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결혼 이야기(our story) 2001.1.19 - 2001.2.11
드디어...제가 돌아왔습니다. 보고 싶은 곳으로...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1/19 오후 7:49:45
저녁 5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출발해서...김해 공항으로 도착해 선화와 감격적인 만남(?)을 한 것이 오후 5시 15분...마중 나오신 아버님이 집까지 차를 태워 주셨습니다. 보름이나 집을 떠나 있는 동안...얼마나 이 곳에 오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게다가 호텔에 있는 동안 이 홈에 접속할 수 없어 답답했었지요...다행히 선화가 올라와서..위안이 되었지만...정말 이제는 선화와 집과 형민이를 떠나선 살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행용 가방에 가득한 옷들과 여기 저기 넣어둔 지나간 시간들의 흔적들을 정리하다가....우리 홈이 궁금해서 들어왔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랑스런 분들이 이 곳을 방문하셨더군요...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저와 저의 가정에 보여주신 그 사랑은..저희들로 하여금 우리가 가는 길에서 일탈하지 않도록 붙들어주는 또 하나의 기둥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분들을 통해 저희들에게 위로하시고 채찍질 하고 계심을 압니다.
보름동안 객지 생활하면서...많은 얘깃 거리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여독을 풀고...내일부터 본격적인 업데이트 작업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아....아직도 긴장된 시간들이 잘 잊혀지지 않네요...선화가 해 주는 따뜻한 된장국을 먹고 쉬어야 겠습니다. 제가 돌아 왔습니다.
자유시간..그 첫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1/22 오후 9:58:12
뭔가 무거운 돌을 들고 있다가 던져 버리고 난 뒤의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전에는 병원으로 가서 지난 4년간 지도해 주신 여러 교수님들께 시험을 무사히 치뤘음을 보고 드리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한 이틀 정도 휴식을 취한 탓인지 모두들 표정도 밝았고...다가 오는 군복무나 전임의 생활에 대해 즐거운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공부방의 짐들도 정리해서 학장동으로 날랐습니다. 2 box나 되더군요. 이제 뭔가 정리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화도 저와 여유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해합니다. 오는 27일 포항에서 결혼식을 가지는 배우형 선생님의 '댕기풀이'가 송도에서 있어서 저녁 5시에 다시 외출해야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선화의 햄버거 사 달라는 말에 롯데리아에서 불고기 햄버거 세트를 사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오는 2월 14일 대전에서 신체검사를 하게 되고 잠시 내려왔다가 2월 24일 군사훈련을 받으러 대전으로 다시 가게 됩니다. 남은 기간 동안 외갓집에도 방문하고..김해 할아버지께도 방문하고..설날에는 처갓집에도 가고....써클 MT도 가야 하고..연차 모임에도 참석해야 합니다.
남은 시간이 값지게 사용되고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참! 이번에 내과의 4명을 파견하는 협력의사 자리에 6명이 지원했다고 합니다. 경쟁이 붙었습니다. 제가 지원할 때만 해도 1명이었는데....어쨋든 2월 2일 서울에 다시 올라가 협력단에서 실시하는 면접에 참가해야 합니다. 약간의 변수가 생겼는데..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어제 주일 저녁에는 둘점이,병준이,현희,선희,현영이가 저희 가정을 방문해서 함께 식사도 하고 사진을 보기도 했습니다. 오랜 만의 여유....지금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party!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1/22 오후 10:44:03
지난 금요일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성훈이 오빠가 돌아왔습니다. 오빠 말대로 배가 조금 나온 것 같았는데(공부하느라고 운동을 거의 못했답니다) 얼굴은 아주 지쳐보였습니다. 함께 학장동에서 식사를 하고(함께 저녁을 먹는 건 정말 오래간만입니다)이야기도 하면서 오붓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형민이 백일 기념 예배를 부민동에서 드렸습니다. 오빠가 돌아온 것도 함께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자리를 위해서 금요일부터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부민동 어머니께서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아침 일찍 새벽장도 봐 오시고 여러가지 음식들도 만드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친정어머니께서도 갈비를 아주 맛있게 해 오셨습니다.
함께 예배 드리고 식사하고 기념 사진도 찍었습니다. 형민이는 이 잔치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예쁜 옷에도 맛있는 음식에도..... 그러나 언젠가 사진을 보며 형민이에게 이야기해 주면 아주 좋아하겠지요.형민이의 탄생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뻐합니다. 형민이가 있는 자리는 늘 웃음이 가득하니까요. 그리고 이제 비었던 아빠의 자리도 채워졌습니다. 이 부족한 가정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우린 완벽한 부부?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1/29 오후 6:05:32
성훈이 오빠가 없는동안 조용하고 쓸쓸하던 집안이 이젠 세식구의 이야기 소리로 훈훈해졌습니다. 형민이도 제법 소리를 냅니다. 아직 옹알이 단계는 아니지만 다양한 소리로 우릴 놀라게합니다. 저희 가정에서 잔소리를 주로 하는 사람은..... 성훈이 오빠입니다. 본인은 부인할 지 모르겠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성훈이 오빠의 잔소리가 더 많습니다. 주된 원인은 오빠의 정리벽에서 기인하지요. "가계부 썼니?..... 거봐라, 밀리니까 기억도 잘 안나고 정리가 안되잖아...." "선화야, 이 빨래는 왜 집안에 걸려있지?...." 사실 주부가 집안을 흐트러 놓았다면 이유가 다 있기 마련입니다. 가계부를 못쓴 건 형민이와 지내다가 정말로.... 시간이 없어서이고, 실내에 걸려있는 빨래는 날이 흐려 빨래가 잘 안마르기 때문이고 또 형민이의 기저귀는 자주 빨아 말려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런 잔소리는 오빠와 제가 가진 아주 다른 한가지 때문입니다. 다음의 이야기는 그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지요.어느날 저녁..... 잠시 외출했다가 형민이와 함께 집에 돌아왔습니다. 여기저기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성훈이 오빠가 냉장고 위에서 뭔가를 끌어 내렸습니다.
"이 달력 종이가 왜 여기 있지? 튀어나와서 보기 싫은데...."
"어.... 그거요..... 먼지때문에 올려놓은 건데요.... 나중에 청소할 때 그것만 살며시 들어내면 되니까요."
"아! 그렇구나...... 나는 뭔가 삐죽이 나와 있으니까 보기 싫어서...."
"전 먼지가 쌓이는 것은 질색이거든요. 안보이게 밀어 놓을께요."
전 방바닥에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있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매일 한번은 방을 닦아야합니다. 성훈이 오빤 다르지요. 머리카락은 괜찮지만 물건이 제자리에 없다든지.... 제 위치가 아닌 자리에 있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일년 넘게 같이 살아왔지만 이런 우리의 다른 면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취향이 같아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취향이거든요. 지금처럼 적당히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살겠지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한 사람은 정리를 잘하고 한 사람은 청소를 잘 하니까..... 상호 보완이 잘 되는 완벽한 부부겠지요.
아파트 초보 엄마 증후군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1/30 오전 12:11:37
자정이 넘었네요..하루 종일 집에 있어 본 날이었습니다. 선화와 형민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이전에 출근했을 때는 알지 못했는데...정말 선화의 수고가 크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도 집안 일을 도왔는데...주로 이런 일들입니다. 세탁기를 돌릴 때 차가운 물을 사용하면 때가 잘 없어지지 않는 것 같아 목욕탕에 뜨거운 물을 받아 세탁기 1/3 정도에 찰 때까지 옮겨 붓는 작업도 했습니다. 저희 집 세탁기는 더운 물이 유입되지 못합니다. 원래 이 아파트가 그런가 봅니다. 하여튼 더운 물을 길어야 합니다.
전에는 저녁 시간에 과일 깎아 놓고..신앙 서적도 읽고 계획도 짜고 했는데..지금은 두 사람 모두 형민이에게 매달려 있습니다. 사람 품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하고..잘 때를 제외하고는 누군가 붙어 있어야 하는데 재우기도 쉽지 않고 오래 자지도 않습니다.
형민이도 9kg가까이 되기 때문에 안고 있으면 무겁습니다. 이래 저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셈입니다. 그래도 형민이를 선화가 안고 있을 수 없습니다. 너무 무거워졌고 아무래도 선화가 집안 일을 하게 되고 제가 형민이를 안고 있어야 하거든요...(그래도 오늘 설겆이를 2번 했습니다.) 오후 5시쯤 되니까 저도 지치더군요...그냥 거실에서 쓰러져 잤는데 깨어 보니까 1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이렇게 형민이와 하루 종일 전쟁을 치루려면 낮잠을 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못 배겨 내니까요...
제가 있다 보니 식사도 3끼 다 챙겨 먹는데..설겆이 한지 몇 시간 안 되어 그 접시 내어 다시 음식을 먹자니..주부들이 하는 일이 왜 표가 안 나는지 알것 같았습니다. 내일은 형민이랑 선화랑 식구들이 모두 왜관에 있는 제 외가에 다녀 올 생각입니다. 아직 결혼한 이후 외가에는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거든요...
어쨋든 형민이를 데리고 사는 것...힘드는 일인 건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선화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일입니다. 옛날에는 대가족 제도라 아기를 돌봐 주는 손길이 많아 어머니가 좀 쉴 수 있었는데...오히려 핵가족 제도에서 아기를 가진 엄마는 아파트에 갇힌 꼴이 됩니다.아무도 도와 주는 사람도 없고..아기에게 시달리다가 우울증에 빠지고.... 처가나 본가에 자주 맡기고..선화를 데리고 나가서 자주 놀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아파트 초보 엄마 증후군"에 안 빠질 테니까요...
형민이와 떠나는 자동차 여행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1/31 오전 11:12:39
최근 두 차례의 형민이와 떠난 여행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 출발해서 주일 아침 일찍 부산으로 돌아 온 경주 여행과 어제 밤에 도착한 경북 왜관에 다녀온 일입니다. 이제 형민이도 우리 집 엑셀 자동차에 익숙해 졌습니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나면 자동차가 흔들리지만 형민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잠에 듭니다. 형민이의 특징은 자동차에 타면 이내 잠이 든다는 겁니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느낌이 좋은 모양입니다. 덕분에 저희 부부는 장거리 여행시 형민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주말 경주 여행은 내과 4년차 부부동반 모임이었습니다. 모두들 아기를 데리고 왔지요...우리 형민이는 이제 4개월이지만 그곳에 가면 다양한 연령의 아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안준협 선생님 집 아기는 6개월, 윤상명,이창원 선생님 집 아기는 9개월...그래서 2개월 정도 지나면 형민이가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지 알아챌 수 있습니다. 6개월 쯤 되니까 아기들이 기어 다니더군요......
어쨋든 형민이와 자동차를 타고 멀리 다니고 하니까...정말 형민이가 이제 많이 컸고 당당한 가족의 일원으로 자라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COEX에서 열렸던 '방송어드벤쳐'행사장에서...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2/01 오후 2:19:36
지난 번 서울에 시험치러 갔을 때(2000.1.12)...위로 방문 온 선화와 삼성동 COEX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MBC가 주최하는 '방송어드벤쳐' 라는 행사를 하고 있더군요.후에 신문지면에 이 행사가 지나치게 상업성으로 물들어져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실려 있는 걸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린 그 때...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함께..방송국에서 전시한 각종 방송 관련 기자재, 세트장 등을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허준','세친구','전원일기','MBC뉴스데스크'의 세트장에서는 사진을 찍기도 했지요..
MBC뉴스 데스크 세트장에서는 앵커가 앉은 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수많은 유치원,초등학생들이 엄마들의 성화에 못 이겨 줄을 서 있더군요..요즘은 방송앵커가 꿈인 애들이 많은 탓인지...미리 꿈을 실현해보고자 하는 아이들의 행렬이 행사장에 쭉 뻗어 있었습니다. 극성 엄마들의 열성이...형민이를 가진 우리들의 눈에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우린 그 앞에서 그냥 사진만 찍고 나왔지요...
드디어 최종 결정! 국제협력의사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2/05 오전 11:28:05
방금 11시 20분 경...서울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국제협력의사로 최종 선발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지난 주 금요일에 면접을 보고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연락이 와서 참 기뻤습니다. 이것을 놓고 기도하고 준비했지만...막상 이렇게 정말 떠나게 되는 것이 결정되고 나니...기쁨과 함께 약간의 걱정도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사람이 참 우습지요...
이로서 저의 향후 일정이 구체화되었습니다. 2월 24일 영천 군의학교에서 기본 군사훈련 8주를 받게 되고 4월 중순에 서울 국제협력단에서 하는 4주간의 훈련을 받고 과테말라로 파견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격려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이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준비해 놓으시고 이 길로 부르셨다고 믿습니다.
Happy Birthday To Me! 이름 : 이선화 작성일 : 2001/02/06 오후 3:44:23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만 스물 여섯해를 살아왔지요. 아주 어릴 떄는 별로 기억이 안나고..... 초등학생때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의미있는 여러 일들이 생각납니다. 합창단에서 반주를 했던 일, 아영이, 혜정이와 '그이름 1집'을 반주하며 부르던 일, 대학입시, 병원생활, 그리고 결혼과 출산.....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과정과정마다 고민도 하고 기쁨도 누리면서 지금에 이르렀네요. 요즘은 형민이를 기르면서 제 2의 인생을 사는 것 같습니다. 다시 아이처럼 동화나 만화에 관심을 가져봅니다. 형민이가 앞으로 보고 자라야 하니까요. 형민이가 학교에 다니면 전 다시 학교생활을 느끼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하나님, 그리고 부모님..... 그리고 앞으로 평생을 (지금까지보다 더 긴 세월을...)함께할 남편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로 인해 내 삶이 더 풍성하게 되었거든요.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그 때에는 부끄러움 없어야지... 이름 : 이성훈 작성일 : 2001/02/11 오후 5:16:47
요즘 전...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24일 입대일까지..그냥 편안하게 집에서 지내라는 거지요.........
그래서 선화와 형민이랑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형민이는 이제 많이 커서.... 사람 같습니다. 엄마와 아빠 얼굴을 확실히 알고 있지요..그래서 제가 다가가서 "형민아..."라고 얘기하면 씩..웃으면서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입니다. 그리곤 살짝 아빠를 쳐다 보지요..그러면 선화와 전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그 때에는 부끄러움 없어야지..."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라는 가스펠송의 한 도막인데..우린 형민이가 부끄러운 듯이 웃기만 하면..이렇게 함께 합창합니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생기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허리가 좀 아프기 시작했다는 거지요...하긴 최근..약 6개월동안 별로 무거운 걸 들 일도 없고..그저 앉아서 공부만 하고...배도 나오고..체중도 불어나다 보니..최근에 줄어든 운동량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원인은 형민이를 많이 안고 방안과 거실을 이리저리 걸어 다녀야 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지요...형민이를 안거나 어깨에 걸쳐 놓고 움직이다 보면 중심을 잡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몇 번 그러다 보니...허리쪽의 근육이 좀 피곤한가 봅니다. 그렇다고 추간판탈출증(흔히 말하는 디스크)의 증세는 아닌데..하여간 좀 허리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선화는 형민이를 많이 안지 말라고 하고...장인께서 주시는 한 말 짜리 생수통도 들지 말라고 하고..주의를 줍니다.
그렇지만..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 동안 엄두를 내지 못하던 다른 작업들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전..오래 전부터 MIDI작업이나 컴퓨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IMF가 닥친 그 해...미국에 직접 음악 소프트웨어인 "cakewalk pro audio 8.0"을 신청하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당시에 국내에는 6.0 manual 밖에 없을 때입니다.
최근 새로 구입한 PC-88 건반악기를 가지고 다시 이 일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군입대 하기 전까지 몇 개의 곡을 녹음하고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전 작곡을 하려는 게 아니라...컴퓨터와 미디악기를 이용해...대여섯가지의 연주가 동반되는 저희 가정의 음반을 내 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 화요일 오후 1시 기차로 대전에 있는 군의학교로 올라갑니다.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전 특별하게 정밀 검사를 받을 항목이 없어..아마 일찍 귀가 조치 될 겁니다. 하지만 바로 집에 내려가진 않습니다. 선화가 그 날 오후 대전으로 올라와서 함께 이별 여행(?)을 떠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2개월 간의 이별이지만...보름간 떨어져 있어 보니...떨어져 살수 없다는 걸 실감했기에..이번에 섭섭한 맘으로 모종의 계획을 수립해 놓았습니다.
이제 겨울의 끝자락입니다. 건강하세요..그리고 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