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야기

2004년 11월 29일(월)부터 12월 3일(금)까지 4박 5일간 치료 내시경 학회 참석차 홍콩을 다녀 왔습니다. 이 학회는 매년 홍콩에서 열리는 모임으로 췌담도, 위, 대장 영역에서 행해지는 각종 치료 내시경적 술기를 Live demonstration 으로 교육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벌써 19회째인데...많은 선배, 교수님들이 이 학회를 다녀 가셨지요.

선화와 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아쉬움을 곱씹으며 에어 아시아나 비행기에 올랐고 2072Km 떨어진 홍콩까지 도착하는데는 3시간 10여 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의 날씨는 12월이 다가오는 초겨울의 추운 날씨였지만 홍콩은 아열대 기후라 최저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씨였습니다.

홍콩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SAR:Special Administrative Region)’ 이고 인구는 83만 8천명(2003년) 정도입니다.

홍콩을 다녀 온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별로 볼 게 없다." 입니다. 이런 곳으로 많은 사람들을 유치하는 홍콩 관광청의 역량이 대단할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에서 볼 만한 것은 "딱 두 가지 뿐"이라고 얘기합니다. 하나는 밤이 되면 펼쳐지는 화려한 홍콩의 야경이고 또 하나는 세계의 명품을 싼 가격에 쇼핑할 수 있는 상점입니다. 하지만 물건 사러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로선 홍콩의 매력은 이미 50%나 깎여 버린 거나 마찬가지였고 홍콩의 고층 건물들이 분명 세계적이긴 하지만 이런 도시 문명은 그저 삭막하게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여길 좋다고 했지?'

아편 전쟁으로 세계사에 등장하는 것 외에는 홍콩은 그 어떤 역사적 설명도 필요없습니다. 그저 영국 식민지로 오래 머물렀었기에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는 설명인데...글쎄요. 요즘은 동양이면 동양, 서양이면 서양적인 것이 더 경쟁력있는 시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5일이나 머무르는 바람에 홍콩의 이모저모를 꽤 많이 보고 돌아 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의 경험과 사진들을 조금 소개하려고 합니다. 선화도 제가 홍콩에서 도대체 뭘 보고 왔는지 궁금해 할거니까요...(하도 볼 게 없다고만 얘기해서....)

↑ 홍콩의 택시는 빨강색입니다.

↑ 홍콩의 도심인 침사추이 거리입니다. 바다가 보이죠?

↑ 12월 초, 빅토리아 만 주변 도로

↑ 여느 한국 도시의 도심같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요 목적은 "웨일즈 왕자 병원"에서 3일 동안 열리는 치료 내시경 학회에 참석하기 위한 것입니다. 아래가 학회장의 모습인데 현재 진행 중인 시술을 중앙 스크린을 통해 함께 보면서 최신 시술을 접하게 되고 정보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아래는 참가지들이 1,2층 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인데 "International workshop on therapeutic endoscopy"(치료 내시경 워크샵) 이라고 써 붙인 현수막이 보입니다. 학회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은 우리와는 전혀 맞지 않는 중국풍의 느끼한 음식들이었습니다.

 

홍콩에서 학회가 열리기에 이곳에 왔지만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둘쨋날 밤에는 홍콩의 야경을 보기 위해 한국인 참가자들과 함께 빅토리아만으로 나갔습니다. 홍콩섬을 바라 보는 이 야경(스타페리 선착장 부근에서 바라보는)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죠.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빌딩 숲이 빚어내는 야경은 역시 볼 만했습니다. 분명히 근무시간이 아닐텐데...밤 늦게까지 사무실의 불을 꺼지 않는 홍콩 시민들의 참여만으로도 이렇게 화려한 야경이 만들어진다니...퍽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간혹 불을 꺼 놓은 층이 있긴 했지만...). 2001년에 구입한 제 디지털 카메라로는 이 화려한 야경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려웠고 이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럴 땐...F치나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카메라가 있으면 좋은데....아래는 그 때 찍은 사진입니다.

 

구룡반도에서 홍콩섬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스타페리라고 불리는 관광선을 이용했습니다. 1898년부터 빅토리아 항의 운항을 시작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받고 홍콩의 야경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홍콩섬을 바라보는 야경과 맞먹을 만한 야경을 빅토리아 피크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홍콩섬에서 가장 높은 산 허리에 위치한 빅토리아 피크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크 트램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피크 트램은 1888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케이블 전차로, 가파른 산등성이를 따라 373m를 올라갑니다. 올라갈 때 우측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산을 오르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홍콩의 아경이 정말 특별했습니다. 게다가 가파른 경사로 올라가다 보니 고층빌딜들이 창 밖으로 비스듬하게 서 있었습니다.  아래는 피크트램의 출발점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피크 트램이 서는 종착역은 피크 타워이고 쇼핑 및 외식 공간이었습니다. 밀랍 인형 전시관이 좀 특이했는데 뭐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었고 홍콩 관련 관광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그 곳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야경입니다.

 

 

 

 

 

 

 

 

 

 

홍콩에서 또 다른 볼거리를 더 얘기하라고 한다면 오션 파크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두고 있는 아빠로서 오션 파크는 한 번 쯤 아이들과 함께 와 볼 만한 동네입니다. 동남 아시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한 해 3백만명이 다녀 가는 테마 파크라는군요.

왼쪽은 오션 파크의 입구입니다. 오션 파크는 아랫 공원과 윗 공원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사이는 케이블카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랫 공원에서 팬더를 볼 수 있었습니다. 멸종 위기인 팬더를 보호하고 자연을 사랑하자는 캠페인이긴 하지만...큰 대(大) 자로 누워 있는 팬더가 불쌍해 보였습니다. 저 팬더부터 구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아랫 공원은 특별하게 볼 건 없었습니다. 특수 안경을  쓰고 보는 입체 영화가 있긴 했지만...아이들과 함께 볼 만한 건 아니었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랫 공원에서 윗 공원으로 넘어가는 케이블카였습니다. 이건 카자흐스탄의 침불락에서 탔던 리프트 만큼 아찔하고 짜릿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가는 케이블 카

케이블의 경사도 상당해서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윗공원에 도착하는 케이블카 선착장입니다.

이 케이블카는 특히 해안 절벽을 따라 바람에 흔들리며 움직였기 때문에 창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마조마 할 수밖에 없었죠.

 윗 공원에는 본격적인 놀이 동산이 펼쳐집니다.

꼭대기에서 그냥 떨어지는 놀이기구를 ' 자이로드롭' 이라고 하지요?(아래 그림)  전 이런 무서운 놀이 기구는 절대 안 탑니다. 청룡 열차나 바이킹 같은 것도 딱 한 번 타 봤을 뿐이죠.

 오션파크는 다양한 전망을 제공합니다.

 우측 사진은 물개, 물표범들이 한가로이 놀고 있는 해양 공원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수족관처럼 유리벽을 통해 수면 아래를 볼 수 있습니다. 육중한 물표범들이 얼마나 현란하게 물 속 춤을 추는지 다 볼 수 있죠.

오션 타워의 가장 인기있는 코스는 돌고래 쇼입니다. 이 쇼를 보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30분전부터 모여 들었고 쇼는 관객들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외에도 홍콩에서의 경험은 많습니다. 일행과 떨어져 일부러 혼자 맥도날드도 가 보고 차를 마시거나 도시 속 산책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일류 레스토랑에서 해물로 이루어진 광둥식 요리를 맛보기도 했고 야시장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아이들 선물을 여기서 샀죠). 환전소에서 영문으로 된 "목적이 이끄는 삶(릭 워렌)"을 읽고 있는 직원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홍콩 지하철도 인상적이었는데 우측 아래 사진을 보시면 "KCR 이용에 감사드립니다." 라는 한국어가 버젓하게 내걸려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홍콩을 찾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인명 사고가 빈번한 한국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홍콩의 지하철에는 슬라이드 도어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왼쪽 사진) 지하철이 도착하면 유리벽은 열리고 사람들은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 면에선 홍콩이 한국보다 앞서 가는 듯 보였습니다. 이런 시설을 전 역에 설치하려면 경비가 만만치 않을텐데 말이죠...

 한 번은 안개와 햇살이 뒤섞인 오전에 빅토리아 만을 보러 나간 적이 있습니다. 역시 밤에 봤던 그 화려한 야경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희뿌연 현실의 벽들만이 하늘로 뻗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홍콩은 인위적인 현대 도시 문명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곳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홍콩은 카자흐스탄, 터어키, 러시아, 대만에 이번이 네 번째로 방문한 국가였습니다. 온 동네가 번쩍번쩍한 홍콩을 돌아 다니면서 느낀 것은 제 아무리 현대 미가 한 껏 살아난 '아시아의 세계 도시, 홍콩' 이라지만 웬지 초라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야경도 밤에만 존재하는 신기루에 불과했습니다.

진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존재하기에...홍콩보다는 광활한 초원과 눈으로 덮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익숙하고, 수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국가들이 더 가 볼 만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오션 파크와 도시 야경은 한 번은 볼 만한 곳이니...혹시 동남아 일대로 가실 기회가 있다면 홍콩에서는 그저 하룻밤만 묵으시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희 가족도 그럴 계획이니까요...

 

다음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홍콩의 야경 사진 2 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