쭘(백화점) 앞의 새해 장식

겨울 아스타나는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계속되는 아름다운 새해 조명 장식들이 압권입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도시 곳곳에서 아름다운 조명들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내지요. 꽁그레스 홀(시민회관)에서 반대편 쭘(백화점)을 바라보고 촬영한 것입니다. 정말 아름답지요?

 

아스타나 야경

 한 동안 따뜻했던 날씨가 다시 추워졌습니다. 한국이나 여기나 삼한 사온처럼 춥다가 따뜻해지다가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지난 몇 주동안 이 곳 날씨 답지 않게 따뜻한 기온이 계속되어 온 나라가 날씨 얘기로 떠들썩했었습니다. 그러나..다시 기온은 떨어졌고..며칠 전부터 세찬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계속 날리고 있습니다.

아스타나에서 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따뜻한 집입니다. 거리야 아무리 춥더라도 집 안이 따뜻하면 겨울을 나기 쉽기 때문이지요..그런데..저희 집은 약간 추운 편입니다. 평수로 치더라도 40평이 넘는 큰 집인데다..큰 창문이 하도 많고 모든 방이 바깥과 바로 접해 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곳의 경우....집이 추워지는데 중요한 요인으로...바깥 기온보다 바깥에서 부는 바람을 꼽고 있습니다. 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 가더라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집 안은 따뜻합니다. 그러나 영하 10도도 안 되는 기온이더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면 창틈과 벽 새로 바람이 새어 들어와 실내 공기는 뚝 떨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우린 최근 더욱 세어진 바람 때문에...창문과 창문 틀에 나 있는 작은 틈새들을 헝겊으로 다 메우고...테이프로 부치고..그것도 모자라..비닐을 그 위에 씌웠습니다. 그래도...창문이 많고 바깥으로 향한 집이라 여전히 약간은 춥습니다.

형민이는 약간 서늘한 걸 좋아합니다. 밤에 잘 때도 절대 이불을 덮고 자지 않지요.. 이불을 제쳐 놓고 자는 형민이를 보면 우리가 살며서  다시 덮어 주곤 하지만...곧 이불을 걷어 내고 맙니다.  답답한 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집 안의 공기가 약간 차가와도 ...형민이는 잘 놀고 잔병 치레도 적습니다.

아스타나에 살면서 아스타나의 야경을 늘 바라 보고 삽니다. 아스타나는 98년 수도가 되기 전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작은 동네였지만...수도로 정해지고 난 뒤...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개발과 인구 유입 정책으로 이제 50만이 넘는 대도시가 되었고...도시 풍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스타나는 특별한 산이나 숲 없이...강을 끼고 있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기에...밤 경치가 화려합니다. 여기 와 있는 한국 사람들은 아스타나의 야경을 보면서 "마치..한국의 어느 도시의 밤 풍경" 같다는 얘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그 만큼 네온 사인과 조명이 화려한 곳입니다.

그래서 아스타나의 밤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최근 디지털 가메라의 후레쉬를 터뜨리지 않고 야간 촬영 하는 기술을 터득했기에 밤 풍경을 한국에 있는 여러 분들에게도 보여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아스타나 도심 입구에서 박물관과 중심 도로인 레스푸브리카를 바라 보면서 촬영한 것입니다. 도로 바닥에 눈이 깔려 있는 거 보이시죠? 이 도로는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도시 교통 유지를 위해 항상 깨끗하게 눈을 치우는 곳입니다. 그래도...바람이 불면...한쪽으로 치워 놓은 눈 더미에서 눈이 바람에 쓸려 나와 다시 도로를 덮기 때문에  눈이 하나도 없게 할 순 없지요...

위 사진처럼..도로를 따라 가로등을 촘촘하게 켜 놓았고..마치 샹들리에 처럼 화려한 조명 시설물이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습니다. 이곳 까작스딴은 전기료가 아주 쌉니다. 전기 하나 만큼은 모두 국민들이 부담없이 많이 쓰지요..그래서 그런지...이런 조명들을 낮에도 꺼지 않고 그대로 켜 두고 있는 걸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얼음 궁전을 소개해 드렸었는데요...따뜻한 기후 때문에 공원을 폐쇄하고 있다가..날씨가 추워지자..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람스토르(쇼핑 타운 이름)에서 얼음 궁전 쪽을 바라 보고 촬영한 것입니다.

용 그림이 그려져 있는 이 간판은 아스타나에 딱 하나 있는 중국 레스토랑의 광고 간판입니다. 이 중국 레스토랑은 가격이 아주 비싸지만..유일하게 중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가끔씩 찾는 곳입니다. 오후 1시부터 손님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레스토랑 광고 간판 옆과 뒤쪽으로 오색 찬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얼음 궁전이 보이시죠? 지난 번에 소개할 때는 주로 낮에 찍은 것이라 화려함이 덜했는데...지금은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이 얼음과 조명으로 이루어진 환상의 궁전은  이심 강까지 쭉 이어져서 이심강 다리를 건널 때 다리 아래에서도 조명을 밝히고 있는 얼음 조각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얼음 궁전 쪽을 바라 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까만 밤 하늘 아래에서 차디 찬 공기를 들이키며...반짝 거리는 나뭇가지 위의 조명들과 얼음 탑들을 보면...이곳이 정말 1인당 국민 소득이 3000불 정도밖에 안 되는 국가인지 의심이 갈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코이카 한국어 단원 신미향 선생님의 친구 분이 아스타나를 방문하셨습니다. 함께 식사도 하고...아스타나 야경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도시 풍경에 놀라시더군요..물론 도시가 아닌 대부분의 까작스딴은 눈으로만 덮여 있는 스텝 지역이지만...도시가 형성된 곳..특히 아스타나는 한국과 별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조명으로 물들이고 있는 건...비단 얼음 궁전 근처 뿐 만이 아닙니다. 알마티와는 다르게 아스타나는 거의 모든 도로에 가로등이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고...대부분의 건물들이 근처에 만들어진 조명 장치에 의해 야간에도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약간 푸르스름한 빛으로 건물을 비추고 있는데....괴기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고 가관입니다. 이곳이 정말 살기 좋은 별천지인 것을 대내외로 과시하려는 이곳 사람들의 의도가 엿보이는 시설들입니다.

화려한 조명은 이심강변을 따라서도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심강 근처의 아파트 옥상에서는 싸이키 조명(등대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면서 빛을 비추는 조명) 이 밤새도록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싸이키 조명들이 얼음과 눈으로 덮인 강위의 조각품들과 강변의 조명들과 어우려져 ...'정신없는 나라' 임을 밤새도록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옆의 사진은 이곳의 콘서트 홀과 백화점이 있는 관청 밀집 지역에 있는 야간 조명들입니다.

소나무처럼 불을 밝히는 이건... 진짜 나무가 아니라 조명을 위한 가짜 나무입니다. 멀리 지붕도 있고 하얗게 빛나는 것 처럼 보이는 건물은.... 건물 전체가 네온 사인으로 이루어진 이곳 야간 조명의 극치를 보여 주는 시설물입니다(메인 화면에 사진이 있습니다) 우측의 건물이 푸른 빛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게 보이고.. 불꽂 놀이 하듯이 퍼져 나가는 조명도 보이지요?

이곳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밤풍경들을 매일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는 걸...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기에...수도를 아름답게 꾸민다는 이유 하나로 이렇게 밤을 밝히고 있는 걸 보면...그저 씁쓸한 웃음만 나옵니다.

아스타나의 밤 풍경을 이곳을 통해 보여 드렸는데요? 어떠세요... 생각보다 화려하지요? 하지만 낮에는 삭막하답니다. 사람들이 눈보라가 날리는 도로 위를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걸 보게 되고....온 도로와 거리가 녹지 않는 눈으로 딱딱하게 얼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우체국으로 가서 우리집 사서함으로 배달된 소포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받아 보는 소포입니다. 일전에 한국의 새벽별(부산의대 기독학생회 학사모임) 에서 고마운 소포를 보내 줬었는데..이번에는 처가집에서 이렇게 여러 물건들을 보내 주셨습니다.

선화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남양 아기밀과 형민이를 위한 여러 종류의 서적들...겨울 옷, 양말, 형민이 장난감, 된장, 미역, 유자차, 김, 오징어, 카레, 간장, 고무 장갑, 깨, 콩가루, 식혜 재료 등등입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우린 마른 오징어를 구워서..토요일..저희 집에서 있었던 기도회 시간에 간식으로 내놓았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도 "이게 웬 거예요?" 하면서 눈이 휘둥그레 지셨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물건들을 보내 주신 한국의 장인, 장모님께 감사드립니다. 형민이가 새로 사 주신 장난감들을 잘 가지고 놀고 있고..저희도 유자차를 맛있게 마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보내질 소포는 아직도 2개가 더 있습니다. 한국의 새벽별 지체들이 저희 가족에게 다시 2개의 큰 소포를 보내 주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 정도가 되면 소포가 도착할 것 같은데요...이곳에 와 있다는 이유 만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이런 걸 받을 때마다.. '이곳에서 값지게 살아야지...' 하고 결심하게 된답니다. 아스타나의 밤 풍경을 보시면서...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의 선교사들을 생각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저희도 한국을 위해...그리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200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