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살아가는 얘기 (17)
2004.1.6 -2004. 6. 10
YIM 주최 청소년 수련회를 다녀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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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1/06 오전
2:00: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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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수련회를 다녀 왔습니다.
1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간 양산 부전기도원에서 열리는
YIM(Youth Impact Mission:젊은 제자들) 주최의 청소년 수련회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수련회라는 것에 대한 기억은
적어도 3-4년 전의 일인지라 2004년 새해 벽두에 맞닥뜨린 수련회 참석은 특별하고도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2004년...저는 양산교회에서 고등부 교사로 섬기기로 했습니다. 고 1 여학생들로 이뤄진 반입니다.
한국으로
들어와 양산교회에 처음 출석한 것은 지난 11월 마지막 주일이었습니다. 불과 한 달 남짓 출석한 뒤 고등부 교사를 결정한 것은 빠른 결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하나님은 모든 상황을 통해 날 이렇게 인도하셨습니다.
저녁 6시..연합수련회를 참석 중인 학생들을
만나보기 위해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승합차에 올라 웅상읍을 지나 부전 기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부전 기도원은 서부산교회 시절에도
여러 차례 가 본 곳입니다. 주일 저녁 전교인 일일 수련회를 한 적도 있으니까요...
수련회 첫 날...제가 그 곳에서 만난 사람은
뜻 밖의 인물이었습니다. 저녁 집회와 찬양을 인도하신 분은 바로 김상건 목사님이셨습니다.
이 분은 바로...저의 대학 시절
그러니까...지난 91,92,92,94년 전국 SFC 대학생 수련회에서 찬양 인도를 하셨던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찬양 인도자'
입니다.
92년이었나요? 덕유산 USFC 수련회 때의 일입니다. 카리스(찬양팀 이름)와 함께 집회의 찬양을 이끄시던 김 목사님은
대회 마지막 날 집회 때...집회 내내 쏟아지는 폭우를 바라보며 믿음으로 비가 멈추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리자고 하시며..하늘을 향해 "비야
멈춰라..." 라고 외치자고 말씀하셨죠. 전... 개인적으로는 그 날을 생각하면 대학 시절의 열정과 그 곳에 모여 기도하던 수 많은
하나님의 백성을 떠 올릴 수 있어 지금도 행복해집니다.
그로부터 최소한 12년이 지난 오늘.... 12년 전의 바로 그 찬양
인도자를 이 곳, 부전 기도원에서 만난 것입니다.
이 날 집회의 주제는 "다시 시작하자" 는 것이었습니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와
예수님 그리고...군중들의 얘기를 다루신 목사님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정결함을 강조하는 한 편...한 번의 실수로 자신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는 메시지를 던지시고 계셨지만....3년 간 카자흐 생활을 보낸 뒤 한국에서의 적응기를 힘겹게 보내는 제게도 "다시 시작하자...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 는 내용으로 제 가슴을 뜨겁게 지피고 계셨습니다.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신 예수님은 그녀와 나를 위해 대신
죽어 주셨습니다.
이 날...학생들 뒤에 서서 말씀을 듣고 찬양해야 했지만...내 눈에도 고백과 감사의 눈물이 맺혔습니다.
"또 다시 범죄할 것을 두려워 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죄를 고백할 때 이로 인해 영광을 받으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죄를
매일 고백해야 합니다..."
자신의 딸이 이 수련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목사님의 이러한 외침은 그 어느 때보다 내 맘 깊숙이 와
닿았습니다. 그러고 보면...12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김목사님의 외침은 그 때와 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만
부는 이 밤이 빗 속에 서 있던 덕유산 야외 집회장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시점...내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학생 시절의 충만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2004년 새해 벽두에 내게
주어진 약속이자 축복이었습니다.
2004년 1월 5일 월요일 밤...정결해 지기 원해 발버둥치는 학생들의 기도 소리는 차디찬 어둠에
얼어 있던 산 속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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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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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1/25 오전
12:30: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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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카자흐스탄의 선교사님들과 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연말과 새해를 맞아 몇 몇
선교사님들께서 소식을 알려 오셨는데...그 중 아스타나 UBF의 변찬석 선교사님이 보내 주신 소식이 걱정되고 많은 분들의 기도가 필요한
소식인지라 소개합니다. 저희 홈을 통해 소개해 드린 선교사님 중 한 분이십니다. 기억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아래는 아스타나
UBF의 변다윗 선교사님의 메일
내용입니다.------------------------------------------------
내일은 민속 명절입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지금 제 와이프와 리틀 다윗이는 한국에 들어 가 서울 종로에 있는 교회에 있습니다. 4주 정도 예정으로 가게 되었는데
사업 차 그리고 다윗이 한글 교육을 겸해 갔습니다.
사실 이틀 전에 조금 좋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후에 은행에서 십만 텡게를
잔돈으로 바꾸었습니다.(매일 4-5천 텡게 이상 잔돈이 필요하기에 미리 바꿔놓습니다). 인터넷 카페에서 잔돈을 정리해서 천 텡게 단위로 각각
나누어서 차 트렁크에 넣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인터넷 카페 옆에 차를 세워 놓았는 데 누군가 칼로 펑크를 냈습니다. 전 그냥 펑크 난 줄
알고 바퀴 교환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 때문에 조 사장님을 만나 고자 쉐기스 앞에 차를 정차 시키고 30분 정도 후에 나와서 저녁을 먹으로 집에
가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차가 열려 있었고 보니까 뒷 문 유리가 깨져 있었습니다. 아차 싶어 트렁크를 열어 보니 10만 텡게 되는 잔돈이
없어졌습니다.(운동하러 가는 가방도 함께)
차 유리를 깨고 지난 해엔 서류와 카 스테레오를 가져 가더니... 얼마 전엔 저희 인터넷
카페에 컴퓨터 일을 도와 주던 막 대학 졸업한 '제냐'라는 얘가 집에서 그것도 낮에 비참하게 칼로 살해 되었습니다. 집에서 컴퓨터를 고쳐주고
조립해서 팔었는 데 두 강도가 손님을 가장하여 왔다가 살해 한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들리는 주변의 소식이 강도와 도둑과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높은 사람부터 어린 사람들까지 모두 다 도둑과 같은 마음으로 돈을 훔치고, 갈취하고, 뇌물이 너무
성행합니다. 이런 일을 몇 번 당하니까 사실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 때문에 밤에 늦게 들어가고 새벽에 일정한 시간에 교회에 가는 데
이제 한 번 표적이 되었는 데, 앞으로 신변의 위험이 걱정 되기도 하고, 인터넷 카페를 해 하지 않을 까 걱정도 되고... 왜냐면 외국에서는
외국인이 무조건 약자이니까요.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더니 절대 신고하지 말라고 주변에서 말립니다. 신고해 봐야 경찰이 잡지도 못하고 그 놈들은 더
큰 도둑놈들이라고요. 과연 이런 나라가 장차 이슬람 권을 섬기는 제사장 나라로 ? ??될 수 있을 까 절망이 되기도 합니다.
다행히 교회에서 자라나는 형제 자매들을 보면 하나님께서 분명히 이 나라를 제사장 나라 삼으실 확신을 갖게 됩니다. 제가 사단이
심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빨리 이겨 내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새벽 기도를 더욱 간절히 해야 겠습니다.
너무 주절이 주절이 얘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선교지에서는 특히 제 3세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 비재하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지난 해 하나님께서 저희 아스타나 유비에프 교회 가운데 함께 하시고 역사하신 것을 정리 하였습니다. 첨부 파일로 보내 오니 생각
나실 때 기도 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올 한 해도 귀하신 이 선생님을 병원과 교회 가운데 하나님의 종으로 훌륭한 의사로 귀하게
사용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감사 합니다.
 사진은 지난 2002년 5월 수련회 때
찍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UBF의 모습입니다. UBF는 이렇게 3개월 마다 성경 중심으로 수련회를 열고 있고 이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소식을 전해 주신 분은 뒷 줄 맨 왼쪽의 변다윗 선교사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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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떠난 시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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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1/28 오후
3:0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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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가 마치고 본격적으로 우리 다섯 식구가 살기 시작하면서 역시나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위의 두 아이 때문에 선화가 충분히 산후 조리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시은이는 아직도 손이 많이 가는데...제가 근무하러 간
사이에는 선화가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린 산후 도우미의 도움을 구했고 한 달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조치를 취했는데...시은이를 외갓집으로 보내 버리기로 한 것입니다.
일단은
일주일만 떼어 놓자고 했는데...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시은이도 셋째가 생기고 난 뒤 투정도 늘고 얼굴에 뭐가 나는 등...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모양입니다.
특히 아기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형민이나 엄마, 아빠가 적극적으로 제지하기 때문에 욕구 불만이
생겼고...이전과 다른 가정 분위기(?)를 감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은이를 위해서라도 외갓집에 떼어 두기로 한 것입니다.
장모님도 잦은 왕래의 어려움을 덜 수 있고...실제적인 도움을 선화에게 줄 수 있기에 그렇게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은이는 3일째 우리 집에 없습니다. 그런데 통통한 얼굴의 시은이가 벌써 보고 싶어 집니다. 제대로 말은 못해도 엄마, 아빠를 찾고 있지나
않을지...시은이가 외갓집에서 사랑을 독차지 하며 잘 지내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집 베란다에 나와 있는 시은이와
형민이의 모습입니다. 13층 위에서 산과 들을 바라 보는 경치는 정말 시원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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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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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2/07 오후
6:29: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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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후 3*7일이 지났습니다. 미역국은 아직도 먹고 또 먹어도 맛있고 잠은 자고 또 자도 늘 부족한 듯, 누울때마다
단잠에 빠집니다. 이러다 영 푹 퍼진 아줌마의 모습이 될까 걱정되는 점도 없지않지만..... 마음만은 푹 퍼지지 않아야지....
다짐해봅니다.
2004년 되면서 전 30대 주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로 만 29세가 되었는데 나의 20대는 학생으로 4년,
직장인으로 3년,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4년을 보내게 되었네요. 20과 30이 주는 느낌이 참 다르네요. 나이를 그리 염두해두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건 늘 내가 젊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겠지요.
학교졸업후 내 삶은 급격히 다양하고 낯선환경으로 이어져왔지만 다행히
보기보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그런 것을 재미있어하는 성격이기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기까지도 그저 모든 것이 당연한 듯 자연스럽게 내 삶이
되어왔지요. 이런 당연한 느낌에 비해 나이 30이 되었다는 것은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낮선 느낌입니다. 늘 머릿속에 생각하며 사는게 아니라
문득 헤아려보면 계산되어지는 숫자여서 그렇겠지요.
디즈니 만화 주인공처럼 살고 싶었던 20대... 그때가 생각나서 태성이가 준
미녀와 야수 DVD를 틀었습니다. 고3이던 92년에 서면 은아극장에서 본 이후로 12년만인데 그 이후로도 알라딘, 라이온킹 등 굉장한
에니메이션들이 많았지만 전 늘 미녀와 야수를 최고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봐도 역시 최고입니다. 음악도, 내용도, 맘에 남기는
감동도....
빗방울 속에서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끝인 듯 잠시 정막이 흐르지만 함께 떨어졌던 벨의 눈물
방울로 모든 것들이 생기를 얻으며 멋진 왕자로 변한 야수.. 그게 이야기의 끝입니다. 그게 20대의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그 이후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는 이야기들이 이제 시작되는 나의 30대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몇년전에 샀던 자주색 코트를 버렸습니다. 낡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허리가 잘룩한 디자인은 내게 안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늘 입었던 66 사이즈 옷(전성기때는 55사이즈도
입었었는데)보다 더 큰 걸 선택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고 옛날로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많은 애를
쓴다지요. 저도 물론 노력할껍니다. 하지만 30이라는 숫자가 내게 주는 과제는 그런게 아닌 것 같습니다. 하나님앞에서 여전히 20대의 모습으로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난 것, 실수, 부족함들이 미인계(?), 애교작전과 같은 것으로 쉽게 해결되던 20대의 어린모습이.....
이젠 더이상 나의 모습이 되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인생에서 최고의 인내심 수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는데 부족함이 많은 나를 잘 아시고 하나님은 아이를 셋이나 주시면서까지 절 단련시켜 나가시려나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아이의 엄마인 저를
대단하다고 하지만 제 자신은 압니다. 제가 얼마나 모난 부분이 많은지...
오늘도 전 영화에 나오지 않는 뒷 장면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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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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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2/17 오후
2:53: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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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형민이의 얘기를 들으며 '이 아이가 자라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전화를 통해
아빠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면 형민이의 언어 구사 능력과 사고 체계가 점점 발달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 나이로 만 3살 4개월이
되는 형민이는 또래 친구들보다 늦긴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온 뒤 이런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지요.
며칠 전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한 사람은 바로 형민이었지요.
형민이는 4개월전부터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아빠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얘기하는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처음에는 "지금 어디지요?", "아빠 무슨 버스 타고 있지요?" "아빠
기차(지하철) 탈 거지요?" 라는 식의 단문만을 구사한 뒤 그냥 엄마에게 수화기를 넘겼었지만 이 날은 저로선 놀랄만한 문장을
구사했습니다.
"아빠...오늘 시은이가 얼굴이 빨개서..양산 할머니(외할머니)가 크림을 가져 갔어요. 그런데 형민이도... 크림이
필요한데 아빠가 다른 크림 사 오세요..."
매 주 화요일마다 장모님이 저희 집에 오셔서 시은이를 외갓집으로 데려 가시는데
아마 시은이 얼굴이 거칠어진 걸 보시고 누크 크림을 가져 가셨나 봅니다.
이걸 보고 형민이가 이제 집에 크림이 없으니
아빠가 하나 사 오라고 전화 한 것입니다.
이 내용만을 보고선 이게 뭐 그리 대단한 얘긴가 하시겠지만 형민이를 늘 옆에서 지켜본
아빠 입장으로는 너무도 놀라운 발전이었습니다. 이 핸드폰 전화를 받고 이게 형민이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런 복합적인
문장을 접속사도 정확하게 사용해서 구사하다니...'
봄을 기다리는 메마른 겨울...형민이는 오늘도 끊임없이 자라고 있습니다.
-------------------------------------------------- 아래 사진은 지난 2004년 2월
6일...만 29세를 맞은 선화의 생일 때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기념일마다 사진을 하나씩 찍어 두면 훗날 긴 인생 여행에 추억이
되겠지요?
케잌을 절대 좋아하진 않지만... 케익에 불 밝히고 생일 축하 노래 부르는 걸 누구보다 좋아하는 형민이 덕에 이
시간은 늘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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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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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2/24 오전
6:43: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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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새' 란 특별 새벽 기도회의 약자입니다. 올 정초부터 각 메스컴마다 개신교계의 특별 새벽기도회 열풍을
보도하곤 했었지요. 그 때 '특새'라는 약자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작금의 시대적, 교회적 상황의 문제 해결은 교회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양산교회도 2004년 들어
처음으로... 어제부터 특별 새벽기도회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새벽 5시 반인데...광고를 듣는 순간부터 '꼭 참석해야지' 라는 결심이
섰습니다. 우리 가족이 처한 여러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이 '기도'라는 것은 어릴 적부터 배워 온 진리였습니다.
내게 맡겨진 세 아이와 우리 가정, 나와 우리 가정의 계획, 카자흐스탄을 염두에 둔 비젼, 곧 시작될 부산대병원에서의 전임의
생활, 강도사가 된 남동생 가정, 목회자의 길을 가고 있는 여동생 가정, 양가 부모님, 할머니, 당면한 여러 금융 관련 문제들, 교회에서의
직분(집사, 교사, 찬양팀), 양산교회, 서부산교회, 새벽별...이렇게 대강 적기만 해도 엄청난 양들의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특새 첫 날...어제는 참석을 못했습니다. 셋째 때문에 자주 잠을 깨는 선화에게 부탁을 했었는데 딱 5시 반에 깨워
준 것입니다. 그 때라도 바로 뛰어 내려가서 자동차 시동을 걸면 되는데...머리도 까치집이고 지금 가면 이미 끝나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지요. 하지만...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라도 갔어야 될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5시에 일어 났습니다. 자명종 소리를
듣고 일어 났습니다. 세수도 안 하고 옷만 걸쳐 입고 캄캄한 아파트 앞 주차장에 세워진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차 안의 냉기가
느껴지고 온 몸이 으슬으슬 떨렸습니다.
교회에 도착한 건 5시 25분 정도... 교회에 들어가자 말자...내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귀국한 뒤 너무 오래 이 자리를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셋째의 출산과 귀국
이후의 급변하는 상황으로 새벽 기도회는 나와 먼 얘기였으니까요... 그리고 세 아기 때문에 나오지 못한 선화를 대신해...우리 가정의
대표로서....이 아침에 하나님의 영광을 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나로 하여금 다시 새벽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어린 시절...새벽마다 우리를 깨우시고 새벽 기도회로 향하시던 부모님이 생각났습니다.
무엇보다 신앙 교육이
중요한데...부모님이 내게 물려 주신 기억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우리 세 아이들을 어릴 적부터 주일
만이라도 새벽 기도회에 데리고 다녀야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화요일 새벽... 찬양이
한참입니다. 그리고 기도 소리로 교회가 진동합니다. 도피가 아닌 전투를 위한... 하나님의 백성들의 부르짖음이 오늘을 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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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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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3/18 오전
4:24: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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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하는 업데이트가 늦었다 싶어 열심히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 주제는 뭔가 궁금해 하는
선화에게 이번 글의 제목을 말했습니다. "응...이번 글의 제목은 '결혼 5년째...가계부의 진실' 이야...."
이 얘기를 들은
선화는 글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는 듯..."꼭 이 내용을 올려야 겠어요?" 하고 되물었습니다.
최근 우리 가정은 삼촌에게
보증 서 준 것으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저는 이 과정의 일들을 비교적 소상하게 시간의 순서대로 적어 보려고 했었는데...가정의 너무
상세한 부분들까지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선화의 의견이었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는 사전 검열을 받습니다. 주로 선화가
내용의 공개 유무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수요 예배 전까지 열심히 적었던 내용은 없었던 일로 되어 버렸습니다.
선화는 나중에 정말
웃으며 이 일을 얘기할 수 있을 때 이 글을 올리자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터어키 여행기를 올리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전...새벽까지
터어키 여행기를 적느라 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우리 홈페이지도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펼쳐 보인다는 것...물론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전 가끔씩 내 인생의 모든 얘기를 하고픈 충동(?)을 느낍니다. 타고난 말쟁이인 모양입니다.
그러나...선화는 모든 것을 다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충돌은 예민한 주제에 대해서만
나타나는 일이긴 하지만...이럴 때면 홈페이지에 글을 적는 것 보단 친구를 붙잡아 놓고 밤새도록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더 드는 게 사실입니다.
아래는 최근 형민이가 그린 그림입니다. 이 녀석 많이 발전했지요? 그런데 이거...뭘 그린 걸까요?

아래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 바라 본 모습입니다. 최근 비가 온 뒤 대기가 깨끗한 것 같아 찍어 보았습니다. 완전 촌이죠? 멀리 보이는 도로를 따라 가면 부산
지하철 호포역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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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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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3/30 오후
11:23: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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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었습니다. 꽃 피는 고향 산천...3년 만에 느끼는 봄 기운입니다.
점심 시간에 짬을 내어
인근 공원에 가 보았습니다. 벚꽃에다 목련까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물이 올라 부드러운 나뭇가지에는 초록빛이
엿보입니다. 그늘이 반가운 한 낮...아무도 없는 나무 벤치에 등을 기대 보았습니다.
지금보다 더 패기있던 시절...아스라히
느꼈던 향기와 추억들이 따뜻한 바람에 실려 날아 옵니다.
이게 몇 년 만인가....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되던
2001년의 봄은 눈발 날리는 대전 군의학교 담장 안에서 보내느라 봄 기운을 느낄 새가 없었고... 이후 2002, 2003년은 봄이 없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봄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2000년 이후 딱 3년 만에 다시 한국의 봄을 느낍니다. 아무리
카자흐스탄이 그립다 하더라도 한국의 봄은 그 곳에서의 추억보다 더 정겹고 사랑스럽습니다.
요즘 선화는 세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느라 늘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늘 잠이 부족합니다. 형민이가 어린이 집에 간 뒤에도 아직 사리를 분별 못하는 시은이와 성은이가
있는지라 하루종일 쉬지도 못합니다.
여전히 세 아이와 함께 외출한다는 건 너무도 힘든 일이지만... 이렇게 따뜻한 봄
날...선화와 봄 나들이를 가고 싶은 맘 간절합니다.
오는 4월 5일 공휴일에는 가까운 곳에라도 아이들을 데리고 갈까 합니다.
형민이에게는 아빠, 엄마와 함께 떠나는 오랜 만의 여행일테고 시은, 성은이에게도 또 다른 세상을 보여 줄 수
있겠지요...
 봄 날...13층 베란다에서 놀고
있는 형민이와 시은이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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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유아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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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4/08 오전
12:39: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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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프로파일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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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4/18 오후
10:55: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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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아주 재미있는 검사를 받아 보았습니다. 'MBTI 프로파일' 이라는 검사인데 심리학자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브릭스와 마이어라는 사람이 오랜 세월 연구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 조사였습니다. 이 검사를 이용하면 한 사람의 성격 역동을
이해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 검사를 받게 된 이유는 양산교회 고등부 교사로 일하고 있는 데서
출발합니다. 중고등부 교사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 청소년 상담을 위한 기독교 상담 및 심리 강의를 심리학을 전공하신 분으로부터 듣게 되었는데
이틀에 걸쳐 이루어진 이 강의의 마지막 시간으로 학생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이 직접 이 검사를 해 보아 자신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이 검사에 응했습니다.
의대 실습 시절, 정신과에서 검사하는 심리
검사는 해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일반적인 검사는 처음 하는 것이라 적잖게 기대도 되었습니다. 이 날 검사를 시행한 모든 선생님들 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답지를 제출했습니다.
검사는 다양한 상황과 질문을 던져지고 자신이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항목에 표시를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검사에 답하는 과정도 상당히 고민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문항에 대한 답변을 통해 외향(E)인지
내향(I)인지...감각(S)인지 직관(N)인지...사고(T)인지 감정(F)인지...판단(J)인지 인식(P)에 더 의존하는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ESFJ 입니다.
E는 외향성을 나타내는데 31점이나 받아 상당히 외향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고 J가 27점이 나와 인식보다 판단에 높은 경향을
보였고 S가 13점으로 직관보다는 감각에 우선하고 있다고 나왔습니다. F는 감정으로 3점이 나왔는데 10점이하는 크게 편향성을 보이지 않는
결과라고 해서 사고나 감정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은 적어 보입니다.
이렇게 ESFJ 형태로 결과가 나온 사람들을 '사교형'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ESFJ형에 대한 성격 유형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위의 내용은 교재에
있는 내용이고 이 날 강의 시간에 더 많은 설명이 이루어졌습니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저와 똑같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충동
구매를 하는 것도 그렇고...말을 많이 하고 나서기를 좋아한다는 점도 그랬습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며 말 그대로 전체를 배려하고 모두를 즐겁게 하는 것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설명되었습니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는데 이 날 강의에서 이런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누군가와 얘기를 많이 나누는 것'을 선택한다고 했는데...사실 전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는 걸 좀 더 좋아하니 좀 차이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힘들 때 다른 사람과
얘기하면서 풀리는 것도 있어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지요.
그런데...이 검사를 받은 뒤 약 2달이 지난 뒤 전 다시 MBTI 검사를
받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부산대병원 새벽별 모임에서 만든 기회였습니다. 이번 검사에서 전 이전에 제대로 답안을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정말 나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문항에 표기하였습니다. 지난 번과 다른 것은 지난 번에는 제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하는 형이라고 생각하고 물음에 답했었는데...사실 전 그런 형이 아니라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전 끝까지 일을 미루다 한꺼번에 일을 처리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고..그것 때문에 의식적으로 미리 계획하려고 노력할 뿐이라는 것이죠. 실제로는 무계획,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향을
우선적으로 갖고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파악하고 이것을 반영해서 문항에 답했더니 새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바로
ENFP였습니다.(E37,N7,F27,P21)

이런 형을
스파크 형이라고 합니다.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따뜻하고 정열적이며 활기에 넘치며 재능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하다.
-->온정적이고 창의적이며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는 형이다. 문제 해결에 재빠르고 관심이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수행해내는 능력과 열성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사람들을 잘 다루고 뛰어난 통찰력으로 도움을 준다. 상담,
교육, 과학, 저널리스트, 광과, 판매, 성직, 작가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을 참지 못하고 열성이
나지 않는다. 또한 한 가지 일을 끝내기도 전에 몇 가지 다른 일을 또 벌리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통찰력과 창의력이 요구되지 않는 일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열성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어쨋든 재미있는 심리 검사를 한 것 같아...여러분께 소개드렸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타고난 성향이 그렇다는 거지...성격이 어떤 모습으로 정해져 있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갈고
닦여지는 성품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게 사실이겠지요.
이 검사는 결과가 악용되어져서는 안되겠지만 조직원들을 파악하고 싶거나 공동체를
이해하는데 폭 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또...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경향을 나타내며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이 세상이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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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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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4/28 오후
11:25:4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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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4.26...지난 월요일부터 부산대병원 소화기 내과 전임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월, 수
,금요일은 병원에 아침 7시 반까지 출근해야 하기에 양산 우리 집에서 아침 6시에 나서야 했습니다. 양산에서 차를 몰고 호포 지하철 역까지 온
뒤 차를 주차하고 다시 지하철로 옮겨 탑니다. 지하철을 타고 30여 분을 달리면 사상역에 도착하고 그 곳에서 다시 버스 161번 으로 갈아 타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집을 나선 지 1시간 20분 만에 최종 목적지인 부산대학병원까지 도착할 수 있습니다.이것이 양산 우리 집에서 부산대병원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닐까 생각했지만 차를 몬다고 하더라도 시간은 1시간 남짓으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차를 몰지 않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게 되면 그 시간을 이용해 러시아 회화 공부를 할 수 있어 더 유익한 면이
있습니다.
월요일 퇴근 시간은 병원에서 밤 10시였고...양산 우리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반이었습니다. 형민이는 이미 자고
있었지요.
화, 목, 토요일은 8시 반까지 출근하면 되기에 화요일 아침은 양산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도
퇴근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서였고 집에 들어온 건 거의 자정이 될 무렵이었습니다.
처음 출발한 전임의 생활이기에 하루 종일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과 일과 후 시간의 업무로 인해 녹초가 될 지경입니다.
그래서 지난 3일동안 형민이는 아빠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자고 있을 때 출근하고 자고 있을 때 퇴근하기 때문입니다.
참 험난한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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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헌신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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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5/16 오후
11:3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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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로 후덥지근한 주일...오후 예배는 찬양 기관 헌신 예배로 드려 졌습니다. 헌신 예배 강사는 부산
북교회에 시무하시는 조서구 목사님이셨습니다. 얘기로만 많이 들었었는데 이 날 직접 뵐 수 있었습니다. '헌신예배'...이름에선 헌신이란
단어가 부각되지만 정작 대부분의 헌신예배는 임원들의 특송과 헌금 순서 시간이 있다는 것 외 별 차이가 없는게 일반적이지요.
주일
오후 4시 반..피곤할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기대하는 맘으로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찬양' 이란 단어가 내게 주는 특별한 감정이 더욱 이 예배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예배 본문은 히브리서 13장 15절 이었습니다. "이러므로 우리가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거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설교는 설교자의 입을 통해 하나님이 하신 일과 영광이
선포되는 시간....조 목사님의 오늘 설교를 들으면서 내 맘 속에 잠잠히 깔려 있던 뭔가가 다시 박차고 일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은 예배가 경건을 갖춘 준비된 의식이어야 함과 동시에 축제라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또 '찬미의 제사'라는 어구에 사용된
'제사'라는 단어를 설명함에 있어 구약시대 지성소 안에서 행해지던 제사 의식을 언급하셨습니다. 제비뽑기에 걸린 '그 해의 대제사장'은 방울이
달린 예복을 입고 조심스럽게 지성소 안에서 의식을 올려야 했습니다. 행여나 실수라도 생기면 제사장은 죽음을 맞아야만
했으니까요...
우리가 회중 찬양을 드릴 때 그저 설렁설렁 대강 하고 있는건 아닌지....온 맘과 정성을 다해 그 분의 이름을
높이겠다는 열심으로 큰 소리로 찬양하고 있는지...돌아보게 했습니다.
끼니마다 한 줌씩 모으던 성미처럼 헌금은 미리 준비되어져야
하며 회중 찬양은 뜨거운 마음으로 드려져야 함을 다시 짚어 주셨습니다.
의대를 다니다 보면 같은 내용이 몇 번이고 반복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예과 2학년 때 들었던 내용이 본과 시절 내내 여러 과목에서 반복되고 레지던트나 전문의가 되어서도 중요한 것은 다시 반복됩니다.
반복은 확실히 효과적인 학습 방법임이 분명합니다.
오늘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 생활에서도 유효한 반복이 되풀이 되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모태 신앙을 가진 묵은 신자이기에 늘 말씀에 기준해서 마땅히 행할 바들이 반복되어져 함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고 아무리 많은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불을 놓는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 맘을 정화시키지 않으신다면 오래된 찌꺼기처럼 열정은 가라 앉아
버리고 그저 습관적으로 교회 문턱만 넘나들 뿐이겠지요.
은혜는 고난 속에서 늘 찾아 옵니다. 부산대병원 근무로 늘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내는 이 때...예배를 통해 위로해 주시고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끊없이 공급됩니다. 나를 살리시는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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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카자흐스탄 비젼트립 참가자들과 다시 만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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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5/31 오전
1:14: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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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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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6/10 오후
4:49: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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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근무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밤 11시를 넘겨서 입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들어설
때마다 잠들지 않고 아빠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가 하나 있는데 바로 둘째 시은이 입니다. 통통한 볼에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띠고
아빠를 향해 양 손을 뻗어 달려 오는 시은이를 안고 등을 토닥거리고 있으면 아이를 향한 깊은 정이 밀려 오지요. 이때 쯤 되면...선잠을 자고
있던 형민이나 성은이가 눈을 뜨기도 합니다.
셋째 성은이도 다부지게 크고 있지만 둘째 성은이는 독특한 제스쳐와 귀여운 말투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형민이를 무척 좋아하는 시은이는 항상 오빠를 데리고(?) 노는데 형민이가 더 큰
장난감 칼을 빼 들었음에도 시은이가 조그마한 작대기를 손에 들고 "매매...(매를 때린다는 시늉)" 라고 말하며 형민이에게 다가가면...형민이는
화들짝 놀라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고 합니다. 너무도 여리고 예민한 형민이에 비해 선이 굵고 호탕한(?) 성격의 시은이가 대비되는 순간이지요.
점심 때가 되어 엄마가 밥을 차려 주면...시은이는 자고 있는 형민이(그 날 따라 집에 있었나 봅니다)를
향해..."오빠...밥...먹어*&%(뒷 부분의 발음은 흐릿해지면서 알아듣기 힘들다고 합니다)." 라고 소리친다고 하는데...넉살 좋고
부침성이 좋아 앞으로 어떤 아이로 커 갈지 무척 기대됩니다.
반면...첫째 형민이는 우리 집 분위기와 돌아가는 상황을 완전히 다
꿰뚫고 있습니다. 아빠와 시은, 성은이만 집에 두고 엄마와 슈퍼마켙에 가던 날...아파트 근처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 맘이 생겼나 봅니다.
형민:"엄마..놀이터에서 좀 놀고 가요..." 엄마: "형민아..집에 아빠와 아기들이 있잖아...빨리 들어가지 않으면
아이들이 울거야..." 형민:"칫...집에 가면 안 놀아 주면서...."
이 얘기를 하면서 선화는 아이들과 좀 더 못 놀아
주는 게 아쉽다고 얘기합니다. 아이 하나 하나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개인적으로 얘기를 해 주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게 요즘의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오늘 저녁에 셋째 성은이를 외할머니 집에 다시 맡기고 형민,시은이와 더 놀아 줘야 겠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셋째는 아직까지는 어리버리
하니까요...
모2,...;,mmnveere xcz레 토요일에는 만사 제치고 집에 일찍 와야 겠습니다. 오늘 아침 집을 나서기 전...아빠가 일어나는
소리에 눈을 뜬 형민이는 아빠 품에 안겼습니다. 요즘 들어 형민이는 아빠가 자기와 많이 놀아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픈가 봅니다.
최근 형민이가 사용하는 용어들을 보면...초창기 카자흐스탄에서 살면서 엄마, 아빠로부터 배운 어투나 어휘 이외에도 어린이집에서 다른
아이들의 얘기를 듣고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형민이가 좀
슬퍼요..." "형민이..화 난다." "좀 심심한 거 같아요..." "아빠가 낮에 오면 참
좋겠는데...." "형민이...아빠가 와서 참 좋다.."
아무리 놀아도 엄마, 아빠와 더 함께 있고 싶은
아이들... 토요일에는 꼭 일찍 들어와 형민, 시은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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