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된 신혼부부

                                                                                1999.11.17.수요일

우리 결혼식은 1999년 10월 16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어제로 만 1개월이 된 셈입니다.

벌써 한 달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놀랍기도 하고 잘 믿어지지가 않군요.

 첫 한 주는 신혼여행과 신행으로... 둘째 주는 어수선한 새 집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보내고... 셋째 주는 좀 안정된 생활을 누리다가 주말부터 시작한 집들이를 시작해서 넷째 주까지 계속 3차례의 집들이를  치루었습니다.

 선화도 병원을 그만둔지도 1주일이 되었습니다. 선화는 대학병원 8병동에서 3년간 근무를 했었지만 결혼 후 우리의 교회 생활과 안정된 결혼 생활을 위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재정적 이익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선화는 내 옆에서 가계부를 쓰고 있습니다. 우린 가계부를 제주도 신혼 여행 기간 중에 구입했습니다. 그러니까 거기가....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성산읍내였던 것 같습니다. 렌트 한 크레도스 흰색 승용차 안으로 선화가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면 가지고 들어온 그 가계부를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우린 신혼 여행기간 내내 밤에 항상 가정예배를 드리고 가계부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했지요. 지금도 선화는 그 가계부로 스탠드 아래에서 숫자들을 열심히 적고 있습니다. 선화 말대로 돈이 너무 많은 것보다 얼마되지 않은 돈으로 아껴가며 사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수요 예배를 드렸습니다. 선화가 지난 주 수요일부터 수요예배 반주자로 임명받았습니다.

중고등학교때 교회 반주를 했다가 그 동안 교회 반주를 하지 않았었는데 결혼 후 다시 반주자로 사용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감사했습니다. 수요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권사님들이 내 얼굴을  보시며 살이 많이 쪘다고 하시며 색시가 맛있는 걸 많이 해 주고 솜씨가 좋은가 보다 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셨습니다. 수요 예배 마치고 나오는 밤공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라 그런지 아주 쌀쌀하고 추웠지만 우린 함께 있어 추운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든든하고 따뜻하니까요.

 아침에는 좀 늦잠을 자는 편입니다. 그래도 선화는 꼭 내가 밥을 먹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주로 나물 비빔밥을 많이 먹었고 계란 노른자에 참기름을 비빈 밥도 자주 먹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 요즘은 항상 스프레이를 하고 나갑니다. 머리가 자꾸 쳐지기 때문이지만 전에는 그냥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선화가 있기 때문이지요.

 선화는 내가 반지(결혼 반지임)를  빼고 나가는게 싫은가 봅니다. 난 내시경을 할 때 귀찮게 하는 이 반지를 일단 출근할 때는 끼고 나갔다가 병원 내시경 실에서 일 할 때는 슬그머니 바지 주머니 안에다 넣고 일을 합니다. 물론 퇴근할 때는 항상 반지를 챙겨서 끼고  나오지요.

 이 사이버 세계에서 우리 홈페이지가 특별한 색을 가지게 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서적란을 계속 확대할 생각입니다. 한 20년을 투자한다면 꽤 괜찮은 곳이 되겠지요. 피아노를 좋아하는 선화와 초저녁에 함께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기회가 이제 잦아졌습니다. 이런 시간이 더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열의가 적다는 것을 요즘의 체중 증가를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는 스트레칭 체조를 조금 하고 잤는데 앞으로 계속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수돗물을 받아 끓여 먹고 있는데 요즘 낙동강 물에서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어 물고기 수컷이 암컷으로 된다는 보도가 나고 있더군요. 구덕산 약수터가 어딘지 빨리 찾아서 물도 긷고 맑은 공기도 쐬야 겠습니다.

 내일은 서울로 올라갑니다. 17-20일까지 서울에서 소화기 내시경학회, 간학회, SIDDS(seoul international digestive disease symposium), 소화기학회, 소화기 운동학회가 열립니다. 난 뒤의 3가지 학회에 참석하고 소화기 학회에서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환자에서의 철,구리,아연의 농도에 관한 구연을 하게 됩니다.

 이게 한 달 된 우리 생활의 모습입니다.

결혼한지 한 달되었지만 아직 연애하던 시절같기도 하고 아주 오래된 부부같기도 한  이상한 요즘입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참 행복한 시절이 될 거라는 막연한 추측은 지금도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