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 새로운 명소.......아타메켄

우리가 살고 있는 까작스딴의 수도 '아스타나'를 가리켜 사람들은 '젊은 도시'라고 말합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는 아스타나에서는 ..... 어디서나 높게 올라 가는 철골 구조물을 볼 수 있고... 추바르 지역 처럼 도시 계획에 의해 새로운 시가지가 건설되는 곳에는 수 많은 트럭과 중장비들이 하루 종일 드나들고 있습니다.

사실 한반도의 12배...세계 9위의 면적을 가지고 있는 큰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는 약 천 5백만 정도밖에 안되는 탓에 어디서나 쉽게 빈 땅을 구할 수 있지만...아스타나 만큼은 부동산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스타나로 유입되는 새로운 이주자들과 신흥 부유층을 위한 아파트 신축붐은 멈출 줄을 모르는데...이렇게 많이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이 금새 다 분양되는 걸 보면 이곳에도 고급 아파트 열기가 대단함을 엿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요즘은 아스타나 중심부의 땅값이 치솟고 있어 몇 년 후에는 지금의 몇 배 이상으로 뛰어 오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새로 조성되고 있는 까작스딴의 수도 아스타나가 전통적인 건축미를 살리는 것 보다는 서구적이고 국적이 모호한 고층 건물들로 가득차는 것에 대해 아쉬워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아스타나는 남쪽 알마티처럼 빼어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지도 않기에 아스타나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건축물을 많이 조성해야 된다는 의견은 더욱 설득력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아타메켄' 은 이 와중에 최근 완성된 아스타나의 새로운 명소입니다. 이 외에도 지금 아스타나 전역에 걸쳐 새로운 공원들과 문화 시설들이 속속 50%이상의 공정을 보이며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데...아마도 적어도 5년 만 지나면 아스타나의 모습은 지금과 상당히 달라져 있을 것 같습니다.

'아타메켄'은 까작스딴 국토를 축소해서 만들어 놓은 일종의 지도 같은 것입니다. 크기는 축구장 크기 정도인데....그 큰 땅에 까작스딴 지도를 본따서 산맥이나 강을 표시하고 도시와 철도, 공장 그리고 주요 도시들의 모습을 마치...영화 세트장의 모형들처럼 재현해 놓았죠.

날씨가 맑은 어느 날 오전...우리 세 식구는 새로 만들어져 있는 '아타메켄'을 보러 나왔습니다. 집에서 자동차로 5분 이면 도달할 수 있는 대통령 영빈관, 강제자 이주자 위령비, 테니스 코트가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는지라....비교적 이른 아침에 나올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입구에서 찍은 사진인데...오전의 강한 햇살이 눈에 들어와 얼굴을 찡그리고 있긴 하지만....뒤에 설치된 "아타메켄" 이라는 간판이 잘 보이는 사진입니다.

아스타나는 아주 공기가 맑은 곳입니다. 주변 300Km 내에는 산이 전혀 없기에... 공기의 흐름이 자유롭고 공장 지대나 도시도 근처에 없어 마음 놓고 깊은 숨을 쉴 수 있는 곳이죠...이 날도 맑은 하늘에 맑은 공기가 시원한 아침이었습니다.

이곳의 입장료는 150텡게입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300원 정도인데...혹시 이곳에 들어가 사진 촬영을 원한다면 추가로 200텡게, 비디오 촬영을 원하면 추가로 500 텡게를 지불해야 합니다. 누구라도...카메라를 들고 들어가기 원하니까...실제로는 추가 비용이 드는 셈입니다.

이게 입장권인데요...입장권에는 "민족 기념 복합관 - 까작스딴 지도 : 아타메켄" 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자...지금부터 저와 함께 이곳을 감상하실 텐데요...뭐 특별한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주로 사진을 보여 드리고 잠깐씩 설명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9월 29일부터 열렸던 14회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까작스딴이 중국-한국-일본 에 이어 당당하게 4위를 차지한 것 아시죠? 5위는 우즈벡스딴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구 소련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이들 국가에는 과거 소련 시절 엘리트 체육 아래 양성된 훌륭한 지도자들이 있고 러시아인처럼 유럽 스타일의 체격을 갖춘 사람들이 많아 앞으로 점점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쨋든 이제 한국에서는 까작스딴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까작스딴이 어떤 모양의 나라인지 아는 곳도 유익하리라 여겨집니다.

 

아타메켄에 들어서자 말자 보이는 간판입니다. 까작스딴 국토 모양을 나타내고 있지요. 일제 시대때...한반도를 가리켜 토끼 처럼 생겼다고 얘기하다가...요즘은 웅비하는 호랑이 모양이라고 얘기하는 것 아시죠? 까작스딴에서는 지금 이 모양을 호랑이가 포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거리 곳곳에서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으르렁 거리는 모양의 까작스딴 지도를 많이 볼 수 있는데...바로 이 모양에서 연상한 것입니다.

 

알마티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축소 모형입니다. 뒤로 눈 덮인 천산 산맥이 보이고...아래 쪽은 아직 푸르른 메데우 계곡...그리고 높이 솟아 있는 송신탑으로 대표되는 꼭주베...그 아래에는 대통령의 여름 별장, 알튼 아담이 서 있는 광장의 건물들이 조그맣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모든 건물들이 원래의 모양과 똑같도록 색상과 재료들을 사용했는데...알마티에서 3개월 살다가 아스타나에서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 모형이 어찌나 신기하든지...이 앞에서 떠날 줄 몰랐습니다.  

 

같은 모형이지만....방향을 다르게 잡아서 형민이와 제가 산 기슭에 앉아 있습니다. 이 건축물들은 2년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아스타나에 올라왔던 2001년 8월...이곳에 왔다가 우연히 이 모형들을 건설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훌륭하게 모형들을 완성시켜 최근 개관한 것이죠...특별한 볼거리가 많지 않은 아스타나에 이런 기념관이 생겼으니...앞으로 아스타나에 손님들이 오시면 꼭 이곳에 한 번씩 모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마티 외에도...이 지도에는 까작스딴의 대표적인 도시들을 다 포함하고 있었고 각 도시의 특색들을 잘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위쪽은 지금도 더운 기온을 보이고 있는 남쪽의 "쟘불" 이라는 지역을 묘사한 곳입니다. 전 쟘불에 가 보진 않았지만...제 통역 아주머니가 쟘불에서 살다 올라 오신 분이라 많은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쟘불에는 한국에서 온 선교사님들도 많이 사역하고 계시다고 하는데...이 모형을 통해서 본 쟘불은 왼쪽과 같이 오래된 사원들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이 사원들은 이슬람 사원들로 보이는데 마치 토성과 같이 아주 오래된 건축물처럼 보였습니다. 이것들은 보면서...아직 제가 가 보지 않은 까작스딴 내의 다른 도시들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언제 한 번 가서...이게 무슨 건물인지 확인해 봐야 겠습니다.

 

까작스딴의 대부분의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까작 초원은 이렇게 푸른 초원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고 있는 천막 같은 건물이 까작인들의 전통 가옥인데 "유르트" 라고 부릅니다. 제가 전에 적은 "나우리즈"에 관한 글을 보시면...유르트의 모양을 자세히 보실 수 있는데...까작인들은 이 유르트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기와집이나 초가집에서 향수를 느끼듯...그들도 이 '유르트'를 각종 민속 절기 때 마다 세우며 마음의 고향으로 삼고 있지요.

까작인은 중앙 아시아의 광대한 스텝 지역에 살고 있는 유목민들이었는데... 이 "까작" 이라는 말의 의미는 freedom, liberty 란 뜻입니다. 즉...아무에게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기 원하던 유목민들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들의 역사는 말 그대로 자유롭지 않았고 늘 주변 강국(몽고, 러시아)에게 지배되어야만 하는 역사였습니다. 까작스딴은 그들이 세운 첫 독립 국가인 셈입니다. 

 

왼쪽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아스타나를 축소해 놓은 모형입니다. 형민이가 마치 거인처럼 보이는 이 곳은 바로 이곳의 주 광장 주변 지역이고...바로 이 근처에 까작스딴의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모여 있습니다. 왼쪽에 높게 보이는 빌딩이 까작스딴의 국회입니다.

이 외에도 이 아타메켄에는 북부, 동부, 서부 까작스딴의 주요 도시의 모습들을 묘사해 놓고 있었지만... 저희들이야 아무래도 살아봤던 도시에 더 애착이 가고 자세히 보게 되더군요. 하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모든 모형들이 하나 같이 의미있게 와 닿을 것 같았습니다.

이슬람의 모스크나 정교회의 사원들도 많이 보였고....가라간다의 석탄 광산, 카스피 해에 세워져 있는 수 많은 석유 시추선들이 독특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우주 발사대 모형도 있었는데...그것은 과거 구 소련 시절부터  우주 비행선 발사가 이루어진 발사 센터가 바로 현재 까작스딴 영토 안에 있고 지금도 이곳에서 위성이나 로켓이 발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나라가 아니고 남의 나라이기 하지만...벌써 1년 반이나 살다 보니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각 도시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앞서 얘기드렸듯이..."나중에 선화와 형민이가 한국으로 들어가고 나면...저 혼자 까작스딴의 여기 저기를 다녀 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위 사진은 대통령 집무실 모형 앞에 앉아 있는 선화와 형민입니다. 선화의 배가 엄청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아시겠지요?

선화는 오는 11월 11일 밤 11시.. 알마티 국제 공항을 출발하는 GY305 편을 타고 출발해...한국 인천 국제 공항에 아침 7시 20분 정도에 도착하게 됩니다.

형민이와 선화가 한국에 들어가기 전 날까지...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아스타나의 여기 저기를 열심히 다녀 볼 생각입니다. 주로 사진 위주로 "아타메켄"을 보여 드렸는데...별로 대단한 건 아니죠?  그래도 아스타나에선 제법 볼 만한 곳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아스타나에서 가 볼 만한 곳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지요.....

혹시 아스타나에 오실 기회가 되시면...'아타메켄'을 잊지 말라고 얘기 드리고 싶네요.   200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