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까작스딴 이야기 (4)  2002.1.9 - 2.21

형민이 길들이기

글: 이성훈  날짜 : 2002/01/09    조회 : 94

지난 5일이 생후 15개월이었던 형민이는 이제 우리와 많은 의사소통을 하고 지냅니다.

형민이는 부엌이나 안방의 창문가를 아주 좋아하는데 그 위에 세워 놓으면 눈 앞에 보이는 바깥 풍경을 일일이 손으로 가리키며 우리에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합니다.

몸을 약간 숙여 커다란 네모를 그리면서 뭐라고 얘기하는데..내용도 꽤 길고 설명도 제법 자세합니다.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는 우리 눈을 쳐다 보면서 동의해 줄 걸 구합니다. 그러면 우린 둘 다..."그래..그래..맞아.." 하면서 형민이의 설명에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지요...

형민이가 부엌에 있을 때면 선화는 후라이팬을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고 많은 심부름을 시킵니다.

"형민아 기름 줘...(식용유를 가져다 줍니다)"

"형민아 접시 줘...", "형민아 쟁반 줘..." 신기하게도 형민이는 이제 접시와 쟁반을 구분할 줄 알고...엄마가 바쁘면 기다릴 줄도 압니다.

그러면서도... 요즘 고집도 세어지고 요구가 많아졌습니다.

자기가 먹는 물통을 가져와 달라고 하고..물통의 물을 이 병에 옮겨 부어 달라고 하고....밥 먹다 말고도 이제 거실에 가서 놀자고 보챕니다. 또 물통의 물을 바닥에 뿌려 놓고 손바닥으로 휘젓는 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이런 건 어느 정도 받아 줄 수 있지요...

그런데...받아 줄 수 없는 응석을 부리기도 하는데...

저녁에 목욕을 하고..기저귀를 채우고 옷을 입히려고 할 때...옷을 입기 싫다고 거부(?)하며 보채면서 운다던지...

먹기 싫다고 숟가락을 던진다던지....아빠 얼굴을 한 번씩 할퀸다든지..(전 얼굴에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이 녀석 때문에..) 하면 엄마와 전쟁이 벌어집니다.

형민이도 물러서지 않고 세상이 떠나가라고 울고 선화는 날 더러 저 방으로 가 있어라고 한 뒤 형민이의 버릇을 고쳐 주기 위해 소리를 내기도 하고 손바닥을 때리기도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늘 형민이를 버릇없게 키우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돌이 지나면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선화는 될 수 있으면 매를 들려고 하지 않지만...말도 안 되는 응석을 부리면서 마음대로 하려고 할 때면 빗 같은 걸 가지고 와서 형민이 손 바닥을 말 그대로 "톡 톡' 때리곤 합니다. 저희는 한국에서 예배당에서 버릇없이 떠드는 아이들과 공공장소에서 떼를 쓰는 아이들...그리고 그 아이를 그냥 내 버려 두는 부모들을 보면서..우린 저렇게 아이를 키우지 말자고 수차례 다짐했었습니다. 물론 이젠 어느 정도 이해도 되고..어려운 일인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제 멋대로 하는 걸 그냥 둘 순 없습니다...저 역시 사람은 어릴 땐 회초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민학교에 들어갈 때 쯤 되면..오히려 말로 하는 게 좋지만...

선화는 형민이에게 혼을 낼 때면 항상 제게 잠시 다른 곳에 가 있어라고 얘기합니다. 아빠도 함께 혼을 내면 형민이는 갈 데가 없어진다는 거지요...엄마야 매를 든다고 하더라도 곧 이내 쉽게 친해지니까 걱정할 게 없지만...아빠는 그래선 안 되고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의기소침해진 형민이를 안아주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거지요..

물론 선화도 혼을 내고 난 뒤에는 형민이을 포근하게 안아 줍니다.

아무리 꾸중을 하더라도..그 뒤에는 반드시 안아 주지요...엄마가 형민이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가르쳐 준다는 걸 몸으로 보여 주려고 우린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어려운 점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습니다.그러나 우린 점점 다른 것들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을 더 크게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소금과 휴대폰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1/15    조회 : 96

1. 웬 소금...

지난 월요일 오후였습니다. 현관 벨이 울렸고..전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었지요..문 밖에는 현지인 꼬마 둘이 서 있었습니다. 약간 장난기 있는 얼굴로 소금을 문 아래에 뿌리면서...뭔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래 내용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새해와 관련된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하던 일도 있고 해서..그냥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게 뭘까?.." 분명..여기 아이들이 저렇게 하는 풍습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 날 오후...전 이곳의 목사님을 돕는 일로 멀리 다녀야 했고..한 현지인 자매에게 오늘 제가 겪은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게 뭐죠? 저의 진지한 물음에 자매는 활짝 웃으며...설명해 주었습니다. 지난 1월 13-14일은 이곳 까작스딴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의 설날이라고 합니다. 1월 1일이 새해이긴 하지만..러시아인들이 지키는 풍습으로는 13-14일이 새해라고 하더군요..그 날에는 저녁에 아이들이 그렇게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소금을 뿌린다고 합니다. 복을 빌어 주는 거지요..그러면 집 안에 사람은 그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 준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아차..싶더군요..전 그것도 모르고 그냥 들어와 버렸으니 말이죠...우리 나라는 재수 없다면서 소금을 뿌리는데..이곳 러시아인들은 복 받아라고 소금을 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일은 할 수 없지요..내년 1월 13-14일에는 그런 꼬마들이 찾아오면...캔디를 한아름 안겨다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새 휴대폰을 장만했습니다.

까작스딴에 온 후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휴대폰은 사양했습니다. 지난 5년간 병원 생활하면서 밤낮으로 찾아 드는 호출음과 휴대폰 소리에 강박증을 느낄 정도로 매여 있었기에..이곳 까작스딴에 와서는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휴대폰이나 삐삐가 없어지니..정말 자유롭더군요..하긴 집을 중심으로 움직이고..제가 필요한 사람은 집으로 전화하면 되니까..휴대폰이 필요하지도 않은 셈이죠...

그러다가..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휴대폰이 있었으면 하는 얘길 들었습니다. 저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절 급하게 찾고 싶을 때..저와 통화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였지요...병원으로 전화하기도 하고..집으로 전화하기도 하지만..휴대폰으로 바로 통화하는 것 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요...

게다가...한 달에 한 두번 찾아올까 말까 하는 급한 전화나...밖에 외출하는 선화를 위해서..우리도 휴대폰을 다시 가질 때가 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고..1년 만에 다시 휴대폰을 장만했습니다.

이곳은 한국처럼 CDMA 방식이 아니고 GSM 방식입니다. 그러니까..기지국을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위성을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이죠..전 세계적으로 GSM방식을 채택하는 국가가 훨씬 많고 사용자도 월등하게 많다는 것 아시죠? 우리나라는 CDMA를 상용화한 최초의 국가라 CDMA 방식을 못 버리고 있지만...사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은 주로 GSM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기업이 중국 CDMA 진출에 성공했다고 하지만..중국은 CDMA도 있지만 GSM 방식을 훨씬 많이 선호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CDMA와 GSM방식을 함께 사용하고 있지요..물론 GSM사용자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에서도 세계 GSM시장을 겨냥하고 GSM방식의 휴대폰을 생산, 수출하고 있는데...제가 이곳에서 그걸 구입했습니다. 철저한 애국심의 발로죠? (사실 애국심도 애국심이지만 단말기의 기능이 워낙 우수합니다.)

세계 이동 통신 단말기 1,2위 업체인 노키아와 에릭슨...그리고 모토로라 같은 다국적 기업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LG, 삼성 등 한국의 휴대폰이 더욱 더 많이 이곳으로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전화번호는 333-526-3100입니다. 만일 누군가가 한국에서 제게 전화를 하려고 한다면 001한 뒤에 7번 누르고 이 전화번호를 누르면 된다는데 안 해 봐서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까작스딴에서 부산대학병원을 나온 지 1년 만에 다시 휴대폰을 잡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사랑의 소포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1/16    조회 : 118

지난 금요일에는 반가운 소포 두 박스를 우체국에서 찾아왔습니다. 12월 초에 인터넷으로 신청한 형민이 이유식을 좀 보내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한달쯤 걸려서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크고 무거운 소포를 정말로..... 정신없이 뜯었습니다. 미리 무엇무엇 보냈는지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많은 물건들이 그 속에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미역, 김, 오징어, 참지 두개, 꽁치 하나, 거기다가 두꺼운 양말들과 속옷, 머리 고무줄과 머리띠, 콩가루, 들깨가루, 검은 콩, 좁쌀, 형민이 장난감, 책, 각종 형민이를 위한 물건들.... 그리고 '아내의 기도로 남편을 돕는다','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영의 양식'이라는 책 두권까지....

우리는 사진을 찍고 물건을 정리하는 즐거운 시간을 한참동안 가졌습니다. 그리고 반가운 꽁치 통조림을 뜯어서 먹었는데... 얼마나 맛있었는지....

거기에는 보라색 폴라 티도 하나 들어있었는데.... 그걸보니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엄마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늘 옷을 사러 엄마와 같이 다녔기때문에 어떤 색의, 어떤 스타일의 옷이 내게 잘 어울리는지 잘 아는 엄마, 이번에도 우연히 본 보라색 목티를 보고 추위를 많이 타는 선화에게 잘 어울릴꺼라는 생각을 하셨을테고(제게는 보라색과 다홍색 옷들이 잘 어울립니다.).... 이렇게 까작스딴에까지 챙겨주시는 부모님들...

아직도 전 늘 받기만 하는 딸이네요. 한국에서는 나보다도 우리집 살림살이를 잘 아는 엄마였지요.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은 각종 가구나 그릇들은 다 엄마가 준비해주셨기때문이지요. 전 원래 쇼핑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고 그당시에는 병원생활로 너무 바빴기때문에 신혼살린 준비를 같이 할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언제나 엄마가 물건을 살 때는 많은 것들을 고려해 가장 좋은 것으로 선택한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았지만 평생 우리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한번도 보이시지 않고 살아오신 부모님, 그리고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늘 미리 준비해서 내어주신 부모님, 하와이 여행이나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도 미리 1년간 적금을 넣어주셨지요. 무엇이든 혼자서 해보라고 던져놓지 않고 직접 보여주고 일러주신 부모님들.... 요즘은 요리를 하면서 엄마가 해주신 많은 말들이 생각납니다. 한번도 만들어 보지 않은 음식이라도 별로 당황하지 않는 것은 늘 엄마가 만들면서 해 준 이야기들이 떠오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까작스타에 오고나서는 인터넷도 잘 하신다는 아빠....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이곳에서 우리 세 식구가 화목하게 잘 지낸다는 소식을 자주 올려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 아빠 감사해요....

 

기생충 박멸작업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1/16    조회 : 110

오늘 드디어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디스토시드, 5시간 간격으로 세번.....

지난 9월 말 알마티 뜨루겐 계곡에서 무지개 송어회를 먹은 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형민이 아빠가 약을 먹자고 했습니다. 전 괜찮다고 했더니 나도 모르게 혼자 약을 먹었더군요.

형민이 아빠는 그동안도 가끔 간흡충에 대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했는데... 어제 어떤 환자에게 디스토시드를 처방해주면서 제 생각이 나서 약을 챙겨 왔답니다. 그리고 내일 부터 먹자고....

저도 혹시나 병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기생충을 죽이기위해.... 형민이 아빠는 다시 한번더 확인 사살을 하겠다면서 복용을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고 한시간쯤 후부터 두통과 메스꺼움이 시작되었습니다. 환자들이 이 약을 먹고 힘들어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괜찮았다는 성훈이 오빠도 이번에는 머리가 아프다면서 병원에서 돌아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지만 결국 약을 다 먹었습니다.

다음부터는 무지개송어회는 사양하겠습니다. 맛있었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누가 신선한 바닷생선회를 사주실 분 없나요? 쩝.....

 

 요즘 형민이는...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1/29    조회 : 100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형민이의 모습을 몇가지 스케치합니다.

형민이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상당히 민감했는데.... 전에는 노래가 나오면 손벽치고 발을 동동 구르는 등의 감정표현을 했었습니다.

요즘은.... 노래를 따라하지요. 작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흐ㅡㅡㅡ음---- 합니다.

형민이가 보는 비디오는 두 종류인데, 하나는 딩동댕 유치원이고 하나는 성경에니메이션입니다. 저희 부부는 비디오를 볼 때 상항 "형민아 '처음에 이 세상은--' 보러가자."라고 합니다.

그건 성경 에니메이션 주제곡인데 아주 곡이 좋습니다. 비디오가 시작되고 노래가 나오면 작게 흥얼거립니다. 음은 완전히 틀리지만 나름대로 높낮이를 조절하면서 소리를 내는게 너무 귀엽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형민이가 비디오가 보고 싶으면 엄마나 아빠 손을 잡고 먼저 '음--므--' 합니다. '처음에 이 세상은---'하고 부르는 거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기저귀를 갈고나면 형민이는 밤새 쉬-- 한 묵직한 기저귀를 들고 나갑니다. 그리고는 복도에 있는 휴지통에 버리고 오지요.

그리고 치즈를 다 먹고 난 비닐종이는 들고 부엌으로 가는데 거기 있는 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그리고 버리고, 그리고 다시 뚜껑을 닫고 옵니다. 두 쓰레기통의 차이을 스스로 이해하나봅니다.

아이를 기르는 일에는 많은 것들을 포함하는데 그중에 이발이나 손, 발톱 깍기 등이 있지요. 손톱깍는게 무엇인지 아는 형민이가 "형민이 손톱깍자."하면 먼저 화장대로 달려갑니다. 그리고는 발을 쑥 내밀지요. 손톱보다 발톱을 깍아달르는 겁니다.

이내 간지러워서 움츠러들면서도 다시 '어,어'하면서 발을 내밉니다. 사실 깍는데는 관심이 없고 놀자는게 목적인 것 같은데.... 그래서 요즘도 억지로, 때론 울리면서 손톱을 깍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 세끼 밥 먹는 자리는 늘 어수선합니다. 이젠 엄마가 떠 주는 밥은 싫고 스스로 숟가락질을 하려는 형민이 때문이지요. 열심히 휘저어서(?)숟가락에 밥 올리기 성공... 그러나 입까지 가져가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추락합니다.

거기다가 반찬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을 가르키고 그걸 고집하지요.

요즘엔 김을 주면 반드시 간장에 찍으라고 합니다. 아빠, 엄마가 하는 걸 봤거든요. 자기도 간장에 찍어서 먹겠답니다. 휴.... 전쟁입니다.

자기 전에 늘 목욕을 하는 형민이.... 어느 날은 아빠와 먼저 목욕을 시작하는데.... 바지를 벗고 양말을 벗은 형민이가 위에 있는 발수건을 가르키면서 '어,어'하더랍니다. 그건 무슨 말이냐면... 늘 엄마와 목욕을 할 때 양말을 벗고 타일 바닥에 발을 대면 차가우니까 먼저 발수건을 깔고 그 위에 세웠던 거지요. 그러니까 아빠에게도 순서대로 해 달라는 겁니다.

아침마다 아빠가 출근 준비를 하면 형민이는 두 손으로 머리를 툭툭 치면서 엄마에게 뭔가를 조릅니다. 자기도 나가겠다는 건데.... 여기선 나가기 전에 반드시 모자를 쓰니까 자기 모자를 씌워달라는 겁니다.

아예 자기 신발을 들고 스스로 신어보겠다고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빠, 엄마가 양치질 할 때는 꼭 자기도 양치질을 합니다. 문제는 자기 것은 싫고 엄마, 아빠가 하고 있는 그걸 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쥐어주면 이번엔 치약을 달라지요. 뚜껑을 열고 치약을 솔에 묻힙니다. 물론 시늉에 불과하지만 어쩜 그렇게 따라 할려는지....

따라하는 건 이것만이 아닙니다. 컴퓨터 앞에서는 마우스 잡고 이리저리, 그리고는 자판을 몇번 두드리고, 다시 마우스를.... 아빠가 하는 걸 유심히 나중에 지켜봤나봅니다.

오늘은 밥 먹다가 형민이가 혼자 의자에 앉아서 기도손을 하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을 흔들면서 옹알거리는 겁니다. 이건 아마 격주마다 우리집에서 갖는 기도회에서 어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따라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형민이도 작은 생활 습관들을 익히고 그리고 아빠, 엄마의 행동들을 보고 모방을 하기도 합니다.

너무나 귀여운 형민이입니다. 그러나 바른 부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기에 조심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

 

27번째 생일...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2/08    조회 : 130

지난 2월 6일은 선화의 27번째 생일이었습니다. 결혼하고 남편인 저와 25번째, 26번째 생일을 보냈고..이제 결혼하고 맞는 세 번째 생일입니다.

공교롭게도 2월 6일은 제 남동생인 이영훈 전도사의 생일이기도 한 지라...결혼 후 첫 생일엔 영훈이와 함께 케잌의 불을 끄던 기억이 남니다. 두번 째 생일은 여기 저기를 바쁘게 다니며 제대로 축하해 주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세번째 생일을 이곳 까작스딴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형민이가 있고 난 뒤로도 이런 기념일에 특별한 음식점을 찾아 맛있는 식사를 했었지만..번번이 형민이 탓(?)에 외출하는 것이 쉽지 않고 외출하더라도..형민이를 보느라 제대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저녁을 준비하기로 하고 집에서 생일 축하를 했습니다. 제 생일에는 주변의 손님을 청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최근에 많은 손님들이 왔다 갔기에..우리 세 식구만의 오븟한 생일 축하를 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늦게 잠이 든 형민이와 그 옆에서 함께 자고 있는 선화를 깨우지 않고...혼자서 김치 볶음밥과 계란국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선화를 깨워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수요 성경공부를 다녀 온 뒤..낮에 병원 다녀 오면서 사 온 케잌에 불을 밝히고 세 식구가 사진도 찍으면서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린 작은 가족이지만 가족이란 사실만으로 서로 큰 의지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두 가지 제도가 있는데...가정과 교회입니다. 가정은 또 교회이기도 하지요..

이곳에서 우리 가정은 여러 가지 일로 바쁘게 움직이지만..선화가 그 모든 일 가운데 서 있습니다. 선화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우리 가정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선화의 27번째 생일을 맞으며...둘이 힘을 합쳐 하나님 보시기에 흐믓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정으로 꾸려 나갈 것을 다시 다짐해 봅니다.

 

누나와 형아...

이름 : 이선화( )  날짜 : 2002/02/14    조회 : 109

오늘도 형민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요즘들어 부쩍 귀여운 짓을 많이 하고 새로운 과업들을 잘 수행해 나가고 있는 형민이의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이지요.

지난달과 이번달 계속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그 그룹들에는 대학생 자매들이 많았는데... 형민이와 아주 잘 놀아주었습니다.

"형민아 누나랑 놀자..."

"형민아 누나한테 뽀뽀..."

등등.... 누나 친구들이 많아서 형민이는 신이 났습니다.

어제는 까레이스끼 설날이라 김목사님댁에서 이곳에 있는 목사님들 가정과 때맞추어 올라온 CCC지체들과 즐거운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형민이도 덩달아 신이 났지요.

그런데.... 어디선가 "뉴냐...."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형민이가 손목사님 딸들을 향해 그렇게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신기해서 또 해보라니까 안하더군요.

그런데 그 이후로 자매들을 부르거나 할때 "뉴냐...."합니다. 누나라고 하기엔 너무나 나이가 많은 간사님에게도 "뉴냐..."하고 따라다니는게 신통방통하네요...

아직 형민이는 다른 사람들을 때리거나 심술부리지 않습니다. 그건.... 아직 그런 걸 모르기때문이지요.

그런데.... 어제처럼 아이들이 모였을 때, 가끔 속상한 일이 생깁니다.

형민이 또래가 될만한 아이가 몇명 있는데 다들 3돌을 넘긴 아이들입니다. 형민이 보다는 한참 형들이지요. 그런데 그 형아들이 가끔 형민이에게 짖궃은 행동을 하기도 하거든요. 아무래도 집에선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다가 형민이 같은 조그만게 돌아다니면서 자기 세상인냥하니까 아마도 심술이 나겠지요.

부모님들이 보거나 어른이 있으면 그러지 않는데 어른이 없는 상황이면 괜히 형민이를 밀치거나, 한방 때리기도 합니다. 어제는 형민이가 좁은 공간을 나올려는데 뭔가 불편한 소리를 내며 잘 나오지 못하는 걸 봤습니다. 보니까 형아가 슬쩍 손을 잡는 척 하다가 형민이 손을 꽉 잡고 있는 겁니다. 아프도록....

그리고 지나가면서 괜히 밀치고 가는 겁니다. 아직 작은 충격에 쉽게 넘어지는 형민이는 어김없이 꽈당..... 그리고 형아는 총알이 없는 총을 들고 계속 형민이를 향해 '탕탕..'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형민이는 그저 그 소리가 싫어서 도망다닙니다.

형민이도 가끔 우리에게 심통을 부리기도 합니다. 괜히 눈을 꾹 누르기도하고 아빠 얼굴을 쓰다듬다가 손톱 자국을 남기기도하지요. 그리고 형민이가 혼나는 큰 이유인.... 괜히 물건 집어 던지기.... 이럴 때는 반드시 엄마에게 손바닥을 맞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않는데..... 그런데 모르지요. 저희가 없는 사이에 형아와 누나들을에게 나쁜 짓을 하는지도....

자기 자식은 자기 엄마가 제일 잘 알기에 어떤 행동을 하든(예쁜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그 아이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러다보면 너무 주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게 되는 오류도 있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많은 것을 포함합니다. 괜히 속상하기도하고, 그리고 형민이가 좀 더 크면 다른 아이에게 미안할 일도 생길테지요.

형민이가 지금처럼 나쁜 것들은 모르고 자랐으면 좋겠지만 곧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또래를 만나기 시작하면 질투심도 느끼고 총이 뭔지도 알게 될텐데....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알마티에 있습니다.

이름 : 이성훈( )  날짜 : 2002/02/21    조회 : 138

지난 18-20일까지 ccc두번째 팀이 저희 집에서 지내고 돌아가고..20일 알마티에서 시작되는 코이카(국제협력단) 현지 평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비행기를 타고 지금 알마티에 내려 와 있습니다.

코이카(koica)는 1년에 두 번 파견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봉사단원들을 한 곳에 모아 평가와 건강을 체크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데 지난 8월에 이어 이번 달에 평가대회를 가지게 된 것이죠..

어쨋든 형민이와 선화와 함께 지금 알마티에 와 있고..김동환 선생님 댁에서 자고 있습니다. 평가회는 간단하게 끝내고 아마..이곳에서 유명한 침불락 스키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전 스키를 못 타는데..어쩃든 겨울 알마티를 보게 되어 기쁩니다. 이제 봄,여름,가을,겨울 알마티를 다 접하게 되었으니까요...

정신없이 요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비행기로 다시 아스타나로 올라갑니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 40분입니다.

올라가서..새로운 소식을 업데이트 할께요..궁금하셔도 조금만 참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