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까작스딴 이야기 (5)  2002.2.28 -7.9

매 맞는 아이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2/28    조회 : 170

17개월이 다 되어가는 형민이는 요즘 고집이 생겼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우리 부부가 잘못하는 형민이(ex, 고가품 집어 던지기, 컵에 담긴 물 바닥에 뿌리기...)에게 야단치는 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여나 아이를 버릇없게 기르지나 않을까 싶어..돐이 지나면서 형민이에게 꾸중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최근 들어선 주로 꾸중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선화가 조그마한 빗을 가지고 들고 와서...손바닥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 꾸중을 해도 형민이의 반응은..."아아..."하는 소리를 내며 오히려 반항(?)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눈치가 많이 생겨..엄마가 아무리 빗을 들고 화가 난 시늉을 해도 형민이는 엄마가 쉽게 보이는 겁니다.

그러던 중 어제..형민이가 혼자서 의자 위에 올라가 저희 집 오디오의 CD를 열고 우리가 아끼는 CD한 장을 꺼내어 손톱으로 쫙...금을 그어 놓고 CD를 쥐고 유유히 방을 빠져 나오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선화가 가까이 가서 "그거(CD) 엄마 한 테 줘..." 했더니..이번에도 형민이가 "아..."하면서 바닥에 CD를 던져 버렸습니다. 보통 이 정도되면 형민이는 엄마가 매를 들고 달려올 거란 걸 알고 인상을 찌그러집니다.

선화가 긴 나뭇젓가락을 들고 와서 나무라자 형민이는 울면서 오히려 고집을 부리면서 잘못했다고 말하길 거부하더군요...

제가 이런 걸 그냥 못 보지요...형민이가 선화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제가 선화 손에 있던 나무 젓가락을 뺏어 형민이 종아리를 11대 때렸습니다.(정신없이 때렸지요...)뭐...상당히 화가 나더라구요...뭐 이런 녀석이 있나 싶고...

전 못 봤는데..선화 말로는 형민이는 기습적인 공격에 놀라고 아파서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합니다.

잠시 후...형민이는 울고..잘못했다고 빌어라고 하고..난 뒤..선화와 전 형민이를 번갈아 안아 줬습니다.

그리고 아빠 품에 안겨 흐느끼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 때 제 맘에 후회가 되더군요..'안 때릴 걸....쬐그만 게 때릴 게 어디있다고...' 형민이의 종아리를 어두운 방 안에서 열어 보았습니다. 빨갛게 줄이 나 있는 종아리를 보니까..제 맘이 많이 아팠습니다.

형민이를 때리니까..제 맘이 더 아픕니다. 우리 부모님도 그러셨을테고..우리 하나님도 그러실 거지요..

형민이를 때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버릇없는 아이로 자라지 않으려면 매를 아끼지 않아야 겠지요...어느 덧 아이를 위해 매를 드는 부모가 되어 버렸습니다.

 

봄 처녀 재 오시네...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3/13    조회 : 138

지난 겨울을 지나면서 우린 너무 감사하며 살았습니다.이번 겨울이 그렇게 춥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12월 초에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위가 밀어 닥쳤을 때...앞으로 남은 1,2월을 어떻게 보내나...걱정이 많았지만...1930년대 후 처음이라는 이상 온난현상으로 이곳은 아무리 추워도 영하 20도 대를 유지했습니다. 보통 1,2월에 영하 40도의 추위가 3-4번 닥친다고 하는데..그런 추위가 오지 않았던 거지요.

그렇게 2월이 지나고...3월을 맞은 지 13일이 지났습니다. 3월에 들어서니까...이제 아무리 추워도 3월인데...하며 의기양양해 지더군요.

이곳 사람들은 3월이라도 아주 춥다고 얘기하지만....유난히 따뜻했던 이번 겨울을 보내면서 올해는 춥지 않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물론 이곳은 춥지 않다고 하더라도 늘 영하 10도-20도의 기온입니다. 하지만 그 기온도...3월 들어서면서 부터는 영하 10도 이하로도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아스타나 특유의 바람이 불 때면 영하 5-6도라고 하더라도 뼈마디를 파고 드는 추위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기온만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이제 겨울이 끝나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아스타나는 맑은 날이면 기온이 떨어지고 흐린 날이나 눈이 오는 날이면 따뜻합니다. 찌푸렸던 지난 겨울의 잿빛 하늘도 3월 들어서면서는 맑은 하늘로 자주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도 밖에는 눈보라가 일고 있지만...이제 추위는 끝이 나고 있다는 희망에 차 있습니다. 아무리 눈이 내려 봤자..햇님이 반짝하면 눈은 자취도 없이 감춰질 테니까요...아직은 춥고 눈이 내리는 겨울이지만...이제 저만치 봄이 와 있음을 실감합니다.

봄이 온다고 생각하니....신학기의 교정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과 기대감과 활기참이 이곳에서도 그려 집니다. 또 이곳에서도 그런 기온을 느껴 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어쨋든 이곳도 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지난 겨우내 움추려 있던 저희 가족에게도 봄소식은 기쁜 소식입니다.

 

우리는 2주간의 휴가를 떠납니다.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4/03    조회 : 140

2002년 4월 4일 우리는 휴가를 떠납니다.

국제협력의사는 1년에 15일간의 휴가가 있습니다.

제가 2001년 4월 23일부터 협력의사 업무를 개시한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는 4월 23일까지 첫번째 휴가를 다녀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첫번째 휴가는 날아가 버리고 마니까요...

휴가를 위해 우린 여러 가지를 준비해 왔습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위해서도 지금쯤 한 번의 휴가를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린..우리가 가지 못했던 곳으로 휴가를 떠나려고 합니다.

다녀와서 그 곳의 얘기들을 들려 드릴께요...

아마 2주 정도는 홈을 비울 것 같습니다.

방명록에 올라올 상업성 게시물 걱정이 좀 되고...새로운 내용을 기대하시는 많은 분들께 약간 죄송한 맘을 가지면서 떠납니다.

건강하세요. 또 연락드릴께요...

  

아빠...아빠...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4/29    조회 : 101

저는 요즘 형민이가 날 바라보며 "아빠...아빠..." 라고 얘기하는 소리 듣는 행복감에 빠져 삽니다.

지금까지 형민이는 엄마라는 발음은 정확하게 했지만...아빠라는 발음은 "빠..." 또는 "바..." 등 다양한 음색으로 나타났었습니다.

그런데 휴가를 전후로 해서 아빠라는 단어를 천천히 또렷하게 발음하는 형민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거실에서 안방으로 들어오다가 무심코 형민이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형민이는 손가락으로 절 가리키며 "아...빠..." 라고 하며 함박 웃음을 짓습니다.

밤에 잘 때도 전에는 엄마 혼자서도 잘 재웠는데..요즘은 아빠를 찾기 때문에 아빠가 옆에 같이 누워야 잠이 듭니다.

형민이는 잘 때 자장가를 불러 줘야 자는데...요즘 선화가 부르는 자장가는 우리가 유년주일학교 시절 즐겨 불렀던 찬송이기도 했던 "샛별 같은 두 눈을 사르르 감고 주님의 이름을 부르노라면 우리 주님 마음에 대답하는 말 아이야 나는 너를 사랑하노라..."입니다.

엄마가 부르다 지치면..아빠가 또 부르지요..아빠는 레퍼토리가 다양합니다. 가스펠 송도 부르고 찬송도 부르고..형민이가 자기 전에는 우리집 성가 발표회가 열리는 셈입니다.

하루는 밤에..형민이가 잠꼬대를 하면서 "아빠..."하고 부르다가 다시 잠이 드는 걸 봤습니다. 또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자 말자...막 울어 대면서..."아빠...아빠..."하면 절 찾는 걸 봤습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텐데...오전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아빠와 함께 있고 최근 휴가기간 동안 하루 종일 형민이를 안고 다녔기에 형민이와 아빠는 너무 친해졌습니다.

맛있는 밥과 반찬을 준비하는 엄마도 좋지만...아슬아슬한 비행기도 태워 주고 과격한 놀이(?)로 형민이를 즐겁게 해 주는 아빠는 이제 형민이에겐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이제 형민이의 생각 한 쪽에는 "아빠.."가 크게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아빠.."라고 부르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너무 행복해 집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행복합니다.

 

슬픈 형민이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5/05    조회 : 128

여행을 다녀와서 제일 많이 달라진 사람은 바로 형민이 입니다.

겨울내내 집안에서만 지내다보니 형민이의 세상은 조그만 했는데... 그러다보니 늘 낯을 많이 가리고 새로운 자극들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아이였지요.

이번 여행동안 형민이의 세상은 많이 넓어졌습니다. 책에만 있는 멍멍이들과 비둘기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은 형민이에게 대단한 사실이었지요.

다음은 형민이가 여행을 통해 배운 것들입니다.

1. 까까.... 이곳에는 한국처럼 맛있는 과자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들어온 비싼 비스켓들이 있기는 하지만.... 과자는 맛있는 것이다.... 라는 걸 알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에서 과자의 맛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까까라는 말도 배워서 요즘엔 '까까'하면서 과자를 찾습니다.

2. 맘마 먹이기.... 우리는 여행동안 한 동물원에 갔었는데 거기서 형민이가 양에게 풀을 먹였답니다. 소리를 지르면서 좋아했지요. 요즘에는 책이나 TV에서 동물이 나오면 방바닥에서 뭔가를 집는 시늉을 하고는 들고 동물에게 갑니다. 맘마 먹이러...

3. 무-울.... 형민이가 일찍부터 하더 단어중에 '물'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물'에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보통때는 마시는 물이지만 때로는 물고기, 바다, 오이 등을 가르킵니다. 물고기를 잘 못보고 지내던 형민이에게 물속을 헤엄치던 물고기는 아주 신기했지요. 그리고 맛도 있고(형민이는 고기보다 생선을 더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종이와 볼펜을 가지고 와서 '무울...'합니다. 물고기를 그려달라는 거지요. 그리고 TV에서 바다나 고기가 나오면 아주 좋아합니다.

4. 슬퍼요.... 감정의 폭도 넓어졌어요. 엄마, 아빠를 부를때도 감정이 들어가서 상황에 맞추어 높낮이가 다양하지요.

요즘에 잘 보는 몇 안되는 비디오 중에 '못난이 개구리'라는 동화 만화가 있는데, 우리가 잘 아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마지막 장면에 못난이 개구리가 엄마의 무덤가에서 서럽게 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매번 그 장면을 볼 때 형민이도 아주 심각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그러다 엄마한테 안겨 '엉엉'웁니다. 우린 그 모습이 귀엽구요.

5. 자동차도 잘 타요.... 지난 겨울에 사준 자동차는 지금까지는 그렇게 사랑 받지 못하던 장난감이었는데 요즘엔 다르답니다. 형민이가 방향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여기저기 타고 다니지요. 엄마가 방에 들어가면 방으로 타고 오고 거실에 가면 거실로 타고 따라옵니다. 이런 장난감은 19개월이 되어야 탈 수 있나봅니다.

6. 대답도 잘 해요.... 누가 '이렇게 하자'하면 꼭 '에-'하고 대답합니다. 처음에 시작은 엄마한테 혼나고 하서 '이젠 잘 할꺼지?'하면 대답을 하게 시켰는데 요즘엔 누구에게나 대답을 잘 합니다. 그리고 엉뚱한 물음은 마치 알아듣는듯 대답을 안하고 멀뚱 쳐다보지요. 정말로 다 알아듣는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형민이 많이 자랐지요. 이제 형민이가 해야할 과제는 '쉬- 가리기'와 '밤에 우유 안먹기'입니다. 다함께 화이팅! 해 주세요.

 

세간살이 팔기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5/08    조회 : 157

이곳에 올 때 3년쯤 있을 예정이었으니까 짐은 최소한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이곳의 전세집들은 한국과는 다르게 기본적인 가구와 전자제품들을 갖추고 있거든요. 집세가 비쌀수록 갖춘 물건들이 많기 마련이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계약을 하면서 요구할 수 있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살림살이라는 건 살아갈수록 늘어나네요. 벌써 후라이팬, 주전자, 부엌칼 등 주방용품을 샀고 후라이팬은 교체할 시기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아스타나에 와서는..... 알마티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세간살이들을 적게 갖추고 있는데 그래서 여러가지 물건들을 사게 되었습니다. 진공청소기, 전기 난로, 냉동고, 그리고 최근에는 TV를 샀고 조만간 세탁기도 사야합니다. 한국에 두고 온 것들이 있지만 꼭 필요한 것들은 살 수 밖에 없지요.

지난 가을에 김장김치 보관을 위해 냉동고를 샀었는데 겨울을 지나고 보니까 굳이 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팔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한국의 벼룩시장과 '이즈 룩 브 루끼'라는 신문에 광고를 냈지요. 광고 게재비는 무료입니다. 하필이면 신문이 나오는 그날 전화비가 연체되어 전화가 끊어지는 바람에 낮에는 구매자들이 전화를 할 수 없었어요. 오후에 전화가 개통되자 두명이 전화를 했는데.... 내가 어둔한 말로 우리 냉동고 가격을 이야기하고 보러 오라고 했지요.(나는 러시어어로 말을 하는데 그쪽에선 러시아어로 이야기해달라더군요....@#$%^)

그 중 한 사람이 저녁에 우리 집을 방문해서 냉동고를 보더니 그자리에서 지갑을 열어 돈을 놓고는 사 갔습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린 너무 놀랐지요. 그리고 새것이긴 해도 성에가 너무 많이 끼이는 러시아제 냉동고라서 가서 잘 작동을 할 지... 마치 딸 시집 보내는 것처럼 갑자기 걱정이 되었어요. 한번만에 팔린 것도 놀라운데 거기다가 내가 말을 잘 못하는 바람에 더 비싸게 팔게 되었지요. '드바짜찌 띠시챠'(2만)라고 여러번 했는데도 이 사람이 말을 잘 못알아듣고 '드바짜찌 아진 띠사챠?'(2만 천?)하길래 그냥 그렇다고 했거든요.

이 냉동고는 한국돈으로 29만원에 산 건데 21만원에 팔게 되었답니다. 안그래도 생활비를 떼어 여행경비로 많이 지출한 상태여서 긴축 재정 중이었는데..... 늘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물질을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이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중고물품을 잘 구입해 쓰고 있기때문에 대부분 가격들이 높게 팔립니다. 중고차도 마찬가지고..... 한국에선 우선 중고라면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데.... 다른 물건들도 나중에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카자흐스탄입니다.

 

한국-미국 전을 보고 난 뒤...한국 화이팅!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6/11    조회 : 85

2002 한국-일본 월드컵의 한국 첫 경기 한국-폴란드 전은 아쉽게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TV에서도 이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그런 아쉬움 중에서...이곳에서 한국의 경기를 볼 수 있다는 낭보를 접했습니다.

아스타나에 있는 극장인 시네마 시티의 작은 홀에서 월드컵 전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곳에서는 한국-폴란드 전도 중계를 했었다고 합니다.

형민이와 선화와 함께 우리는 이곳으로 갈 수 있었고(변찬석 선교사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아스타나의 한인들이 모여 대구에서 벌어진 한국-미국 전을 응원했습니다.

이 영화관은 위성안테나를 통해 러시아의 엔떼베 플루스 라는 축구 전문 채널을 통해 화면을 수신받고 있었습니다.액정 비전을 통해 영화와 같은 화면으로 보았습니다. TV보다 훨씬 크고 실감나는 화면이였지요..

경기가 시작될 때..온통 빨간 색으로 물든인 관중석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곳에 모인 한국 사람들도 경기장과 선수들을 보며..먼 이국 만리에서 뜨거운 응원을 펼쳤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고...한국 선수들의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먼저 한 골을 허용해서 끌려 다니는 경기를 하자..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특히 눈썹 위가 찢어진 채 붕대를 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황선홍 선수를 보며...한국이 최소한도 비겨야 하는데...하며 모두들...안절부절했지요...

이을용 선수의 패널티 킥이 빗나가자..불안한 예감을 모두들 떨쳐 버리질 못했습니다.

하지만...후반전이 시작되고 한국 선수들의 몸이 더 빨리 움직이자...우리가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고...황선홍과 교체한 안정환 선수의 멋진 백헤딩 슛이 성공되자...시네마 시티가 떠나가라 우리 모두 만세를 외쳤습니다.

실패한 패널키 킥이나 종료 직접 최용수가 놓친 아쉬운 골이 마음에 남아 비긴 경기라 해도...뒷 맛이 개운하진 않지만...그래도 시간이 흐를 수록 초조해지는 상황 속에서 침착하게 동점골을 기록해 준 한국 선수단 모두에게 흐뭇한 박수를 보냅니다.

부상 투혼을 불태운 황선홍 선수...비록 패널티 킥을 놓쳤지만 침착하게 만회골을 어시스트한 이을용 선수,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측면공격을 시도한 박지성 선수, 흔들리지 않고 수비의 중심을 지켜 준 홍명보 선수, 늘 미소 띤 표정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닌 송종국 선수, 상대편 플레이 메이커를 차단하느라 애를 쓴 김남일 선수,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왼쪽 공격을 펼친 이천수 선수, 큰 키에 지지 않는 몸싸움으로 우리를 흥분시킨 설기현 선수,결정적인 골 하나로 한반도를 구한 안정환 선수, 문지기 이원재 선수 모두...수고하셨습니다.

이 날 내친 김에 우리와 경기할 포르투갈-폴란드 전도 봤습니다. 포르투갈이 4:0으로 이기더군요..

어떻게 미국이 포르투갈을 이겼는지 모르겠지만...미국전의 결과와는 상관없이...포르투갈에게 이겨야만 16강으로 갈 수 있기에...마지막 포르투갈 전을 기대해 봅니다.이게 다 미국이 포르투갈을 3:2로 이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죠..히딩크 감독이 힘들겠네요..

포르투갈은 객관적으로 우리보다 앞 선 팀이라..한국의 투혼을 다시 한 번 기대합니다. 사실 미국과 비긴 것도 한국의 투혼이었으니까요...

오는 금요일 한국의 16강행을 희망하며 다시 이곳 아스타나에서 한국을 외칠 겁니다.

한국..화이팅!

 

야아아---, 우라!...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긴 날....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6/19    조회 : 78

우라!(러시아 어로 만세!)

2002년 6월 18일 까작스딴 시간 오후 9시 10분....안정환 선수의 헤딩슛이 골 네트를 가르는 순간...우리들의 마음도 첨벙 네트에 떨어졌습니다.

"아......이겼다." 골든 골이 들어가는 순간....선화와 형민이..우리 모두는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 치며..아무리 나눠도 양이 차지 않는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후반이 시작되기 전...TV에서 광고가 계속되는 동안 전 선화에게 말했습니다.

'웬지...이렇게 1대0으로 끝날 것 같지 않아...아마 우리가 지더라도 반드시 우리 팀의 누군가가 한 골을 넣을 거야...그런 예감이 들어...'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를 생각하면 불가능해 보이는 예상이지만...웬지 이렇게 주저 앉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경기 내내 안정환 선수에 대한 러시어어로 들리는 해설자의 얘기가 들렸습니다. "그는 지금 이탈리아의 세리아 A에서 뛰고 있는 선수다..지금..패널티 킥을 놓쳤다."

이 얘기가 계속 반복되는 동안 안정환 선수의 심적 부담이 계속 느껴졌고..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하는 안정환 선수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이 불끈 쥐어 졌습니다.

'그래 끝까지 해 보는 거야....'

하지만..후반 내내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하자..제 맘 속에도 그늘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여기까지 올라온 게 어딘데...16강을 달성했으니...이정도만 되어도 만족할 수 있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탈리아를 꺾고 스페인과 4강전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견고한 이탈리아의 수비를 보면서 이탈리아는 8강에 올라갈 만한 팀이란 생각이 점점 짙어졌습니다.

그런데...

경기 종료 2분 전..패널티 라인 안으로 주인 없는 공이 흘러 들었고 설기현 선수의 발에 걸린 골은 여지 없이 상대편 골안으로 들어갔고..이 때 우리는 심장이 멎는 듯한 기쁨에 빠졌습니다.

"야아아......" 아무리 소리 질러도 막힘이 없는 함성...

아마 한국의 아파트 촌에선 땅이 꺼져라 큰 함성이 들렸었겠지요?

연장전에 들어갔을 때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연장에선 우리 선수들이...밀어 부쳤고...연장 전반 종료 전..상대편의 골잡이 토티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되는 사태에 이르렀죠..

사실..TV화면을 보면서 우리가 패널티 킥을 받는 게 아닌가 섬찍한 순간이었지만...오히려 상대편이 퇴장되게 되어...나중에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았죠..

그래서 승부차기를 가면 안되고..깨끗하게 한 골 더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며...전반 후반을 응원했습니다.

아........

안정환 선수의 골이 들어가는 순간..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기쁠까...하는 생각과...

북한과 함께 남한이 아시아에서 2번째로 8강에 오른다는 생각과...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차례로 깼다는 생각에...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날 줄 모르는 안정환 선수와 함께 내 맘도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안정환..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에서 주전으로 뛰지도 못합니다. 주로 벤치를 지키는 선수인데..

그가 뛰고 있는 빅 리그..세계적인 축구 강국 이탈리아를 파선시키는 천금의 골든 골을 넣었으니...얼마나 가슴이 벅찰까요...내 가슴도 이렇게 쿵닥거리는데....

게다가 그는 패널티 킥도 실축했었는데...

 

경기가 끝나고 광고가 시작되어도...

우리의 흥분은 끝날 줄 모르고..

저는 이렇게 지금의 감정을 적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전화오고..이곳의 여러 교민들에게서도 전화가 왔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인사를 전합니다.

"축하합니다. 이겼습니다...스페인도 잡고..결승까지 갑시다...."

 

수련회 답사...바라보예를 다녀왔습니다.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7/04    조회 : 49

지난 7월 2일...아스타나 장로교회에서 이번 여름에 가지게 될 수련회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까작스딴의 알프스라고 불리우는 "바라보예"를 다녀왔습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한 초원으로 상징되는 까작스딴은 산을 보기 힘든 나라입니다. 알마티에는 톈샨 산맥이 있어서 산이 있지만 대부분의 국토는 지평선으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아스타나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바라보예"라는 곳은 많은 호수와 산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절경을 가지고 있어서 까작스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번 여름..이곳에서 수련회를 가지기로 하고...이웃 교회, 목사님, 사모님, 현지인 청년회장등과 함께 차 2대에 나눠 타고 바라보예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운전을 하고 다녀왔는데..갈 때 300Km 올 때 400Km 모두 700Km정도를 당일에 다녀오느라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하필 이날은 아스타나와 위쪽 꼭쉬타우 쪽으로 비가 많이 와서 도로 중간 중간 공사 구간에서는 타이어가 푹푹 빠지는 황토길을 통과하느라 애를 먹었고 자갈밭과 울퉁불퉁한 구덩이로 이루어진 도로를 통과하느라 차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차체가 흔들리고 쿵쾅거렸던지..믿기지 않는 현상이 차 안에 벌어졌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도로 위에서 차가 쿵 하고 구덩이에 빠지 때마다 차 내부에 흙탕물이 튀기는 현상이 목격된 것이죠...원래 차 앞 유리는 차체에 단단한 접착제로 붙어 있는 법인데..어찌나 차가 상하로 흔들렸던지 이 접착제가 떨어졌고 결국 유리가 차체에서 떨어지게 되어 그 사이로 흙탕물이 들어오게 된 것이랍니다.

바라보예의 절경과 여러 얘기는 다음에 소개하고 이 날 얼마나 어려운 여정이었는지만 좀 더 얘기할 께요..

원래 이 날 ..형민이와 선화는 함께 가려고 했으나 형민이가 열이 많이 나는 바람에 저만 가게 되었습니다.

아침 9시 반에 출발한 일행은 오후 4시 반이 되어서야 바라보예에 도착했고(비가 몰아 치고 도로가 좋지 않아 빨리 갈 수 없었습니다) 그 곳에서 숙박시설과 주변을 둘러 보고 식사를 마친 뒤 저녁 7시 반에 출발해서 다시 아스타나로 차를 몰았는데...새벽 1시가 되어서야 아스타나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바라보예에 도착했을 때는 지금까지의 고생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였고 오히려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절경이었습니다. 커다란 세 개의 호수..한국과 같이 이어지는 산맥, 마치 마이산과 같은 바위 절경, 남해안에서 봤던 것 같은 물과 절벽...이 모든 것이 까작스딴에도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은 더 아름답습니다. 바라보예의 절경을 보며..한국을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하지만...이런 경치를 지난 1년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저로선...바라보예는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오는 7월 4째 주..아스타나 장로교회는 교인들과 함께 이곳의 문화회관을 빌려 수련회를 가지게 됩니다. 온 교회가 이 일을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는 길이 좋지 않고..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인데도...우리 가족도 함께 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곧 바라보예의 절경과 선교지 교회의 수련회 소식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기도해 주세요.

 

내가 정신없었던 이유..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7/09    조회 : 75

지난 두 주간은 제게 있어선 분주하게 보낸 시간들이었습니다.

까작스딴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안정적인 가정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가 이렇게 바쁘고 혼란스러웠던 이유는 몇 가지 됩니다.

1.새로운 집으로의 이사

2.형민이가 일주일 동안 심한 고열, 설사를 보이며 아팠던 점.

3.바라보예 답사 등으로 자동차 수리와 지친 육신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 점

4.지난 99년 이후 별 문제 없이 운용되던 홈페이지가 넷츠고의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때문에 쫓기듯 지난 몇 주를 보내다가..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지난 일들을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형민이가 발열이 멎고 전처럼 활기차게 놀기 시작하면서 우리도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동차도 몇 가지 손을 보고 새 집에서의 생활도 좋아졌습니다.

끝까지 절 괴롭히던 네츠고의 서비스 중단 사태는 후속 회사인 네이트로 홈페이지를 이전해서 계속 사용하려고 했으나 ...홈계정 용량 증설이 현재 되지 않는 상태이고 ftp기능이 없고 여러가지 문제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어서

앞으로 네티앙으로 홈을 옮길 생각입니다. 벌써 네티앙에 프리미엄 홈페이지 가입을 신청했고 넷츠고의 화일들을 그 쪽으로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넷츠고의 후속 회사인 네이트를 탈퇴하진 않고 게시판,방명록,카운트 등...추억이 깃든 넷츠고의 장소들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넷츠고의 메일은 아웃룩 익스프레스를 통해 POP3,SMTP 지원이 되는 방식이어서 네츠고 홈에 접속하지 않아도 쉽게 메일을 송수신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바뀐 네이트에선 메일 송신이 되지 않으므로 이것 역시 아웃룩 익스프레스가 지원되는 네티앙의 프리미엄 메일을 신청했습니다.

 

이제부터 저희 집으로 보내시는 메일은 holy3927@netian.com 으로 보내시면 됩니다.

톱니바퀴 처럼 돌아가는 생활에 조그마한 문제가 생겨도 우린 이리 저리 흔들리곤 합니다.

새로 정착된 시스템에서 우리가 가진 달란트를 열심히 사용해서 하나님을 섬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