사렛 교회 진도예 선교사님과 최영현 선생님까지 오셨습니다.)

이번 여행은 수많은 에피소드와 간증으로 넘쳐 납니다. 이번 선교여행을 위해 반년 동안 준비했듯이, 앞으로 반년 동안은 이번 여행의 산물들을 결산하고 정리하는데 사용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선교 여행의 얘기들을 계속 소개하려고 합니다. 2003년 이후 중단되었던 '선교지 탐방'과 '카자흐스탄 정보'에도 새로운 글과 자료들이 추가되겠지요.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이번 여행을 통해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더욱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아스타나 신도시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 앞에서...)

1년 9개월 전 카자흐스탄에서 귀국할 때...가졌던 마음들은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번 여행을 통해 내 속에서 하시려는 일들이 무엇인지 꿈꾸게 하셨고..절대 그 꿈을 잊지 못하도록 만드셨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명을 주시고 그를 통해 자신의 열심을 보여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스타나 장로교회 진료 후...)

2005년 미션트립...결코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함께 해 준 부산의대기독학생회 팀원들과 후원으로 섬겨준 새벽별 지체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스타나의 김명희/이영분 선교사님, 남성택/박용주 선교사님, 변찬석/윤영옥 선교사님, 윤프란시스/수잔나 선교사님, 박유석/진도예 선교사님, 국제협력의사 최영현(아스타나), 이재갑(알마티), 이완(알마티)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한국 땅에서도, 카자흐 땅에서도 왕되신 주님은, 이번 여름도 친히 불기둥, 구름기둥이 되어 우리를 보호해 주셨습니다. 그 분의 신실하심은 오늘도 내 삶의 힘이요 기쁨입니다.

앞으로 카자흐스탄 의료선교여행기가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