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은 6일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입니다. 캄캄한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있습니다.비가 내리니까 내 마음도 포근해지는 것 같습니다....

 

1.  New Millenium       2000.1.1

 선화와 내가 함께 섬기는 서부산교회는 한 세기와 한 천년을 보내는 이번 송구 영신 예배를 촛불 예배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하단의 어느 교회는 송구영신예배를 구덕 체육관을 빌려서 드린다고 하고 또 어떤 교회는 성탄 축하 행사를 생략한 뒤 며칠 후에 있는 송구 영신 예배를 기해  기관별 축하발표회를 열고 연이어 여러 행사를 준비해서 자축과 감사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송구 영신 예배 시간..............

 나와 선화는 성가대원입니다. 교회 본당에 들어서자 교회 안에 촛불과 사람들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우리도 초를 한 자루씩 들고 성가대 석으로 들어갑니다. 이윽고 자정이 가까워 오고  성가대는 입례송을 부릅니다.

 입례송을 부를 때......어디선가 들려오는 축포 소리(아마  새 천년을 축하하는 불꽃 놀이가  펼쳐 지나 봅니다) 가 귓가에 들려오고 뱃고동 소리가 길게 밤하늘을 가르고 들려 왔습니다. 아마 저 배들도 새 천년 축하 행사에 동참하나 봅니다.

 지난 천 년이 시작되었던 999년은 고려 초기였고 1999년은 대한민국 김대중 정부 시대입니다.

다음 천년 후의 역사는 과연 있을까요? 예수님은 언제 오실까요?

 유달리 길었던 송구 영신 예배가 마친 뒤 온 교인들은 함께 2청년회에서 준비한 유자차를 마시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문안했습니다.

 

2. 선화가 감기에 걸렸어요

 

선화는 알러지성 체질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감기를 치르고 지나갑니다.

며칠 전에는 온 몸이 닭살 같이 일어나고 간지러움증이 동반되는 증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고역을 치렀습니다.

선화의 감기는 양상은 두통이나 기침 보다도 콧물이 주 증상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휴지를 안고 삽니다.

 

우리 집에는 상비약이 있습니다 .주로 펜잘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와  타이레놀, 항생제,일일 반창고, 피부 연고, 소화제, 위장관 운동 개선제 등입니다. 이것 말고 꼭 챙겨 두는게 액티피드입니다.

액티피드는 항히스타민제로 콧물을 멈추게 합니다. 물론 이 약은 중추 신경계의 히스타민 수용체에도 작용하므로 졸음이 쏟아지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 집에는 없어서는 안될 약입니다.

1월 4일 퇴근하면서 약국에 들려 항생제를 더 사가지고 들어왔습니다. 감기는 대부분의 원인체가 바이러스입니다.  세상에는 아직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이 있다고는 하지만 감기를 일으키는 많은 바이러스(예, 리노 바이러스)의 많은 변종을 막는 백신 개발은 요원한 실정입니다.

감기의 원인은 바이러스지만 박테리아(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사는 이유는 뭘까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바이러스로 시작되는 감기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으로 인해 삼출물이 나오고 국소적인 환경이 나빠지면서 이차적인 세균 감염이 반드시 따르기 때문입니다.

 집에 와서 식사 후 약을 먹였습니다. 집에는 체온계가 있습니다 .선화의 체온은 38도 4분.높은 체온입니다. 식사 후 바로 안방에 선화를 눕혔습니다.

 선화는 이내 잠이 들고 .......몇 시간 후 "오빠......"하는 소리가 들려 가 보니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수건으로 땀을 닦고 찬 물 수건을 머리에 얹고.........선화가 아프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은  사랑하는 사람과 감기가 나와 함께 있어 준 시간이었습니다.

 

3. Home page                  2000.1.2-5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좀 더 세련되고 예쁘게 해 보자고 결심한 건 교회 후배인 현희로부터 photoshop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부터입니다. 1일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2일 주일에는 새로운  교사들과 함께 새로운 맘으로 2000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새롭게 시작하는 2000년...

홈페이지의 메뉴판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사실  자바 스크립트나 자바 애플릿 같은 소스 파일을 많이 사용해 보지 않은 나로선 이전에 사용하던 그 스크립트에 바로 그림만 다른 그림으로 바꿔 쉽게 메뉴판을 단장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이 향후 4일동안 내게 고난의 시간을 가져올 줄이야....

 새로운 이미지를 대치시킨 메뉴 화면을 인터넷에 올린 뒤로 마우스가 메뉴 항목을 가리키면 미리 정해진 다른 그림으로 바뀌던 화면은 오류가 발생했다는 메시지만 뜨면서 그림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월요일에 이것과 씨름하느라 새벽 3시나 되어 잘 수 있었고 화요일에는 2시가 되어서야 잘 수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그래도 밤 1시면 일이 마치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는데...........

유달리 강한, 일에 대한 나의 집착 때문에 선화도 많이 섭섭했을 겁니다.  게다가 선화는 4일날에는 아주 심한 감기로 고생했답니다.

 이전에 후배로부터 받았던 그 스크립트에 문제가 있는가 싶어 다시 메일로 전송 받아 시도해 보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이미지로 구축된 메뉴 화면은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튿날  ........ 점심 시간에  난 병원을 나와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자바 스크립트를 설명해 주는 책을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자갈치 역에 내려 남포 문고에 갔습니다.(가장 가까운 큰 서점이니까..) 그 곳에  그럴 듯해 보이는 정가 13,000 이라고 쓰인 책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그 때 수중에는 12,300이 있었고 난 사정을 서점에 얘기하고 그 책을 사 올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을 보고 그 안에 있는 소스 파일을 이용해 연구하기를 8시간여...... 4일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드디어 결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계속 제대로 실행이 안되던 스크립트는 그림 파일 하나를 스크립트 위에 집어 넣자 거짓말 같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었습니다.  부족한 지식과 짧은 경험으로 이것 저것 시도해 보고 여러 번 실패 했지만  새해 벽두부터 도전해서 얻어 낸 새로운 홈페이지 메뉴 화면이 자랑스러웠습니다.

( 이것 때문에 한 동안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선화의 소감: 새천년의 시작과 함께 일어났던 우리들의 이야기네요. NEW MILLENIUM도 좋지만 결혼 후 첫 명절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이 쓰였답니다.

지난 며칠간 오빠가 새로운 버튼을 올리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과 그리고 돈까지 투자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았습니다. 심지어 내가 자는 사이에 살짝 일어나서 새벽 4시 가까이 되도록 작업을 하기도 했지요. 전 이런 오빠의 모습이 좋습니다. 가끔은 섭섭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그저 '오빠 내일 피곤할테데... 10분만 더하고 잡시다.'라고 말할 뿐...

오늘은 한 바탕 큰 일을 치룬 뒤처럼 마음이 편안합니다. 비도 오고, 또 예쁘게 단장된 홈을 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