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수련회를 회상하며

26-28일 수련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온 뒤 29,30일 이틀동안은 노아의 홍수 였다. 하루종일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고 빗소리는 계속 귓가에 울린다.

이틀동안 난 계속 잔 것 외에는 한 일이 없는 것 같다. 방 조명을 어둡게 해 놓고 계속 깊은 잠에 빠져 들었는데 지난 2박 3일간의 피로를 다 씻어 내려고 그런 모양이다.

수련회는 정말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왔다.

성공적이라 함은 여러 의미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학생들의 참석도가 예상외로 높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총 17명의 학생들 (남 9명, 여 8명)이 수련회에 참석했고 교사 6명, 전도사님, 간사님, 이점수 집사님, 권사님 3분, 보조교사 2명을 합치면 모두 31명이 수련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둘째는 학생들의 반응이다. 계속되는 비로 답답하고 힘들었을 시간이었지만 candle fire후 학생들의 이야기와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번 수련회를 통해 하나의 자신감 같은 것을 회복한 듯이 보인다. 우리 교회도 할 수 있다는..... 물론 성만이 같이 수련회 후 교회 게시판에 자신의 각오를 올리는 구체적인 변화도 있었고....

셋째는 재정 및 환경의 도우심이다. 재정은 교회 보조금 45만원에 찬조금 45만원이 더해져 90만원이 확보되었다. 우리 교회 형편에 찬조금 45만원은 엄청난 숫자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느껴진다. 이 외 장인제일교회의 환경은 우리 교회에 적당했고 주변의 자연 경관도 좋았다. 비록 비가 와 야외 활동은 적었지만 적은 교회 본당과 마루바닥은 우리들이 함께 있기에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남자 고 2반 학생들이 4명이 참석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형준이는 1시간 늦게 교회에 도착해서 전체 출발시간을 1시간이나 지연시켰지만 바로 전날 친구들과 진하 해수욕장에서 야영을 해서 온 몸이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함께 가기로 했다. 형준이에게 감사한다. 이번 수련회동안 형준이도 많이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서부산교회 중고등부의 단합된 힘 같은 것을...

준호와 동진이가 첫째날 밤 3시에 수련회장에 도착했다. 준호와 동진이는 합천에 오는 버스를 놓쳐 부산역에 가 합천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 지 물어 보았고 역에서는 대구로 가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둘은 대구로 가기 위해 부산에서 밤 11시 50분 기차를 탔고 대구역에 밤 1시 20분에 도착 예정이었다. 난 승용차로 합천에서 대구까지 가 이들을 맞았다. 이렇게 수련회에 오는 이들의 판단을 탓하기보다는 수련회에 기어이 오겠다는 노력이 고마웠기 때문이다.

현호의 방문은 뜻밖이었다. 사실 현호는 둘째 날 아침에 수련회에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날은 태풍의 급습으로 인해 남부지방이 모두 강한 바람과 빗줄기로 앞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기였다. 현호는 비바람이 잦아지는 오후 3시경 합천으로 출발하려고 집에서 5천원을 들고 나왔다고 한다. 부산에서 합천 간 버스비는 7,100원이다. 학생 할인을 적용하면 5100이다. 현호는 700원이 모자라는 것을 알고 터미널 근처의 헌혈원으로 가 헌혈을 하고 빵과 우유를 받았고 이 빵과 우유를 인근 상점에 다시 700원을 받고 되팔아 합천 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장인 제일교회는 PCS로 전혀 통화할 수 없는 지역이라 합천에 도착한 현호는 나의 PCS 번호만을 알고 있었기에 합천에 내려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답답한 지경에 있었다.  합천에서 장인제일교회까지는 승용차로 열심히 고갯길을 달려도 10분이 걸리는 10Km정도 거리이다. 현호는 합천에서 물어서 걸어오기로 생각하고 걸었다. 중간쯤 오자 누군가가 현호를 태워 교회 앞에서 내려 주었다. 얼마나 어렵게 왔는가..... 우린 현호를 반갑게 맞았고...뒤에 현호는 사람들의 환영에 기뻤다고 얘기한다.

 수련회 중 기억에 남는 일들도 많다.

1. 인근의 장인 초등학교에 죽어 있었던 고양이....털과 까만 형체와 뼈만 보였다. (무섭다.)

2. 야외 공동체 훈련 : 총 5개의 표지판이 있었고 각 표지판 마다 준비된 지시문대로 행동하며 코스를 도는 훈련이었다. 첫째 표지판은 운동장을 출발해서 10분정도 걸어야 하는 논둑길을 돌아(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도달할 수 있고 표지판에는 돌 밑에 둔 지시문을 찾으라고 적혀 있다. 지시문을 찾으면 참석한 학생들의 이름을 다 적어라는 지시가 나온다. 지시대로 적고 난 뒤 계속 걸어가면 두 번째 표지판을 만난다. 그 곳에서 첫째 지시사항을 이행여부를 확인받고 다리 밑 개울로 내려가 두 번째 지시문대로 협동심을 기르는 훈련을 물에서 받게 된다. 이들이 물에서 이리저리 구른 뒤 비탈길을 따라 산 쪽을 올라가면 세 번째 표지판을 만나게 된다. 지시문은 근처에서 팬시 압정을 찾으라는 것...팬시 압정을 나무와 풀과 주변의 자연에 미리 꽂아 두었고 학생들은 숨은 것을 찾는 즐거움에 잠시 빠져 든다. 그리고 다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네 번째 표지판이 나오는데 지시문은 가스펠 송을 부르라고 한다. 주변에 선생님이 숨어 있는데 선생님이 들릴 정도로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곳에서의 노래 소리는 두 번째 표지판에서 들릴 정도로 컸다.

다섯 번째 표지판에서는 주제를 외치기... 산 기슭을 따라 오르면 여섯 번째 표지판이 보이고 함께 기도하는 곳이 있다. 모두가 기도하고......이후 산을 한 바뀌 돌아 다시 두 번째 표지판에 도착하게 하는 코스를 모두가 즐겁게 완주했고 candle fire후 얘기하는 시간에 많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3.OHP 드라마 : 김수경의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를 공연(?) 했다. 책의 그림만을 OHP로 복사하여 한 장씩 비추고 글은 성우들이 읽는 방식이었다. 문둘점 선생님이 주인공이었고 많이 수고했고 정성헌,천세호 선생님도 수고했다. 이 때 방문한 2청년회 회원들과 함께 관람했는데 모두들 집중해서 보았고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4.3개의 특강이 있었다. 창조론과 진화론, 이성교제, 창세기 이야기 등이다.

5.반별 성경공부

6.조별 Q.T

7.식사요절 외우기 : 역시 예상대로 학생들은 식사 요절 외우는 것을 많이 기억에 남는 일로 얘기했다. 하긴....성경요절을 한 번도 외운 적이 없는 학생들이 이것을 외운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수련회에서 거둔 수확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8.실내공동체훈련:실내에서 풍선을 이용한 훈련과 타이타닉(?) 자세를 이용한 실내 게임을 모두가 즐거워 하며 비 오는 교회당안에서 할 수 있었다.

9. 두쨋날 저녁에 방문한 2청년회 회원들의 모습도 우리에게 많은 힘이 되었다. 무거운 OHP 기계를 들고 온 조영모, 장현희, 정은희, 배소영 회원께 감사드린다.

10.candle fire : 수련회 마지막 시간에 함께 기도하고 이번 수련회 동안 느낀 것들을 돌아 가며 얘기하면서 수련회를 정리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11. 두쨋날부터 김민지 선생님의 얼굴에 홍반과 함께 수포가 형성되는 발진이 발생했다. 시간이 지나자 아파지기 시작해 합천 읍으로 나가  주사 맞고 부산으로 바로 보내었다. 부산에서 내린 진단명은 수두이다. 수두?.... 민지 자매를 합천으로 데리고 나오면서 차 안에서 난 민지 자매에게 "민지야  어릴 때 수두 앓은 적 있니?"  라고 물었다. 합천에서는 급성 알러지 반응으로 보고 주사만 맞았는데.....역시 혹시나 했던 수두란다. 피부과에서 진단했다니까...그게 맞겠지... 하여간 민지 자매로서도 잊을 수 없는 수련회가 되었다.

 

이제 수련회가 모두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나 역시 중고등부 수련회를 많이 다니던 중고등학생 시절이 있었고 각 수련회마다 특별한 기억이 있다. 1999년 합천에서 열린 이번 수련회 역시 우리들 마음 속 깊이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 3의 최성만 학생이 수련회를 다녀온 뒤 서부산교회 게시판에 올린 글을 소개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40 옛날의 내가 아니다!!!
 
이름 : 최성만(re1001@netian.com )  날짜 : 1999/07/29    조회 : 12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만이 입니다.
저는 수련회에서 별로 은혜를 받지 못한것 같습니다.하지만 저는 이제부터 옛날의 제가 아닙니다.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한 다짐!

첫번째, 저는 이제부터 일요일과 예배시간등을 지켜 PC방등의 마귀가 유혹하는 장소로 

           가지 않겠습니다.

두번째, 저는 예배시간과 각종모임, 성가대등을 적극적으로 참여 하여 자리를 빛내겠습니다.

세번째, 저는 하루에 꼭 성경을 1장이상 보며 1분이상 기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글을 읽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글을 읽는 사람은 제가 간혹 위의 사항들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저에대한 나쁜판단(성만이는 말뿐이다, 한입으로 두말한다.등)들을 하지 마십시오. 그럼, 이만...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