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밤.

 이 글에 대해 궁금해 하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여겨지네요.

 결혼식을 마치고 카니발에 올라탄 우린 서면의 롯데 호텔 지하의 '바비 런던'으로 가 저녁 식사를 일찍 했습니다. 승훈이와 그 부인의 배려가 너무 감사했고 우린 거기서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한결같은 얘기는 '결혼식은 두 번은 도저히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독학생회 회원들이 너무 많이 왔는데 식사비를 넉넉하게 못 준 것 같아 안타까왔습니다. 그래서 원택이에게 연락을 했고 새벽별 회원들이 오성볼링장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의 첫날밤 숙소인 해운대 조선 비치 호텔로 가기 전에 남포동의 오성 볼링장에 들러 친구들의 얼굴도 보고 부족한 금액도 채워 주기로 했습니다.

 오성 볼링장으로 가는 길에서 난 롯데와 삼성의 4차전에서 롯데가 졌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바람  때문이라나요....오후 2시 경기인 줄 모르고 오후 6시 반 경기로 생각하고 승훈이에게 PSB 라디오를 켜 보라고 했었습니다.  아무 경기도 없더군요... 낮 경기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선화에게 얘기했습니다.

"롯데가 졌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구나....선화와  결혼한 날이니까.........." 나도 못말 리는 롯데 팬인 모양입니다.

 오성 볼링장에 도착한 것은 저녁 7시가 넘어서였습니다. 현국이, 신권이, 원택이, 수경이, 병재, 재현이 형 등이 볼링을 치고 있다고 우릴 맞아 주었습니다.

어떤 이는 같이 놀러 가자고 얘기 하기도 했었던 같은데 잠시 인사만 나누고 선화가 돈을 건네 주고 병재의 "허니문 베이비---" 라는 외침을 뒤로 한 채 볼링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도시 고속도로를 통해 해운대로 빠져 나가 조선 비치에 도착한 것은 8시 반이 넘어서였습니다. 승훈이 부부와 헤어지고 우린 프론트에서 1014호 키를 받아 종업원의 가이드를 받으며 방으로 들어 섰습니다.

 큰 방은 아니지만 한 쪽 벽면에 해운대의 해변이 그대로 보이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방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상한 것은 천장에 전등이 없었고 전기 스탠드 세 개가  군데군데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쨋든 방은 맘에 들었고 우린 이내 옷도 갈아 입고 씻기도 했습니다.

 선화는 눈썹에 붙인 속눈썹이 대개 불편했나 봅니다. 콘택트 렌즈도 빼고 안경을 썼습니다.

씻고 난 뒤 우린 앉아서 성경,찬송가, 성경정독집(구약-----참고로 구약 은 연애 기간 중에 함께 다 끝내었습니다. 우린 결혼식 후 정독집 구약 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었습니다.)

 정독집의 오늘 내용은 신명기 1장이었습니다. 모세가 광야생활 40년이 다 되어갈 때 이스라엘 백성을  모으고 지나온 일들을 회상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을 지키시고 돌아보시며 그의 약속과 능력을 무시하는 자들을 멸하시는 분이란 것을 가르치는 장면이지요.....

 결혼 첫 날 ,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주시기로 한 약속의 땅을 보고 난 후에도 하나님의 약속을 무시하고 거부한 그 백성들을 아무도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다는 모세의 비장한 회고담이었습니다.

 선화와 나도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그의 약속을 의지하고 나아갑니다. 약속은 무엇입니까?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지만 이 밤에는 하나님께서는 그를 간절히 찾고 그에게 의탁하며 순종하는 자에게 긍휼을 베푸시고 인도하신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비록 죄악 중에 있지만 자신의 죄를 애통해 하며 그 분께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간절히 찾는 백성을 멀리하지 않으실 거라는 확신이 우리에게 밀려 왔습니다.

 찬송을 부르고 정독집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다시 찬송을 부르고 기도하고 주기도문으로 마친 것이 우리 첫 가정예배였습니다.

 첫 날 밤은 우리의 첫 가정예배가 있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