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의 주일 날

   아침 7시 30분 : 아무리 늦어도 이제 일어나야 됩니다. 유치부 교사인 선화가  9시   10분까지 교회당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화는 개금교회 시절(결혼 전)에도   간호사 근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계속 유치부 교사로 섬겼습니다. 처음에 목사님이   자매에게 유치부를 맡기실 때 "신혼 시절인데 괜찮겠나? 늦잠도 못 자고....푹 쉬지도   못하고...."  라며 은근히 속 마음을 떠 보셨지만 두 사람이 곰곰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은   주일 아침 시간을 과감히 교회일로 보내자는 것이었습니다.

99년 마지막 까지 주일 아침 만은 여유를 가지고 지낼 수 있었는데 2000년의 새해가 밝으면서 우리 부부는 바빠졌습니다. 선화를 교회에 태우고 가야만 하는 나도 덩달아 일찍 서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 8시 : 보통 아침 식사를 하게 됩니다. 주일 점심은 안 먹는 경우도 있기에 아침도 필수입니다. 선화는 식사를 마치면 커피 한 잔을 식탁위에 얹어 놓고 마무리 화장을 끝낸 뒤 마시곤 합니다. 전 따뜻한 물(그냥 물..)을 마십니다.

아침 8시 40분 : 교회로 가기 위해 아파트 주차장으로 갑니다. 우리 차는 엑셀입니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ar입니다.  한 11만 Km정도 달렸는데 아직 끄덕없습니다.

구덕 터널을 지나 아미동에 있는 서부산교회에 도착하면 보통 선화만 내려 교회당으로 들어가고 전 차를 몰고 근처의 부산대학병원 주차장으로 갑니다. 거기에 주차해 두면 길거리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보다 잇점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차에는 기타, 가방등이 잔뜩 실려 있는데 전....차에서 중고등부 교재와 찬양악보, 순서지등을 챙겨서 대학병원 본관 10층 내과 의국에 올라갑니다. 그 시간에 거길 가면 회진하는 팀, 공부하는 팀, QT하는 팀(병재...)등을 볼 수 있습니다.

제 자리는 의국의 제일 안 쪽 자리입니다. 전 거기서 약 1시간 정도 저 만의 시간을 가집니다. 대부분의 일은 오후 2시부터 있을 찬양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찬양 순서(프로토콜)와 악보를 편집, 복사하고 중등부 교재를 연구하고 보조 자료를 만듭니다.

올해 전 중 1반을 맡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고 2반을 맡았지만 이번에 의욕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올라오는 친구들을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는 태종대에서 중고등부 단합회가 있어서 이 친구들과 오후 한 나절을 함께 보냈지요...

오늘은 융판을 사용해서 학생들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오늘 공과는 2단원 3과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입니다. 바로 예수님을 소개하는 내용이지요...아직 중 1반 친구들을 예수님을 주라고 고백하질 못합니다.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PC방이고 머드 게임이고 오늘 몇 시간동안 오락을 했느냐는 것이지요..... 전 때로는 일 주일 내내 다른 생활 속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한 시간도 안되는 교회 교육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회의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힘을 냅니다. 내가 그들을 변화시키는게 아니니까요...

의국에서 1시간....시간이 10시 20분을 가리키면 전 준비한 교재와 찬양 서류를 챙겨 아미동 시장 안에 있는 서부산교회로 들어 옵니다. 보통은 본당으로 바로 들어가 오전 예배 때 사용할 synthesizer setting을 또 다른 찬양팀원인 현희와 함께 준비합니다.

그리곤 바로 2층 교육관에 올라가 성가대 연습에 참석하고 11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물론 그 때 선화의 옆 모습을 봅니다. 아침에 봤지만 꼭 다시 봐야 마음이 놓이니까요...

오전 예배가 마치면 12시 10분...성가대 연습이 바로 있습니다. 한 30분가량..... 시립합창단 단원이기도 한 배소영 선생님의 명확한(?) 지휘를 바탕으로 연습을 마치고 나면 식사 시간입니다. 이 때 당회에 보고할 자료가 있다거나 다른 사람을 챙겨야 한다면 식사는 그냥 건너 뜁니다. 올해 제가 맡은 직분은 중고등부 부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시간에도 작성한 여러 서류들을 교육부 장로님이나 임원들에게 보여야 합니다.

12시 50분부터 중고등부가 시작됩니다. 중고등부 시간을 점심 시간으로 옮긴지도 이제 10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효율적인 교육과 시간 분배를 위해 결정한 일인데 요즘은 중고등부 시간이 짧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중고등부 찬양이 시작됩니다. 피아노에는 선화가 앉아 있습니다. 선화는 올해 중고등부 교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부장 선생님이 워낙 압력을 넣어서 된 일이지만(?)..

일단 선화가 중고등부에서 하는 일은 반주 선생님입니다. 향후 학생들이 불어서 반을 나누게 되면 그 반을 담임할 예정입니다.  전 선화가 반주하는 걸 보면 참 좋습니다. 처음 선화를 만난 것도 찬양 준비 때문에 만난 것이었고 지금도 두 사람의 중요한 공통 관심사는 온전한 찬양과 그 기술적인 발휘입니다.

중고등부 공과 공부가 시작되면 전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성가대 한 쪽 구석으로 가서 융판을 걸어 놓고 대화식으로 성경 공부를 이끕니다. 주로 질문하는 식인데.....그렇게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얘기해서는 산만한 우리 반 아이들에게는 한 마디도 제대로 전달될 수 없습니다.

2시가 되면 중고등부가 마치고 오후 예배 전 찬양이 시작됩니다. 이 시간에는 찬양팀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서부산교회 찬양팀은 1991년부터  악기를 갖추고 조직되기 시작했습니다. 베이스 기타, 드럼, 일렉 기타, 키보드로 시작했던 것이...지금은 synthesizer도 사용하게 되었고 singer도 2사람....율동팀도 2사람이 있어서 함께 찬양을 돕습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베이스 기타는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화가 피아노를 연주하는데 이 찬양 시간을 위해 우린 토요일날 함께 곡의 배정과 순서...를 정합니다. 이 시간은 우리에게 즐거운 시간입니다. 전체 흐름이나 적절한 곡을 고를 때 혼자 생각하는 것 보다 함께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즐거운 일임을 알 게 되었습니다.

찬양 시간은 약 30분.....이어 오후 예배가 시작됩니다. 오후 예배가 마치면 3시 40분.........이때부터 중고등부, 대학부, 2청년회  등 각 부서별 모임이 시작됩니다. 물론 점심 시간에 함께 모임을 갖지만 성경 공부나 교제의 시간은 주로 오후 예배 이후입니다. 선화와 나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미혼 청년들의 모임인 2청년회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가 있는 부서는 청장년회...청장년회 모임은 오후 예배 후에 잘 없기에 우린 함께 주일 오후 시간을 본당에서 조용히 보냅니다. 5시가 되어 각 부서별 모임이 마치면 중고등부 교사회를 2청년회 실에서 가지게 되는데 이 교사회를 마치게 되면 주일날 교회에서 가지는 정례화된 모임은 끝난 셈입니다.

서부산교회를 두고 난 큰 비젼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보혈로 이방인과 유대인의 벽이 허물어져 이루어진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 궁극적인 하나님의 큰 일이셨던 복음의 결과로 우리 앞에 놓여진 천국이자 천국으로 들어갈 이 교회가 더욱 주님이 원하시는 공동체가 되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의 꿈은 훌륭한 성경공부 교사입니다.  하지만 부족한 전, 찬양이나 교회 행정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갱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부산교회를 더욱 교회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여러 일을 하지만.......아직 옛 사람의 때를 못 벗은 내 모습에 기운이 빠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요...

오늘도 집으로 돌아옵니다. 선화와 난 서로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우리의 꿈을 함께 나누며 ..... 하나님께서 두 사람을 한 가정으로 불러주신 그 궁극적인 의도를 늘 기억합니다. 내일은 찬양팀이 집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멤버를 보강하고 찬양팀의 구체적인 활동 방향을 다듬는 시간이 될 겁니다.

선화는 지금 안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저녁을 챙겨 식사를 마친 뒤...아침부터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준비하느라 몹시 피곤했나 봅니다. 새우처럼 방바닥에 누워 있는 걸 보고 이불을 덮어 줍니다. 그리고 잠시 후 깨워 함께 말씀 보고 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치고 피곤한 밤시간.....비록 지쳐 보이지만  목적있는 우리의 삶은 세상사람들의 것과 같지 않기에 늘 찬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