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나를 방문한 여름 손님들

2002년 여름에도 많은 분들이 까작스딴의 수도인 아스타나를 방문하셨습니다. 98년 수도로 지정된 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아스타나를 직접 보기 위해.... 수년 간 알마티에서 사역을 하고 계셨던 선교사님들, 새로 파견된 국제협력단 소속 인력들, 그리고 아스타나로 향하는 단기 선교 여행팀 들이 이곳을 찾아 오셨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아스타나를 찾으셨지만...저희 가정과 밀접한 만남이 있었던 몇몇 분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 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

작년 여름 저희 가정이 아스타나로 올라 왔을 때....아스타나에는 그 어떤 국제협력단 소속 단원들도 활동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정이 처음으로 정착한 가정이었지요...이 때부터 아스타나에도 KOICA 라는 이름으로 상주하는 한국인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더우기...올해부터는 까작스딴의 이전 수도인 알마티에 많은 코이카(KOICA) 인력들이 중점 배치되던 과거의 성향을 탈피하게 되어 더 많은 단원들이 아스타나로 올라오게 되었는데...기존 활동 단원인 저와 신미향 선생님(한국어) 외 앞으로 활동할 구정아(특수교육), 김소연(한국어), 김영우(태권도), 김대동 선생님 가정(외과) 까지 포함하면 모두 6명이 되고 가족을 포함하면 10명이나 됩니다.

2002년 8월 현재... 아스타나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모두 30명으로....KOICA 가족 10명, 선교사가 19명, 사업가 1명 인 셈입니다. 그 만큼 KOICA의 비율이 커지게 되었고.. 아스타나에서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선임 단원인 저로선...올해 부임하게 되는 후임 단원들의 주택 알선, 이사, 컨테이너 처리 등을 도와 주어야 하기에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알마티에서 현지 평가대회를 마치고 아스타나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계속 KOICA 식구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뛰어 다니고 있는데....1주일 만에 모든 단원들이 새 집을 찾아 이사를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이번에 아스타나에 새로 부임한 4명의 단원(가족 포함 6명)이 모두 크리스챤이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김소연 선생님은 카톨릭 신자이지만...이번 주일에는 이곳의 장로교회를 방문해서 모두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활동하고 영향력을 드러 내기 원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을 정복하라는 문화 사명은 하나님을 아는 피조물에게 주어진 명령이었습니다.  이번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국가의 명예를 걸고 그라운드를 달렸던 이영표, 송종국, 최태욱 등의 크리스챤 선수들의 예를 굳이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미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은 크리스챤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두각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지금보다 더욱 많은 영역에서 더 많은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아스타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KOICA 단원들에 대한 제 생각도 그와 같습니다. 모두가 주지하는 바... 단지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일 만이 하나님의 일인 것은 아닙니다. 온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이시기에 사회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일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의 권력마저도 주관하고 계시며 그 권세를 통해 세상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고 얘기합니다. 더군다나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모토 아래 "나눔과 섬김" 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개발 도상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로서 파견된 KOICA 단원이야 말로 크리스챤이 반드시 감당해야 하는 일임이 분명한 이상....아스타나 신규 파견 인력들이 모두 크리스챤이라는 사실은 커다란 감사 제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여름...새로 파견되는 KOICA 단원들이 사전 답사 차 아스타나를 방문했을 때의 사진입니다.

앞 줄 왼쪽부터 황인진(한국어, 딸띠꾸르간 파견), 김영우(태권도, 아스타나), 구정아(특수 교육, 아스타나) 단원의 모습이 보이고 뒷 줄 맨 왼쪽에 김소연(한국어, 아스타나) 단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옆이 신미향 (한국어) 단원과 선화입니다.

아스타나로 신규 파견된 단원들은 지난 8월 12일 아스타나에 도착했고...바로 오늘, 8월 25일에서야 모든 집 계약을 마치고 본격적인 아스타나에서의 활동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전과 달리 더 많은 한국 교민이 늘어난  아스타나에서 살게 되었기에 선화나 저나 기뻐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며칠 동안 집을 구하러 다니느라 젊은 단원들과 어울리다 보니...더 재미있고 활기찬 요즘입니다.

2. 단기 선교 여행팀

방학이면 많은 단기 선교 여행팀들이 아스타나를 찾습니다. 아스타나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들과 밀접한 교제를 나누고 살아가는 저희로선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단기팀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도 한국, 알마티 등지에서 이곳 아스타나로 많은 단기 여행팀들이 올라 왔었습니다.

아스타나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도가 높아 지면서 알마티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이 세운 교회에서도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아스타나로 많은 정탐 팀들을 보내고 있는데...이런 팀들은 구체적으로 전도하는 일보다도 아스타나를 밟아 보고 기도하는 일들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보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매년 빠짐없이 여름마다 아스타나로 단기팀들을 보내고 있는 2주 정도의 기간으로 방문하는 미국 CCC가 대표적인 팀입니다. 그들은 교회(주로 나사렛 교회)에서 영어 교실을 열고, 학교(주로 아스타나 의대)의 기숙사를 방문해 현지 학생 2명 당 1인 비율로 직접 만나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저희 장로교회에도 이번 여름 단기팀이 한 팀 찾아 왔습니다. 서울의 평화 교회에서 왔다는 지민, 현주 라는 이름의 두 자매와 알마티의 베들레헴 교회(정준모 목사님) 의 레나 자매가 함께 팀을 이뤄 교회를 방문한 것입니다. 특별히 이 자매들은 각각 피아노(현주), 바이얼린(지민)이라는 특기를 살려 교회에서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뜨거운 마음을 표현했는데....시편 23편이 러시아어로 적힌 칠판 앞에서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를 연주하는 모습은 하나님께서 친히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길 기대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함께 온 레나 자매는 알마티의 "알마티 국립 대학" 한국어 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데...뛰어난 율동 솜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장로교회에서는 그런 율동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자매가 없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레나 자매가 와서 활기찬 음악에 맞춰 보여 준 율동은 시기 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왼쪽 사진의 제일 왼쪽에 서 있는 자매가 바로 레나 자매인데...아마도..."손을 높이 들고 주를 찬양..." 의 율동을 하고 있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단기 선교여행팀에 대해 약간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접 선교지에 나와 있어 보니 단기 선교 여행팀의 역할도 참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준비되지 않은 관광 성향의 선교여행이라면 지양해야 하겠지만....이렇게 준비된 맘으로 찾아오는 단기팀들은 선교지의 선교사들에게 재충전과 위로의 시간들을 안겨 주고 있으며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단기팀을 기다리며 기도로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교회가 더욱 든든하게 서 가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있기에 제게 있어선 '단기 선교 여행팀 무용론'은 이미 힘을 잃고 있습니다. 단기 선교 여행을 통해 더욱 많은 관심이 선교지에 집중 되고 더욱 많은 자원들이 이 곳으로 동원되기에 잘 준비된 선교 여행은 한국 교회에 필요한 사역임이 분명하다 하겠습니다.

3. 아스타나 정탐 여행

새로운 선교지로서 아스타나에 대한 관심이 까작스딴의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증폭되어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물론 인구 100만이 넘는 알마티에도 여전히 많은 선교사가 필요하지만...이미 알마티 한인 선교사 협의회의 회원 수가 50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활동하고 있기에 여러 선교사님들이 새 수도 아스타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 오고 계십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여름 아스타나를 찾아 오신 일행입니다. 왼쪽의 두 형제는 부산의 부민교회에서 단기선교를 위해 알마티 라큼 교회로 나와 있는 귀한 형제들입니다. 둘은 태권도로 사역을 하고 있는데 이미 저희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라큼 교회 안에 매트를 깔아 놓고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두 형제 옆에 있는 분이 알마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WEC 소속의 이드림 선교사님 이십니다. 지난 7월 말까지 라큼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시다 최근...알마티의 빈민가를 중심으로 펼치는 WEC의 팀 사역에 전념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알마티 라큼 교회를 통해 우리는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기에....아스타나를 방문하는 동안 저희 가정을 방분해 주셨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알마티에서 맛있는 단무지와 어묵을 가져 와 주셨고....방문 덕분에 아스타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호주 선교사님(WEC 소속의 데이빗&리즈) 가정도 방문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 사진 속의 두 형제는 이미 한국으로 들어 가 있습니다. 모두 까작스딴을 무척 사랑하는 형제들인데....그들의 장래를 하나님께서 잘 인도하셔서 선교지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로 세워 주실 줄 믿습니다.

4. 김동환 선생님 가정, 안병재 선생님의 방문

이미 our story에서 소개된 대로 알마티 한카 병원(한국-카자흐스탄 친선 병원)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안병재, 김동환 선생님 가정이 이번 여름 아스타나를 방문하셨습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바라보예까지 가는 강행군을 했고...덕분에 올해 10월 한국으로 들어가시는 김동환 선생님 가정은 북부 까작스딴의 아름다운 호수를 만끽하실 수 있었습니다.

바라보예는 호수 이름입니다. 바라보예 호수 근교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4개의 커다란 호수와  소나무, 비자 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보시는 사진은 바라보예 호수 옆의 작은 체바치예 호수를 배경으로 한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안병재-김동환 선생님 부부-선화입니다.

한국에서 사시는 분들이야...뭐 그저 그런 바닷가 절벽 위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바다가 없고 밋밋한 호수만 있는 까작스딴 생활을 1년 이상 한 사람이라면 이 바라보예의 모습에 입을 딱 벌리고 맙니다. '까작스딴에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라고 놀랄 수밖에 없지요.

사진은 바라보예 호수가에 서 있는 형민이와 세진이(김동환 선생님 아들)의 모습입니다.

바라보예는 4개의 호수 가운데 가장 물이 맑지 않다고 말들 하지만...우리가 본 호수 물은 맑고 반짝 거렸습니다.

 차가운 느낌이 발끝에서 전해지는 호숫가에 발을 담근 형민이는 물을 첨벙 첨벙 튀겨 가며 나올 줄을 몰랐습니다.

호수를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형민이를 달래서 바라보예를 떠나야 했던 우리 마음도 허전할 만큼 호수는 아름답고 평화로왔습니다.

2002년 여름은 까작스딴에서 1년을 보내고 맞는 여름이라 한결 여유 있고 바빴던 시간이었습니다. 여름이 무척 짧은 아스타나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은  여름 과일이 들어가기 전에 부지런히 수박이나 듸냐를 사 먹어야 하고 해질 녘의 산책도 부지런히 다녀야만 했습니다.

8월 말인 요즘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어 오고 있습니다. 언제 여름이 왔나 싶더니...벌써 한국의 늦가을 같은 바람이 불고 있는데...저녁 기온이 영상 10도 정도로 뚝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 더욱 스산한 밤입니다.

방금 새로 집을 구한 구정아 단원의 집으로 이삿짐을 날라 준 뒤 집으로 들어 왔는데...어찌나 밤바람이 차가운지... 정말 여름이 끝나감을 실감하게 됩니다. 아스타나는 10월이면 이심 강이 얼고 겨울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듬해 4월까지 긴 겨울을 지나야 합니다.

그래도 아직 남쪽으로부터 수박 같은 여름 과일들이 수송되고 있습니다. 이틀 전에 바자르(시장) 근처에서 18Kg 짜리 수박을 하나 샀는데 올해 들어 가장 잘 익은 빨간 수박이었습니다. 이곳은 수박 가격이 엄청 쌉니다. Kg당 15텡게(140원) 정도니까요... 웬만큼 큰 수박이라면 10kg 정도 나가는데...1400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셈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한국에서는 그 정도 수박을 사려면 약 만원을 줘야 했었는데...어떻습니까?  게다가 이번처럼 18Kg이나 나가는 수박은 한국에선 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02년 여름....까작스딴의 수박을 먹어 가며 아쉬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방문객들과 방문들로 점철된 이번 여름은 우리 가족에겐 참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수박을 좋아하는 형민이는 거실에서 아빠와 함께 수박을 먹으며 눈웃음을 치고 있습니다. 수박의 시원하고 단 맛을 이제 확실히 알았나 봅니다.

테니스 반 바지를 입고 있는 저 역시....운동하고 돌아와서 먹는 시원한 수박의 행복을 경험하고 있나 봅니다.

이제 곧 9월이 다가옵니다. 벌써 여름이 간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수박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내일은 바자르에 나가 커다란 수박 하나를 사 가지고 와야 겠습니다.

그리고...... 형민이랑 잘 익은 수박 한 입 배어 물고 다시 한 번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해야겠습니다.     2002.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