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타우 스포츠 센터에서.........

아스타나에서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아스타나가 알마티보다 나은 게 뭐가 있냐고 물어보았을 때 이구동성으로 답하는 게 있습니다. 첫째가 아스타나의 공기입니다. 알마티는 인구 150만의 까작스딴 최대 도시답게...자동차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고..그 때문에 깍주베라는 언덕에 올라가서 알마티 시가지를 내려 보면...뿌옇게 스모그가 깔린 것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한국의 대도시보다는 공기가 좋겠지만...중심가에는 매연이 심각함을 금새 느낄 수 있습니다. 알마티 공기가 안 좋은데는 남쪽으로 톈샨 산맥이라는 큰 산맥이 놓여 있어서...기류가 차단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타나는 ....그냥 벌판에 세워진 도시이고...그래서 밤새 벌판을 가로 질러 온 공기과 구름이 뿌리는 눈과 비가 지나가면서..자주 변덕스러운 날씨가 나타나긴 하지만...공기 하나만은 상쾌합니다. 아스타나에 처음 온 날...정말 공기가 좋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코와 입을 통해들어오는 천연의 시원한 공기는 기분을 좋게 해 주지요...

하지만...이런 자연 환경 말고도...아스타나에서 자랑할 만한 시설로는 대규모 스포츠 센터를 들 수 있습니다. 아스타나는 이 나라의 수도 답게...계획된 대형 스포츠 센터가 두 군데 있는데..하나가 "까작스딴" 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스포츠 센터이고 또 하나가 오늘 소개할 "알라타우 스포츠 센터"입니다.

아스타나에는 대통령이 다니는 길이 있습니다. 그 길 주변으로 모든 좋은 건물들과 멋진 것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이 알라타우 스포츠 센터 역시 대통령이 다니는 길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원래 이곳 내무성 휴양소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시설이 실내에 위치하고 있고...건물의 크기 뿐 아니라 주차장과 건물 앞의 공간이 확 트인 그야말로 시원스런 시설입니다.

이 시설은 곧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졌고...이곳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도로에서 쳐다 봤을 때 하도 크고 넓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저게 뭐예요?" 하고 물어보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우리같은 외지인들도 한 번씩은 들러 보게 되는 곳이지요...

이 알라타우 스포츠 센터의 자랑 중 하나는 국제 규격의 수영장이 있다는 겁니다. 한국이야...국제 규모의 수영장이 있다면....그냥 '그런가 보다...' 라고 넘길 수 있지만...까작스딴에서 이런 얘기를 듣는 건 놀라운 일입니다. 이곳에 들어와 보면..."국민소득 이천불도 안 되는 나라에서...이런 시설이 있다니..." 라고 할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요...

아스타나 생활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형민이와 선화와 함께..이곳을 방문했습니다. 건물에 들어서면...마치 특 일급 호텔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주는 깨끗한 현대식 건축물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외투를 맡기는 곳에 옷을 맡기고 양탄자가 깔린 계단을 따라 건물 중심부로 올라가면...또 한 번 놀라지요...

실내 축구장이 이 건물 안에 있었습니다. 외곽에는 육상 트랙이 그어져 있고...그 옆에는 리본체조 연습하는 여성들이 보이고.... 경기장 안에는 아마..조기 축구회 같아 보이는  사람들이...실내 축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멀어 디지털 카메라로는 후레쉬가 터져도 이 정도 밖에 안 나오는군요...자세히 보시면...훌륭한 시설임을 금새 알 수 있습니다. 축구장을 둘러싸고 그물이 쳐져 있는데..그래서 공이 밖으로 나가더라도 그물 때문에..멀리 가지 않아...경기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쪽에는 체력 단련을위한 각종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와 실내 운동을 위한 각종 기계들을 갖춘 헬쓰장이 있었는데...사람은 별로 되지 않았지만...많은 장비들을 갖추고 있는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조용하게 바닥을 청소하는 기계가 왔다갔다 하는 사이를 지나...일층에서 수영장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어른은 250텡게(2500원), 아이는 150텡게 입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비싼 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기대감을 가지고...탈의실에서 수영복을 갈아 입고 샤워를 한 뒤..수영장에 들어섰지요.

 바로 아래가 국제규격의 수영장의 모습입니다. 길이 50m이고 특히 깊이가 4m라서...바닥을 쳐다 보면...그 깊이에 무서운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시설도 설치되어 있고....까작스딴에서 국제 대회를 유치해도 될 정도의 시설이었습니다. 하지만....이곳에서 국제대회를 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관중석 시설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수영장은 관중석 보다는 의외로 다른 것에 더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그건 아이들을 위한 장치입니다.

수영장 옆에 아이와 어린이들을 위한 얕은 수영장과 미끄럼틀을 만들어...모두가 즐길 수 있게 해 놓은 것이 참 인상적이었고  수영장 시설 하나 만은 어느 선진국도 부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번 돌잔치 때 이곳의 손목사님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이 수영장에 일주일 두 번 정도 갔더니...아기들이 참 좋아하더라는 얘기를 해 주셔서..오늘 처음 와 보았는데...아이들을 배려한 시설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영을 즐기는 것보다는 형민이가 심심하지 않도록 놀아주려고 이곳에 왔기 때문에 우린 ....형민이를 데리고 아이들이 노는 수영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치 커다란 목욕탕을 연상케 할 정도로 둥근 수영장 안에는 따뜻한 물이 차 있었습니다. 바닥에서 따뜻한 물이 올라 오기에..아기들이 물에 들어가도 괜찮았습니다.  

다른 아기들도 마찬가지겠지만...형민이도 물을 아주 좋아합니다....남의 집에 가면..욕실을 찾아 수도꼭지를 틀려고 덤비는 게 일일 정도로 물을 좋아하지요...

알마티에서 여름을 보낼 때...그곳의 데이빗 김 목사님 가정의 아이들과 튜브로 만든 풀장에서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논 적이 있는데..어찌나 좋아하던지...물 속에 있으면...발을 왔다갔다 하고..손을 휘저으며 소리를 질러 댑니다.

너무 즐거워 하기에...집에서 목욕을 시킬 때에도..형민이가 놀 수 있는 시간을 따로 주고 난 다음...목욕을 시킬 정도지요....이날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따뜻한 물임에도 적응을 못해...엄마에게 안기려고 하더니...몇 분이 지나자....물 온도에 적응이 됐는지......손바닥을 물표면을 내리치면서..."히히히..." 웃어대며....팔다리를 나부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는 수영장의 안전 요원들도 있고..다른 한 쪽에는 물 속에서 에어로빅을 배우는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몸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우린 형민이와 함께 열심히 물 속에서 놀았습니다. 형민이의 첫 수영이라는 점을 감안해...사진도 찍고...앞으로 수영을 잘 하게 하려는 욕심에...배만 손으로 받치고...팔다리를 젓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누구 말대로...아기는 수영을 할 줄 안다는 건...사실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마 받치던 손을 놔 두면...그대로 꼬르륵...가라 앉을 것 같더군요...혹시 태어나자마자 물에 두면...양수 속에서 헤엄치던 게 기억이 나서 수영을 할진 모르겠지만...이제 막 돌이 된 형민이의 경우에는 스스로 헤엄을 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과감하게 손을 떼고..형민이를 물에 빠뜨리진 못하겠죠?

형민이와 많이 놀아 준 뒤...선화에게 국제규격 수영장에서 수영 한 번 해봐라고 부추겼습니다. 선화는 수영을 잘 하거든요...전 수영을 잘 못합니다. 도시에서 자란데다가..선화처럼 YMCA 풀장 같은데서 수영을 배운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무 깊은 물 깊이에 겁을 내면서 물에 들어간 선화는 한 10여 미터 수영을 하더니 겁이 난다며..옆의 라인을 따라 떠 있는 선을 잡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 모습을 본 뒤...전 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그냥 형민이가 노는 풀장...에서 마음 편하게 놀았습니다. 그냥 까딱까딱 움직이면서.....

 만약...정말 수영을 잘 하시는 분이 있다면...이곳에 오셔서...실력을 발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제가 거기 서서 쭉 지켜 봤는데..제대로 수영장을 가로질러 헤엄치는 사람은 두세명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여기 까작스딴의 아이들은 다 수영을 잘 한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수영을 기본 교과목으로 가르치는데다가..이 날도 봤지만...친구들끼리...우르르 몰려와서...수영장에서 실컫 놀다가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여기 학교는 오전 수업만 하던지 오후 수업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이런 자유로운 여가 활동이 보장되는 셈이지요...이런 건 우리 나라 학생들보다 훨씬 나아 보였습니다.

알라타우 스포츠 센터 바로 옆에...정말 맘모스 급의 거대한 스포츠 센터.."까작스딴"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이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수도 아스타나에 건립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지시해서 만들었다는 실내 및 실외 테니스장도 볼거리입니다. 제가 앞으로 조금씩 소개해 드릴께요....

이제 형민이가 수영장에도 다녀왔습니다. 돌이 지나면...야외 활동을 조금씩 늘여 가야 하는데...이곳의 날씨가 야외 활동을 도저히 할 수 없는 곳이라...그게 맘에 걸립니다.

추운 눈바람이 치는 겨울동안 형민이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아빠, 엄마가 아기를 길러 본 경험이 없다 보니...뭘 해줘야 형민이가 좋아할 지 난감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제까지 재미 있게 했던 놀이도 싫증을 조금씩 내고...새로운 운동과 새로운 방식의 놀이에 조금씩 눈을 뜨고 있습니다.     

요즘은 물건을 가리키며 "저걸 가져와 봐.."라고 하면...몇 번 가만히 보고 있다가 ....쪼르르 가서 주워서 가져다 주곤 합니다. 전에 봤던 사람이라면...쳐다 보면서 아는 척도 하고...장난감 전화기에서 노래가 안 나오면 가서...버턴을 눌러 노래가 나오게 한 뒤...혼자서 손뼉을 치며 좋아합니다...

 수영장에서 한국인을 아무도 만날 수 없지만...그냥 꿋꿋하게...들어가서 재미있게 놀다 왔습니다. 실내 축구장에서 젊은이들이 즐겁게 땀을 흘리는 걸 보면서...여기 아스타나에 더도 말고 한국 사람이 한 50명만 살아도...이 시설을 이용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실내축구를 할수 있을텐데...하면 아쉬워 하며 돌아섰습니다. 글쎄요..아마..형민이와 선화에게 더 많은 시간을 쓰라고....실내 축구 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인도하지 않으셨는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어때요..아스타나 수영장도 괜찮지요?   2001.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