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된 형민이....

형민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이 홈에 옮기면서..이 작은 생명이 서서히 자라는 모습에 경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아기를 기른다고 하지만...아이를 기르다 보면...'아...아기를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구나....'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없이 많이 넘어지고...조그만 잘못하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을 몇 번 넘기다 보니....아기를 기른다는 건...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는 9월 5일 자로 형민이가 11개월이 됩니다. 이제 한 달만 있으면 첫 돌을 맞게 되지요..그럼...이제 11개월이 된 형민이의 달라진 모습을 소개해 드릴께요......

까작스딴에 올 때...막 7개월을 넘기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조그만 것을 데리고 왔는데...지금은 너무 많이 자랐습니다.

아스타나에 정착하고 이제...제 자리를 잡아 가게 되자...한국에서 가지고 온 기타와 건반악기를 가지고 함께 찬송을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한국에 있을 때도..우리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조용한 때가 있으면 ...함께 찬송하면서 좋은 시간들을 많이 가졌었는데..한인들이 많이 없는 아스타나 생활을 시작해 보니...정말 조용하고 오븟한 시간이 많아져서...찬양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요...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그러니까...약 6개월(군생활 2개월...협력의 생활 4개월..) 만에 어렵게 가지고 온 신디사이저를 제대로 셋팅해서...찬양 악보를 놓고 노래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이제 막 11개월 된 형민이는...이걸 두 눈 뜨고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조용한 멜로디가 흐른다 싶으면...조그마한 두 손으로 건반을 무지막지하게 내리 치는데....2-3개월 때는 우리 부부가 이렇게 찬양하면..포근하게 자곤 했던 형민이는.... 이젠 악기 소리가 들리면...자기도 그 곳에 참여해 보려고 난리가 납니다.

그래서 우린....아주 어렵게 형민이와 찬양하든지...형민이가 자는 시간을 이용합니다. 뱃속에서부터 건반악기 소리를 많이 들은 형민이는 건반을 그렇게도 만지고 싶나 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스타나에서 정착하게 된 집이 좀 크다는 점입니다.

거실에 숫자놀이 판 위에서 형민이는 한국에서 가지고 온 "옹알이 그림책"을 읽고 놉니다. 아니..읽고 노는게 아니라...만지작 거리고..입에 갖다 대고..책장을 넘기면서 좋아합니다.

형민이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엄마"와 아주 유사한 발음인데...이게 "엄마"진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마" 같은데...하여간 "엄" 자를 아주 강하게 오래 발음하는게 특징입니다. "아빠" 비슷한 발음도 있는데..."아푸.."입니다. 두 단어를 다르게 발음하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엄마를 보고..."아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직 확실하게 형민이의 언어능력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

형민이가 요즘 새로 선보이는 능력은 '침대에서 내려오기'입니다. 이게 참 웃기는데....10개월까지만 해도...침대 위에 올려 놓으면 내려 오지는 못하고... 모서리에 서서 아래만 쳐다 보는게 다였습니다....그런데..요즘은 꾀가 생기나 봅니다. 침대 모서리로 살며시 가서...침대 모서리에 가슴을 갖다 대고...두 다리를 살짝 침대 아래로 늘어 뜨리면서...주르르 ..침대를 내려갑니다...발이 바닥에 닿았다 싶으면...벌떡 몸을 바로 세우면서..."히히히...."하고 웃어 대지요..자기가 침대를 내려 왔다는 걸 알고 있는게 분명합니다. 그게 아주 기분이 좋고..성취감이 드나 봅니다. 조그만게....

지금 보시는게 안방인데요..침대 옆에 형민이 옷을 넣어두는 조그마한 서랍장이 있습니다.

침대를 무사히 내려간 형민이는 .... 이내 침대 옆에 있는 자신의 옷 서랍으로 가서...옷을 하나 하나 꺼내면서 검사를 시작합니다. 물론..다시 옷서랍에 옷을 넣지는 않지요..

두칸짜리...옷서랍의 옷을 바닥에 다 꺼내 놓고 나면...엄마를 찾고...엄마가 무슨 일인가 싶어 오면...환하게 웃습니다.....아기들은 서랍속에 옷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걸 절대 그냥 보지 못하나 봅니다.

전에는 저녁 가정예배를 형민이가 자고 나면 드렸었는데...요즘은 형민이와 함께 드립니다. 언제부턴가..이제 형민이도 예배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형민이가 너무 늦게 자는 탓도 있었지만....)

우리가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으면...거기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성경책과 찬송가 만지작 거리는데만 온 정신을 몰두하고..잠시 혼자 놀다가.....이 후..아무도 자신을 쳐다 보지 않음을 발견하고...소리를 지르고 응석을 부리는 게 예배시간 내내 형민이가 하는 일이지만 ....이제 어엿히 세 식구의 일원으로 들어온 형민이가 대견스럽고.... 어려운 까작스딴 생활 속에서...이렇게 튼튼하게 자라주니 기쁠 뿐입니다.

여기는 거실입니다...숫자놀이 판 바로 옆이지요....

아스타나에 정착하고..주변 분들을 모시고 처음으로 집들이를 겸한 식사를 하는 자리입니다.

목사님 내외 분과 자녀들..그리고 코이카 소속의 신미향 선생님...그리고 선화와 형민이가 보입니다.

아스타나에 새로운 가정이 정착하고 있음을 알리는 사진이지요..이 대열에 형민이도 끼여 있습니다. 아마...조금만 더 있으면...형민이도 어엿하게 의자에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이렇게 11개월 된 형민이와 우리 식구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형민이의 사진을 좀 많이 올렸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형민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형민이가 보고 싶어...어쩔 줄 모르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셔서...형민이의 모습을 많이 올려야겠다는 의무감(?)에 몇 장 올렸습니다.

한 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김해에 계시는 저의 할아버지근황입니다. 할아버지께서도 이 사진들을 보셨으면 좋겠지만...할아버지는 병석에 누워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형민이와 저희 가족의 사진들을 모아...뽀치따(우체국)에 갔습니다. 말이 잘 안되지만...결정적으로 "보내다" 라는 동사를 모르겠더군요....어렵게 김해에 계시는 할아버지께 먼저 우리 사진을 부쳐 드렸습니다. 처가와 본가에는 조금 있다 사진을 부치더라도...이제 힘이 부치시는 할아버지께는 어서 빨리 형민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겠다는 다급한 마음이 들어서입니다. 이제 우체국에서 우편물을 한국으로 부칠 줄 알 게 되었으니...한국의 가족들에게 사진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교회와 새벽별 지체들..그리고 이젠 알마티의 많은 분들이 저희 가정을 위해 관심을 가져 주시고 기도해 주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늘 사랑의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1개월 된 형민이는...이제 혼자서 침대에 내려올 줄도 알고...잠시동안 자기 혼자서...장난감을 가지고 놀 줄도 압니다. 하나님께서 아기를 기르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하나님의 큰 사랑과 자상하심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아기의 안고 일어섬을 보고 계시는 사랑의 그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하나님이시기에...오늘도 우린 든든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2001.9.4