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결혼 이야기( Our story ) (2001.4.11-2001.5.21)

과테말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조회 : 39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4/11 오전 12:28:40

  지난 주말에도 성훈이 오빠가 외박을 나왔습니다. 두번째라서 그런지 전보다 담담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본가에서 음식 준비했는데 너무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는 바람에 몇 시간을 서 있어야 했습니다. 챙긴 것 또 챙기고, 설거지는 그릇이 나오자 말자 하고...... 그러다보니 찬물에 손도 많이 담그고 있게되고 다리도 아팠습니다. 그래도 오빠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번 오빠의 외박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안겨다 주었습니다. 제일 근본 이유는..... 우리의 파견국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과테말라와는 반대방향인 카자흐스탄으로.

과테말라에는 현재 전임 협력의사가 없습니다. 지난 1기에 한분 계셨고 그 이후에는 없지요. 그곳에 아직 협력단 사무소가 없으며 어디서 근무하게 될 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예 나라가 바뀔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전임자도 없고 특별히 아는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그래도 나름대로 자료를 모으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는 등..... 준비하고 있었는데, 지난 한달간의 준비가 그저 물거품이 되어버리네요.

그래도 이미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곳으로 가겠다고 작정하고 있던 바...... 전임자도 있고 기후도 우리와 비슷한 카자흐스탄....... 환경적인 조건은 과테말라보다 훨씬 좋습니다. 단지 더운 나라에 대해서만 생각하던 것에서 이젠 사계절을 다 고려해 준비해야하고 그만큼 재정적인 부담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알마타라는 곳에 협력단에서 지은 한국-카자흐스탄 친선병원이 있는데 지금 대부분의 협력의들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고 우리도 그 곳으로 가게 될 것 같았는데 오늘 우리는 아마 그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른 분들과 떨어져서 우리 가족만 생활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러가지 고려할 때 더 좋은 곳을 주심을 감사하며 또 이슬람 국가인 카자흐스탄이기에 그 곳에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그 자체의 의미가 더욱 클 것 같아 마음을 단단히 먹어봅니다. 단지 협력단에서 하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 가족이 현지의 요청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우리가 억지로 가게 해 달라고 졸라서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좀 그렇습니다.물론 복음을 맡은 자로써 그들 가운데로 힘써 나아가야겠지만 그쪽에서도 우리가 꼭 필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빠와 결혼 전부터 결단하고 결혼식에서 목사님과 여러 성도들앞에서 선포되어진 일인데..... 다시금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어야겠습니다.

이제부터 여러가지 물건을 사러 다녀야합니다. 오늘을 형민이에게 필요한 물건 몇가지를 샀구요. 그런데 기도와 말씀이 없이 물건만 사러 다니다보면 마음이 공허해 질 것 같더군요. 앞으로 분주한 가운데 조용히 그분과의 교제의 시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곳에 적으면서 다시 다짐해 보구요.....

 

가지런해진 치아...  

  조회 : 45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4/11 오전 12:36:28

  지난 1999년 9월부터 저는 교정장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01년 4월 10일 그 장치를 제거했습니다. 오늘 완전히 떼고 왔지요. 이 장치를 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랬네요.

교정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음에 마음의 글에 올려볼 생각이구요. 어쨌든 지금은 장치가 없는 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입니다. 2년 7개월이나 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겠지요.

이번 토요일에 오빠를 만나면 활짝 웃으며 인사해야지요. 가끔 우리 홈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저의 교정한 모습을 보신 분들이 계시텐데.... 곧 가지런한 치아로 웃는 제 모습을 찍어서 올릴께요. 축하해주세요

 

 신임 국제협력의사 오리엔테이션 모임  

조회 : 49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4/16 오전 9:37:37

  지난 토요일은 성훈이 오빠가 세번째 외박을 나오는 날이었습니다. 두번은 오빠가 부산으로 내려왔고 이번에는 제가 대전으로 올라갔습니다. 7기 국제협력의사로 이번에 출국하시는 분들의 가족과 갔다 오신 선배님들과의 모임이 있었거든요.

대전에서 오빠와 다른 협력의사들과 만나 경기도 이천으로 향했습니다. 그 먼(대전에서 약 1시간 반 거리) 이천까지 간 것은 그곳에 있는 '유네스코 쳥년관'이라는 곳이 협력단원들의 훈련원이었던 것입니다. 맑은 하늘과 공기아래 나즈막한 깔끔한 건물들이 주는 첫인상은 참 좋았습니다. 오빠와 오래간만에 여행을 하는 느낌도 들었고 어느 수련회에 온 것처럼 설레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모엇보다 협력의사로 다녀오신 여러 선배님들의 가족들이 함께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임지가 바뀐 저희들에게는 그곳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고 막연한 걱정들이 앞서고 있었는데...... 그러기에 더욱더 4기로 카자흐스탄으로 파견되셔서 지난 10월에 돌아오신 선생님 가족과 이번에 함께 파견될 치과선생님이 무척 기다려졌습니다. 아쉽게 치과선생님은 몸이 안 좋은 관계로 오지 못하셨지만 4기 선생님과 사모님의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파견되는 선생님과 그 가족들과도 인사를 할 수 있었고 그 처한 상황들이 나보다 더욱 어려운데도 (임신중, 아이가 두명, 직장인 등등)차분하게 준비하고 계신 모습들을 보며 저도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선교단체 출신이고 선교에 대한 비젼을 품고 나가시는 것을 보면서 오빠와 여러가지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오빠는 이번 일을 해외 선교에 대한 하나의 발판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어디든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게 선교라지만 우리는 국내에서 교회를 섬기고 나 주위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영향력을 끼치는..... 그래서 결국은 그 사람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평범해 보이지만 소중한 꿈을 품고 있습니다. (오빠의 꿈이었지만 이젠 제가 소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서 다른 분들의 모습도 보고 또 우리 스스로도 점검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국제협력의사에는 꼭 크리스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그랬고 이번에도 그렇지만.... 7기에는 두분이 믿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믿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보니 모임이 분위기가 마치 교회 수련회같았는데 믿지 않는 선생님도 잘 적응하셨고 한편으로는 곧 우리와 같은 믿음의 동역자가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아래 주소로 가시면 이번 모임의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희 부부의 모습도 있고 다른 협력 의사분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보고 함께 기도해주세요.

 

 바쁜 하루-그러나 사랑하는 지체들이 있기에....  

  조회 : 41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4/24 오전 1:09:47

  성훈이 오빠가 제대했지만 우리 부부는 또 헤어져 있습니다. 협력의사로 나가기 위한 교육을 위해 오빠는 어제 6시 40분 기차로 서울에 올라갔습니다. 올라갈 기차표가 없어서 입석이라도 구할까 싶어 역에 갔었는데 마침 표를 반환하려는 사람을 만나서 자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섬세한 인도하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딱 그 시간이 아이었더라면.... 1층 새마을을 끊기위해 좀 더 서성거렸더라면..... 준비할 시간이 없게 너무 빨리 출발하는 표였더라면..... 그런데 딱 알맞게 표를 구할 수 있어서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서울에 자정을 막 넘긴 시간에 도착한 오빠는 밤새 하는 목욕탕에서 40여명의 아저씨들과 잠을 청했다고 하는데.... 불쌍한 우리 오빠.....

오늘은 저와 오빠에게 무척 바쁜 날이었습니다. 우선은 아침에 오빠에게 형민이 증명사진이 오늘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형민이 사진은 미처 준비하지 못해서 그냥 갔었거든요. 얼른 챙겨서 남포동 왕자 사진관에 갔습니다. 사진사 아저씨가 낯설어 우는 형민이를 겨우 달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1시간이 걸린다기에 여기 저기 볼일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서울에 있는 오빠에게 전달할까 하다가 부산역에 가서 서울가는 사람에게 부탁하는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1시 사진을 찾아서 바삐 부산역으로 갔습니다. 1시 30분 기차가 막 떠나고.... 나는 2시 기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인상, 나이정도, 동행여부등을 살피다가 착해보이는 학생이 신문을 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살며시 부탁이 있다고 하고 이야기를 하니 기꺼이 전달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작은 사례금도 거절하고..... 꼭 전해주겠다고 친절하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오빠에게 6시 30분에 도착하는 새마을을 기다리라고 이야기하고 친정 개금으로 향했습니다.

어제부터 부쩍 기침을 많이 하는 형민이를 그대로 뒤서는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아빠가 오고 여러 곳에 인사다니느라 형민이도 힘들었나봅니다. 어제부터는 많이 보채면서 기침을 많이 했거든요. 마침 상가에 소아과가 있어서 진찰을 받고 약을 탔습니다.

형민이를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저는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는 카작으로 가면서 관용여권을 받아가는데 그것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던 일반여권을 보관시키거나 무효시켜야한다는군요. 이런 사실은 이미 안내 메일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솔직히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고 모르니까 중요한 일처럼 보이지도 않아서 그냥 있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그게 무슨 말이고 행정 사항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더라구요. 급하게 시청 여권계를 찾았는데.....

아! 제 여권은 이번 5월 7일이 유효기간으로 다시 갱신을 해야합니다. 그냥 없애기는 아까고 보관하기 위해서는 갱신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이 필요하고 내일 모레가 되어야 관용여권을 위한 절차가 진행될텐데.... 내 앞에 사람들은 50명이나 기다리고 있고.....

하필 오늘 우리 대학 친구들이 환송겸 친목 모임을 우리집에서 하기로 했는데..... 도저히 방법이 없어 이 일은 내일 하기로 하고 시청을 나왔습니다. 친구들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 11시가 넘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전 카작에 가기 전, 준비할 물건이나 일들만 생각해 왔는데 이젠 사람들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사를 나누고 그동안 못했던 안부도 묻고..... 오늘 친구들의 따뜻한 인사를 받고 나니 더욱 그 생각이 많이 납니다.

밤 12시, 아픈 형민이를 위해 개금으로 다시 왔습니다. 정말 바쁜 날이었습니다. 지금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와! 그동안 많은 분들이 저희 홈에 글을 남기셨네요. 너무나 반갑고 감사합니다. 지금 저희 콤퓨터는 오빠가 서울에 가져갔습니다. 거기서 작업을 할려고..... 여러분들의 글을 보니 힘이 납니다. 모두 너무나 보고 싶고 여유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이곳을 통해서 인사드리고 이야기를 드릴께요.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서울에서 홈 페이지 새 단장하기...  

  조회 : 34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4/26 오후 1:28:25

  전 서울에 있습니다. 숙소는 양재동 KOTRA 뒤에 있는 KOICA 연수센터이고 교육은 혜화로에 있는 KOIKA(국제협력단)와 서울대병원에서 받고 있습니다. 교육은 재미있고..여유도 있습니다. 지원을 잘 했다는 생각도 무척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올라올 때 제 컴퓨터를 택배로 서울에 부쳤고..서울에 올라오자 마자 제 숙소로 옮겼습니다. 그 곳에서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고...지난 8-10주 동안 꿈에도 그리던 홈페이지 update 작업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카쟈흐스탄으로 가기 전에 홈페이지를 개량 보수해서 새로운 역할의 좋은 동반자가 되게 할 계획입니다. 최근에 찍은 사진은 많지만 스캐너를 가져오지 않아 새로운 사진들을 당장 못 올리는게 좀 아쉽지만....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면서 의욕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곧 마음의 글을 통해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 드리도록 할께요....그럼..평안하시길.....

ps)대학로의 봄은 완연합니다. 짧은 와이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네요....

 

 출국날짜와 시간이 정해졌습니다.  

  조회 : 48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4/27 오후 12:46:19

  5월 23일 저녁 6시 45분 영종도 신공항에서 에어카쟈스탄 항공기로 출발하게 됩니다. 카쟈흐스탄에 도착하는 시간은 밤 11시 15분...카쟈흐스탄은 지금 summer time이 시행중입니다. 막상 출국 스케줄과 항공편이 정해지고 나니...마음이 더 홀가분해집니다. 보내는 짐도 한진해운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해운회사를 통해 짐을 보낼 때...가로,세로,높이 1m의 나무 상자 안에 들어갈 분량의 알마티까지 수송비는 200달러입니다.

또 연락을 드리지요...

 

 핑구를 아시나요?  

  조회 : 45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4/30 오후 11:40:15

  요즘은 출국을 준비해 여러가지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옷가지, 화장품, 책, 그릇 등등..... 그중에 형민이를 위한 물품은 상당한 양을 차지하며 고를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입니다. 이제 만 7개월을 5일 남겨두고 있는 형민이가 카작에서 2년 6개월을 보내고 돌아올 때는 만 3세를 넘기고 올 것입니다. 우리 나이로 4살인데 그 나이에 우리 나라의 어머니들은 많은 것들을 가르치고 있을 나이지요. 요즘엔 한글나라니, 혹은 눈눞이 교육이니 하는 것들을 통해 선생님들이 방문하고 아직 집중력이 부족한 아기들에게도 글자, 영어등을 가르치더군요. 형민이는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없으니 더욱 신경이 쓰이고 카작에서는 아무래도 좋은 교재를 구할 수 없을테니까 여기서 제대로 준비를 해 가야합니다.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내게 장난감이나 책을 선택하는 것은 참 힘들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하나하나 준비하는데...... 우선 레고 장난감 한 셋트를 샀습니다. 지선이 언니가 조카들을 보니까 동물 농장 테마로 나온 것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길래 나도 그것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 그림 성경책, 어린이 찬양 테잎등을 구입했구요. 내가 어릴 때 아주 좋아했던 디즈니 동화책고 샀습니다.

이번에 서울에서 내려온 형민이 아빠가 아이들이 '핑구'라는 만화를 무척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저도 지선이 언니를 통해 핑구를 조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별난 점이 있을까 해서 그냥 있었는데 형민이 아빠도 같이 가는 협력의사들의 통해 핑구를 소개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핑구를 찾아 동보서적에 갔지요.

테잎 6개 들어 있는 핑구 셋트를 2만 3천원에 사고..... 집에서 형민이를 안고 비디오를 켰습니다. 와!!!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핑구는 펭귄입니다. 그리고 얼음나라에 사는 장난꾸러기 펭귄 핑구가 좌충우돌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말은 마치 테잎을 빨리 틀었을 때 나는 소리같이 나는데 각 캐리터들의 행동, 표정으로 스토리를 읽을 수 있지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편, 형민이는.... 핑구에게 단 1분도 관심을 주지 않더군요. 지금 준비해 놓은 책, 스케치북, 크레파스, 미니카 등은 형민이에게 그리 호감을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형민이가 그런 것들을 가지고 놀지 지금은 도저히 상상이 안되지만..... 기쁜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핑구같이 재미있는 만화를 알게 되어서 기쁘구요. 혹시 조카가 있으신 분들은 이번 어린이날 선물로 '핑구'사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첫 번째 이사.....  

  조회 : 38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5/10 오후 5:17:14

  요즘은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각지에 연락을 드리고 소식도 전해야 하면서....까작으로 보낼 짐을 정리해서 선적해야 하고...현재 살고 있는 학장동 살림을 3년 후 국내로 돌아올 때까지 부민동으로 이사해 두어야 하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제부터는 아예 형민이를 처가집과 본가에 맡겨 두고 선화와 팔을 걷어 부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적,옷,그릇,악기...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멀리 까작에 어떤 것을 가져가야 할지...가져가야 하는 물건 있다면 얼마나 사 가야 갈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현실적인 준비 작업에 빠져 있습니다.

홈페이지만 해도...전할 소식이 너무 많지만...차분하게 앉아 글을 쓸 여력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며칠 전부터..다른 사람처럼 저희 가정의 중보기도노트를 만들고 매일 밤 예배 시간에 드리는 기도의 내용들을 적기로 했습니다. 정신이 없을 수록...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사람들을 챙기고...매사에 기도로 준비해야 하니까요....

지금도 처가집에서 처남 컴퓨터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내일...한진 해운에서 아침 9시에 저희 집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12일에 출발하는 배에...저희 짐이 실리기 때문이지요....포장과 나무 상자 만드는 것까지 ..한진해운에서 다 담당해 줍니다.

기도제목처럼....이 일들 속에서 마귀의 혼란케 하는 역사가 틈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첫번째 이사는 결혼한 지 2년도 채 안되어...까작스탄으로 옮기는 이사입니다.

 

떠날 준비를 하자....떠나야 하니까...  

  조회 : 43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5/15 오후 10:44:49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월요일에는 스승의 날 선물을 사고 아직도 구입하지 못한 물건을 마저 준비하고....뒤늦게 문제가 발생한 컴퓨터를 다시 수리했습니다. 아무래도 택배로 서울을 왔다갔다 한 후유증이 컴퓨터에서 발생하나 봅니다.

오늘은 부산대학교 병원 교수님들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셨고...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다들 카작스탄에 가겠다고..준비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시더군요...안식년에 방문하겠다는 교수님....알마티 대학에서 전임의를 받겠다는 교수님...꼭 편지하라는 교수님...모두들 용기를 불어 넣어 주셨습니다.

저녁에는 처가집 식구들과 본가의 식구들이 모두 함께 모여 마지막 회식을 했습니다. 송도의 어느 횟집에서....모두들 떠나는 형민이를 그리워 할 거라고 하시면서도...저희 가정이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내일은 목요일 이사를 앞두고 짐을 싸야 합니다...서울에서 택배로 여권과 미비된 서류들이 최종 도착하게 되고...학장동 시대의 마지막을 고해야 합니다. 물론 오전 8시 5분에 박찬호 선수의 시즌 5승 도전이 있지요...목사님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고, 대학병원 원목실도 방문해야 합니다.

모레(목요일)에는 학장동에서 부민동 본가로 이사하게 됩니다. 3년동안 짐을 부민동에 두고 떠나는 거죠...세탁기, 냉장고, 피아노, 장농....떠날 준비를 하면서....웬지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모두들 '좋겠다...'며 축하해 주기도 하지만....비라도 올 것 같은 늦봄의 찌푸린 하늘 아래에서...웬지 떠나는 것이 불안하고 아쉬운가 봅니다.

그렇게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내일....  

  조회 : 31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5/21 오후 4:20:52

  출국일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주간은 정말로 바빴습니다. 부민동 시가로 이사를 하고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준비했습니다. 무슨일이든지 그렇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생각했던 것처럼 척착 진행되지 않는 법.... 한가지 일을 두세번에 걸쳐서 하려고 하니 좀 피곤하기도 했고 오늘까지도 몇몇 일들이 남아있습니다.

수족구병을 앓았던 형민이가 지난 주에 다시 열이 올랐답니다. 그때는 형민이 외갓집에 있을 때였는데 어머니 말씀이 그리 높은 열은 아니면서 몸에 붉은 반점이 돋았다고 하는데.... 시어머님 말씀은 홍역을 약하게 한것 같다고 말씀하심니다. 요즘 한창 홍역때문에 말이 많은데.... 쉽게 넘어간다면 정말 좋지요. 성훈이 오빠 말로는 두가지 바이러스 질환이 같이 오면 좀 수월하게 지나가기도 한다는군요. 아! 마지막까지 저희 세 식구는 여러가지 일들을 겪는군요.

하지만 역시나 감사할 것 밖에 없습니다. 이사하던 목요일에는 친정 아버지께서 이사짐 나르는 걸 도와주시고 시부모님들은 그 많은 살림들을 들이느라고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친정 어머니는 형민이를 봐 주시고.... 이렇게 부모님들이 가까이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따뜻한 모임도 가졌는데 밤달유(기욱이, 지선이 언니, 영민이 언니, 성희 언니)와 저녁을 먹으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 써클의 왕오빠 유종훈 선배님도 마산에서 오셔서 저희들을 격려해 주시고 맛있는 식사도 사 주셨습니다.

어제 주일에는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연세가 많은신 장로님, 권사님들은 아직도 어느 나라로 가느냐고 물으시지만.... 다들 관심가져주시고 기도하겠노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녁에는 친정교회인 개금교회에 갔습니다. 목사님을 비롯하여 여러 집사님들의 따듯한 격려말씀을 듣고 소꿉친구인 아영이와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 소중한 사람들을 떠난다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게 참 이상하네요. 준비한다고 바쁠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떠나려니까 괜히 서글프고 쓸쓸해 지는게.....하지만...... 동일하신 하나님을 의지하고 가겠습니다. 카작에서 인사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